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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 개척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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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식약처문의
작품등록일 :
2020.08.12 20:28
최근연재일 :
2020.09.02 00:0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951
추천수 :
59
글자수 :
83,166

작성
20.08.13 09:53
조회
110
추천
4
글자
4쪽

누군가의 기록 (4)

DUMMY

46일째


밭일에 쓸 호미나 삽 같은 걸 찾으러 철물점에 들어갔다가 펜치를 발견했다.

마침 필요했던 물건이었다.


(팁) 편의점 음식은 유통기한이 꽤 길다.


좀비가 이미 다 털어간 편의점 앞에 납품트럭이 있었다.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던 트럭의 뒷문을 펜치로 땄다.

와우.

삼각김밥, 라면, 핫바, 육포, 커피, 과자 등등등...

음식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뭐부터 옮겨야되나 고민하다가 일단 가방에 있는대로 핫바와 육포를 쑤셔 넣으려던 찰나, 깨갱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차 밖으로 나와보니 멀리서 좀비 한마리가 작은 댕댕이 한마리를 쫓아다니고 있었다.

내쪽으로 곧장 달려오고 있었다.

자세히보니 개목줄이 좀비의 등에 묶여있어서 댕댕이가 도망가지 못하고 있었다.

며칠전에 심하게 굶었을때 잡아먹었던 동족이 생각나서 좀비를 한방에 때려눕히고 목줄을 끊어줬다.


"이리와."


동족의 원수를 아는걸까.

나를 보고 으르렁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내가 좀더 가까이 다가가자 골목으로 달아났다.

몇분동안 가만히 있자 골목에서 녀석이 살금살금 기어나왔다.

목이 마른지 오늘 아침 내린 비가 고인 물을 할짝이며 나를 경계했다.

육포를 뜯어 한봉 통째로 던져줬다.

녀석은 깜짝 놀라 도망가는가 싶더니 다시 다가와 육포를 뜯어먹었다.

그때 그놈이랑 닮았다.

먹을게 풍족했었다면 그럴일은 없었을텐데.

날 따라올 기미가 안보이니 핫바 하나를 던져주고 집으로 돌아갔다.


바닥에 떨어진 매실로 담근 매실청은 벌써 설탕이 거의 다 녹아있었다.

상춧잎에 붙은 달팽이를 떼며 강아지의 이름을 생각했다.

땡구? 털이 흰색이니 백구?

그러고보니 좀비 영화중 개랑 같이 살아가는 영화가 있었던것 같다.

영어로 된 이름이었는데.

아직 같이 사는것도 아닌데 벌써 개 이름이나 정하고있는 내 자신이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아하하... 참 웃기네."


요즘 부쩍 혼잣말이 늘었다.

정신이 나가고 있는걸까.


"날씨 좋네."


밭일 하다말고 옥상에 가져다놓은 의자에 누웠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게 기분 좋았다.

깜빡 잠에 들고 말았다.



축축한 느낌에 잠에서 깼다.

비가 미친듯이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의자를 접고 계단으로 대피하다 문뜩 밖에서 비 맞고있을 녀석이 생각났다.

라면박스, 우산, 칼을 챙겨서 옆건물을 통해 밑으로 내려갔다.


좀비들이 멍청해보이게 입을 헤벌린채로 가만히 서 있었다.

아마 물을 마시려는 거겠지.

놈들은 생물의 기본적인 요소는 필요한듯 보인다.

녀석과 만났던 트럭에 좀비 두마리가 엎드려서 트럭 바닥을 긁고있었다.

아마 녀석이 저기 들어가 있겠지.

칼로 두마리를 처리하고 트럭 밑을 보자 녀석이 뛰쳐 나가서 골목으로 들어갔다.


골목 구석에서 녀석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추운지 무서운건지 몸을 계속 떨고있었다.

더 다가가면 뛰쳐 나갈것 같아서 골목중간에 박스를 설치했다.

박스 한쪽 면을 칼로 오려내고 윗부분엔 우산을 꽂으니 그럴듯한 개집이 만들어졌다.


"여기서 자면 돼."


핫바를 손으로 뜯어서 집 안에 넣어주자 쏜살같이 집으로 들어갔다.

아직도 내가 싫은지 계속 으르렁거리며 핫바를 먹어치웠다.

계속 지켜보고 싶었지만 좀비가 몇마리 골목으로 들어오려 하길래 가지고있는 핫바를 전부 던져주고 좀비를 처리하며 내 집으로 돌아갔다.


내일 아침까지 녀석이 살아있다면 본격적으로 녀석을 길들여보겠다고 생각했다.

컵라면에 육포를 찢어 넣으면서 생각했다.


47일째


눈을 뜨자마자 강아지를 보러 나갔다.

개새끼, 코까지 골며 자고 있다가 내가 오니 으르렁거린다.

좀비가 꼬일것 같아서 조용히 하라는 의미에서 삼각김밥 한개를 던져줬다.


이 사태가 터지기 전에 야구장 주인이 방울 토마토를 심어놓은듯 했다.


아주 작지만 확실히 열매가 맺혀있었다.

토마토가 다 자라면 뭘 해먹을까.

스파게티?

입에 침이 고였다.


스파게티 면을 찾기 위해 편의점을 뒤졌지만 있을리가 없었다.

도대체 왜 좀비는 빗자루까지 뜯어먹는걸까.

편의점 한쪽에 널부러진 반쯤 뜯긴 빗자루를보니 좀비한테 털린 마트엔 아무것도 남는게 없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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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누군가의 기록 (End) +1 20.08.14 104 2 2쪽
9 누군가의 기록 (5) 20.08.14 98 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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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기록 (4) 20.08.13 111 4 4쪽
6 누군가의 기록 (3) 20.08.13 109 2 3쪽
5 지구 최후의 초코파이 20.08.13 171 4 13쪽
4 누군가의 기록 (2) 20.08.12 190 6 7쪽
3 누군가의 기록 (1) 20.08.12 242 4 4쪽
2 외로운 예술가에게 불을! +3 20.08.12 376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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