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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우승하려고 회귀한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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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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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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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발전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 – 1

DUMMY

발전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 – 1




선호의 활약과 더불어서 메츠 선발진의 안정감이 돌아오자 여름의 메츠는 쭉쭉 달려가기 시작했다.


[여름의 메츠는 강하다! 선호 합류 이후 15승 5패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문을 두드리는 뉴욕 메츠!]


[메츠의 상승세 원인은? 선호의 합류 이후 안정된 선발진, 꾸준했던 타격, 포수의 리스크를 모두 해결한 클린지의 합류.]


[4경기 23.2이닝 5실점으로 좋은 흐름을 보여주는 선호! 과연 앞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선호의 최근 경기 5.2이닝 3실점. 무너지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불운인가?]

ㄴ 약간 운이 없기도 했고, 포심이 좀 몰리기도 하더라.

ㄴ 지금 아메리칸 리그에서 타격 제일 강한 팀 중 하나인 오리올스 상대로 이 정도면 선방한 거 아님?

ㄴ 잘한 거긴 하지. 오리올스가 지금 팀 OPS 3위인가 그럴 걸?

ㄴ 좌타자 상대로 포심하고 커브만 써야하는데 포심이 몰리니까 그대로 무너지네.

ㄴ 이 정도로 무너졌다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지 않나? 그냥 관리 차원에서 일찍 빼준 거 아님?

ㄴ 좆선호 드디어 거품 빠지네 ㅋㅋㅋㅋㅋㅋ 포심 구속 빠르면 뭐하냐고 던지는 족족 다 처맞는뎈ㅋㅋㅋㅋㅋㅋㅋ

ㄴ 이 새끼는 선호한테 처맞았음? 왜 이렇게 나대냐.


*


투수로 살다보면 이런날도 있고 저런날도 있는 법이다.

그건 선호도 잘 알고 있었다.

마이너리그에서 계속 맴돌 때, 선호가 모든 경기를 망친 것도 아니었다.

가끔 포심하고 스위퍼가 긁혀서 좌타자도 백도어 스위퍼에 꼼짝 못하고 당해버려 7이닝 무실점을 할 때도 있었다.

그리고 지난 경기처럼 포심이 좀 몰려서 망하는 경기도 있는 법이다.


포심이 몰린다는 건 사실 그만큼 전완근 힘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전완근의 힘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게 제구와 회전수다.

구속이 아무리 좋아도 이 두 부분이 영향을 받으면 구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구위에는 제구도 포함되니까.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메츠의 상승세 덕분에 메츠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진출할만한 성적을 내고 있었다.


지구 우승은... 솔직히 좀 힘들어보였다.

필리스랑 브레이브스가 질주를 멈추지 않아서.


그래도 내셔널리그에서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도전할만한 팀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팀이 메츠이긴 했다.


‘포스트 시즌만 가면 어떻게든 이길 수 있어. 한 번 가보자, 포스트시즌!’


*


메츠 팀과는 별개로 선호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정을 거치고 있었다.


선호는 우완투수였다.

사용하는 구종은 포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우완 정통파 투수라고 부를만한, 딱 적당한 구종을 가진 투수였다.


하지만 약점이 있었다.

바로 체인지업의 구위가 다른 구종들에 비해서 약하다는 것.

지지난 경기, 파드리스 전에서 안타를 주로 맞은 구종은 체인지업이었다.

오히려 90마일 초반대의 느린 포심은 타자들이 별로 생각하지 않는 타이밍인지 땅볼이 자주 나왔지만, 80마일 후반 정도의 체인지업은 타자들이 자주 보는 체인지업 구속이라서 그런지 미리 타이밍을 읽고 때리는 타자들이 종종 있었다.


선호의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우투수가 좌타자를 상대할 때 가장 좋은 구종은 역회전성 구질을 가진 공이다.

싱커(투심), 체인지업, 스플리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추가로 스크류볼도 있긴 하지만, 이건 사실상 사라진 구종에 가까웠다.


이 중 선호가 던지는 공은 하나도 없었다.

선호가 좌타자를 상대할 때 슬라이더는 던질 수 없었다.

백풋 슬라이더나 백도어 슬라이더로 활용할 순 있겠지만, 선호의 슬라이더는 구위가 워낙 좋아서인지 제구가 말썽인 경우가 잦았다.

그럼 던질 수 있는 구종이 포심과 커브, 체인지업만이 남는데.

포심과 커브가 긁히는 날이라면 그 2가지 만으로도 좌타자에게서 아웃카운트를 잡는데 충분하지만, 둘 중 하나가 영 좋지 않다면 체인지업까지 사용해야할 수도 있었다.

체인지업의 구위는 영 좋지 않으니, 결국 좌타자에게 맞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지난 경기가 딱 그랬다.

오리올스의 가누얼 리주는 미래의 외야수 실버 슬러거 타자였다.

보통 강한 타자들이 코너 외야수로 가서 체력을 보존한다는 걸 생각한다면 외야수 실버슬러거는 사실상 그 시즌에 가장 강력한 빠따를 가진 타자라는 의미였다.

리주에게 몰린 포심을 던졌을 때, 리주가 참아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그 뒤에 그 다음에 던진 체인지업을 후려 쳐서 투런 홈런을 만들었을 때는 정말 미웠다.


아무튼.


패턴의 다양화를 위해서든,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서든.

선호에게는 새로운 구종이 필요했다.


*


“너한테 스플리터라. 좋은 선택이지.”


닉 브라이언트는 꽤 좋은 투수 코치였다.

닉의 유능함을 알려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개스터 래리를 메츠의 에이스로 만든 것이다.

웬만한 능력치가 평균 이상이긴 했지만, 그저 애매한 메이저리그 투수로 남을 뻔한 래리에게 다양한 구종을 장착시킨 사람이 닉 브라이언트였다.


‘이렇게 유능한 사람이 많았는데 대체 메츠는 왜 망했던 건지 원.’


휘건을 조지고, 휘건의 몰락을 만든 장본인은 막상 왜 메츠가 망했는지 몰랐다.


닉 브라이언트에게 선호는 자신의 약점과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 역회전성 공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아주 좋아. 이렇게 머리를 쓸 수 있는 놈이 투수가 되어야 한다니까. 아니면 그냥 빡대가리라서 포수가 말하는대로 던질 수 있는 놈이거나.”

“하하하....”


닉 브라이언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서서 손짓을 했다.

선호도 그 손짓에 같이 일어서서 훈련장으로 향했다.


“아직 네가 도움을 요청하지 않긴 했지만, 일단 꾸준하게 네 투구 패턴을 분석하고 있었지.”


닉 브라이언트는 뭔가 복잡해보이는 프로그램이 깔린 컴퓨터를 딸깍이더니 선호에게 자료를 보여줬다.

선호가 아무리 에이전트 일을 했다곤 하지만, 이런 복잡한 자료까지 해석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대충 설명하자면, 원래 너는 삼진을 노리는 피칭을 했었지. 그렇지만 지지난 경기, 그러니까 파드리스 전부터는 네가 땅볼을 노리는 피칭도 추가한 것처럼 보였어. 맞지?”

“네 맞아요. 래리에게서 다양한 패턴이 중요하다고 들어서요. 둘 다 필요한 피칭이긴 한데, 여태까지는 이걸 확실하게 구분하지 않고 그냥 던졌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이 둘을 확실하게 구분하려고요. 구종이나 코스 같은 것은 타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마음가짐이라고 해야할까요. 삼진을 노리다가 땅볼이 나오는 건 좋은 게 아니고, 땅볼을 노릴 때 땅볼이 나와야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맞는 말이야. 삼진을 노리는 피칭을 하다가 얻어 맞는 건 절대 좋은 신호가 아니니 말이야.”


닉 브라이언트는 선호가 자신의 공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마음에 들었다.


“이 둘을 가볍게 비교하자면, 삼진을 노리는 피칭에서는 슬라이더, 땅에 떨어지는 커브, 그리고 강속구가 많고. 땅볼을 노리는 피칭에서는 존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커브, 구속 조절한 포심이 많군.”

“맞습니다.”


닉 브라이언트는 역시 능력 있는 코치답게 선호의 피칭을 금세 분석해냈다.


“여기에 좌타자를 상대로 던질 수 있는 스플리터가 사실상 체인지업을 대체하겠구만.”

“네. 서클 체인지업은 제 손에 안 맞는 것 같더라고요. 누가 잘못 알려줘서.”

<크흠! 누가 잘 못 알려줘! 내가 던진 게 최고의 체인지업인데!>


닉 브라이언트는 선호가 살짝 웃는 모습에 ‘얘도 이상한 놈인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긴 했지만 일단 넘어갔다.

투수 중, 아니 야구 선수 중 미친 인간이 한 둘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 선발 투수는 정말 미친 녀석들 소굴이었다.


‘미쳐야 저 마운드의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저 마운드의 압박감 때문에 미치는 건지....’


“크흠! 일단 네가 알고 있는 스플리터 그립을 한 번 잡아봐라.”

“넵!”


스플리터 그립은 단순하게 설명하면 손가락 사이를 찢는 것이다.

‘벌렸죠? 스플리터예요.’라는 해설자의 멘트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그대로 한 번 던져봐라.”


팡!

팡!


선호의 손 끝에서 나온 스플리터는 밋밋했다.

일단, 가장 중요한 역회전 움직임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면 종으로 떨어지는 구종이라는 점에서 커브랑 거의 같은 건데, 굳이 쓸 이유가 없었다.

선호의 커브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커브였다.


“그러면 여기를 살짝 벌려서, 그렇지. 검지 중지로 포심을 던진다고 생각을 하고.”


팡!

팡!


“흐음... 이게 아닌데. 다시.”


팡!

팡!


“흐으음....”


점점 닉 브라이언트의 흠 소리가 길어졌다.


선호는 이게 안 좋은 징조라는 것을 알았다.


“아쉽네. 스플리터가 안 맞는 건가?”


아무리 좋은 투수라고 하더라도 모든 구종을 다 잘 던질 수는 없었다.

선호는 좋은 투수였지만, 아쉽게도 스플리터에는 재능이 없는 모양이다.


“그럼 차라리 서클 체인지업을 다시 배워보자. 이건 어때?”

“그것도 좋아요. 저는 어떻게든 역회전 성 공을 배워서 좌타자 상대를 더 편하게 했으면 좋겠어서 코치님한테 온 거니까요.”


기존에 배웠던 감각 말고, 새롭게 다시 배우면 서클 체인지업이 좋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제안해봤지만.


팡!

팡!


“이것도 썩....”

“그, 그럼 아예 새끼 손가락으로 튕기는 느낌은 어때? 이런 식으로 페드로가 자주 던졌거든.”

“페드로요? 페드로 마르티네즈?”


선호는 페드로가 던졌다는 서클 체인지업에 혹했지만.


“전부 감이 하나도 안 잡히네....”


선호는 서클 체인지업에 재능이 없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말았다.


“쩝... 아쉽네요. 그러면 일단 이쪽은 나중에 해결하기로 하고....”

“잠깐.”


선호는 뒤를 돌아 입을 연 사람의 얼굴을 확인했다.


“래리?”

“새 구종 배우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내가 도와줄까?”


개스터 래리는 웬만한 구종은 모두 던진다고 할 정도로 구종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그런 베테랑이 도와준다고 하면 언제든 땡큐지.


“내가 볼 때 너는... 스플릿 체인지업이 가장 나은 것 같다.”

“네?”


스플릿 체인지업?


<오, 그게 있었구만. 왜 그걸 생각 못했지?>


“그래. 그것만 익히면 너도 좌타자들을 밥으로 만들 수 있을 거다.”


*


로스엔젤레스 다저스는 가장 진보적인 팀 중 하나였다.

가장 먼저 흑인 선수를 쓰기도 하고, 가장 먼저 분석의 중요성을 알게된 팀 중 하나였다.

그들은 절대 상대 팀 분석을 소홀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선수들도 그런 분석 자료를 활용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메츠와의 4차전에 선호가 올라올 예정이죠.”

“그렇습니다. 꽤 잘하는 투수죠.”


다저스의 분석관들은 상대가 신인이더라도 철저하게 준비했다.

선호.

신인이라고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분석관들의 눈에는 정말 좋은 투수였다.

삼진률도 높았고, 로케이션도 중앙이 아니라 보더리안에 몰려있었다.

구속 조절이 가능한 강속구에다가 최고 수준의 커브까지.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귀찮은 요소들이 모두 몰려있었다.


단,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좌타자에게 피OPS가 유의미하게 증가합니다.”

“오리올스 전에서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게 드러났죠. 좌타자에게 맞은 안타만 5개였습니다.”

“그렇다면 좌타자를 최대한 많이 채워넣는 게 좋겠군.”

“그렇습니다.”


다저스의 분석관들이 이렇게 철저히 준비하고 있는 동안.


팡!

팡!


“오!”

“이건 괜찮네.”


선호는 스플릿 체인지업을 익히고 있었다.


“좌타자 녀석들도 이제 선호 상대하기 쉽지 않겠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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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전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 – 1 +2 24.07.03 2,389 67 12쪽
34 정착 성공 - 3 +8 24.07.02 2,496 68 12쪽
33 정착 성공 - 2 +1 24.07.01 2,630 75 12쪽
32 정착 성공 - 1 +7 24.06.30 2,820 69 13쪽
31 타도 필리스 - 2 +2 24.06.29 2,858 84 13쪽
30 타도 필리스 - 1 +7 24.06.28 2,951 96 14쪽
29 과감한 결단 - 3 +5 24.06.27 3,025 93 12쪽
28 과감한 결단 - 2 +6 24.06.26 3,111 86 13쪽
27 과감한 결단 - 1 +3 24.06.25 3,194 84 13쪽
26 커쇼와 두 번째 포x몬 - 5 +7 24.06.24 3,201 86 13쪽
25 커쇼와 두 번째 포x몬 - 4 +5 24.06.23 3,302 94 13쪽
24 커쇼와 두 번째 포x몬 - 3 +8 24.06.22 3,378 71 13쪽
23 커쇼와 두 번째 포x몬 - 2 +5 24.06.21 3,563 74 13쪽
22 커쇼와 두 번째 포x몬 - 1 +7 24.06.20 3,801 91 12쪽
21 더 위로 - 3 +5 24.06.19 3,790 91 13쪽
20 더 위로 - 2 +6 24.06.18 3,933 85 13쪽
19 더 위로 - 1 +4 24.06.17 4,136 99 12쪽
18 새 친구의 고민을 해결하자 - 2 +11 24.06.16 4,208 97 13쪽
17 새 친구의 고민을 해결하자 - 1 +2 24.06.15 4,399 96 11쪽
16 알테니 스킵 - 3 +2 24.06.14 4,572 90 12쪽
15 알테니 스킵 - 2 +5 24.06.13 4,672 100 13쪽
14 알테니 스킵 - 1 +2 24.06.12 4,787 93 13쪽
13 꿈의 무대로 다시 한 번 - 3 +7 24.06.11 4,862 100 12쪽
12 꿈의 무대로 다시 한 번 - 2 +5 24.06.10 5,016 103 12쪽
11 꿈의 무대로 다시 한 번 - 1 +4 24.06.09 5,144 112 13쪽
10 여기서 잘해서 메츠 가겠습니다 - 2 +2 24.06.08 5,151 10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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