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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in
작품등록일 :
2017.08.19 15:44
최근연재일 :
2019.03.10 20:19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6,375
추천수 :
86
글자수 :
386,280

작성
17.12.2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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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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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마물의 왕, 세상에 도래하는 어둠

DUMMY

<안자영 - 드래곤 습격 사건 단독범>


“웃기지 마라!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릴 믿을 것 같으냐!! 대마법 올 인 원?! 구원자?! 너 같은 무례한 바보가 구원자일 리가 있겠나!!”


서로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음에도 아르피엘의 시선은 내 눈을 바라보기 위해 위로 향하고 있었다. 그 키가 얼마나 작았으면 앉아서까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하지만 황금빛 살기가 담기 눈만큼은 아주 당당하고 광오했으니 확 뽑아버리고 싶다. 이놈의 용용이는 처맞아도 사람말을 듣지 않네. 진짜 감탄스럽다.

하지만 유소연이라는 어여쁜 반려자(?) 앞에서 더 이상의 폭력은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 또한 내 안의 심정. 현명하게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며 이렇게 대답하기로 했다.


“믿기 싫어도 믿길텐데. 그래, 때는 바야흐로 230년 전.”


“----!! 2, 230년 전의 일을 인간이 무슨 수로···!”


“그래...아르피엘, 너도 알고보면 참으로 불쌍한 인생...아니 용생(龍生)을 살았다고 해야겠지- 영겁의 세월 동안 존재하며 잠든 드래곤들의 유지를 이은 드래곤 중의 드래곤, 아르피엘이 작은 드워프 소년의 동심에 빠져···”


“그마안---!!! 그, 그만!! 네, 네놈! 어떻게 그걸···!! 루, 루드릭 아저씨도 모르는 사실을 네가 어떻게 알고 있느냐!”


“킥. 그뿐인줄 알아? 루드릭이 사랑에 빠졌던 존재도 알고 있다고···! 아르피엘, 넌 상상도 하지 못할 거다.”


아르피엘에게 있어 루드릭이란 드래곤은 선망의 대상이며 줄곧 옆에 있기를 바랬던 존재였다. 루드릭이 드래곤의 사명을 포기하여 마법에 매진하기를 결정했음에도 아르피엘은 그 옆을 지키기 위해 대마도사의 자리를 차지했으니까. 그러한 대상의 비밀을 내 입으로 들었으니 얼마나 충격이겠는가. 내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어보이자 아르피엘은 목소리까지 떨기 시작한다.


“그, 그으···아저씨가 정말로···? 그, 그치만 나한텐 한마디도 그런 얘기···!”


“하겠냐~ 그 부끄러운 얘기를~ 나 말고 이 세계에 그 사실을 아는 이는 없어. 루드릭도 일부러 이야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주의했을테니까.”


“......정말로 네가 구원자란 말이냐. 분명 대마법 올 인 원에는 대마도사들의 지고한 지식들 외에도 대마도사 제각기의 삶이 깃들었지.”


고개를 끄덕이며 드디어 믿음을 가진 아르피엘.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무거운 목소리에 나는 입을 굳게 닫아야했다.


“늦었구나···”


절망감이 섞인 목소리가 잠시 레오 형님의 얼굴을 떠올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더 이상 늦진 않을거다 아르피엘.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세계를 지킬거야.”


“...이세계에서 온 주제에 이곳에 사는 이들보다 더 좋은 눈을 하고 있어. 하지만 상황은 보다 더 절망적이다. 아마 네 상상 이상으로 말이야.”


“설명해라 아르피엘. 어디까지 알아냈나.”


명령식의 말투에 기분이 상할 법도 했지만 아르피엘은 이미 기억 속에서 칸과의 혈전을 떠올리느라 신경이 쏠려있었다.






수 십 일 전, 스카이 로드의 정상.


-“평소에도 같잖은 우룡(愚龍)임은 알았지만...이딴 일까지 벌일 줄은!! 칸! 각오는 단단히 했겠지!!”


그녀는 모든 것을 알고 칸을 찾았다. 칸의 행동거지를 의심하여 그 뒤를 밟아가던 과정에서 발견한 증거들. 그 드래곤 스스로가 써내려간 일기들과 변이종의 흔적, 그리고 ‘마물의 왕’이라는 대재앙의 부활과 관련된 증거들까지. 아르피엘은 대마도사 칸이 세계의 배신자임을 확신하고 그를 찾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장소는 그녀의 레어가 있는 스카이 로드. 그 정상이었다.


-“입장이 반대라고는 생각치 못했나보군.”


-“뭐, 뭐라···?!”


-“내가 너를 찾았다. 방해꾼을 제거하기 위해서.”


희끗한 머리를 뒤로 넘긴 남성은 용의 형상을 한 아르피엘의 주둥이를 향해 그대로 손을 내뻗었다. 본신의 힘을 모두 발휘하지 못하는 폴리모프의 상태로 같은 대마도사이자 같은 드래곤인 아르피엘을 제거하겠다는 의미. 그 모습에 아르피엘은 머리끝까지 피가 올라 모든 힘을 쏟아붓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칸의 도발에 보기 좋게 걸린 꼴이 돼버렸다.


-“그 모습 그대로 녹아 사라져라! 카안--!!!!”


쿠화아아악!!!!



아무리 드래곤 칸이라고 한들 아르피엘이라는 지고의 드래곤이 쏘아내는 브레스를 정면에서 버틸 수 있을 리는 없었다. 더군다나 폴리모프 또한 풀지 않은 모습. 칸의 형상은 아르피엘의 선고대로 금방 녹아없어질것만 같았지만 그가 뻗어낸 손아귀에서 피어난 하나의 마법이 그것을 거절했다. 아니, 뒤집었다.


슈우우욱···!!!!


-“뭐, 뭐냐···! 무슨--!!?”


아르피엘은 전력을 쏟아낸 자신의 공격이 칸의 손아귀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보고야 말았다. 그녀가 아는 지식 안에 브레스를 흡수할 수 있는 힘 따윈 없었고 그녀는 당혹감과 경악으로 얼굴이 굳어버렸다. 하지만 놀라움의 연속은 계속되어 칸의 손아귀로 빨려들어간 힘은 칸의 마법과 합쳐 다시 뿜어져나왔고 그 거대한 힘이 아르피엘을 덮치자 그녀는 피할 겨를도 없이 그것을 맞이해야했다.


투드득.

스하아아···!


붉게 빛나던 용의 비늘은 온통 상하여 결을 알 수 없을만큼 망가졌다. 어느샌가 용의 형상으로 돌아온 칸은 거대한 앞발로 정신을 잃어가는 아르피엘의 목을 거세게 붙잡았고 곧 패배한 용은 스카이 로드 정상의 절벽으로 옮겨졌다.


-“어째서...세계를 배신했나 칸···”


-“.........”


-“실망...했다...네놈은...드래곤들의 우상이자...루드릭 아저씨와도···”


-“실망한 것은 나다. 아니, 이 세계에 절망했다. 너와는 줄곧 부딪혔지만...개인적인 원한은 없었다. 모든 것은 왕의 부활을 위해. 그러니 죽어라 아르피엘.”


-“빌어먹을...빌어먹을···! 카안···!!!”


스륵.

휘우우웅----!!!!



한치 앞도 볼 수 없을만큼 거세게 스카이 로드의 정상을 덮고 있는 눈보라. 칸에게 패배한 드래곤의 거대한 몸은 그 너머로 정처 없이 떨어져내리기만 했다. 직격당한 공격만으로도 치명상을 입었을 아르피엘이 이 정상에서 떨어져 살 수는 없을 거라 판단한 칸은 그대로 몸을 돌려 상공을 비행해 사라졌고 던스톤도, GSG도 사라진 스카이 로드의 정상은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은 설산의 꼭대기가 되어버렸다.






<안자영>


작은 꼬마 아이는 스카이 로드에서의 혈전에 이어 우리에게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칸은 마물의 왕을 부활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세상에 왕의 힘, 마물왕의 근원이 되는 힘을 조금씩 뿌려 우리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 싹을 틔우고 있었다. 정말 오랜 과거부터 말이야. 이제서야 눈치챈 내가 정말 바보같이 느껴진다. 그 싹이 터오른 것으로 모자라 세계를 갉아먹기 시작했을 때 움직인 내가 바보다.”


“응. 넌 원래 바보였어.”


“마물의 왕은 우리 드래곤의 것과 같이 거대한 변이종으로 성장한 마물들 1백이 모였을 때, 그 변이종들을 제물로 부활한다. 그의 일기에 기록된 그의 계획이야. 그리고 그는 혼자가 아니다. 지성있는 변이종 하나와 함께, 둘이서 그 계획을 짜고 움직였다. 아쉽게도 나로서는 그 공범이 누구인지 알아내지 못했다.”


“뭐, 아르피엘이니까. 기대는 안했어.”


“하지만 이미 사태는 한시를 다투는 심각한 지경까지 이르렀다! 혹여 마물왕의 제물로 사용될 마물 중 ‘지고의 마물’이 하나라도 끼어있다면 부활은 더욱 빨라질것이다! 특히나 고유의 힘을 가진 ‘플레임 웨폰’이나 영혼 계곡의 왕인 ‘나이트 오브 던’! 그 둘 중 하나만 변이종으로 변하더라도···!”


“그건 참 다행이네. 그런데 넌 진짜 멍청하다.”


내가 등에 매고 있는 관이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고, 내가 휘두르던 ‘Proof Of Messiah’가 어디서 난건지도 모르는 것 같은데 바보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진짜 대마도사 겸 드래곤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아까부터 듣자듣자하니까!! 자꾸 왜 바보 취급을 하는거냐!! 난 바보가 아니다!!”


“그럼 이 관이 누구꺼게.”


퉁퉁-


실제로 내 등에 매고 있는 관을 통통 때리며 물어보아도 곤란한 얼굴로 대답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 그런걸 내가 어찌 아나! 그걸 모른다고 바보는 아니다!”


“그럼 이건. 루드릭은 첫눈에 알아보던데.”


이번엔 오른손에 들고 있던 전설급 장검을 보여보았다. 하지만 결과가 아주 동일하였으니 결론은 이놈이 바보라는 것.


“뭐, 뭐냐 그것들이 대체!!”


“나이트 오브 던의 관. 플레임 웨폰의 장검.”


“.........”


와락-!


그러자 눈에 불을 켜고 내게 달려들어 ‘Proof Of Messiah’를 살피기 시작하는 아르피엘. 그 거침없는 몸짓이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내 품에 쏙 들어왔으니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지, 진짜다! 구, 구원자! 이걸 어디서 손에 넣었나!”


“어디서 손에 넣긴. 때려잡아서 뺏었지.”


“......진짜냐?”


“그럴 땐 ‘실화냐?’라는 표현이 더 와닿아.”


뒤쪽에 모여앉은 세 여자들 사이에서 실라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소리가 들려왔으니 “저를 제물로 바치고 말입니다”라는 실로 부담스러운 소리. 하지만 곧 아르피엘이 언성을 높여 외치는 목소리가 그날의 잘못을 조금은 정당화시켜주었다.


“최악의 사태는 면했군! 아주 잘했다 구원자!”


“엣헴! 그 구원자라는 칭호는 썩 거북하니 이름으로 불러주겠니 아르피엘~?”


“아. 자영이라고 했나? 꼭 외우도록 하지. 내 실책들을 만회해주었으며 나보다 강한 힘을 지니고 진심으로 이 세계를 사랑하는 남자.”


그 대답에 나는 순간 피부를 타고 오르는 소름을 느껴야했다. 심각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온 몸에서 피어오르는 닭살! 아르피엘은 이딴 대사를 지껄일만한 드래곤이 아니야!


“우, 우선 대마도사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시죠 아르피엘님! 루드릭이 많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뭐냐 갑자기. 왜 존칭을 쓰는것이냐- 이전처럼 편하게 대해라! 왠지 모르게 그 편이 더 좋다.”


소연이의 외투를 빌려 걸친 아르피엘은 그렇게 대답하며 일어나 몸을 돌려버렸고 나는 경악스러운 얼굴로 세 동료를 돌아보았다. 무언가를 제대로 씹어먹은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임예선은 그것을 그대로 지적했고.


“표, 표정이 왜 그래 안자영?”


“아, 아르피엘이 아니야···! 저 녀석은 저런 말을 하는 용용이가 아니라고···!”


“...후우. 플래그 꽂은거 아니니?”


“플래그? ‘이 전쟁이 끝나거든 고향으로 돌아가 평화롭게 살겠어’ 같은 대사는 안쳤는데.”


“그건 사망 플래그···”


그녀가 말하는 깃발이 전혀 다른 의미였던 것일까. 고개를 갸웃해보았지만 임예선은 한숨을 푹 내리쉬며 고개를 젓는 것이 더 이상의 대화를 포기하는 듯 보였다.


꽈악!


“아악--!! 왜, 왜 그래 소연아?!”


“응? 그냥~”


아무런 설명 없이 조용히 다가와 내 옆구리를 꼬집는<쥐어짜는> 유소연. 불안함이 내 머리를 가득 감싸는 것은 부디 기분탓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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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세 기사의 이야기 19.03.10 54 0 11쪽
52 신대륙 마도연합 (2) 19.03.09 45 0 12쪽
51 신대륙 마도연합 19.03.08 46 0 12쪽
50 존속 전쟁 (4) 19.03.07 42 0 19쪽
49 존속 전쟁 (3) 18.05.31 80 0 15쪽
48 존속 전쟁 (2) 18.05.29 77 0 15쪽
47 존속 전쟁 18.02.26 142 0 8쪽
46 급변 18.01.09 144 0 16쪽
» 마물의 왕, 세상에 도래하는 어둠 17.12.28 128 0 12쪽
44 괴팍한 용의 둥지에서 17.12.16 139 0 16쪽
43 고요한 분노 17.12.06 145 0 18쪽
42 위대한 왕의 죽음 17.12.04 151 0 12쪽
41 구원자 가라사대 모두 뒤지라 17.11.28 138 0 13쪽
40 나이트 오브 던 (3) 17.11.21 145 0 13쪽
39 나이트 오브 던 (2) 17.11.20 161 0 14쪽
38 나이트 오브 던 (1) 17.11.16 151 1 12쪽
37 드워프 왕의 진노 17.11.05 156 1 19쪽
36 신 마도연합 (2) 17.11.04 162 2 18쪽
35 [외전] 이 남자는 고자가 아닙니다. 17.11.02 174 2 26쪽
34 신 마도연합 (1) 17.11.01 166 1 22쪽
33 말리온 (2) 17.10.31 179 1 16쪽
32 말리온 (1) 17.10.30 166 1 16쪽
31 변이 언데드 17.10.29 171 1 16쪽
30 인간과 엘프의 시간 (2) 17.10.28 150 1 18쪽
29 인간과 엘프의 시간 (1) 17.10.28 175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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