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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쿡 님의 서재입니다.

내 머릿속 공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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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쿡
작품등록일 :
2024.01.15 10:31
최근연재일 :
2024.04.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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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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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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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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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강릉(4)

DUMMY

“무조건 살려서 들여보내야 돼.”


“그런다고 방어막을 풀 수는 없잖아?”


문제가 있었다. 지금 마물 대응센터를 공격하고 있는 건 정부의 정규군이었다.

생존자들이라면 아군이라 생각하고 다가갈게 뻔했다.


“근데 저놈들도 세뇌당한 건가?”


“군인들?”


“그래. 우리야 유월이니까. 적이니 죽이려 드는 거지만 민간인을 쏠 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문제야. 저들을 우리가 확보하지 못하면 말짱 꽝이야. 군인들이 확보하게 두면 안돼.”


“왜? 살아서 저들이 이곳에 있던 이야기를 한다면···”


“그렇게 되겠냐. 붙잡아두고 있다가 국제연맹에서 재판을 받아야 돼.”


세상은 유례없이 분열되고 있었다. 각성자와 비각성자로 나뉜 인간이 서로를 적대할 건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그렇기에 각성자들은 연맹을 만들고, 그 어느 때보다 ‘정의’와 ‘연대’를 부르짖고 있었다.

만약 임한수가 자신의 야욕을 위해 비각성자들을 떼죽음 시킨 사실을 알게 된다면 국제연맹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슬슬 군인들 눈에 들어왔겠어. 이제 선택해야 돼.”


방어막을 풀고 저들을 확보하느냐. 아니면 이곳 마물 대응 센터를 지킬 것이냐.

이곳을 지키는 결계는 1등급 마물을 상정하고 만든 대결계였다. 쉽게 껐다 켤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방어막을 풀면 다시 키는데 30분 정도가 필요했다.


“30분간 방어하는 게 가능한가?”


각성자가 직접 마법으로 방어막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지만 저 정도 공세를 30분이나 막아내는 건 어려웠다.


“쉽지 않지. 그래도 해야 돼. 여기 당장 옮길 수 없는 증거가 너무 많아.”


지금도 건물 내부에선 마물 대응팀 놈들이 폐기하려던 자료들을 복구하고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만약 건물이 폭격당한다면 저 예민한 장비들은 조금도 버티지 못할 거다.


하지만 그럼에도 선택은 강요됐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

전산에 남겨진 증거냐. 아니면 살아있는 증인들의 목소리냐.


“풀어. 최대한 막아봐. 내가 가서 데리고 올게.”


“철진. 괜찮겠어?”


“해봐야지.”


“좋아.”


결계 안에 있는 유월의 인원은 모두 17명. 그중 방어막을 만들 수 있는 마법사는 총 7명.

이곳을 폭격하고 있는 군인의 숫자는 대략 1천2백명.

탱크 17대. 전투기 7대. 전술헬리콥터 2대.

미사일이 없는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상황.

아무리 물리력에 큰 힘을 발휘하는 마력이라도 어려운 상황에서 방어막이 빛을 잃어갔다.


“모두 방어막 전개!”


조세은을 필두로 다양한 색의 방어막들이 5층짜리 마물대응센터 전면을 가로막았다.

동시에 기회라 여긴 군인들은 화력을 집중하여 포격을 시작했다.


콰광! 콰과광!!


“간다!”


이철진은 바닥을 박차고 달려나 갔다.

[도화강사선(圖畫江沙線)]

[제 5식 선풍주(旋風走)]


발바닥에서 바람이 분다. 날 듯이 움직인 이철진은 순식간에 생존자들 앞에 섰다.

놀란 생존자들이 경계하며 주춤거렸다.


“저는 유월의 일원인 이철진입니다. 생존자들이시죠?”


“유, 유월? 그 반란군 놈들이라고?”


“미친··· 저놈들이야. 저놈들이 쥐새끼들을 뿌린 게 분명해!”


이게 아닌가. 반응이 시원찮았다.


“아, 본래는 검은 두더지의 경비대 소속이었습니다. 국가 소속이었죠.”


“경비대에서 탈출해 변절자가 된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뒷걸음질이 점점 빨라졌다. 뭔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믿지 못하시겠지만 강릉을 이지경으로 만든 건 정부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게이트국이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마물 대응 센터에서 아무것도 안 한 건 알고 있나요? 지금 유월의 사람들이 조사 중입니다. 게이트국이 벌인 일인건 확실합니다.”


“······그래서요? 왜 저희를 가로막았죠?”


“저희와 함께 가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군대에 다가가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콰광! 쾅!


멀리 마물 센터에 폭격이 떨어지고 있었다. 화려하게 피어나는 불꽃과 폭음에 잠시 대화가 끊겼다.

털보는 여전히 경계를 풀지 않으며 말했다.


“직접 가서 보겠습니다.”


“위험할 겁니다. 죽을 수도 있어요.”


“반란군을 믿는 것보다는 낫겠죠.”


“휴우··· 이러시면 어쩔 수 없이 강압적이 될 수밖에 없어요. 믿기 어렵겠지만 저희를 따라가면 결국 다 이해하게 될 겁니다.”


시간이 없었다. 인원이 많지만 두어 명 제압하고 위협한다면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릴 어쩔 셈입니까?”


털보가 경계하며 뒤로 물러나는 순간.

번뜩이며 무언가 날아들었다.


[도화강사선(圖畫江沙線)]

[제 1식 회선(回旋)]


바람처럼 날아든 이철진이 생존자들을 노리고 날아든 비수들을 모조리 쳐냈다. 바람에 휩쓸리듯 비수는 멀리 비껴나갔다.


“뭐, 뭐야?!”


당황한 젊은 남녀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둘을 시작으로 모두가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비수가 날아온 반대방향, 포탄이 떨어지고 있는 곳을 향해서였다.


“안돼!”


“안되긴 뭐가 안돼?”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옆에서 튀어나와 칼을 휘둘렀다.

검을 빼들어 막아내자 칼에 담긴 묵직함이 느껴졌다. 보통 마력이 아니었다.


“청무대의 암살자냐.”


“그래. 내 동생이 크게 신세를 진 모양이던데.”


“오드에게 당한 놈 말이군. 이마에 살인자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머저리 청부업자말이지?”


“흐흐흐. 맞아. 병신 같은 동생 놈이지. 아파 죽을라고 하던데 말이야.”


“그래? 나는 머리에 그런 걸 써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흐흐흐.”


다시 칼이 번뜩이며 다가왔다.


쾅! 쾅! 쾅!


쇠붙이가 만나 나는 소리라고는 믿기 어려운 묵직한 소리가 났다.

힘을 끌어모아 한번에 타격하는 스타일이었다.

속도는 느렸지만 피하긴 어려웠다.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벗어나기 어려운 방위로 오는 칼날은 직접 막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뭐가 이렇게 빡세?’


고작 경비대 출신이지만 실력은 자신 있었다. 멈추지 않고, 탐험을 계속했다면 가장

앞서서 탐험 중인 선발대였을게 분명했다.

그렇기에 당황스러웠다. 저 암살자 놈이 2등급 던전에서 탐험할 정도란 말인가.


쾅! 쾅!


“젠장!”


도무지 벗어날 수가 없었다. 속도는 훨씬 빠르다고 자부했지만 자석에 들러붙은 듯,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상대의 칼질 밖으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 생존자들은 빠르게 멀어졌다. 생각보다 달리기가 빨랐다.


“세은아. 나 잠깐 빠질게.”


“응? 맘대로 해! 어차피 하는 것도 없었잖아!”


기를 쓰고 방어막을 펼치며 소리치는 조세은.

김두한은 그녀를 옆에서 보호하다 어쩔 수 없이 걸음을 옮겼다.

떨어지는 포탄을 향해 달리고 있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멀리선 누군가와 싸우고 있는 이철진이 보였다.


“암살자들이 온 모양인데.”


“맞아.”


“···!”


푹!


간신히 팔을 들어 막았다. 아니면 심장이 뚫렸을 일격이었다.


“오오? 생각보다 빠르네.”


김두한의 팔뚝에 박힌 얇은 세검을 뽑아낸 여성이 두 걸음 물러나며 말했다.

김두한의 대검이 닿는 거리를 살짝 벗어나는 위치였다.


“날카롭구나. 청무대에서 사람을 많이 보냈나 봐?”


“그래. 꽤 많이 왔지. 너희 모두를 죽일 정도로 말이야.”


여성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보호막을 전개 중이던 마법사들을 보호하던 이들이 내뱉는 단말마였다.


“크억···”


“암살자다!”


보호막이 흔들렸다. 출렁이는 보호막 위로 지치지도 않고 포탄이 쏟아지자 조세은이 왈칵 피를 토해냈다.


“카악. 퉷. 이 새끼들이···”


“조팀장! 보호막 풀고 싸워야 해!”


어쩔 수 없다. 건물은 붕괴하고, 증거는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우선이었다. 동료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증거는 없었다.


“후우··· 알고 있어. 모두 암살자와 싸운다!”


보호막이 풀리며 건물 전면에 포탄이 꽂혔다.


콰광! 쿠구궁!


단숨에 무너지는 건물을 뒤로하고 유월의 인원들은 청무대에서 온 암살자들을 상대했다.

인원은 더 많았으나 실력은 적이 더 뛰어났다. 거기다 기습을 당한 상태로 시작한 전투였기에 상황은 암울했다.


“조팀장. 막고 있을 테니 애들 대피시켜. 철진이랑 합류해서 뒤로 빠지자.”


“······으득.”


조세은이 이를 갈았다. 쓰러진 동료들과 크게 다친듯한 김두한을 버리고 도망쳐야 한다니.

하지만 모두를 살리려다가 모두가 죽을 수도 있었다.


“안돼! 수연아!”


망설이는 사이 한 명이 더 쓰러졌다.

빗발치는 포격과 건물이 무너지는 사이로 쓰러지는 동료들.

조세은은 이를 악물고 외쳤다.


“모두 물러난다! 건물은 포기해. 쓰러진 사람도 포기한다.”


쓰러진 동료를 두고 눈물을 흘리며 하나둘 조세은의 곁으로 모였다. 청무대의 암살자들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사냥감을 쫓듯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시간을 벌 테니 이철진에게 합류해.”


“팀장. 내가 남을게.”


“아니, 내가 시간을 끌 테니···”


“닥치고 다들 내 말 들어.”


조세은은 마력을 끌어올렸다. 강력한 일격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쿵!


누군가의 등이 보였다.

인간이라기엔 너무 거대한 등엔 셀 수 없는 흉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저 정도의 흉터를 짊어지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조세은이 아는바론 단 한 명뿐이었다.


“오드!”


“저번에 본 녀석과 비슷해 보이는 놈들이군. 다들 얼굴에 이름표를 새기고 싶은 모양이야.”


이주원에게 시간을 너무 쓴 모양이다. 본대 쪽은 안전하리라 생각했는데.


“결계는?”


“생존자들 때문에 풀었어.”


“그랬군.”


멀리서 달려오던 생존자들은 오드를 보고 멈춰 섰다.

적이라 생각한 유월과 자신들을 살려준 오드가 함께 있는 것을 보니 혼란스러웠다.


“일단 저것들을 정리하고 이야기하자.”


퍽! 퍽!


오드의 움직임엔 거침이 없었다.

오드가 등장한 순간부터 긴장하고 있던 적들이었지만 제대로 반응도 못하고 있었다.


폭탄 맞은 것 같은 머리를 한 남자의 면상에 주먹을 꽂고, 다시 뒤돌아 앞발차기를 날려 달려드는 남성을 차버렸다.

멀리서 날리는 비수와 독침은 그냥 몸으로 때웠다.

그나마 위협적으로 보이는 얇은 세검은 손바닥으로 후려쳐서 날려버렸다.


“으앗!”


끝까지 세검을 놓치지 않은 여성은 수십 미터를 날아갔다.


나는 일부러 적들을 군인들을 향해 쳐냈다. 어쨌든 아군이니 발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딱히 그렇진 않은 모양이었다.


“발포해라! 모두 사살해!”


투두둑! 투두두두!


아무렇지 않게 총을 쏴대는 걸 보니 말이다. 물론 저걸 맞는다고 죽지는 않겠지만.


“결계는?”


“아직 17분 남았어.”


“내가 막고 있을게.”


나는 암살자들을 모두 날려버리고는 군인들을 향해 다가갔다.

눈앞에서 벌인 전투를 본 군인들의 총구는 모두 나를 향하고 있었다.


“저 괴물이 다가오지 못하게 해라!”


“본부, 전투기 지원 바란다. 타격 지점은···”


탱크의 포탄이 날아오고, 헬기의 미사일도 날아왔다.

몸을 두드리는 수많은 포탄과 총알들을 나는 가볍게 맞아주었다.

마력이 담기지 않은 이런 가벼운 공격들은 이젠 고통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많이 맞은 모양이다. 통각이 마비가 됐나?


한참을 두드려 맞고도 그대로 서있자 군인들도 포격을 멈추었다.

잠시 소강상태가 됐을때.


“결계 작동할 거야. 돌아와!”


나는 재빨리 결계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 나를 보고도 군인들이나 암살자 놈들 모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넋이 나간 건가?

어쨌든 임무는 성공한 모양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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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강릉(5) 24.04.03 31 0 13쪽
» 강릉(4) 24.04.02 37 0 12쪽
50 강릉(3) 24.04.01 37 0 12쪽
49 강릉(2) 24.03.29 42 0 12쪽
48 강릉(1) 24.03.28 47 0 12쪽
47 유월(逾越)(7) 24.03.27 50 0 13쪽
46 유월(逾越)(6) 24.03.26 46 1 13쪽
45 유월(逾越)(5) 24.03.22 55 0 13쪽
44 유월(逾越)(4) 24.03.21 54 0 12쪽
43 유월(逾越)(3) 24.03.20 61 0 13쪽
42 유월(逾越)(2) 24.03.19 60 0 15쪽
41 유월(逾越)(1) 24.03.18 68 1 13쪽
40 5번방의 괴생명체 24.03.15 70 0 15쪽
39 음모(2) 24.03.14 74 0 15쪽
38 음모(1) 24.03.13 71 0 16쪽
37 랭커가 되다(3) 24.03.12 73 0 13쪽
36 랭커가 되다(2) 24.03.11 75 0 13쪽
35 랭커가 되다(1) 24.03.08 77 1 12쪽
34 새천년(2) 24.03.07 87 0 14쪽
33 새천년(1) 24.03.06 82 1 13쪽
32 침식당한 학교(2) 24.03.05 87 1 14쪽
31 침식당한 학교(1) 24.03.04 89 0 14쪽
30 두 번째 게이트 탐험(6) 24.03.01 93 0 14쪽
29 두 번째 게이트 탐험(5) 24.02.29 98 1 14쪽
28 두 번째 게이트 탐험(4) 24.02.28 103 1 14쪽
27 두 번째 게이트 탐험(3) 24.02.27 102 0 13쪽
26 두 번째 게이트 탐험(2) 24.02.26 11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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