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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시(錄始)의 서재

아날빛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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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록시(錄始)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5
연재수 :
1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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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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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
글자수 :
916,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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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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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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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천계_보호의 인

DUMMY

“제가 늦었나요?”

사빈은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며 현원의 옆자리에 앉았다.


“전언이 통하지 않던데, 어디 있었니?”

“바림창고에요.”


“그래? 바림창고에서 뭘 찾았을까?”

현원이 웃음을 지으니 눈두덩이 도톰해졌다.


사빈은 태연하게 웃었지만, 손으로는 계속 소매를 끌어 내렸다. 소매가 길고 넓어 보이지 않는데도 온통 어리화 생각뿐이었다.

‘알고 오신 걸까?’


“황제님, 무슨 일이세요? 그냥 밥 한 끼 먹으러 왔다고 하실 건 아니죠?”

“왜 아니겠니? 밥 먹으러 왔단다. 여기 경치가 좋아서 말이다.”

현원은 차를 마시면서도 사빈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하늘열림날에도 못 봤잖니. 네가 어찌 지내나 보러 왔단다.”

현원은 아이를 구슬리듯 나긋나긋 인사를 건넸다.


“마음숲도 즐겁고 황홀했어요. 공방마다 특기를 살려 준비했거든요.”

사빈의 대답을 기다린 듯 백하가 덧붙였다.


“사빈님의 의견이었지요. 별이 쏟아지는 듯한 등불축제였습니다. 이왕 오셨으니 보고 가시죠. 광장의 등은 아직 그대로 있습니다.”

백하는 어깨를 딱 벌리고 자랑스러워했다.


사빈은 그의 칭찬이 어색해서 고개를 돌렸다. 얼음대감이 자신을 두둔하다니.

‘아무래도 이상해. 한얼이 왔을 때도 저러더니. 왜 그러지? 어디 아픈가?’


현원은 백하와 사빈을 보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녀석, 곧 얼음대감에서 벗어나겠구나.’


그녀는 싱긋 웃으며 부드럽게 사빈의 오른손을 잡았다.


사빈은 놀라 손목을 바라보았다. 긴 소매에 가려 어리화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조그맣게 한숨을 쉬며 안심했다.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정자 안은 시간이 멎은 듯 고요했다.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현원이 해담을 불렀다.

“해담 대차사, 부탁이 있는데···.”


“예. 말씀하십시오.”

“잠시 아날빛숨에 다녀오겠나? 점심에 어스름주를 곁들이면 좋겠군.”


그런 일이라면 대차사가 갈 필요 없었다. 마고 사빈이 부르면 술병과 잔이 쟁반에 담겨 이곳까지 옮겨올 테니까.


사빈이 대답하려는데 현원은 그녀의 손을 지그시 눌렀다.

“자네도 대자와 오랜만에 만났으니 할 말이 많겠지? 같이 다녀오게.”


“좋은 생각이십니다. 느긋하게 다녀오겠습니다.”

해담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야 사빈도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자리를 비켜달라는 신호였다.

가슴이 뜨끔했다.

‘설마···.’


갑작스러운 부탁에 백하가 더 당황했다.

그는 현원과 사빈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순순히 해담을 따라 나갔다.


현원은 그들이 위즐증가와 아날빛숨 사이의 구름다리를 건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리화가 피었구나.”

현원이 천천히 사빈의 손을 토닥였다.


“어떻게 아셨어요?”

“마고의 기운이 달라진단다. 어리화의 향기와 기운을 담으니까.”


현원은 어리화가 보이도록 사빈의 손을 뒤집었다.

“선홍빛이구나. 역시 검은 꽃이 아니야.”


“검은 꽃이요?”

“예언 같은 거란다. 검은 꽃이 태어나면 넋과 몸 사이를 서성이는 이가 잃어버린 조각을 찾는다는 이야기.”


“그게 무슨 뜻인가요?”

“나도 아직 답을 못 찾았단다.”


사빈은 손목의 어리화 무늬를 바라보았다.

중앙황제를 속인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적어도 현원에게는 알렸어야 했나.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어요. 불안해할 것 같아서···.”

“잘했구나.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미리 알릴 필요는 없지. 기운이 사라지기 전에 다음 마고를 찾으면 되잖니?”


“그믐을 아홉 번이나 채우지는 않겠죠?”

그것은 사빈의 소망이었다.

마음숲에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 조용히 물러나는 것. 되도록 일찍.


“아쉽구나. 네가 벌써 마음숲을 떠날 때가 되다니···.”

현원은 커다란 손으로 사빈의 팔을 쓰다듬었다.


“다음 마고를 찾는 일은 수명환을 나누는 것보다 힘들 거다. 현재의 결과 겹, 시간과 공간의 어떤 층을 헤매게 될지 모르니까.”


현원은 사빈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오른손 검지를 들어 사빈의 이마에 갖다 대었다.


“조급해하지 마라. 후계자를 못 찾아도 마음숲을 돌볼 천인은 많으니까. 혼란에 빠져도 아주 잠깐이고, 아무리 큰 시련이 와도 절대 무너지지 않아.”


현원은 사빈의 이마에 길게 선 하나를 그었다. 그녀의 손끝을 따라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서늘하면서도 뜨거운 기운이 이마를 통해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사빈은 저도 모르게 진저리를 쳤다.


“보호의 인을 주마. 술법의 힘을 키워줄 거다. 지혜와 용기도 더불어.”

“고맙습니다. 황제님, 처음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에 감사드려요.”

사빈은 마치 작별 인사인 듯 감정이 북받쳤다.


“오호호, 뭘 그 정도로. 중앙황천의 마고이니 당연한 거 아니겠니?”

현원은 호탕하게 웃었지만, 사빈은 그 웃음이 어딘지 서글펐다.


사빈에게 현원은 중앙황제라기보다 이웃 아주머니 같았다.

예사달 할머니를 따라 처음 중앙황천에 들어왔을 때부터 현원은 어머니처럼, 아주머니처럼 포근하게 대해주었다.


현원 역시 사빈에게 정이 많이 갔다. 예사달의 제자여서일 수도 있지만, 중간자임에도 밝고 쾌활한 모습이 좋았다.


작고 여린 몸이라 차사들 사이에 서 있으면 더 눈에 띄었다. 불면 날아갈 것 같아 조마조마할 정도였다.


그래서 백하를 만날 때마다 부탁했다.

잘 지켜보라고, 많이 도와주고, 마음을 써달라고.


그녀의 부탁 때문인지 정말로 백하가 마음을 열게 될 줄이야.


“그러니 마음 편히 다녀라. 참, 예사달이 다움성에 와있단다. 언제 한번 오거라.”

현원은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대며 정원으로 눈길을 돌렸다.


“예사달은 어려운 구석이 있어. 고마우면서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어떤 힘이 있지. 내 눈이기는 하지만, 우주의 일부니까.”


“제가 예사달 할머니의 제자라서 더 아껴주시는 거 알아요.”

“아하, 할머니였지. 참.”


현원은 큰 소리로 웃었다. 그녀의 웃음은 풍채만큼이나 시원시원해서 바라보는 사빈의 마음마저 상쾌해졌다.


‘혹시 선대 마고의 일도 알고 계실까?’

선대 마고 아란이 어떻게 자신을 찾았는지 알고 싶었다. 다음 마고를 찾는 단서가 될 것이다.


“아란님이 어떻게 절 찾았는지 아세요?”

“어리화가 다음 마고를 알아본다고 했지?”


현원은 눈을 가늘게 뜨고 허공을 바라보았다.

“어리화가 나타나고 두 번째 그믐이었어. 하늘열림날이라 아란도 다움성으로 왔지. 오자마자 예사당이 자신을 부른다며 그곳으로 올라갔단다.”


그녀는 어제 일처럼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때 예사달과 너도 예사당에 와있었지. 며칠만 있다 갈 거였는데, 마침 때가 맞았으니 그야말로 운명이지.”


현원이 빙긋 웃었다.

“결계를 뚫고 올라가느라 아란도 힘들었을 거다. 예사달이 쳐놓은 결계이니 오죽하겠니.”


“생각나요. 아란님이 저를 보자마자 달려들었어요. 정말 무서웠어요.”


그전까지 사빈은 스승 예사달과 동녘뜰에서 지냈다. 할머니와 손녀로 조용히 지내며 행복했다.


중앙황천에는 몇 번 오지도 않았고, 천인도 낯설었다. 그러니 갑자기 달려드는 천인을 보고 놀랄 수밖에.


“아란님이 저를 붙잡고 너구나! 바로 너야! 소리치셨어요.”

“그럴 테지. 그렇게 빨리 다음 마고를 찾을 줄 몰랐겠지. 예사달도 많이 당황했겠고.”


“예,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셨어요. 중간자가 마고였던 적은 없다고. 너무 위험하다고요.”


예사달이 완강하게 반대하자 아란은 소매를 걷고 손목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사빈의 손을 잡으니 어리화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빛은 서서히 흩어졌고, 아란의 손목에 있던 꽃무늬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걸 보고 할머니도 어쩔 수 없다고 하셨어요.”

사빈은 가슴이 찌릿거렸다.


예사달 할머니와 헤어지던 순간은 슬픈 기억이었다.

정말 헤어진 것도 아니고, 그 후로도 마음숲에 가끔 찾아오지만, 그때의 아픔은 여전히 아릿했다.


천계에서 그녀가 의지하는 유일한 가족이었다.

중간자가 되었을 때 사빈은 인간세의 나이로 겨우 열여섯이었다.


예사달을 스승으로 모시고 사빈은 천계의 가장자리 동쪽 별밭 너머 동녘뜰에서 지냈다.


동녘뜰도 이쪽 차원의 우주이기는 하지만, 천계도 선계도 아니었다. 별들이 뿌리고 간 가루와 온기가 모여 땅이 되고 나무가 되고 돌이 된 곳이었다.


수련은 집을 짓는 일부터 시작했다.

천력으로 한순간에 지을 수도 있지만, 수련의 일부이므로 천막에서 지내며 작은 움막부터 지어나갔다.


예사달은 사빈의 이름을 따 집과 주변 정원을 사빈재라고 불렀다.


농사도 짓고, 글과 그림을 배우고 옷도 만들며 영력을 다루는 법, 세상을 읽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도 배웠다.

움직임, 생각, 말 한마디 한마디가 수련이라고 배웠다. 배움과 실천은 달라서 여전히 부족하지만.


중간자가 되고 오백 년 가까이 예사달과 둘이서 지냈다. 그렇게 언제까지나 함께 지낼 줄 알았건만.


사빈은 손목의 어리화를 들여다보였다.

‘예전처럼 할머니와 지낼 수 있을까?’


중간자이니 낙원에는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구태여 낙원에 갈 이유도 없었다.

‘다시 돌아갈 수 있어.’


옛 기억을 떠올리며 사빈은 가슴이 아련해졌다.


*


같은 시각, 아날빛숨에서는 한얼이 혼자 차를 마시고 있었다.


대취는 초연과 산책하러 나갔고, 산여는 다담과 바래돌을 따러 갔으니 어쩔 수 없이 혼자 남았다.


사빈에 대해 묻지도 않았는데 용희가 먼저 다가왔다.

“마고님은 위즐증가에 가셨어요. 황제님이 오셨거든요. 늦으실 거예요.”


“예. 저는 차를 마시러 왔습니다.”

“아, 그러시구나. 꽃물차를 드릴게요. 새 꽃잎을 구했거든요.”


용희가 주방으로 들어가자 한얼은 아날빛숨의 현관을 바라보았다. 혹시나 문이 열리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었다.


‘처음부터 끌렸어. 볼 때마다 가슴이 뛰는 건···, 그래서일까?’


스승 다훤을 따라 동녘뜰에 찾아갔을 때 처음으로 사빈을 보았다. 그녀는 별 가루를 휘날리며 천력을 닦고 있었다.


반짝이는 별을 배경으로 주홍과 흰빛이 어우러진 머리카락이 찰랑였다. 그 모습이 마치 여신처럼 보였다. 같은 중간자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다시 만난 사빈은 여전히 아름답고 다정했다. 그녀를 생각하니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예전의 그는 천력을 담지 못해 어디에도 쓰일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제 나도 똑바로 볼 수 있어. 그녀를 지킬 힘이 생겼다고.’


한얼은 다훤의 부탁도 잊지 않았다. 인도자로 가라고 말한 날이었다.

‘네 자리를 옮겨야겠다. 중앙황천으로 갈 때가 되었다.’


그때까지 한얼은 북방흑천에서 천사들과 함께 수련하며 천사의 능력과 인간세에 대해 배웠다. 갑작스러운 말이었으나 이유는 묻지 않았다.


스승 다훤은 한 번도 틀린 말을 한 적이 없고, 때와 일을 정확하게 읽어냈다. 천사장 보다 더 정확한 예언을 한다고 하지 않은가.


그런 스승이 하는 말이니 무조건 따랐다.

지금의 힘을 가질 수 있던 것도 다훤 덕분이었다. 스승이며 은인이니 이유가 필요 없었다.


‘스승님, 제가 무슨 일을 하면 됩니까?’

‘인도자가 되려무나.’


‘인도자라면··· 마음숲도 다닐 수 있죠?’

‘그래. 마음숲에 가고 싶으냐?’


‘예. 사빈님이 마고가 되고는 한 번도 보지 못해서요.’

‘녀석. 그리 신경 쓰이느냐? 너희는 그렇겠구나. 인연이 있으니 언젠가 알게 되겠지. 네가 인도자로 가서 할 일도 그 아이에 관한 것이다.’


다훤은 다짐하듯 부탁했다.

‘마음숲에 큰일이 닥칠 거야. 사빈을 지켜야 한다. 알겠느냐?’


그런 일이라면 부탁하지 않아도 해낼 것이다.

한얼은 자신이 사빈을 지키게 되어 더없이 기뻤다.


아날빛숨의 꽃물차를 한 모금 삼켰다.


“그건 분명 어리화였어.”

스승님이 말한 큰일이 그것일까.


“다음 마고를 찾다 보면 사빈님의 천력은 약해지겠지. 그런데 왜 중천으로 간다고 했을까?”

한얼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중천이 어떤지 생각해냈다.


그 역시 중천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혼을 인도할 때도 길 하나만 알면 되었다.

임천문에서부터 헤아림문까지, 반김길로만 다니면 그만이었다.


“미리 알아놔야지. 좌보와 우필에게 도와달라고 해야겠어.”

한얼은 중천의 차사 중 가장 친한 두 차사를 떠올렸다.


‘그믐 외출이 닷새라니 그중 하루는 그들이 번을 설 거야. 명부전에는 그때 가면 되겠어.’

한얼은 남은 꽃물차를 단숨에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곧 그믐이다.

한얼은 아날빛숨을 빠져나왔다. 그때까지도 사빈은 오지 않았지만, 그편이 더 나았다.


그는 단숨에 날아올라 한긋장벽 저편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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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천계_마른 우물 사건 2 23.05.31 104 2 10쪽
29 천계_마른 우물 사건 1 23.05.30 123 2 14쪽
28 천계_얄리장터 열림날 23.05.30 123 2 13쪽
27 천계_혜존각 고운방 23.05.29 124 2 10쪽
26 천계_예사달 할머니 23.05.29 122 2 12쪽
25 천계_혼들의 암표 거래 23.05.28 143 2 13쪽
24 천계_얼음과 흙의 신경전 23.05.28 112 2 10쪽
23 천계_마음숲의 돌봄차사들 23.05.27 123 2 13쪽
22 그믐_삼도천의 뱃놀이 +2 23.05.25 134 3 12쪽
21 그믐_별빛바다의 고사목 23.05.25 132 3 12쪽
20 그믐_맑음고원 명부전 23.05.24 107 2 11쪽
19 그믐_중천의 붙박이 혼 23.05.24 131 2 11쪽
18 그믐_샘물을 찾아서 23.05.23 139 2 12쪽
17 그믐_새맘계곡의 비뢰수들 23.05.23 137 2 10쪽
16 그믐_중천에 들어서다 23.05.22 135 2 14쪽
» 천계_보호의 인 23.05.22 164 2 14쪽
14 천계_위즐증가의 손님 23.05.21 135 2 14쪽
13 천계_주인을 기다리는 유물 23.05.20 139 2 12쪽
12 천계_배웅문을 나서는 혼 23.05.19 132 2 12쪽
11 천계_새로운 인도자 +2 23.05.18 137 2 12쪽
10 천계_어리화가 피다 23.05.18 142 2 11쪽
9 천계_공방 거리와 이즈막광장 23.05.17 146 2 13쪽
8 천계_대명천 마음숲 23.05.17 151 2 13쪽
7 그믐_바림창고의 소장품 23.05.16 149 2 13쪽
6 그믐_지박령들이 돕다 +2 23.05.16 163 3 13쪽
5 그믐_호박벌 작가의 고뇌 23.05.15 160 3 11쪽
4 그믐_기린과 천마의 아이들 23.05.12 177 3 13쪽
3 그믐_한밤의 외출 23.05.11 200 3 12쪽
2 프롤로그 2_두 명의 스승 23.05.10 287 3 12쪽
1 프롤로그 1_중앙황천 다움성 +2 23.05.10 677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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