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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시(錄始)의 서재

아날빛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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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록시(錄始)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5
연재수 :
1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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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16,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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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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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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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천계_혼들의 암표 거래

DUMMY

배웅문 가까이 다다르니 혼들이 웅성거렸다. 혼알판 사이 갈림길에 혼들이 모여 수런거렸다.


혼 하나가 주저앉아 통곡하고 있었다. 그는 몸집이 작은 남자였다. 그 옆에 두 명의 인도자가 난감한 얼굴로 서 있었다.


“억울합니다요. 값을 제대로 치렀단 말입니다!”

혼은 바닥에 앉아 가슴을 치다가 팔을 휘저으며 다리를 흔들었다.


사빈은 그가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다가갔다. 아무리 마고라도 마음숲의 혼을 일일이 기억하기는 어려웠다.


“아직 아니라니까요!”

빼액 내지르는 소리를 듣자 그의 이름이 기억났다. 찬믈이었다.


마음숲에 들어온 이후, 공방이나 학당에 나온 적도 없고 장터에도 어슬렁거리지 않았다. 모로매 온천에만 머물면서 눈에 띄지 않던 혼이었다.


‘찬믈은 굉장히 조용했는데···. 무슨 일이지?’

사빈은 혼들이 만든 울타리를 뚫고 가운데로 들어갔다.


사빈을 보자 찬믈은 다리를 모으고 앉았다. 무릎으로 기어가 그녀의 치맛자락을 붙잡았다.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마고님, 억울합니다. 분명히 순서를 바꿨다고요.”


사빈은 찬믈의 눈높이에 맞춰 앉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천천히 얘기해 봐요.”


사빈은 한 손은 찬믈의 어깨에 얹고 다른 손으로 상산대원 차미에게 손짓했다. 차미와 함께 서 있던 부루와 운와도 그 신호를 알아들었다.


삼인행의 대장인 운와가 모여 있는 혼들을 향해 돌아섰다.

“마고님이 오셨으니 돌아가시오. 장날을 준비하느라 손이 부족하니 그곳으로 가시오.”


차미도 놀뫼마당을 가리켰다.

“하늘열림날에 세웠던 등을 고쳐야 해요. 함께 가서 손을 보탭시다. 이번 장날에도 멋진 등불을 켜야죠!”


그녀의 힘찬 목소리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잉? 장날이지!”

“그 등불, 이번에도 켜나요?”


“그럼요. 검새공방과 소소공방에서 그렇게 고생했는데, 한 번만 쓰고 버리면 너무 아깝지요. 앞으로 장날마다 불을 켤 거예요.”

그녀는 혼들을 다독이며 줄을 세웠다.


차미는 앞장서며 뒤에 남은 운와와 부루에게 눈짓을 보냈다. 운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도 도와야죠.”

“그러게. 마고님이 오셨으니 그만 가자고.”

혼들은 차미를 따라 놀뫼마당으로 몰려갔다.


놀뫼마당에서 이즈막광장을 거쳐 얄리장터까지 초롱과 등롱이 이어져 있으니 다 살펴보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걸음마다 층층이 쌓아 올렸으니 그 숫자가 혼알방 숫자만큼 되었다.


맨뒤에서 따라가던 혼이 찬믈을 흘끗 바라보았다.

“쯧. 산돌에게도 선견자라고 속이더니, 찬믈한테도 그런 모양이네.”

“조심해야지.”


자신을 선견자라고 속이고 혼의 기운을 받아 가는 존재는 한 명뿐이다. 반인반천 단가람.


백하가 날카로운 숨을 내뱉었다.

“운와, 부루. 당장 이 사기꾼을 찾아내게. 곧 장날이니 너나들이에 섞여 왔을 거네.”


“예. 대감.”

운와와 부루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백하는 찬믈을 기다리는 두 인도자에게 다가갔다.

“사빈님에게 맡기고 잠시 기다리게.”


그는 한얼에게도 물러서라고 손짓했다.

“자네도 떨어져 있게. 사빈님에게 방해가 되니.”


한얼은 잠시 머뭇거리다 물러섰지만, 눈길은 사빈에게 박혀있었다.


그 사이 찬믈은 울음을 그치고 숨을 몰아쉬었다. 어깨를 늘어뜨리고 초점 없는 눈으로 고개를 숙였다.

“부잣집에 태어나게 해달라니까···, 다른 혼과 순서를 바꿔줬어요.”


사빈은 찬믈의 어깨를 다독였다.

“누가 그러던가요?”


“선견자라고 했어요.”

“그 선견자, 목덜미에 문신이 있죠? 동그라미 세 개가 연결된.”


찬믈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뒤쪽에 그런 문신이 있었어요.”


찬믈이 울먹였다.

“자기는 선견자이고,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을 모두 읽는 반인반천이라고 했어요. 제 기운을 나눠주면 순서를 바꿔준다고요.”


그는 소맷자락을 뒤져 종이 한 장을 꺼냈다.


누런 종이에는 다섯 성천을 뜻하는 다섯 개의 별이 있고, 알 수 없는 기호가 적혀있었다. 혼들에게는 그것이 날짜와 시간이라 보일 만했다.


백하가 종이를 받아 펼쳐보았다.

“마음숲에서는 이런 표를 쓰지 않소. 그 자는 혼알방의 기운으로 뭘 하는 거지?”


한얼도 누런 종이를 받아 뒤집어보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자신의 수명을 늘렸을 겁니다.”


그는 한쪽 무릎을 굽히고 찬믈 앞에 앉았다.

“이 종이와 바꾼 대가가 뭐였나?”


“그건 몰라요. 어쨌든 뭘 받아 갔으니 충분하다고 했어요.”

찬믈은 멍한 눈으로 축 늘어졌다.


한얼은 일어나 백하에게 종이를 돌려주었다.

“단가람은 인간세에서도 사기죄로 여러 번 갇혔습니다. 그곳에서는 다른 이름이지요. 그자의 목덜미에 있는 것이 죄인의 표식입니다.”


다른 인도자 하나가 손을 들었다.

“그자라면 나도 알겠소. 헌데, 벌써 수명이 다했나? 몇십 년 남았을 텐데?”


“여태껏 혼알방의 기운을 훔쳤다면 왜 몰랐지?”

두 인도자는 동시에 한얼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혼자 힘으로 기운을 받았을 겁니다. 기력이 쇠해지니 다른 혼의 도움이 필요했겠지요.”

한얼의 추측에 두 인도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것도 이상하네. 반인반천은 장날에만 드나들지 않나? 정해진 시간과 장소도 지켜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몸이 부서진단 말일세. 어떻게 다니지?”

인도자 중의 하나가 중얼거리듯 물었다.


“그러네. 혼알방을 돌아다니며 혼을 속이다니. 그런 능력은 또 어디서 구했을까?”

“천선계는 아닐 걸세. 반계라면 몰라도.”

인도자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찬믈에게는 그들의 말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억울하다고 울먹이며 웅얼거렸다.


사빈은 그의 하소연을 들으면서도 인도자의 말을 놓치지 않았다.

‘단가람은 너나들이와는 다른 길로 다녔을 거야.’


목이 콱 막혔다. 가슴이 답답했다.

‘그곳으로 다른 피천귀도 들어온다면···?’


찬믈의 어깨를 두드리는 사빈의 손이 떨렸다.

‘설마··· 이것도 마고가 바뀔 때 나타나는 혼돈?’


자신의 숨이 떨리는 것을 찬믈이 알아서는 안 된다. 사빈은 고개를 돌리고 숨을 들이마셨다.


배웅문 근처에 두 개의 형상이 어른거렸다.

한긋장벽의 구름에 가려 희미했지만, 눈에 익은 모습이라 바로 알 수 있었다.


‘예사달 할머니? 다훤 아저씨?’

사빈이 눈을 다시 뜨니 구름이 두껍게 흐르며 배웅문까지 덮어버렸다.


정신이 퍼뜩 들었다.

‘찬믈을 진정시키는 것이 먼저야.’


사빈은 휘파람을 불었다.

인도자와 차사가 버티고 있는 자리에서는 찬믈과 편하게 얘기하기 어려웠다.


혼알방 갈림길 옆으로 작은 나룻배가 다가왔다. 언뜻 보면 나룻배 같지만, 살아있는 생물이었다.


개울과 샛강을 흘러 다니며 혼을 태우기도 하고, 강에서 나는 풀과 이끼를 먹고 사는 신물, 휘나래였다.


사빈은 찬믈을 일으켜 세운 다음 그의 손을 잡고 휘나래 위로 사뿐히 내려섰다.


그녀가 휘나래의 옆구리를 두드리자 등껍질이 천막처럼 펼쳐졌다. 휘나래는 천천히 개울을 따라 흘렀다.


“찬믈, 무엇이 제일 두려워요?”

“배고프고 아픈 거요.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할까 봐 무서워요. 여기서는 배고프지도, 아프지도 않고 늘 평안하잖아요.”


찬믈의 눈에 다시 눈물이 고였다.

“왜 가야 하나요? 그냥 여기 있고 싶어요.”


휘나래가 요람을 흔들 듯 가볍게 몸을 흔들자 찬믈도 서서히 안정을 찾았다.

사빈은 찬믈이 완전히 평온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렸다.


“혼이 성숙해지려면 수련이 필요해요. 더 많이 보고 느끼고 깨닫기 위해 인간세를 수련장으로 삼았대요.”

사빈은 찬믈의 손을 잡고 토닥였다.


“부자로 태어난다고 다 가질 수는 없어요. 가난하게 태어났다고 마음까지 가난한 것도 아니에요. 찬믈이 마음먹기 달렸어요.”


“저도 알아요. 마음숲에 처음 왔을 때 마고님이 말씀해주셨어요.”

찬믈이 쓸쓸하게 웃었다.


“시련이 없으면 자랄 수 없다고요. 이겨내지 못할 고난도 없다고요. 그런데 그때는 왜 사기꾼 말이 진짜 같았을까요?”

“누구나 혼란스러울 때가 있어요. 선택을 앞두면 고민하게 되니까요.”


휘나래는 어느새 배웅문 가까이 이르렀다. 두 명의 인도자가 다른 혼들과 함께 찬믈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빈은 찬믈의 어깨를 두드렸다.

“두려움은 믿지 못하는 데서 생겨요. 자신을 믿어요. 부딪치면 해낼 수 있어요. 찬믈에게는 찬믈도 모르는 힘이 있어요.”


찬믈은 혼알판 사잇길로 올라섰다. 사빈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 그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말라붙어 있었다.


사빈은 찬믈이 인도자를 따라 배웅문을 넘어갈 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지켜보았다.


어느새 백하가 다가왔다.

“이번 장날에는 너나들이를 살펴봐야겠소. 단가람이 어디로 다니는지 알아내겠소.”

“예. 대감만 믿을게요.”


백하는 얼굴을 붉히며 배시시 웃었다.

“그렇소. 나만 믿으면 되오.”


“너나들이가 무엇입니까?”

어느새 한얼도 사빈 옆으로 바짝 다가왔다.


사빈이 대답하려는데 백하가 그의 옆으로 성큼 다가섰다.

“반인반천 상인들의 모임이오. 얄리장터 열림날이면 인간세의 물건을 팔지.”


“인간세의 물건도 팔리는군요.”

한얼은 사빈의 옆자리로 돌아가 섰다.


사빈은 아날빛숨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인간세에 성스러운 땅이 있어요. 대혼란 때 우주의 기운이 떠돌다가 거기 머물렀거든요. 그 땅에서만 자라는 약초가 있고, 그곳의 돌을 조각하기도 해요.”


“그렇군요. 반인반천은 모두 상인입니까?”

한얼의 질문에 백하가 험험 헛기침을 했다.

“알면서 묻는 건 예의가 아니지. 자네도 알지 않는가.”


한얼의 눈두덩이 불끈거려 사빈은 억지로 웃음을 참았다.


백하와 한얼이 함께 있으면 묘하게 힘이 맞붙었다. 부딪치면서도 어울리는 모양이 구경하는 사빈까지도 들뜨게 했다.


“무사도 있고, 학자도 있어요. 저도 반인반천이지만 무희였지요. 그래도 다른 이들은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어요. 인간세에도 성스러운 땅이 여러 곳 있으니까요.”


성스러운 땅 말고도 그들을 가르칠 천사와 선사도 있었다. 평범한 사람은 사람과 천사를 분간하지 못하지만, 반인반천은 구분할 수 있었다.


“천계에서 반인반천이 다닐 수 있는 곳은 마음숲 뿐이에요. 다른 곳은 하늘의 기운이 너무 맑고 강해 버티지 못해요. 마중길 가까이만 가도 서 있지 못하니, 더 나간다면 몸이 부서질 거예요.”


사빈의 말이 끝나자 백하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니 단가람이 어디로 다니는지 꼭 알아내야 하오.”


백하는 꽉 쥔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렸다.

“걱정 마시오. 그래도 피천귀는 못 들어오니까. 사빈님 곁에는 상산대가 있지 않소?”


사빈은 그 말이 더 걱정스러웠다. 지난 그믐, 인간세에서 영감들이 하던 말이 떠올랐다.


‘피천귀들이 많아지고 힘도 세져서 제대로 볼 수 없어요. 사람의 독기 때문에···.’

‘반계의 힘이 커진대요. 원래 여기 우리 터전이었는데···.’


반계와 피천귀의 변화를 인간세에서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느낀다. 그 미미한 움직임을 느끼기에 천계는 너무 강하고 단단했다.


‘반계가 그렇게 위험할까?’

아날빛숨이 보이자 사빈의 생각은 천천히 방향을 바꾸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한얼과 백하는 정중한 말투로 쉬지 않고 투닥거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한창 자라는 형제들의 기 싸움으로 보였다.


사빈의 생각은 반계와 피천귀에 머물렀다.


예사달 할머니가 말씀하셨지.

‘함부로 판단하지 마라. 판단은 가장 나중에 해도 된단다. 단죄는 우리 몫이 아니거든. 그것은 수리마루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예사달은 반계에 관해 알려준 다음에는 늘 한 마디를 덧붙였다.

‘우리가 할 일은 용서하고 포용하는 거다. 알겠니?’


생각에 잠겨 혼알판 사이를 걷는데,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다.


“사빈아.”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전언은 부드럽고 다정했다.


‘할머니? 예사달 할머니가 오셨어?’

아까 배웅문 앞에서 본 그 모습! 잘못 본 게 아니었어. 정말 스승님이 오신 거야.


사빈은 아날빛숨을 향해 곧장 날아갔다. 뒤에서 바짝 따라오는 한얼과 백하는 잊어버리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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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천계_마른 우물 사건 2 23.05.31 104 2 10쪽
29 천계_마른 우물 사건 1 23.05.30 123 2 14쪽
28 천계_얄리장터 열림날 23.05.30 124 2 13쪽
27 천계_혜존각 고운방 23.05.29 124 2 10쪽
26 천계_예사달 할머니 23.05.29 122 2 12쪽
» 천계_혼들의 암표 거래 23.05.28 144 2 13쪽
24 천계_얼음과 흙의 신경전 23.05.28 112 2 10쪽
23 천계_마음숲의 돌봄차사들 23.05.27 124 2 13쪽
22 그믐_삼도천의 뱃놀이 +2 23.05.25 134 3 12쪽
21 그믐_별빛바다의 고사목 23.05.25 132 3 12쪽
20 그믐_맑음고원 명부전 23.05.24 107 2 11쪽
19 그믐_중천의 붙박이 혼 23.05.24 131 2 11쪽
18 그믐_샘물을 찾아서 23.05.23 139 2 12쪽
17 그믐_새맘계곡의 비뢰수들 23.05.23 137 2 10쪽
16 그믐_중천에 들어서다 23.05.22 135 2 14쪽
15 천계_보호의 인 23.05.22 164 2 14쪽
14 천계_위즐증가의 손님 23.05.21 135 2 14쪽
13 천계_주인을 기다리는 유물 23.05.20 139 2 12쪽
12 천계_배웅문을 나서는 혼 23.05.19 132 2 12쪽
11 천계_새로운 인도자 +2 23.05.18 137 2 12쪽
10 천계_어리화가 피다 23.05.18 142 2 11쪽
9 천계_공방 거리와 이즈막광장 23.05.17 146 2 13쪽
8 천계_대명천 마음숲 23.05.17 151 2 13쪽
7 그믐_바림창고의 소장품 23.05.16 149 2 13쪽
6 그믐_지박령들이 돕다 +2 23.05.16 163 3 13쪽
5 그믐_호박벌 작가의 고뇌 23.05.15 160 3 11쪽
4 그믐_기린과 천마의 아이들 23.05.12 177 3 13쪽
3 그믐_한밤의 외출 23.05.11 200 3 12쪽
2 프롤로그 2_두 명의 스승 23.05.10 287 3 12쪽
1 프롤로그 1_중앙황천 다움성 +2 23.05.10 678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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