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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2020.10.09 16:13
연재수 :
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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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177
추천수 :
1,981
글자수 :
289,471

작성
20.05.16 01:15
조회
2,213
추천
42
글자
7쪽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DUMMY

아무리 엇나가지 않으려고 해도 불우한 시절을 보내는 배주길이 올바른 학교생활을 할리 없었다. 그러니 방황하던 시절 그가 권중현을 만나 어울리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권중현은 소위 일진이었다. 인생의 목표가 대한민국의 전국구 조직이 들어가 중간 보스가 되는 것이 꿈인 놈이었다.


“응? 왜 중간보스냐고? 그 이상은 힘들어. 야. 말도 마라. 요즘은 조직원도 배워야 한다더라. 조직의 높은 자리는 다 유학파가 차지한다고 하더라고. 우리같은 사람들은 중간 보스만 되도 인생 성공이야.”


언제고 배주길이 왜 중간보스가 목표냐고 물었을 때 권중현이 한 말이었다. 그게 정말인지 아닌지 알 길은 없었다. 다만 누가 들어도 어이없는 인생 목표. 딱 남 괴롭히기 좋아하고, 공부는 하기 싫은 사람들이 가질만한 목표였다. 하지만 그때의 배주길은 그게 왜 그리 멋있게 보였는지 모를 일이었다.


배주길은 나쁜 놈이었다. 그렇게 알려졌다. 약한 아이들 돈을 뜯고, 폭행하고. 편의점에서 술과 담배, 먹을 것을 훔치는 그런 불량 학생. 하지만 정작 나쁜 놈은 권중현이었다. 권중현이 돈 뺏고, 폭행하고, 물건을 훔쳤다. 그리고는 배주길이 했다고 소문을 낸 것이었다. 그것이 의리라며. 친구를 감싸주는 의리라며. 배주길은 그것도 멋있게 여겨졌다. 그리고 뭐 어떠랴. 어차피 희망없는 인생. 그냥 이렇게 대충 살다 가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배주길에게 그 어떤 누명도 별 것 아닌 일이었다. 그리고 배주길도 약한 아이 괴롭히고 삥 뜯는 일에 가담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했다.


일이 생긴 것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했을 때였다. 권중현은 졸업 기념으로 한 건하자고 했다. 그 날의 일을 배주길은 아주 똑똑히 기억했다.


“야. 그래도 그건 아니지.”


배주길은 권중현을 말렸다.


“야야. 어차피 애들 삥 뜯으나 저런 집 넘어가나 마찬가지야. 그리고 이제 우린 학생이 아니라고. 그럼 애들처럼 놀 수는 없잖아?”

“하지만 저 집에 무슨 돈이 있다고...”

“저 집에는 돈 말고도 다른 것도 있어.”


권중현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순간 배주길은 권중현이 뭘 하려는 건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일에 빠졌다. 정말 갈 데까지 간 인간 말종까지 되고 싶지는 않아서였다. 하지만 나중에 가서 그것을 막지 못 한 것이 배주길은 평생 후회가 되었다. 권중현이 저지른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뒤집어 쓴 것 때문은 아니었다. 자신이 권중현을 막아 피해자가 그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는 자책이었다. 왜 그때 그냥 권중현을 방치했는지 배주길 스스로도 의문이었다. 어쨌든 꼬리가 잡힌 권중현은 배주길이 범인이라고 신고해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당장 여론의 지탄을 면피하려는 검찰과 경찰들에 의해 더 이상의 수사없이 배주길이 범인으로 정해졌다. 물론 거기에는 배주길이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지 않은 탓이 더 크기도 했다.


배주길은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인생에 대해 반은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그래서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말리지 않아 권중현이 그런 범죄를 저지른 것이 자신도 공범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결국 재판정을 구경하러 온 권중현을 외면하는 것으로 권중현과의 인연을 끝낸 것이었다.


* * *


“똑바로 해라.”

“하, 하지만 선생님...”


배주길은 낑낑대며 팔굽혀펴기를 했다. 그냥 하는 거라면 모르겠는데 위에 어르신이란 사람이 있으니 문제였다.


“그, 근데요... 감방... 안에서는... 이런 운동... 못 한다고...”

“세상에 돈이면 해결 안 될 일 없다.”

“에이씨...”


“자세 똑바로!”


허르신의 호통이 떨어졌다.


“하지만 선생님. 제가 펜싱할 일이 뭐가 있다고... 그리고 배울 거면 차라리 검도가 낫지 않아요?”

“모르는 소리. 뭘 배우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열심히 수련하고 어떻게 써먹느냐가 중요한 거야. 그리고 쓸 일 없이 그저 운동으로 끝나면 더 좋고.”

“그래도...”

“굳이 이유 찾자면 내가 펜싱은 할 줄 알아도 검도는 못 하거든.”


의외로 귀여운 구석이 있는 어르신이었다.


“하지만 이 나이에 배워서 뭘 합니까?”

“난 너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이 때 배웠어. 너 정도면 배우기 딱 좋은 어린 나이야.”

“어리긴요! 옛날 같았으면 장가가 애가 서넛을 되었을 나이인데요.”

“그럼 조선으로 가라.”

“우씨...””농땡이 부리지 말고 제대로!”


결국 배주길은 다시 자세를 잡아야 했다.


장녹수는 불법 도박혐의로 잡혀 왔다. 하우스를 운영하며 사기도박도 했는데 본인 말로는 타짜라고 했다. 원래 마술을 배웠는데 실력이 부족해서 전향했다고 했다.


“실력부족? 아니야. 요즘은 마술사들도 꽃미남이라야 뜬다고.”


이렇게 애써 변명하는 장녹수였고 아닌 게 아니라 얼굴을 보면...


“비겁한 변명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네요.”

“뭐야?”


어쨌든 마술을 그만두고 이것저것 하다 우연히 접하게 된 것이 도박이었고 그 세계에 빠졌다.


“타짜? 타짜는 손이 눈보다 빨라야 할 수 있지. 그런데 난 손이 느려. 마술도 손이 빨라야 하거든. 마술사, 타짜 둘 다 뭐... 흠흠. 아! 그래도 내가 마술사 포기한 건 꽃미남이 아니라서야. 험! 어쨌든 대신 갖가지 도박 방법과 도박할 때의 기교, 속임수 그런 것에 빠삭하니 타짜를 만들 능력은 된다는 것 아니겠냐. 마술은 심리전이거든.”


입만 열면 반은 횡설수설이었지만 실력만은 진짜였다. 배주길은 장녹수에게 여러 도박 방법과 마술을 배웠다.


유정필은 바둑을 잘 뒀다. 아마 3단이라고 하는데 장녹수나 강철성의 말을 들으면 그 이상, 당장 프로 바둑 기사가 되도 될 정도라고 했다. 유정필은 시간이 날 때마다 배주길과 바둑을 뒀다. 배주길이 판 위에 20알이나 깔고 둬도 여지없이 질 정도의 차이였지만 그래도 유정필은 배주길과 바둑을 뒀다. 그 이유를 원체 얌전한 성격의 유정필이라 드센 다른 감방 동기들과 두기가 껄끄러워서라고 배주길은 생각했었다.


“유정필 저 사람? 살인. 왜? 안 그런 것 같아? 하긴 그럴 사람은 아니지.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욱 할 때가 있거든. 얌전한 사람이 화나면 더 무서운 법이라니까. 믿어지냐? 유정필이 저 인간이 한 명도 두 명도 아니고 세 명이나 죽였다는 게.”


강철성의 설명 이후 배주길은 전과 같이 투덜거리지 않고 얌전히 바둑을 뒀다. 물론 바둑만 둔 것은 아니었다.


“바둑이 지겹지? 그럼 이번에는 장기를 둘까? 아니면 체스?”

“정필 형님 하고 싶은 걸로 하세요.”


뭘 하자든 얌전히 따를 수밖에 없는 배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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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20 1,819 36 7쪽
10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9 1,853 34 8쪽
9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8 1,946 33 7쪽
8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7 2,065 41 7쪽
»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4 20.05.16 2,214 42 7쪽
6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5 2,388 3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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