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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우승하려고 회귀한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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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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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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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꿈의 무대로 다시 한 번 - 2

DUMMY

꿈의 무대로 다시 한 번 - 2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가 진행되는 어느 운동장.


“볼!”


표정에서 티를 내진 않았지만, 선호는 아쉬움을 느꼈다.

커브를 존 아래쪽 보더라인 안에 들어오도록 던졌지만 커브는 예상보다 더 떨어졌다.

아직 완숙하지 않은 커브의 제구 때문에 또 볼넷을 내주었다.

그렇다고 점수를 내주진 않았지만.


“스트라이크! 아웃!”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한 선호는 다음 스텝의 목표를 정했다.


‘커브를 존 안으로 넣을 수 있게.’


*


메이저리그, 아니 모든 스포츠 팀의 팬이 원하는 게 무엇일까?

어마어마하게 많을 것이다.

우승, 승격, 라이벌 팀에서 잘하는 놈 빼오기, 우리 팀 에이스 지키기, 팬 서비스 등 다양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꽤 상위권을 차지할만한 것이 바로 ‘우리 팀을 사랑하는 유망주'일 것이다.

그보다 더 높은 순위에는 ‘우리 팀을 사랑하는, 그리고 겁나 잘하는 유망주'가 있을 것이다.


그럼 ‘우리 팀을 사랑하는, 그리고 겁나 잘할 것 같은데 곧 우리 팀이 될 것 같은 유망주'는?

꽤 높은 순위를 받지 않을까?


크라우치가 가장 먼저 건드린 것은 언론이었다.

그리 크지 않은 스포츠 언론에서 선호를 취재했고, 자연스럽게 메츠에 대한 내용도 나오게 되었다.


“메츠를 정말 좋아하시나봅니다.”

“메츠를 좋아하죠. 2015년에 디그롬, 신더가드, 하비, 휠러의 판타스틱한 선발진이 압도하는 경기를 보고 팬이 되었거든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메츠에서 그런 판타스틱한 선발진의 일원이 되고 싶네요.”


그리고 이 내용을 가공, 편집해서 메츠의 팬 사이트에 투척했다.

그와 동시에 선호가 얼마나 잘하는지를 약간의 MSG를 치면서 투척했다.

이 내용을 누군가가 퍼트리기를 원한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은밀하게.

당연하지만, 메츠 팬들은 한국 고교 무대를 씹어먹는 선수가 메츠를 원한다고 하니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에게는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위한 금액에 상한이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잘하는 투수가 한때 강속구 투수의 왕국이라고 불렸던 메츠에 한 명이라도 더 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다시 이 내용을 토대로 언론, 언론을 토대로 팬 사이트에.

돌려막기 식으로 자주 언급되다보니 어느새 메츠 팬들 사이에서 선호는 ‘당연히 우리 선수 아님?’이라는 인식이 되어 있었다.

무조건 데려와야 한다고 성을 내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물이 티슈에 스며드는 것처럼 선호라는 두 글자가 메츠 팬들의 머리에 박혔다.

만약 선호가 다른 팀에 간다면 ‘왜 우리 팀 선수가 다른 팀에 가냐고! 대체 얼마나 대접을 x같이 했길래!’라고 화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물론 메츠 같은 거대한 집단의 의사 결정이 그저 팬들의 의견 하나로 결정되진 않는다.

그렇지만, 팬들의 의견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는 없었다.


“다른 팀에는 눈을 돌리지 않을 최고 금액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벌써 선호의 무실점 이닝이 40이닝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선호의 재능에 매료된 블랙의 말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


크라우치는 선호의 집에 와서 땀을 뻘뻘 흘렸다.


“이게 직접 만드신 거군요! 정말 맛있습니다!”


원래는 선호에게 온 오퍼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찾아온 것이지만, 선호의 부모님이 ‘손님인데 식사는 대접해야지'하고서 곰국을 차려줬고 크라우치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모조리 자신의 배로 넣었다.

트름을 겨우 참은 크라우치가 다시 옷을 가다듬고 큼큼 소리를 냈다.

선호의 부모님, 그리고 선호는 크라우치의 입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가 나름 열심히 노력한 끝에, 그리고 선호 선수가 단 한 번의 부침 없이 꾸준히 아주 잘해준 덕분에 여러 메이저리그 팀들에게서 제안을 받아올 숭 있었습니다. 제안 준 팀들 중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너무 적은 계약금을 제안한 팀들이 있었습니다. 필리스가 10만 달러, 양키스가 20만 달러를 제안했습니다. 혹시 설명이 필요하시나요?”

“아뇨. 괜찮습니다.”


크라우치의 말을 해석해보면, 이 둘은 선호를 무시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 정도면 너 데려올 수 있다고 자만하는 것이었다.

반대로 선호의 가치를 제대로 측정한 팀들도 있었다.


“먼저 브레이브스 입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꾸준한 강팀이죠. 당장 지난 시즌에도 지구 우승을 차지하면서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진출했죠. 이 팀도 팜을 잘 키우기로 소문난 팀이니 이 선택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아, 계약금은 100만 달러를 제안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나오는 팀은 다양했다.

돈이 별로 없는 구단인 말린스나 레이스, 혹은 최근에 연고지를 라스베가스로 옮긴 애슬레틱스도 있었고, 한국인이라면 항상 떠올리는 팀인 다저스도 있었다.

이 팀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8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말했다는 것이었다.

사실 비슷한 성적을 낸 다른 투수에 비해서는 금액이 적은 편에 속했다.

이런 압도적인 성적을 낸 기간이 워낙 짧기에, 구단들도 앞으로 선호의 실력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던 것이었다.


“그럼 메츠는요?”


메츠에 사족을 못 쓰는 선호와 선호의 아버지가 침을 꿀떡 삼켰다.

크라우치는 부자가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보고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다.


“메츠에서는 130만 달러를 제안했습니다.”

“와!”

“미친!”

“애 앞에서 왜 욕을 해요!”


역대 한국인 아마추어 계약금 중 순위로 따져도 공동 5위에 해당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메츠가 선호에게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1단계는 넘었네.>

‘드디어 넘었네요.’


이제 남은 것은 메츠와 사인하는 것 밖에 없었다.


*


[메츠와 130만 달러에 계약한 선호! 역대 아마추어 계약금 3위!]

ㄴ 진짜 메이저리그 가네.

ㄴ 올해 초부터 메이저리그 노래를 불러서 계약금 더 받아내려고 하나 싶었는데 그냥 메이저리그에서 130만 달러 받아버리네 ㄷㄷ

ㄴ 올해 지배한 게 선호니까 그럴만함. 근데 130만 달러는 좀 오버페이 같은 느낌.

ㄴ 130만 달러면 진짜 팀의 주축이 되어줄 거라고 기대하는 건데 뭘 믿고 130만 달러를 질렀지? 고작 몇 달 활약한 게 다인데?


[직접 선호를 맞이한 마이스 블랙(메츠 아시아 스카우트 팀장), ‘그는 메츠의 미래를 이끌어갈 재능이다. 2015년의 화려했던 투수진을 다시 부활시켜줄 주축.’이라며 극찬!]

ㄴ 양키 놈들 립서비스에 속는 사람 없지?

ㄴ 양키는 옆집인데요 엌ㅋㅋㅋㅋㅋ

ㄴ 아오 아재···.


[‘메츠를 어메이징하게 만드는 것이 내 목표'라 밝힌 선호. 어메이징 메츠의 재림?]

ㄴ 어메이징 메츠 ㅇㅈㄹ ㅋㅋㅋㅋ

ㄴ 2022, 2025의 100승 넘기고 와카딱은 진짜 어메이징하긴 했는데.

ㄴ 솔직히 내 인생에서 그걸 두 번 볼 줄은 몰랐음. 그것도 같은 팀으로.

ㄴ 얘 자신감 진짜 쩌네.

ㄴ 메츠 어쩌구 하기 전에 메이저리그 올라가기나 하셈 ㅋㅋㅋㅋ

ㄴ 위에서 조롱해도 나는 선호 응원함. 진짜 잘할 거 같음.


*


메이저리그 행을 결정짓고나서 가장 좋아하신 건 역시 선호의 아빠였다.


“크하하하! 우리 아들이 메이저리그! 메이저리그에 간다! 그것도 메츠에 간다고! 하하하하하하!”


과거 뉴욕에서 한식이 잘 된다는 말을 듣고 잘 되던 곰국집을 접고 뉴욕에 날아갔다가 쫄딱 망한 경험이 있는 아빠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것이 바로 뉴욕 메츠였다고 한다.

양키스가 지배하는 뉴욕에서 월드시리즈까지 갔던 메츠처럼, 백인들이 지배하는 미국에서 동양인이 살아남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가 선호가 메이저리그에 처음 관심을 가지고, 메츠의 팬이 되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아들, 미국 가서도 밥 꼭 잘 챙겨먹어야 한다. 알았지? 돈 필요하면 바로 말해. 부모님 돈 없을까봐 걱정하는 건 아니지? 우리 곰탕 집 얼마나 잘 되는지 알지?”


엄마는 항상 그렇듯이 밥 걱정부터했다.

선호도 집에 돈이 별로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지역에서 소문난 곰탕집을 운영하기에, 엄청난 부자는 아니어도 나름 돈이 넉넉히 있다고는 알고 있었다.

회귀 전에는 모아둔 돈으로 해외여행도 자주 다니셨었다.


“내 제자 중에 메이저리거가 나왔네! 하하하하하!”

“가서도 잘 해라.”


감독님은 기뻐했고, 장원석은 축하해줬다.

그 외의 다른 야구부원들은 놀라기도 하고 축하하기도 했고, 선호도 그냥 적당히 고맙다고 말해줬다.


메이저리그 행이 확정되고 나서 바로 미국으로 날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입단식 이후에도 고교리그는 꾸준히 진행되었다.


참여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역시나 호섭고등학교가 믿을 수 있는 카드는 선호 말고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거의 확실하게 1승은 가져올 수 있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어차피 호섭고 야구부에서 성적에 목을 매는 사람은 없었기에 그렇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애초에 선호도 성적에 관심 없었다.

그보다 더 관심 있는 것은 최근에 잡히기 시작한 커브의 제구.

항상 홈플레이트 쪽으로 떨어트리기만 했던 커브의 로케이션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계속 존 아래 보더라인으로 넣는 연습을 해왔다.


“아··· 계속 뭔가 아쉽네. 존 안으로 들어오긴 하는데 너무 튀는데요?”

<아직 손에 안 익어서 그래. 일단 1차 목표는 존 안에 넣는 걸로 하고, 떨어트리는 거랑 구분 어렵게 하는 건 나중에 해결하자고.>


커브 특유의, 처음 손에서 떠났을 때 뽕 하고 튀어오르는 움직임이 홈플레이트로 떨어질 때랑, 존 하단에 집어넣을 때랑 차이가 있었다.

눈이 꽤 좋은 타자들이라면 충분히 보고 반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선호는 그 조차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톰 시버는 일단 이 정도면 써먹기에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모든 타자들의 눈이 좋은 것도 아니고, 일단 커브일 때 존 안으로 넣을 수도 있다는 선택지가 생기는 것 자체가 아주 중요했었다.


몇 주 뒤.


[칭호 ‘이게 들어오네(커브)’를 획득했습니다.]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에 더 쉽게 넣을 수 있습니다.]


선호가 새로운 칭호를 획득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창이 떴다.

훈련장에서 커브만 주구장창 던진 결과였다.


<이제 투 피치는 어느 정도 되겠네.>

“아직 멀었죠. 적어도 메이저리그에서 제대로 활약하려면 구종 4개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톰 시버는 선호의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보고 두 가지 생각을 했다.

하나는 기특함.

메츠에 입단했다는 1차적인 목표를 달성하고도 아직도 성장을 갈구하는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어이없음이었다.


‘너 정도 공이면 투 피치 투수로도 불펜에선 충분히 성공할 거다.’


아직도 자신의 공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모르는 것 같아서 든 생각이었다.


*


“여기는 언제 와도 거지 같네 진짜···.”


존 F. 케네디 공항의 악명은 여전했다.

터미널은 너무 오래되었고, 사람들은 너무 많아 치이고 다녔으며, 입국 심사는 더럽게 깐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호의 입가에는 미소가 달려있었다.


<그렇게 좋냐?>

“당연히 좋죠. 제가 앞으로 뛸 뉴욕에 왔는데. 그리고 따지고보면 다시 돌아온 거잖아요? 미국으로. 다만, 그때와는 달리 이제는 메츠의 마이너리거로서 온 거지만요.”


이제 다음 목표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빠르게 넘기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것이다.

겸사겸사 자신이 돌봐줬었던 선수들도 성장시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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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커쇼와 두 번째 포x몬 - 3 +4 24.06.22 2,177 4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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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더 위로 - 3 +2 24.06.19 2,515 61 13쪽
20 더 위로 - 2 +4 24.06.18 2,636 56 13쪽
19 더 위로 - 1 +2 24.06.17 2,810 65 12쪽
18 새 친구의 고민을 해결하자 - 2 +7 24.06.16 2,895 63 13쪽
17 새 친구의 고민을 해결하자 - 1 +1 24.06.15 3,053 63 11쪽
16 알테니 스킵 - 3 +1 24.06.14 3,195 55 12쪽
15 알테니 스킵 - 2 +1 24.06.13 3,284 62 13쪽
14 알테니 스킵 - 1 +1 24.06.12 3,374 59 13쪽
13 꿈의 무대로 다시 한 번 - 3 +2 24.06.11 3,434 61 12쪽
» 꿈의 무대로 다시 한 번 - 2 +1 24.06.10 3,541 63 12쪽
11 꿈의 무대로 다시 한 번 - 1 +1 24.06.09 3,628 70 13쪽
10 여기서 잘해서 메츠 가겠습니다 - 2 +1 24.06.08 3,606 69 13쪽
9 여기서 잘해서 메츠 가겠습니다 - 1 +2 24.06.07 3,657 68 12쪽
8 고교 무대 정도는 재패해야지 - 3 +2 24.06.06 3,683 74 12쪽
7 고교 무대 정도는 재패해야지 - 2 +4 24.06.05 3,716 6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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