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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 님의 서재입니다.

SeyeD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Han.D
작품등록일 :
2015.10.29 18:51
최근연재일 :
2015.11.14 07:0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407
추천수 :
34
글자수 :
109,148

작성
15.10.30 07:00
조회
752
추천
3
글자
12쪽

0)시작,

DUMMY

0) 시작.


복잡한 도심 한 가운데 요란한 엔진 음과 시끄러운 경적 소리를 무시라도 하듯 양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도심의 복잡한 배경과는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는 클래식을 듣고 있는 한 소년은 어디론가 향하기 위해 건널목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소년은 진청색 바지와 흰 셔츠 그리고 계절을 암시하듯 갈색 재킷을 입고 있었으며 왼쪽 위에는 무엇을 상징하는 마크가 깔끔하게 박음질 되어 있는 것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어딘가의 학생인 듯하다.

지극히 평범한 외모와 전혀 멋을 모르는 듯 소년은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머리를 기르고 있었고, 바로 옆에 서 있는 평균적인 신체를 가지고 있는 여성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소년은 작은 키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또 소년이 특이한 것은 가려진 머리카락 사이로 미세하게 보이는 눈동자는 어느 한 곳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고, 입으로는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클래식의 멜로디를 소리 내어 따라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어쩔 수 없이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은 소년을 ‘힐끗’ 쳐다보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정신 나간 사람 보듯 하였지만, 소년의 그런 이기적인 소음은 곧 어딘가에서 울리는 진동 때문에 멈추어졌다. 그러자 소년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휴대폰을 꺼내었고, “아, 뭐야 또, 귀찮아.” 라고 말하며 혀를 ‘쯧’ 차고는 통화 버튼을 눌러 이어폰은 빼고 휴대폰을 귀에 가져다 대며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

“뭐야?”

“뭐야? 너 지금 뭐야 라는 말이 나오니?”

휴대폰 너머로 소년의 버릇없는 전화예절에 잔뜩 화를 품은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루 이틀 이러는 것도 아닌데 그냥 넘어갑시다.”

소년의 말에 수화기 너머로 긴 한숨이 들려왔다.

“아무튼, 네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가봐야 할 곳이 있어.”

아마도 소년의 이런 버르장머리는 그들이 알아온 시간만큼이나 계속되었던 것 같다.

“설마 다음 건물을 찾은 거야!?”

여성의 침착한 말에 예의 없던 소년은 다급해진 탓에 언성이 높아져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래, 아마도 내 예상이 맞는다면 다음 목표는 거기가 분명해”

소년과 반대로 곧 차분한 목소리를 찾은 여성이 말했다.

“거기가 어딘데!?”

이미 언성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소년, 그런 소년을 달래기라도 하듯 여성은 더욱 차분하게 말했다.

“진성태... 진정해. 일단 그곳이 다음 목표인지 확실한 것도 아니니까! 섣불리 행동하지 말...”

그런 여성의 마음을 전혀 모른다는 듯 소년은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

“전에 말했던 거기 맞지!?”

소년은 말했고, 소년의 그런 행동을 예상한 것처럼 그녀 또 한 소년의 말을 무시하며 말했다.

“잠깐만! 절대 먼저 가서 그놈을 잡으라고 하라는 말이 아니라! 그 놈이...”

하지만 여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년은 혼잣말로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장소는 바뀌어 소년이 있던 곳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에는 전혀 이동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교통 체증 속에 꽤 낡을 대로 낡아 버린 핑크색의 경차 안에 있는 한 여성은 손에 들고 있는 휴대폰을 손바닥에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움켜잡으며 고개를 숙이고는 소리 질렀다.

“이 정신 나간 새끼가!!!”

방금까지의 차분한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이 그녀는 소리를 질러 버렸다. 아마도 고함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그렇게 몇 십 분의 시간은 흘러 높은 건물들이 차츰 낮아질 지점까지 달려온 소년은 거친 숨을 고르며 어느 건물 앞에 멈춰 섰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소년은 눈으로 건물을 올려다보며 층수를 세고 있었고, 그가 허름한 상가 건물의 마지막 층을 바라보며 크게 심호흡을 한 후 무엇인가 큰 결심을 한 표정으로 건물의 유리로 된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갔다.

그 건물은 매우 오래전부터 비어있었는지 상가가 들어가 있을 자리에는 자욱한 먼지와 거미줄만이 가득했고, 그로 인해 천장은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져 밖은 아직 햇볕이 쨍쨍했지만, 그 안은 어둑했다. 소년은 먼지를 최대한 들이마시지 않기 위해 소매를 손으로 감싸 코에 가져다 대고 계단 앞으로 다가갔다. 계단과 계단 사이로 보이는 꼭대기 층을 바라보고는 한걸음에 달려 올라가 닫혀있는 철제 옥상 문을 발로 힘껏 차자 ‘쾅!’ 소리와 함께 그 낡은 문은 나가떨어졌다.

“나와!! 씨발놈아!! 나오라고!!”

소년은 목청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누군가를 부르며 소리를 질렀지만, 옥상은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을 뿐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 젠장! 여기가 아닌가?”

옥상 곳곳을 뛰어다니며 주변을 살피던 소년은 자신이 찾는 그 누군가가 그곳에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부정하고 싶었던지 계속해서 옥상을 살피던 중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 덕분에 그의 행동은 멈추었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 휴대폰을 꺼내 누구에게 온 전화인지 확신하고 있는 듯 재빠르게 전화를 받아 상대에게 따지듯 물었다.

“뭐야! 여기 맞아? 없잖아!”

“뭐? 정말이야? 확실히 잘 찾아본 거 맞아?”

소년의 말을 의심하고 있는 여성이 당황한 말투로 다시 한 번 그에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역시 짜증 섞인 말 뿐이었다.

“그래 없다고, 아.... 씨발 뭐지? 도대체 이놈은 뭐란 말이야!”

소년은 낙심하며 옥상의 낮은 담에 기대어 맥없이 주저앉아 다른 한 손으로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긁고 있자 수화기 너머로 여성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성태야! 옆 건물!! 옆을 봐!!”

소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조금씩 벽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았고.... 곧 소년은 자리에서 일어나 엄청난 먼지와 소음을 내며 무너져가는 건물을, 놀라 동그래진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성태야!! 성태야!! 괜찮니?? 성태야!!”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다급한 여성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힘이 풀려버린 손에서 벗어난 휴대폰은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고, 소년은 그때야 세상의 모든 분노를 가지고 있는 얼굴을 하고 입술을 깨물며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무너진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먼지는 그 일대를 뒤덮고 있었다. 그 광경을 먼지가 닿지 않을 정도의 거리까지 떨어져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전화를 걸고 있는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고 싶지 않은 듯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그녀의 머리 또한 여성스러움을 포기한 듯 단발보다 조금 더 짧은 머리를 하고 있다. 여성은 신호가 가고 있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휴대폰 액정을 들여다보았다가 금방 다시 귀에 가져다 대며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이 자식은 뭐하느라 전화를 안 받는 거야!”

그러자 곧 주변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여성은 그제야 전화 걸기를 단념했는지 휴대폰을 정장 주머니에 넣으며 뒤돌아서 그녀의 경차 주위로 주차하는 다섯 대의 경찰차와 그 옆을 지나 무너진 건물을 향하는 세대의 소방차로 인해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헝클어진 머리를 ‘슥’ 올리며 경찰차 쪽으로 다가갔다.

“뭐하는데 이렇게 늦어!!”

그녀는 있는 힘껏 손바닥으로 경찰차의 보닛을 ‘탕!’ 치며 소리치자 차 안에 있던 순경들은 화들짝 놀라 부리나케 문을 열고 내려 그녀에게 “충성!” 경례했지만 그녀는 간단하게 그들의 경례를 무시하고는 말했다.

“아, 됐고! 저 건물 안에 사람이 있으니까. 어서 가서 살펴봐!”

그녀의 말을 들은 순경들은 마치 맹수를 앞에 두고 있는 순한 들짐승처럼 쩔쩔매며 일제히 건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전부 다 마음에 안 들어!”

그녀는 여전히 짜증이 나 있었고, 예민해져 있었다.

“어이! 혜민이!”

하지만 그런 그녀의 기분과는 달리 굉장히 명랑하고 밝은 남성의 목소리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고, 그녀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0.1초 만에 고개는 다시 조금 전까지 있던 자리로 되돌아왔다.

“어? 뭐야? 보고도 모른 척하기야?”

세상 물정 모르겠다는 밝은 표정을 한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가며 듣기 거북할 정도의 밝은 인사를 하자 그녀는 그가 다가오는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혜민이! 이혜민 형사!”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뒤를 따라가며 그녀의 이름을 부르다 결국, 그의 발걸음이 그녀에게 따라가자 여형사는 드디어 걸음을 멈추고 재빠르게 뒤돌아 구겨진 인상을 그에게 선사했다. “우와! 오랜만이야!”

밝디. 밝은 그의 인사에 그녀는 오른손을 하늘까지 올려 힘차게 그의 볼에 손바닥을 부딪치자 ‘퍽!’ 소리와 함께 남자의 상체는 거의 바닥까지 곤두박질쳤다.

“김철영... 이... 미친놈아!!”

여형사는 정말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하지만 그녀는 그 얼굴에 당당하게 침을 뱉었다고 비유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모습을 이해라도 하듯 단지 붉어진 뺨을 어루만지며 남자는 자세를 바로잡으며 말했다.

“역시 성격은 그대로야!”

남자는 웃고 있다. 아마도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그의 반응을 예상이라도 했듯이 그녀는 태연하게 그에게 물었다.

“지금까지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왜, 뭘 하였는가에 대해서 상세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야 할 거야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면 이번에는 볼이 아니라...”

그녀는 끝까지 말을 잇지 않고 그의 하체를 향하여 눈길을 돌리자 그 눈빛의 의미와 동시에 서늘함을 느낀 남자는 그때야 “죄송합니다!” 라는 한마디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의 질문에 대답할 기분이 들었던 것인지 또렷한 목소리로 그녀가 원하는 대답을 하려는 순간 먼지 속에서 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에 여형사는 몸을 돌려 그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먼지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사람들의 윤곽이 보였고, 그중에는 그녀가 받지 않는 전화를 계속하면서까지 걱정하던 소년도 있었다.

“진성태!! ...괜찮니?”

조금 전에 여형사에게 있던 짜증은 온데간데없이 그녀는 먼지 밖에서 애타게 소년의 이름을 부르자 기침 소리와 함께 소년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아줌마 뭐야! 내가 애도 아니고 작작하지?”

소년은 건들거리는 모습으로 순경들의 부축을 받으며 먼지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저기요! 이젠 괜찮으니까 이것 좀 놔요!”

애써 부축해주고 있는 순경의 손을 소년은 양팔을 흔들면서 떼어놓고는 먼지로 더러워진 옷을 ‘툭툭’ 털고 있자 어느새 그에게 다가온 여형사는 “야! 진성태!” 소년의 이름을 크게 불렀고, 그녀의 불음에 고개를 드는 소년의 얼굴에 가차 없이 손바닥을 던졌다. 그리고 고개가 바닥으로 향해진 소년에게

“너 제정신이야? 테러범의 범행 수법도 모르면서 무작정 들어가면 어떡하니!? 저 건물이 목표였으면 어쩔 뻔했어!!”

방금까지 반항적이고 삐딱했던 소년은 여형사의 진심 어린 걱정에 반성하고 있는 듯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작고 잔잔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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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5) 그의 능력(하) (도움편 끝) 15.11.14 515 1 10쪽
16 14)그의 능력(중) 15.11.13 354 1 14쪽
15 13)그의 능력(상) 15.11.12 393 1 15쪽
14 12)공포 그리고 분노 15.11.11 291 1 13쪽
13 11)나랑 싸우자 15.11.10 370 1 18쪽
12 10)그가 말하지 못한 비밀(하) 15.11.09 455 1 17쪽
11 9)그가 말하지 못한 비밀(상) 15.11.08 552 1 22쪽
10 8)관계의 시작. 15.11.07 443 1 12쪽
9 7) 3번째 붕괴. 15.11.06 443 1 16쪽
8 6)집착의 이유. 15.11.05 489 1 15쪽
7 5)그녀의 과거(후) 15.11.04 473 2 13쪽
6 4) 그녀의 과거(전) +1 15.11.03 423 3 17쪽
5 3) 그들의 하루. +1 15.11.02 417 3 16쪽
4 2)이야기의 시작. +1 15.11.01 469 3 16쪽
3 1)시작, 그 전. +1 15.10.31 573 3 13쪽
» 0)시작, +1 15.10.30 752 3 12쪽
1 프롤로그. +2 15.10.29 995 7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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