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카지노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대체역사

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2020.10.09 16:13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96,164
추천수 :
1,981
글자수 :
289,471

작성
20.05.22 00:06
조회
1,640
추천
31
글자
8쪽

3. 키우다.

DUMMY

“이거 제가 대체 뭔 짓을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배주길이 씁쓸한 얼굴을 하며 장덕팔에게 말했다. 보는 사람도 없이 달랑 당사자 둘만 있는데 연기를 하고 있으니 밤에 자다가 꿈결에서라고 민망해 손발이 오그라질 일이었다.


“허허. 이 일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네가 알고, 이방이 아는 일일세. 아! 나도 아는구먼. 어쨌든 자네나 이방이나 나나 그냥 서로 입 다문다지만 하늘과 땅은 어디 그런가? 그러니 형식적으로라도 하늘과 땅을 속여야하는 게지.”


장덕팔이 가볍게 웃으며 말해 주었다.


“거 참... 하늘과 땅이 두 개씩이었다면 탤런트 되겠습니다.”

“탤... 그게 뭔가?”

“있습니다. 그런 거. 뭐... 조선에는 없군요. 아무튼... 잘 될까요?”


“잘 될 걸세. 황대붕 그 놈 계산이 빠른 자야. 제 실속 챙기는 데는 이골이 난 놈이지. 자신에게 떨어질 것이 있는데 마다할 인물은 아닌 게지.”

“솔직히... 믿을만한 위인은 안 된다고 봅니다만...”

“그렇기는 하네. 하지만 그런 자들은 실속만 챙겨주면 배신 안 한다네. 그 점은 믿을 만 해.”

“아이고... 참으로 믿음직스럽습니다요.”

“허허. 누가 사람을 믿으라고 했나? 재물을 믿어야지.”

“사람이건 재물이건 그런 건 모르겠고요. 아무튼 전 어르신만 믿습니다.”

“그래. 믿게.”


장덕팔은 껄껄 웃었다.


황대붕을 구워삶은 것은 확실히 좋은 수였다. 전에는 가끔 왈짜들이 와서 난동을 부리고는 했었다. 문제는 그들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돈을 주고 무예의 고수를 사오고 싶었지만 돈도 없고 무엇보다 그런 고수도 없었다. 배주길이 떨어진 곳은 과거의 조선이지 무협지 세계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무예의 고수를 직접 키우자니 그 전에 왈짜들에게 하우스가 다 망가질 판이었다. 그런데 황대붕과 손을 잡은 후에는 왈짜들이 접근을 하지 못 했다. 난동 부리던 몇몇 왈짜들이 조필복이란 포교에게 잡혀가 반병신이 나온 후부터였다.


“세상살이 과거나 현재나 같네.”


이것이 배주길의 평이었다.


* * *


요즘 배주길의 고민은 칩이었다. 원래 이름은 카지노토큰이지만 배주길도 편의상 칩이라고 부르는 카지노 안에서의 화폐. 지금까지는 투전을 이용하고 있었다. 그려진 화살이 하나면 쌀 한 홉인 것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것을 이용할 수는 없었다.


“흐음... 한 번 만들면 두고두고 써야 하거든.”


가장 좋은 것은 플라스틱이지만 조선시대에 플라스틱이란 것이 있을 리 없었다. 쇠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건 무거울 뿐만 아니라, 녹이 슬면 쓰기가 불편해졌다. 그럼 구리? 조선은 구리가 풍족한 나라가 아니었다. 결국 남는 것은 나무 정도였다.


“흠... 하지만 나무는 약하단 말이야.”


소모품이라면 나무로 만들어도 되겠지만 칩은 그렇게 쓸 물건은 아니었다. 옻칠을 한다고 해도 사람 손을 계속 타면 망가질 것이 분명했다. 물론 어떤 재료로 만들든 사람 손을 계속 탄다면 망가지겠지만 오랜 기간은 버텨야 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칩을 만들 생각은 있으면서도 아직 만들지 못 하고 있었다.


“쇠로 만들어? 아서라. 쇠 구하기도 쉽지 않지만 만들어도 무거워 못 쓰지. 그렇다고 돌을 깎을 수도... 어! 돌?”


무심코 중얼거리던 배주길은 무릎을 쳤다.


“그렇지!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스스로 머리를 쥐어박는 배주길이었다.


* * *


배주길의 하우스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배주길이 오동잎 형제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섯 형제로 말동, 소동, 개동, 계동, 새동. 이 다섯 형제였다. 모두 연년생으로 오동잎 형제 어미가 정말 힘들었겠다며 배주길은 혀를 찬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 어미가 그렇게 힘들게 낳았는데 하는 짓은 노름질이었다. 그야말로 그놈들 어미로서는 환장할 일이 아닌가?


“정말 한심한 놈들이지.”


정작 그 도박을 하는 하우스 운영하는 주제에 여기서도 배주길은 또 혀를 찼다. 어쨌든 이 다섯 오동잎 형제들. 지금 이 형제들이 필요했다.


“오동잎이 얼마를 빚졌더라... 에잉 오똥잎들...”


장부를 살피며 배주길은 도 다시 혀를 찼다. 사실 그 형제들 좋게 써서 동이지 실제론 똥이었다. 오래오래 살라고 말똥이니 소똥이니 지어준 것인데...


“그나저나 이놈의 나라는 왜 이리 이름마다 똥을 꼭 써? 나도 이름을 배주똥으로 바꿔야 하나?”


혼자서 쓸데없는 농담이나 지껄이며 오동잎 형제를 찾았다.


“거기 말동이 있나?”

“어이구 형님. 어쩐 일이쇼?”


마침 말동이 있었는지 집에서 걸어 나왔다.


“오늘은 어찌 집에 있나?”“오늘은 어째 이렇게 되었수다.”

“술 좀 작작 마시지...”

“티 나오?”

“많이.”

“어라? 조금 밖에 안 마셨는데...”


사실 말동이에게서 술을 마신 기색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 시간에 집에 있다면 그건 십중팔구 술 때문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동생들은?”

“뭐 다들 나랑 같지 않겠소? 아! 새동이만 빠졌으니 아마 흙 고르고 있을 거요.”

“그래?”

“그런데 어쩐 일로...”

“내 자네들 빚 탕감 좀 해주러.”

“예?”


말동의 눈이 커졌다. 그 동안 하우스에 들락거리면서 얼마를 잃었던가? 말동과 그의 형제들은 자기를 굽는 도공들이었다. 이름만 명장은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실력이 나쁘지도 않고, 근방 양반님네들도 패악질이 적어 먹고 사는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하우스에 들락거린 것이 화근이었다. 그 동안 빚도 지지 않고,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 하며 살았는데 이제는 식구들 보기에도 민망해진 상황이었다.


“못 들었나? 빚 탕감.”

“어이구 형님. 밥은 드셨소?”

“닭다리 하나 뜯고 왔지.”

“아...”


부러운 눈의 말동이. 아마 술을 마실 때도 안주라고는 푸성귀 조각만 조금 먹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닭다리라는 말에 저런 눈을 하는 것이리라. 그럴 거면 술 말고 닭이나 먹지... 세상에 가장 미련한 놈이 쌀 팔아 술 사 먹는 놈이지. 배주길은 이런 생각을 하며 말동이에게 형제들을 모아오게 했다.


형제들이 모이자 배주길은 원하는 것을 말했다.


“지름이 한치 닷푼의 둥근 패라...”

“두께는 닷푼 정도의 두께라...”

“그런데 거기에 상감으로 문양을 넣어야 하니...”

“그리고 특히 단단하게 만들어 잘 깨지지 말아야 하고...”


쉬운 듯 하지만 은근히 까다로운 조건인 것은 확실하니 과연 어떨지...

오동잎 형제들이 한마디씩 했다.


“가능할까?”


배주길이 물었다.


“가능은 하겠소.”

“까짓 거 한 번 해 봅시다.”

“만드는 재미는 쏠쏠하니 있겠소.”

“그런데 탕감해 준다는 빚은 확실하오?”

“아니 그 보다는 이걸 만들어 주면 그 셈은 어찌되오?”

“거 참 한 사람만 물어보게. 물건이 나오면 당연히 빚은 탕감이고, 이걸 만들면 당연히 그 셈은 해야지. 그건 걱정말고.”


배주길이 생각한 것은 자리로 구운 칩이었다. 이 칩의 경우 물론 21세기 카지노에서의 칩처럼 막 던지거나 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그러니 조심해 다루라고 사람들에게 말해야 하며 깨지거나 손상된 칩은 칩으로서 가치를 잃는 것도 잘 주지시켜야 할 것이었다. 칩이 깨져 그 가치를 잃으면 그만큼 손해니 아마 애지중지 잘 관리할 것이 분명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조선카지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4. 밀수. 20.05.28 1,412 25 11쪽
17 4. 밀수. +1 20.05.27 1,405 37 9쪽
16 4. 밀수. +1 20.05.26 1,470 27 7쪽
15 4. 밀수. +2 20.05.25 1,566 32 8쪽
14 3. 키우다. +1 20.05.23 1,597 30 10쪽
» 3. 키우다. +3 20.05.22 1,641 31 8쪽
12 3. 키우다. +2 20.05.21 1,845 38 9쪽
11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20 1,819 36 7쪽
10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9 1,853 34 8쪽
9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8 1,945 33 7쪽
8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7 2,064 41 7쪽
7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4 20.05.16 2,213 42 7쪽
6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5 2,388 38 7쪽
5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5 20.05.14 2,660 46 11쪽
4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4 20.05.13 2,927 58 7쪽
3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4 20.05.12 3,578 67 7쪽
2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6 20.05.11 4,909 87 8쪽
1 프롤로그 +10 20.05.11 5,423 168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