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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 개척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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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식약처문의
작품등록일 :
2020.08.12 20:28
최근연재일 :
2020.09.02 00:0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924
추천수 :
59
글자수 :
83,166

작성
20.08.30 17:40
조회
26
추천
2
글자
7쪽

아직 살아남은 사람들

DUMMY

철컥



승준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좀비를 향해 총을 쐈다.

좀비는 속도가 줄지 않고 그대로 불타고있는 옆집에 처박혔다.


“끄아악!”



그의 바로 옆에 있던 남자를 덮친 좀비에게 또 총을 쐈다.

승준은 남자의 물린 부위를 확인했다.


목과 어깨 사이.


“...미안해요.”



승준은 남자를 편하게 해주고 주위를 둘러봤다.

불에 탄 건물.

사방에서 들리는 비명소리와 총 소리.


그는 그의 가족 만큼은 제발 무사하길 빌었다.


“여보! 지아야!”


“세상을 쓸어버릴 거대한 홍수가 온다!”


승준의 집에서 나온 광신도 둘이 그에게 도끼를 던졌다.

다행히 머리 위를 스친 도끼는 나무에 박혔다.


탕탕

바로 반격한 그는 시체를 치울 세도 없이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여보!”


승준은 쓰러져있는 아내 가슴에 박힌 도끼를 보고 주저앉았다

반쯤 벗겨진 시체의 하반신과 그 옆에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그의 딸을 본 승준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오열했다.



좀비 바이러스 사태로 세상이 멸망한지 17년.

그리고 새로운 문명 ‘NLC’가 세워진지 7년.

인류는 또 한번 멸망했다.


두 사람을 수습할 시간은 없었다.

승준은 아직 감기지 않은 아내의 두 눈을 감겨주었다.

“...세상을 쓸어버릴··· 홍수가···”


문 앞에 있던 광신도 한명이 3미터쯤 기어갔다.

승준은 총으로 광신도의 머리를 노리다 자신에게 달려오는 좀비에게 총구를 돌렸다.




머리를 빗나가서인지 좀비는 뒤로 약간 물러났다 새로운 먹잇감을 발견했다.


“끄아아악!!!! 호..홍수가···!”


살이 찢어지는 끔찍한 소리가 듣기 싫었던 승준은 천천히 NLC밖으로 걸어갔다.



그는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마치 걷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걷는 것 이외에는 삶의 의미가 없는 사람인 것 처럼 그저 걸었다.

걷다가 발견한 광신도들, 그리고 총알이 발사된 숫자를 더는 셀 수 없게 되자 그는 무릎을 꿇고 앉았다.


피처럼 비릿한 맛의 쇳덩이가 그의 입에 들어왔다.

어느새 긴 백발이 되어버린 그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렸다.


손가락 하나만 움직인다면 진짜 피가 총신을 채워줄 것이다.

그의 인생처럼 텅 비어버린 그 곳을.

승준은 눈을 감았다.

···


“살려주세요!”


승준은 눈을 서서히 떴다.

그리곤 자기를 구하기 위해 장전했던 총알을 남을 구하는데 썼다.

그 어린 소녀는 떨고있었다.

남자는 몇년간 먹고 마실때 이외에는 열지 않았던 입을 열었다.


“...이름이..?”


.


.


.


“그렇군. 자네도 그 날 살아남았었구만.”


“운이 좋았지.”


존스는 품 안에서 파이프를 꺼내다 자신을 노려보고있는 노아와 눈이 마주쳤다.


“...그 아이는?”


“아 그렇지. 노아군. 전에 말했던 ‘호모 싱어송라이터(Homo sing a song lighter)’ 기억하시죠?”


“풉.”


존스는 웃다가 민망해서 고개를 돌렸다.


“이 친구가 그겁니다.”


“...안녕하세요.”


“...노아···”


존스는 소녀의 이름을 중얼거리다 파이프에 불을 붙였다.

노아는 익숙한 향기가 나는 그 물건에 관심을 가졌다.


“..담배?”


“..파이프는 처음 보나. 나이가···?”


“열다섯 입니다.”


“열다섯이라···”


“그 파이프도 리자가 만들어준 거였지. 리자는 어디 갔나?”


존스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교수를 바라봤다.

교수는 자신이 한 말의 이상한점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 날 NLC에서 만났을 때 말했지 않은가. 죽었다고.”


“...그랬었나. 미안하네.”


교수는 타오르는 불에 삭정이 몇개를 던져넣었다.


“그 날 받은 충격으로 기억이 온전치 못한 모양이야. NLC가 멸망한게 몇년 전인지 최근에야 생각해냈다네.”


“...얼마나 오랫동안 혼자 떠돌아 다닌건가.”


“글쎄. 노아군을 만나기 전 까진 혼자였으니···”


“자네 처자식이 있다하지 않았나.”


“...”


교수는 말 없이 불꽃을 바라봤다.

파이프 한 모금을 빤 존스는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렇군. 그 날··· 미안하네.”


“아닐세.”


교수는 안경에 서린 김을 닦았다.

존스는 가방에서 작은 술병을 꺼냈다.


“자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나. 광신도들이 죽일 놈들이지.”


교수는 존스가 권한 술을 사양하고 말했다.

존스는 그 빨간 액체를 목구멍에 집어넣었다.


“...리자는 누구보다 정의로웠지. 세상이 이렇게 됐는데도.”


교수는 존스가 입을 열기 시작하자 침묵을 지켰다.

그 또한 그의 동료였던 리자의 소식을 듣고 싶었다.


“언제였더라, 자네와 헤어지고 난 다음 해 였나. 지역에서 유명한 무법자 쓰레기들을 쓸어버렸었네.”


“마트 패거리를 말하는건가?”


“그래. 리자와 우리가 해치웠지.”


“...대단하군. 상당히 골칫거리 였다고 들었는데···”


존스는 크게 웃었다.

그러나 그의 웃음은 어느새 슬픔에 차 있었다.


“...리자가 어떻게 죽었는지 아나?”


“...”


교수는 그저 묵묵히 들었다.


“이 엿같은 NLC가 세워지던 날, 처형당했네.

누구보다 올바르던 그녀가 약탈, 강간, 살인을 저지른 쓰레기들과 같은 취급을 받았어.”


존스는 웃기 시작했다.

슬픔과 광기에 물든 소름끼치는 웃음소리에 노아는 담요에 몸을 숨겼다.


“더 웃긴게 뭔줄 아나? 그녀를 고발한게 그 마트 패거리 생존자 중 한명이었네.”


존스는 교수가 말릴 새도 없이 술을 쏟아 붓듯이 들이켰다.


“그 쓰레기는 NLC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더군. 약탈로 얻은 물자를 뇌물로 주고.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그런일이 있었다니. 몰랐네.”


“이 엿같은 도시는 시작부터 잘못됐어. 종말에서 도덕성 운운해놓고 정작 약탈과 살인으로, 인간성을 져버리고 세워진 모순 덩어리야.”


교수는 눈앞의 남자에게서 증오의 감정을 느꼈다.

그는 이 도시, 새로운 문명을 증오한다.

아니, 증오했었다.

교수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어쩌면 진실일지도 모를 질문을 입 밖으로 내뱉고 말았다.


“...그 날 아크교도가 습격하기 전, 좀비는 이미 도시를 누비고 있었네. 누군가 발전소를 다운시키고 일부러 문을 열어놓았어.

오늘 발전소를 보고 다시 한번 확신했네. NLC 내부의 인간이 문을 열고 좀비를 탈출시킨거야.”


교수는 떨리는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반대 손엔 어느새 총의 개머리판이 들려있었다.


“자네가 한 얘기를 듣고 생각났어. 물론 아니겠지만 어쩌면···”


“...뭔가.”


“묻겠네. ...문을 연게 존스 자네인가?”


존스는 대답하지 않고 교수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 속엔 그가 품은 것과 똑같은 증오가 서려있었다.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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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We are the world 20.08.29 25 1 8쪽
24 멋진 신세계 20.08.27 26 3 7쪽
23 현명한 사람들 20.08.27 25 1 6쪽
22 죽어있는 사람들의 밤 20.08.27 29 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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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공포영화도 식후경 20.08.15 98 0 13쪽
11 어떤 이 의 살이오, 문명의 서막이니 20.08.14 124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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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누군가의 기록 (3) 20.08.13 109 2 3쪽
5 지구 최후의 초코파이 20.08.13 170 4 13쪽
4 누군가의 기록 (2) 20.08.12 187 6 7쪽
3 누군가의 기록 (1) 20.08.12 241 4 4쪽
2 외로운 예술가에게 불을! +3 20.08.12 374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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