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Han.D 님의 서재입니다.

SeyeD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Han.D
작품등록일 :
2015.10.29 18:51
최근연재일 :
2015.11.14 07:0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399
추천수 :
34
글자수 :
109,148

작성
15.11.04 07:00
조회
472
추천
2
글자
13쪽

5)그녀의 과거(후)

DUMMY

5)그녀의 과거(후)


그의 ‘오타쿠’ 폭탄 발언이 있고난 뒤 난 그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어. 물론, 태도가 변했지만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이건 뭔가 좀 그랬어. 내가 말하고 싶은 게 뭔지 알겠지? 맞아, 난 그를 변하게 하고 싶었어.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가 갇혀버린 세계에서 그를 구해내고 싶었단 말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부터 강해져야할 필요가 있었어. 위기에 빠진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여자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 답은 간단해. 그것은 바로 하루 종일 그 옆에서 지켜주면 돼.

그가 아침에 일어나 이를 닦고 세수를 할 때, 그가 가족들과 함께 아침을 먹을 때, 그가 방학숙제를 위해 역사 박물관을 갈 때, 그리고 그곳에서 점심을 먹을 때, 화장실을 갈 때,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집으로 돌아와 지친 몸을 풀기위해 목욕을 할 때, 그리고 저녁을 먹을 때 에도 항상 붙어 다녀 그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감시한다! 어때? 간단하지? 물론, 자는 시간을 포함해서도 마찬가지야.

사실 따라다니는 동안 그도 내 사랑을 느꼈는지 어떠한 장소에서는 너무 기분이 좋아 비명을 지를 때도 있었지만, 난 그때마저도 강해져야 했어.

“닥쳐! 다 널 위해서 이러는 거야!”

그럴 때마다 그는 내 사랑에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며 결국 어린아이처럼 어머니 품에 안기곤 했지, 우리 성태 너무 귀엽지 않니? 그리고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는 어머니께서는 너무나 인자한 표정을 지으시곤 나에게 이렇게 말씀 하셨어.

“연희가 우리 성태를 이렇게 좋아해주니 아줌마는 너무 마음이 놓이고 기분이 좋구나.”

하지만 반면, 우리 엄마는 이런 내 모습에 혀를 ‘쯧’ 차며 “저 미친년이 드디어 갈 때까지 가는구나. 저러다 언제 한번 크게 일낸다.” 며 우리의 사랑을 질투하기만 했지.

그 덕분에 성태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우린 ‘심오중학교’ 에 같이 입학을 하게 되었어. 우린 같은 반이 되어 더욱 깊은 사랑을 하게 되는구나 싶었지만, 이건 무슨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우린 다른 반이 되어 처음으로 그렇게 떨어져 지내게 되었어.

그리고 아마 그때부터 왠지 그가 날 피해 다니고 있다는 걸 눈치 채고 있었지. 도대체 그가 무슨 생각으로 날 피해 다니는지 알아야할 필요가 있었어, 아니, 그보다 난 알아야할 의무가 있었지. 그렇게 난 또 다시 강해져야 했고, 그 강인한 사랑의 힘으로 그를 몰래 미행하기 시작했던 거야. 그랬더니 이게 웬일? 그를 미행한 끝에 도착한 곳은 인적이 드문 어느 놀이터 아니겠어? 그곳에는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춘석이와 그를 졸졸 따라다니던 멍청한 세 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거야. 아무래도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어. 그때 난 멀리 떨어져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무슨 대화를 하고 있었는지 들리지는 않았지만,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누는가 싶더니 결국, 싸움이 시작되고 말았던 거야. 난 그를 말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이상하게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았어.

그런 상태로 내가 알고 있는 울보 성태가 비겁하게 네 명이나 되는 상대로 얻어맞고 있는 상상을 하고 있는데, 내 상상은 180도 빗나갔던 거지.

성태는 정말 싸움을 잘했어. 그 당시 내가 봤을 때는 정말 싸움을 잘해 보였다는 거야. 그런 그 모습이 한편으로는 정말 멋져 보였지...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태가 내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오타쿠’를 벗어났지만, 결국 다시 내가 옆에 없어지자 ‘싸움’이라는 나쁜 길로 빠져 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야.

그래서 내가 어떻게 했을 것 같아? 맞아, 난 그의 반 앞에서 그가 나오기 전에 먼저 가서 기다렸다가 같이 하교 하는 길을 택했어. 결과는? 물론 그가 더 이상 싸움의 길로 빠지지 않았지.

이정도면 그가 내 신랑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순조롭게 시간은 또 다시 흘러 우린 중학교 2학년이 되었고, 그가 내 사랑에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했을 때 그를 변하게 만들 커다란 사건이 일어났어.

그 사건은 바로 부모님의 죽음... 그것도 그가 보는 바로 앞에서 두 분이 돌아가셨어. 주말에 가족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백화점으로 쇼핑을 가서 나오는 도중에 건물이 무너져 버린 거야. 성태는 밖에서 아버지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의 부모님은 백화점 안에서 깜빡하고 가지고 나오지 못한 물건을 가지러 들어가셨을 때, 그때 그 백화점 건물이 무너진 거야. 난 그 소식을 엄마를 통해 듣게 되었고, 엄마와 함께 장례식장에 갔을 때 그는 병원에 있었어, 엄마가 그러는데 그때 성태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고, 무너진 건물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고, 눈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그 때문에 지금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말이야... 그렇게 성태가 없는 그의 부모님 장례식은 그의 가족, 친지들로 인해 잘 마무리가 되었고, 난 우리 부모님과 함께 그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병문안을 가게 되었어.

그의 사촌이 그를 위해서 개인병실을 마련해주었고, 그는 그 작은 몸집에 맞지 않은 커다란 개인병실을 보지도 못하게 눈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어. 그를 담당하고 있던 의사선생님이 중간에 들어와 우리를 안심시키듯 “다행히 실명은 아닙니다.” 라고 말할 땐 솔직히 안심되었지. 그리고 나와 우리 부모님이 걱정 어린 말을 하거나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말을 건넬 때 그는 주먹을 쥐고 손을 떨며 가만히 듣고만 있을 뿐 더 이상 말을 하진 않았어. 그렇게 나와 우리 부모님은 몇 시간이 지나고 병원을 나왔고, 그 다음 주가 되어서 다시 병문안을 갔을 땐 그는 이미 퇴원한 후였어.

그렇게 그날 이후로 그를 보지 못했어. 그리고 난 그 사건을 계기로 현실로 나올 수 있었지. 많은 생각을 했어. 그러고 보니 내가 참 성태에게 질릴 정도로 밀어 붙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그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하루하루 많은 눈물을 쏟아 냈었지.

시간은 흐르고 흘러 내가 ‘성운고등학교’ 에 입학하고 1학년 1학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성태가 살던 옆집은 이미 다른 이웃이 들어와 살고 있었지만, 난 그들과 친해지지 못했어.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음에도 말이야. 아마도 마음 한구석에는 또 다시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그러던 때 굉장히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말았어.

그 것은 바로 그가, 성태가 우리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 거야. 그것도 내가 있는 반으로 난 내 눈을 의심 할 수밖에 없었어. 담임선생님에 의해 그가 소개되었고, 그는 나와 좀 떨어진 비어있는 뒷자리에 앉게 되고, 바로 수업이 시작되었음에도 난 내가 앉아 있는 자리에서 그가 앉아 있는 자리를 단 한 번도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었지만, 슬프게도 그는 나를 잊어버렸는지 눈길한번 주지도 않더라고 솔직히 섭섭했지만 아마도 그것은 내가 그 반에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날 위로했지.

그리고 쉬는 시간이 되어서 난 그에게 내 존재를 알리기 위해 그가 앉아 있던 자리로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어.

“서...성태야 안...녕”

그렇지만 그는 내 말을 무시하고 나를 바라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을 뿐이었어. 하지만 난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에게 내 존재를 알리기로 했지.

“성태야.. 저기 나 연희야, 심연희 네 옆집에 살았던 나... 기억하지? 설마 잊어버리진 않았지?”

그런데도 반응 없는 성태에게 난 조금 더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어.

“지금까지 뭐하고 지냈던 거야?”

그의 지금까지의 상황을 물어보기도 했어.

“연락도 없이 어디에 있었던 거야?” 라고 말을 걸었지만... 저기, 이런 기분 알겠어? 그와 나 사이에 커다란 벽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거 말이야. 가슴이 무엇인가로 ‘뻥’ 뚫린 기분이 들고,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려고 하는 것을 난 있는 힘을 다해 참고 있었지만, 결국 그의 냉기 섞인 한마디에 난 참을 수가 없어졌지.

글쎄, 그때 그가 뭐라고 말했는지 알아?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말을 했어. 날 바라봐주지도 않고 손으로 턱을 바치고서는 “말 걸지 마.” 라고 말하는데 우와.... 잠깐만 지금 눈물이... 난 슬프고도 허전하고 쓸쓸하고 또... 열이 잔뜩 받았어. 사실이 그렇잖아. “우와! 안녕! 반가워!”, “오랜만이야 연희야!”, “많이 변했네.”, “넌 어떻게 지냈어?” 라는 말을 바랬던 건 아니야. 아니, 좀 바라긴 했지만 기대하진 않았어.

하지만 “안녕” 이라고 한마디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런데 “말걸 지마.” 라니? 이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난 그때 내 목에 걸려있던 줄을 끊어버리고 손바닥을 들어 성태에게 퍼부으며 “야이! 미친놈아!! 내가 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학교가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어.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내 손은 성태의 얼굴과 머리, 어깨를 사정없이 휘두르고 있지, 반 아이들, 그리고 옆 반 아이들까지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야? 라는 표정을 지으며 우리를 구경하고 있지.

지금 생각하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숨고 싶었지만,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니까! 하지만 그때서야 성태는 지금의 내 기분이 어떤지 느꼈었는지 다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내 일사분란한 손을 잡고는 날 옥상으로 끌고 올라갔어.

그리고는 날 앞에 두고 아까와는 조금 다른 따뜻함이 섞인 말투로 “미안하다.” 하는 순간 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쌓아두었던 눈물을 한꺼번에 쏟아내 버렸지.

그 상황을 본 성태는 어찌할지 몰라 내가 진정될 때까지 내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몇 분의 시간이 흘러 쌓아두었던 눈물이 거의 말라갈 때쯤 그는 다시 나에게 말했어.

“미안해 연희야”

그래, 그는 날 기억하고 있었어.

“왜?... 왜? 그랬어?”

내가 숨을 헐떡이며 물어보자 그는 “지금까지 사촌 집에 있었어. 그 일이 있고나서 굉장히 힘들었어. 그런 나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어. 혼자... 있고 싶었던 거야. 그리고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해지니 나도 모르게 너에게 심하게 대했던 것 같아.”

그리고 그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어.

말없고 자기감정 표현이 서툴고 마음이 따뜻하고 얌전했던 그가 조금은 달라졌다고 생각이 들었지.

그가 나에게 떨어져 지낸 2년 이라는 시간동안 쌀쌀맞고 자기감정을 말할 줄 알게 되고 냉정하게 달라진 그에게 난 그가 먼저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어. 그가 나에게 먼저 자신에 대해 말한 것이라면, 지금 현재 사촌 집에서 나와 시내에서 혼자 독립해서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후로 그 어떤 사람들과도 사귀지 않고 혼자서 모든 것을 짊어지고 살아왔다는 것.

그런 것들을 들으니 난 그의 마음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그를 이해하고 내 마음을 다시 잡게 되었던 부분이 있었어. 그것은 바로 외로움이야. 그 일이 있은 후 지금까지 그와 함께 했을 외로움을 생각하니 참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그래, 난 외로웠을 그를 위해서 예전처럼 옆에 있어주기로 마음먹었던 거야. 그리고 또 한 번 강해지기로 마음먹었지. 맞아, 그 뒤로 며칠이 지나고 한 가지 내가 먼저 그에게 물어봤던 것이 있었어. 바로 그가 눈에서 흘렸던 피에 대해서, 지금은 괜찮은지. 그때 왜 피를 흘렸던 것인지에 대해서 물어보니 그는 자세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의 상태가 조금은 나쁘다는 말을 했고, 난 바로 그를 위해서 다음날 안과진료를 예약하고 매주 그곳을 찾아가 그의 눈 상태를 진찰받게 한 거야.

그렇게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된 거야.


[다시 현재]


“그날 이후로 넌 너무 변했어!”

연희는 눈시울을 붉히고 떨리는 목소리로 성태에게 말하자 그는 소녀의 눈에서 나오려는 눈물에 당황해 하며 “아... 알았어! 앞으로 눈에 좋은 음식을 먹고, 안약도 제대로 넣을게! 진짜!” 진심이 섞인 말투로 그녀에게 말하자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짜지?” 그에게 물었고, 성태는 그녀에게 미소를 짓고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말했다.

“응 진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SeyeD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 15) 그의 능력(하) (도움편 끝) 15.11.14 514 1 10쪽
16 14)그의 능력(중) 15.11.13 354 1 14쪽
15 13)그의 능력(상) 15.11.12 392 1 15쪽
14 12)공포 그리고 분노 15.11.11 290 1 13쪽
13 11)나랑 싸우자 15.11.10 370 1 18쪽
12 10)그가 말하지 못한 비밀(하) 15.11.09 454 1 17쪽
11 9)그가 말하지 못한 비밀(상) 15.11.08 551 1 22쪽
10 8)관계의 시작. 15.11.07 442 1 12쪽
9 7) 3번째 붕괴. 15.11.06 443 1 16쪽
8 6)집착의 이유. 15.11.05 489 1 15쪽
» 5)그녀의 과거(후) 15.11.04 473 2 13쪽
6 4) 그녀의 과거(전) +1 15.11.03 423 3 17쪽
5 3) 그들의 하루. +1 15.11.02 416 3 16쪽
4 2)이야기의 시작. +1 15.11.01 469 3 16쪽
3 1)시작, 그 전. +1 15.10.31 573 3 13쪽
2 0)시작, +1 15.10.30 752 3 12쪽
1 프롤로그. +2 15.10.29 995 7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