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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사자 한성우 (결정자들과 예언자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Han.D
작품등록일 :
2018.10.01 17:11
최근연재일 :
2019.01.03 18: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3,499
추천수 :
187
글자수 :
340,680

작성
18.11.29 12:00
조회
128
추천
3
글자
11쪽

(3) 시작되는 8년 전[7]

DUMMY

(3) 시작되는 8년 전[7]



차지하기 위해서? 다른 능력을 가진 인물을 그들이 차지해서 어떤 이득이 있는 거지?


“한성우씨, 그럼 혹시 이것도 아시나요? 능력 전송에 관해서요.”


능력 전송? 처음 듣는 단어다. 고개를 젓자 조숙예는 말을 이어나갔다.


“능력은 다른 사람에게 전송 될 수 있습니다. 즉, 여기 있는 우리들의 능력을 일반인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군, 그런 뜻이었군. 알고는 있었다. 박현석 의사가 말했다. 어머니가 나에게 능력을 인계했다고, 하지만 그땐 그 말이 정확히 어떤 뜻인지 모르는... 어떤 특별한 사람? 아니면 특별한 방법을 통해서 넘겨받았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애초에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조숙예는 말했다. 여기 있는 나와 애송이, 신용훈 그리고 조숙예 역시 다른 누군가에게 능력을 전달할 수 있다고...


“믿기 어렵죠. 하지만 사실이에요. 그리고 그건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역시 가능했어요... 예언자와 결정자 두 집단은... 아니, 이민성 의사와 곽도원 부장은 그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능력을 전송받기 위해 쫓았던 겁니다.”


능력을 전송받기 위해... 진성태라는 사람의 능력을... 그런데 이해 할 수 없는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그렇다면 건물은 어떻게 된 거지? 폭발물에 의한 테러는 아니라고 언론에도 보도하지 않았나? 그래서 부실공사로 사건을 종결 시킨 것이다.”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능력이었어요.”


진성태가? 아니, 그는 아니다. 그의 능력은 공간을 지배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어쩌면 건물을 무너트릴 수 있을 뭔가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조숙예가 다시 입을 열며 말을 이어나갔다.


“정확한 방법은 모르겠지만, 그 사람의 능력은 손가락으로 건물을 무너트릴 수 있다고 해요.”


믿을 수 없군. 손가락으로 건물을 무너트린다? 무슨 슈퍼파워라도 가지고 있다는 뜻인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외부로 노출됐을 것이다. 최고의 악당을 자처했던지 어쩌면 사람들에게 영웅이라고 칭송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물론이고 결정자나 예언자 집단도 역시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이게 지금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아니, 말을 잘못 했군. 모르고 있었던 것은 집단이 아니다.

지금 여기 있는 녀석들과 같은 말단들이기 때문에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넌 어떻게 그런 것들을 알고 있는 거지?”


내 질문에 옆에 있던 신용훈 녀석이 언성을 높였다.


“야, 숙예가 이걸 알아내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알아낸 거라고!”


당연하게도 난 모른다. 생명의 위협? 그딴 걸 내가 알 리가 없다. 그리고 알고 싶지도 않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정확한 출처다.


“예언자들의 비밀문서라도 파헤쳤다는 건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태연하게 내 질문에 답하는 조숙예였다.


“그래요. 그동안 절 믿고 있었던 최호찬 이사님이 알게 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우릴 죽이려 할지도 몰라요.”


진심인가. 저 여자의 말을 믿을 수 있는가.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을 배신하면서 죽음을 각오하는 이유가 뭐지.


“그렇게까지 하면서 너희가 얻는 게 뭐지?”


여자의 대답은 짧고 강렬했다.


“진실입니다.”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그것만으로는 사람은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여자 역시 알고 있다는 듯 대답을 이어나갔다.


“최소은, 그녀는 저와 용훈이에게는 부모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휘둘리지 않는 사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할 수 있는 사람, 설령 그것이 자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그의 잘못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잘못을 바로 잡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제야 알게 된 진실 속에서, 이민성 의사... 곽도원 부장의 이기심으로 인해서 말입니다.”


결국 진실을 파헤친다는 것은 핑계였을 뿐이다. 조숙예는 단지 최소은이라는 여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그 진실을 파헤쳐 복수라도 하고 싶다는 건가?”


여자는 말이 없었다. 그러자 신용훈이 여자를 대변하듯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럴 거야. 잘못을 저질렀으면 벌을 받아야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이딴 얘기를 하려고 여기까지 날 끌고 온 건가. 시간 낭비였군.


“얘기는 끝났나? 그럼 나와 애송이는 일어나도록 하겠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조숙예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말했다.


“최호찬 이사님!”

“뭐?”

“언젠가 이사님이 말했어요. 자신이 맡았던 마지막 임무에서 어린 아이를 구했다고요.”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지?”

“그 아이를 책임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했어요... 어째선지 아이는 결정자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그래서 당시에 힘이 없었던 이사님은 어쩔 수 없이 결정자 집단에 아이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고 했어요.”


설마, 내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 중 하나, 잔해 속으로 모습을 감춘 어머니를 향해 손을 뻗는 나를 붙잡고 있었던 예언자...

여자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진실에 다가가던 중 그 아이가 누군지 알게 됐어요. 한성우씨 바로 당신이라는 걸요.”


하나의 실마리, 하나의 기억의 조각, 처음으로 가졌던 의문, 그 의문에 다가가기 위해 처음으로 정해지지 않은 길에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갔던 예언자 녀석들과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못하고, 꼬이고 꼬여 재판까지 갔던 거다.

어쩌면 조숙예의 집을 찾아갔던 그날 내 의문에 관해 물어 봤다면, 그때 알게 됐을 것이다. 그때 의문을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난 내 기억을 되찾기 위해 최호찬이라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를 만날 수 있나?”


내 질문에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그 조건이라는 것 왠지 알 것 같았다.


“애송이가 이미 너희를 돕고 있는 것 아니었나? 그래서 재판 때 네가 날 도와준 것이고... 좋다. 그를 만나게 해준다면 널 돕기로 하지.”


어차피 내 기억의 조각들을 찾기 위해서라도 진실에 다가가야 할 것이다. 가장 찾고 싶었던 조각을 찾았다.

난 망설이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심은 있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확실해 졌다. 최호찬... 그를 만나 모든 것을 물어볼 것이다. 그리고 찾게 된 기억에서 다시 찾아야 할 기억을 따라가기 위해 확실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대화는 끝났다. 아니, 이제 끝내야 한다. 시간을 너무 끌었다. 최호찬과의 만남이 결정되면 애송이를 통해서 시간과 장소를 알려준다고 했다.

그렇게 나와 애송이는 식당을 나왔다. 대화 내내 어째선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애송이가 드디어 뻐근한 입에 기지개를 켰다.


“휴, 선배 이제 우리도 밥 먹으러 가요!”


궁금한 것도 없고, 망설일 것도 없다는 듯 말하는 애송이의 행동을 보자 예언자 녀석들과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에도 녀석은 날 속였다. 그러나 이해는 된다. 예언자 녀석들을 만나러 가자고 나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면, 난 분명 거절했을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오늘 예언자들을 만난 것이 잘 된 일이었다. 라는 것은 부정 할 수 없다. 기특하지만, 건방져.


“애송이... 밥은 따로 집에 가서 먹는다.”


이번에도 역시 녀석의 반응은 뜨거웠다. 입술을 앞으로 내밀고 양 눈썹을 아래로 늘어트리며 되도 않는 발음으로 불만을 쏟아낸다.


“아, 숸붸! 머야아!”


장난이었다. 나도 배가 고프군. 서둘러 다른 식당을 찾아 들어가고 싶다. 물론, 예언자 녀석들이 먹고 있는 것보다 더 고급음식으로 말이다.


“고기를 뜯으러 간다.”


방금까지 내밀었던 입술은 온데간데없고 발에 스프링이라도 달린 건지 폴짝폴짝 점프를 뛰며 미소 짓는 애송이였다..


“정말요?? 좋아요! 가요. 선배!”


하지만 한 가지 알아야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난 음식점이 어디 붙어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애송이... 앞장서라”


그 후로 며칠이 흘러 같이 새해를 맞이하자며 불쑥 내 집으로 찾아든 애송이였다..


“선배! 오늘은 복잡한 곳 말고 편하게 집에서 데이트해요!”


양 손 가득 음식 재료를 들고 몸을 들이는 녀석에게


“꺼져라”


라고 말했지만 역시 통하지 않았다. 사실,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딱히 녀석의 출입을 막을 생각도 없었지만,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누군가와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와 누군가와 처음 맞는 새해는 그리 나쁜 경험은 아니었다.

잊힌 내 기억 안에 어머니와 함께 보냈던 크리스마스와 새해의 기억도 존재 하겠지...


그리고 조숙예에게 연락이 온 것은 그로부터 다시 며칠이 흐른 뒤였다.

호들갑을 떨며 함께 가야할 곳이 있다는 애송이의 뒤를 따라 도착한 곳은 미래정수기 건물 이었다.

예언자들의 본거지를 막상 들어가려니 발걸음이 쉽게 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건물 앞에 마중을 나와 있던 신용훈과 조숙예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반가워요. 한성우씨 그리고 진아씨.”


애송이와 인사를 나누는 조숙예, 그리고 나에게 손을 내미는 신용훈을 무시하고 품고 있던 의문에 대해 질문했다.


“어째서 장소를 여기로 정한거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봤다. 그 중에 가장 유력한 것은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조숙예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설마, 우리가 함정을 파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 건가요? 하지만 그런 의심을 하면서도 한성우씨는 어째서 이곳으로 찾아 온 거죠?”


오히려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여자였다. 맞는 말이군. 어쩌면 함정이라는 것보다 내 기억을 찾는 욕망이 더 컸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대답을 망설이고 있자 다시 입을 여는 조숙예였다.


“함정 따위는 없어요. 안심하세요. 그리고 이런 곳에서 당신들을 붙잡았다간 결정자 집단에 전쟁을 선포하겠다는 뜻 아닌가요? 똑같은 거죠. 두 집단이 사이가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우린 역시 병원을 이용하고 있고, 당신들 역시 우리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건 변함이 없어요. 그러니까 안심하고 들어오셔도 됩니다. 고객님.”


잘도 그런 말을 하는군. 함정이어도 상관없다. 각오는 돼 있었다. 그렇게 녀석들의 뒤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사님도 한성우씨를 많이 만나고 싶어 하세요.”


이동 중 침묵을 깨고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조숙예였다.

그가 날 많이 만나고 싶어 한다고? 벌써 십 몇 년이나 지난 일이다. 나에게 뭔가 할 얘기라도 있는 건가?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자 어느새 녀석들의 걸음은 멈춰 있었다.


“도착했어요. 한성우씨...”


그렇게 여자는 문을 열었고, 그곳에 재판소에서 봤던 백발의 노인이 나를 맞이해 주었다.


“오랜만이구나 한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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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에필로그 19.01.03 108 3 3쪽
56 (8) 끝 그리고 시작. 19.01.03 106 2 14쪽
55 (신년 데이트) 18.12.31 97 3 6쪽
54 (7) 시작되는 계획[2] 18.12.31 84 3 13쪽
53 (7) 시작되는 계획[1] 18.12.31 118 3 13쪽
52 (6) 시작되는 5년 전[2] 18.12.27 98 3 13쪽
51 (6) 시작되는 5년 전[1] 18.12.27 95 3 14쪽
50 (5) 시작되는 6년 전[5] 18.12.24 117 3 13쪽
49 (5) 시작되는 6년 전[4] 18.12.24 110 2 14쪽
48 (5) 시작되는 6년 전[3] 18.12.20 141 2 15쪽
47 (5) 시작되는 6년 전[2] 18.12.20 117 2 13쪽
46 (5) 시작되는 6년 전[1] 18.12.17 127 3 12쪽
45 (4) 시작되는 7년 전[6] 18.12.17 111 2 13쪽
44 (4) 시작되는 7년 전[5] 18.12.13 121 2 13쪽
43 (4) 시작되는 7년 전[4] 18.12.13 119 2 13쪽
42 (4) 시작되는 7년 전[3] 18.12.10 109 2 12쪽
41 (4) 시작되는 7년 전[2] 18.12.10 115 2 13쪽
40 (4) 시작되는 7년 전[1] 18.12.06 138 2 17쪽
39 (3) 시작되는 8년 전[11] 18.12.06 123 2 16쪽
38 (3) 시작되는 8년 전[10] +1 18.12.03 132 3 13쪽
37 (3) 시작되는 8년 전[9] 18.12.03 120 2 14쪽
36 (3) 시작되는 8년 전[8] 18.11.29 115 4 13쪽
» (3) 시작되는 8년 전[7] 18.11.29 129 3 11쪽
34 (3) 시작되는 8년 전[6] 18.11.26 129 2 11쪽
33 (3) 시작되는 8년 전[5] 18.11.26 132 2 13쪽
32 (3) 시작되는 8년 전[4] 18.11.22 128 2 14쪽
31 (3) 시작되는 8년 전[3] 18.11.22 137 2 13쪽
30 (3) 시작되는 8년 전[2] 18.11.19 129 2 14쪽
29 (3) 시작되는 8년 전[1] 18.11.19 143 2 15쪽
28 (2) 시작되는 9년 전[14] 18.11.15 171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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