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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 개척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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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식약처문의
작품등록일 :
2020.08.12 20:28
최근연재일 :
2020.09.02 00:0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943
추천수 :
59
글자수 :
83,166

작성
20.08.16 00:06
조회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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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5쪽

누구를 위한 방주인가

DUMMY

어느날 하느님 께서 말씀하셨다.


[내 더러워진 세상을 비로 하여금 씻어낼 터이니. 세상 모든 생명들을 모아 커다란 방주에 태우거라.]


방주에 모든 짐승과 사람, 나무와 물고기들이 탔고, 며칠 후 큰 비가 내려 세상은 물속에 잠기게 된다.

방주 안은 얼마동안 평화로웠으나, 곧 먹을것이 떨어져 서로 잡아먹기 시작했다.



"이대로면 모두 굶어 죽거나 잡아먹혀 죽소. 해결책이 필요하오."


소가 말했다.


"지난 몇년간 수천마리의 동족이 먹혔소. 넘쳐나는 풀만 뜯는 우리 초식동물과는 다르게, 육식동물은 고기로 배를 채워야하니, 얼마 안가 다 잡아먹히고 말거요. 육식동물을 쫓아내야 하오!"


"옳다!"


"맞소!"


소의 뒤에 있던 양, 염소, 등등이 맞장구를 쳤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사자가 말했다.


"우리가 많이 먹는것 같지만 사실 그렇게 많이 먹진 않는다고요. 우리보다 풀떼기랑 고기랑 아무거나 다 먹는 저 돼지를 쫓아내야 하는것 아니요?"


"뭐라구? 우리가 이름만 돼지지, 많이 쳐먹지도 않는다고! 가리지 않고 다 쳐먹는건 저기 사람이 더 하다구!"


모든 동물들은 사람을 쳐다봤다.


"심지어 배가 불러도 우리 동족을 죽여 베이컨을 만든다구! 배부를 때도 쳐먹는건 도가 지나친거 아녀?"


방주에 그들을 불러준게 사람이기에, 어정쩡하게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것 좀 많이 먹을수도 있소. 중요한건 다른데 있소."


소가 헛기침을 하고 뒤에서 커다란 항아리를 들고왔다.

항아리 안에는 물범이 울고 있었다.


"우리 동족은 멸종 위기란 말이야··· 제발 우리 동족은 그만 잡아먹어달라..!"


"아니, 누가 맛대가리 없는 물범을 먹는단 말이오?"


사자가 물었다.

물범은 손을 들어 사람을 가리켰다.

사람은 쭈뼛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 뭐, 겨울을 나기 위해선 따뜻한 모피 코트정도는.."


"더 이상 못참겠구! 사람을 추방합시다!"


돼지가 말했다.


"그럽시다. 사람을 추방하는게 맞다고 생각하오!"


"심지어 마실 물도 사람이 다 더럽혀 버렸소! 추방합시다!"


모든 동물들의 동의로 사람은 방주에서 추방됐다.

오직 처음에 동물을 모은 남녀 한쌍만이 방주에 남았다.


방주는 수천년간 떠돌다 이윽고 땅이 마르자 멈춰섰다.


.


.


.


"그래서 뭔가요, 그 이야기는."


고작 10살도 안되어 보이는 앳된 얼굴의 소녀는 남자에게 물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을 덮치려던 괴한을 물리친 남자는 신나서 혼자 떠들고 있었다.


"인간 혐오자가 만든 이야긴가요?"


"인간혐오, 어찌보면 그게 맞겠군요.

제가 해드린 이야기는 아크교(Ark)의 교리 입니다. 그들이 좀비, 인간 할것 없이 아크교가 아닌 모든 사람을 죽이는 이유죠."


남자는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시체를 옮기며 말을 이었다.

시체는 남자에 의해 깔끔하게 머리에 구멍이 나있었다.


"제가 말한 이야기처럼, 남녀 한쌍을 제외한 모든 인간들을 죽이는게 신의 뜻이라 생각하는 미친 광신도들입니다. 이런 짐승같은 자와 마찬가지로 그자들이야말로 죽어야 마땅하죠."


소녀는 남자의 눈이 갑자기 슬퍼지는걸 느꼈다.


"...무슨 일이 있었던거죠?"


남자는 소녀를 잠시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 몇년전, 아크교의 침략으로 아내와 딸을 잃었습니다. 딱 당신나이쯤 되는 예쁜 딸이었죠···"


남자는 안경을 고쳐매는 척 눈물을 닦았다.


"당신의 이름을 들으니 문뜩 아크교가 생각 나더군요."


"제 이름이 왜요?"


소녀가 물었다.

남자는 잠시 망설이다 소녀의 질문에 대답해주기 위해 소녀를 마주보고 앉았다.


"왜냐면 남녀 한쌍 중 남자의 이름이 당신과 같거든요.

'노아'. 그게 방주를 준비한 사람이자 최후의 인류중 한명인 남자의 이름입니다."


노아는 남자의 머리카락을 바라보았다.

백발의 긴 머리카락에서 어딘가 신비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걸 알고 계십니까?"


"당신보다 오래 살았다보니, 그저 본게 더 많을 뿐이죠."


남자는 총을 재정비하고 건물을 나오기전, 노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노아는 남자의 손을 잡고 바닥에서 일어났다.


"'노아군'이라 불러도 되죠?"


"저는 뭐라고 해야···"


"저는 오승준. 오 교수라 불러주세요."


"...네 교수님."


해는 거의 저물어가고 있었다.

밖으로 나온 교수와 노아에게 좀비 한마리가 걸어오고 있었다.

교수는 주머니에서 꺼낸 칼로 간단히 좀비를 쓰러뜨렸다.


"밤이 되기전에 마땅히 쉴 곳을 찾아보죠. 아크교도와 좀비가 날뛰는 밤이 되기 전에!"


두 사람은 곧 아늑한 피신처를 찾았다.

노아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중 가장 편안한 밤을 맞이했다.


작가의말

두사람이 처음 만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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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광신도 20.08.31 27 2 6쪽
26 아직 살아남은 사람들 20.08.30 27 2 7쪽
25 We are the world 20.08.29 25 1 8쪽
24 멋진 신세계 20.08.27 26 3 7쪽
23 현명한 사람들 20.08.27 26 1 6쪽
22 죽어있는 사람들의 밤 20.08.27 30 2 6쪽
21 새로운 동료 20.08.25 35 1 12쪽
20 바티칸 수색 +2 20.08.24 45 0 11쪽
19 신의 뜻대로 20.08.23 36 2 7쪽
18 물품 조달 20.08.21 41 1 10쪽
17 전자 마약에 취해 +2 20.08.20 75 2 5쪽
16 구세계의 유물 사냥꾼 20.08.20 58 1 5쪽
15 그 날 20.08.19 64 1 12쪽
» 누구를 위한 방주인가 +1 20.08.16 81 1 5쪽
13 인간의 빛나는 지성을 위하여 20.08.16 79 2 10쪽
12 공포영화도 식후경 20.08.15 98 0 13쪽
11 어떤 이 의 살이오, 문명의 서막이니 20.08.14 125 1 5쪽
10 누군가의 기록 (End) +1 20.08.14 104 2 2쪽
9 누군가의 기록 (5) 20.08.14 98 2 6쪽
8 나쁜 사마리아인 20.08.13 112 3 5쪽
7 누군가의 기록 (4) 20.08.13 110 4 4쪽
6 누군가의 기록 (3) 20.08.13 109 2 3쪽
5 지구 최후의 초코파이 20.08.13 170 4 13쪽
4 누군가의 기록 (2) 20.08.12 190 6 7쪽
3 누군가의 기록 (1) 20.08.12 241 4 4쪽
2 외로운 예술가에게 불을! +3 20.08.12 376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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