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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직업창 10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지랄병
작품등록일 :
2018.04.10 13:06
최근연재일 :
2018.05.24 18:00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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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56
추천수 :
978
글자수 :
295,181

작성
18.04.23 18:00
조회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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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9쪽

타이타닉!

DUMMY

"그러고 보니까 음악을 듣는 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난다. 오래간만에 들으니까 신나"

"근데 게이머 상점 진짜 신기하다! 한번 다른 것들도 있나 찾아봐!"

워낙 많은 물건들이 있는 게이머상점인지라 사실 분류탭만 살펴보는 것도 한 세월이었다. 이때까지 분석해왔지만 아직 못 본 아이템들이 훨씬 많았다. 게다가 당장 실효성이 있을 것 같은 마법적 기능을 가진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살펴왔기 때문에 사실 검색을 시도해보기 전까지는 이런 아이템도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한번 문화생활을 중심으로 살피자 기타-여가-문화생활-지구-21세기 탭에 수많은 카테고리들이 있었다. 드라마, 영화, 음악, 도서, 성인, 게임, 전자기기 등등 카테고리만해도 세부카테고리가 아닌 기본탭부터가 양이 어마어마 했다. 무엇무엇들이 있나 구경하고 있는데 소연이가 데리러왔다.

"언니, 잠시 나와봐, 나랑 같이 지도부 좀 가자"

왠지 연행되는 것 같다는 기분을 느끼며 지도부로 향했다.

"지연씨! 당신은 정말 천재입니다! 저희는 정말 생각도 못했지 뭡니까? 지연씨 덕분에 이번 문화되살리기프로젝트에 큰 진척을 보일겁니다!"

문화되살리기프로젝트가 뭔지는 몰라도 르네상스의 재림이네 어쩌네 하며 아무튼 흥분했다는 것만은 잘 전달이 되어왔다. 지도부에서는 여태껏 과거 문명에서 있었던 도서, 음악 등 문화상품들을 복원시키기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었다고 했다. 집단지성을 발휘해서 일반인, 지도부할 것없이 자신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기록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들을 되살릴 수는 없었는데 그 와중에도 게이머상점을 이용할 생각은 전혀 못했다고 했다. 사실 지연도 이런식으로 게이머상점을 이용할 생각은 못했었기 때문에 이해했다.

지도부에서는 지연말고도 게이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자에게 게이머상점을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A, B급 게이머능력을 가진 세 사람만이 해당 카테고리가 있다며 손을 들었다. 나머지는 여가 탭에 문화생활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했다. 해당 탭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은 C급이하의 게이머능력자였다. 그들은 돌아갔고, 지도부에서는 남은 사람들에게 문화되살리기프로젝트를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들도 프로젝트에 흥미를 갖고는 원가에 지도부가 선정한 문화아이템을 대리구매해주기로 했다.

지도부가 가장 먼저 선정한 물건은 빔프로젝터(550p), 엠프(40p), 스피커(50p), 영화타이타닉(20p)이었다. 일시를 정해 깜짝 영화상영을 하기로 했다. 이렇게 변하게 된 세상에서 영화를 상영할 생각을 하자 들뜨는지 모두들 감격에 젖었다.

상영은 월드컵경기장에서 하기로 했다. 세상이 변혁을 맡이한 극초반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인데다가 쉘터내 대부분의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덕분에 알맞은 장소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시범적으로 틀어보자 빔프로젝터는 너무 흐려고 소리도 작아 디지털 영사기(1340p)를 새로 구매해 설치하고, 스피커도 추가로 구매해 설치했다. 그러자 지도부쪽의 발전기로는 전기공급이 원활히 되지 않아 대형발전기(550p)까지 추가로 구매해 비치했다. 초반에 계획했던 것에 비해 훨씬 많은 포인트가 들었지만 모두들 만족한 듯 보였다. 시범 상영을 해보자 옛날에 영화관에서 본 것같은 느낌이 났다. 장소의 여건상 상영은 밤에 하기로 했다. 월드컵경기장을 출입금지구역으로 설정하고 포스터를 제작했다. 어느새 지연일행도 신이나 포스터를 제작하는 것에 합류했다. 지도부 대부분 급한 일을 제외하고는 포스터를 만들고 상영을 준비하는 일에 참여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들떴다. 마치 깜짝파티를 준비하는 듯한 그런 작은 조마조마함과 설레는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렇게 제작된 포스터는 쉘터 곳곳에 붙여졌다.


[영화 타이타닉 상영!]

일시 : 돌아오는 주말 토요일 밤 10시

장소 : 월드컵경기장

무료


다들 기억을 되살려 각자가 생각하는 타이타닉 명대사, 명장면들을 그렸다. 속속들이 나는 기억에 더욱 기분이 들떴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듯했다. 일부러 그때 같이 보고 싶어서 시범상영때도 가지 않았다.

지도부에서는 앞으로도 매주 영화를 상영할 생각인 듯했다. 하기사 그만큼 돈을 들여서 상영관을 만들었으니 당연한 생각이기도 했다.

"영화 신청도 되나요?"

"어떤 영화를 생각하셨나요?"

막상 되물어오니 영화가 생각나지 않았다. 원래에는 꽤나 영화관에 많이 다녔었는데 어느새 휘발되었는지 그렇게 좋아했었던 영화들이 기억나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피폐해졌다는 것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고모도 선영이도 각자가 원하는 것을 금방말하던데 스스로에게 조금 실망했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는 어떤 영화가 보고 싶네, 나는 어떤 가수를 좋아했는데 이 가수 앨범들도 복원하면 좋겠네, 나는 oo사진작가의 사진앨범이 다시 보고싶네 하는데 약간 쓸쓸했다. 그런 고민을 말하자 소연이는 금방 대답했다.

"언니는 판타지 소설 좋아했잖아."

그제서야 내가 좋아하던 것들이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번 물꼬를 트자 좋아하던 것들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내가 좋아하던 것들이 이렇게 많고 다양했나 왠지 모르게 먹먹한 마음에 눈물이 맺혔다. 이런 것들을 잊고 살았다니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면서 왜 지도부에서 문화되살리기프로젝트를 시행했는지가 이해되었다. 그러면서 막 도서관도 열고, 시디샵도 열고, 만화방도 열고 막 다 열고 싶어졌다. 그런 마음은 모두 같았는지 다들 수많은 의견을 내왔다. 지도부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포스터를 본 쉘터주민들도 굉장한 기대를 보내왔다. 진짜 타이타닉을 볼 수 있는거냐며 믿지 못하는 듯한 모습도 보여왔다. 주말이 될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하루라도 빨리 상영해달라는 민원도 들어왔다.

사람들은 만나기만하면 영화상영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오래간만에 쉘터에 웃음꽃이 피었다. 지도부에 대한 여론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변하였다. 앞으로 변할 생활상에 대한 기대도 늘어난 듯 했다.

해당 상영날이 되자 아직 10시는 되지도 않았는데 모든 주민이 몰려온 것인지 월드컵경기장은 시끌벅적하고 바깥은 고요했다. 오늘은 특별히 지연의 마물들이 경비를 보기로 하고, 원래라면 경비를 보고 있어야했던 경비대들까지 월드컵경기장으로 들어왔다.

영화가 시작되자 스피커만 쩌렁쩌렁 울리지 그 누구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오늘만큼은 어린아이들도 조용했다.

상영된 타이타닉은 그냥 영화가 아니었다. 대비도 하지 못한채 변화를 겪어야만 했던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위로주이자 그동안 잊고 살아와야만 했던 것들을 떠올리게 만들어주는 매개채였다. 아직 슬픈 장면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려고 팝콘(5p)도 하나 샀었는데 팝콘은 먹지도 못했다. 영화에 집중하느라 그 어느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영화가 끝났지만 사람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크레딧까지 전부 올라갔으나 사람들은 그자리에 그대로였다. 급하게 마이크(15p)를 구매해 연결하고 대전쉘터 지도자 유정현이 스크린 앞에 섰다.

"모두들 영화는 잘 감상하셨습니까? 눈물을 흘리는 분들이 많이 보이네요. 그 눈물은 그저 영화가 감동적이어서 르는 눈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들 많이 힘드셨지요? 잃어버린 가족, 집, 원래 생활들. 많은 것들이 생각나 흐르는 눈물일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변해버린 세상에서 누구하나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 없지요. 오늘 이 영화가 그런 여러분의 마음을 위로해주었길 바랍니다. 삶이 우리를 힘들게 할때 일어설 힘이 없을 때 우리를 도와주는 것들이 있습니다. 음악, 영화, 드라마, 책. 여러분을 위로해주던 것들이 어떤 것이든 힘들때 다시 여러분을 위로해 줄 수 있도록 앞으로 그런 것들을 구하는 데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힘들때 기댈 수 있는 것들이 여러분의 곁에 존재하도록 말입니다. 오늘의 영화는 이만 끝이 났으니 또다시 돌아올 내일을 위해 오늘은 이만 돌아갑시다. 다시 한번 오늘의 영화가 여러분을 위로해주었길 바라며, 저희 지도부에서는 앞으로 매주 영화를 상영할 것을 알려드립니다. 모두들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스크린앞을 떠나는 유정현도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집으로 돌아오자 선영이 말없이 뱅뱅 2집앨범을 틀었다. 듣고 또 들어도 좋은 노래였다. 지연, 소연, 선영 모두 시디플레이어를 둘러앉아 음악을 감상하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작가의말

영화상영준비에 들어간 포인트

빔프로젝터(550p)

엠프(40p)

스피커(50p) X 30개

영화타이타닉(20p)

디지털 영사기(1340p)

대형발전기(550p)

=2660포인트


팝콘(5p)

마이크(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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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네번째 진입2 +1 18.04.26 793 10 9쪽
35 네번째 진입1 +1 18.04.25 823 10 9쪽
34 고우리 구출 +1 18.04.25 791 12 9쪽
33 아우디와 마이바흐 +1 18.04.24 965 16 9쪽
32 고우리를 찾아서 +2 18.04.24 813 15 9쪽
» 타이타닉! +2 18.04.23 814 17 9쪽
30 세번째 진입3 +2 18.04.23 866 19 9쪽
29 세번째 진입2 +1 18.04.22 867 20 9쪽
28 세번째 진입1 +1 18.04.22 910 14 9쪽
27 오해였다 +1 18.04.21 891 18 9쪽
26 침입자 +1 18.04.21 903 19 9쪽
25 사건해결 +1 18.04.20 916 19 9쪽
24 가게 영업중단 +1 18.04.20 878 16 9쪽
23 둔산쉘터 +2 18.04.19 905 19 9쪽
22 재회2 +1 18.04.19 919 19 9쪽
21 재회1 +1 18.04.18 931 20 9쪽
20 거인사냥2 +2 18.04.18 957 21 9쪽
19 거인사냥1 +1 18.04.17 949 17 9쪽
18 두번째 진입5 +1 18.04.17 1,105 1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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