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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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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76 회
조회수 :
96,158
추천수 :
1,981
글자수 :
289,471

작성
20.05.15 14:15
조회
2,387
추천
38
글자
7쪽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DUMMY

“배주길. 특수강도 및 강간, 살인미수의 혐의로 징역 5년을 언도한다!”


판사의 치는 망치 소리가 재판장을 울렸다. 배주길의 고개가 푹 수그려졌다.


‘하긴... 차라리 이게 나을지도..’


배주길은 항소할 마음이 없었다. 다만 그저 5년 후 출소하면 뭘 해야 할지 걱정만 들 뿐이었다.


‘훗! 5일 앞도 생각하지 않고 살던 내가 5년 후를 생각하다니...’


실소가 나왔다.


‘하긴. 지금도 할 것 없기는 마찬가지네. 그냥 종신형이나 주지. 인터넷 보니 교도소 밥도 꽤 잘 나오는 것 같던데. 나 평소에 먹는 것보다 말이지. 그나저나 우리나라 판사들은 빨리 AI로 바꿔야해. 특수강도에 강간, 살인미수인데 고작 5년 형이 뭐냐? 5년형이. 이러니 개판이란 말 듣지.’


경찰관이 배주길을 잡아끌자 주길은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문득 고개를 들었다. 저 멀리 보이는 얼굴. 그 얼굴은 웃고 있었다. 하지만 배주길은 화조차 나지 않았다. 그저 보기 싫어 고개만 돌릴 뿐이었다.


* * *


귀를 찌르는 듯한 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배주길은 교도소에 수감이 되었다. 자신의 배정된 방에 들어온 배주길은 멍하니 방 안을 둘러보았다. 모두 5명의 수감자들이 있었다. 그 중 가운데 앉은 사람은 나이가 꽤 들어보였는데 의외로 체격이 건장했다. 잠시 쭈뼛거리던 배주길은 주먹을 꽉 쥐고는 외쳤다.


“뭐야! 사람이 들어왔는데 인사도 안 하네?”


강하게 나가야 살아남는다. 배주길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곳에 어떤 부류의 인간이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우선은 자신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내가 말이지. 하아... 5년 형이야. 5년 형. 그거 죽이는 것만 실패 안 했으면 더 받는 건데. 아깝단 말이지.”


그 말에 다른 수감자들이 피식 웃었다.


“형 적게 받아 아쉬워하는 놈은 또 처음이네.”

“그러게.”

“그나저나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불쌍하구만.”


영 기대한 반응이 아니었다.


“아니 이게...”

“앉게.”


배주길이 막 뭔가 말하려 하자 나이 많은 사람이 말했다. 작고 점잖지만 묵직한 말투. 어쩐지 거역할 수가 없는 무게 실린 말이었다. 배주길은 주춤주춤 빈자리에 앉았다. 배주길이 앉는 모습을 본 나이 많은 사람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이 슬쩍 와서 말을 걸었다.


“넌 이름이 뭐냐?”


배주길이 보니 마흔 정도는 되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깡마른데다 피부까지 가무잡잡해 더 말라 보이는 자였는데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건 왜 물어?”

“어차피 5년 동안 같이 살 건데 너. 라고만 부를 수는 없으니까. 그렇다고 우리까지 교도관들처럼 번호로 부르는 것도 그렇고.”


자신보다 반은 어릴 것 같은 배주길이 버릇없이 말했지만 마흔 정도 되는 그 사람은 그냥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나? 난 패죽일...”


무심코 대답하던 배주길은 그냥 이를 악물고 말았다. 패죽일. 남들이 쓰는 바람에 덩달아 입에 배인 자신의 별명이 또 나온 것이었다.


“패죽일?”


마흔이 넘은 그 사람은 눈만 껌뻑거리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이름이 그래? 그나저나 우리나라 성에 패씨도 있던가?”


그리고는 나이 든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어르신. 우리나라에 패씨가 있습니까?”


그러자 그 나이 든 사람이 눈을 감은 채 말했다.


“있겠지. 바로 자네 앞에 있잖나?”

“아...”


마흔이 넘은 그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내 이름은 배주...”


배주길이 정정하려 했지만 마흔이 넘은 그 사람이 더 빨랐다.


“내 이름은 장녹수일세. 하하. 내 이름이 참 이 꼴이지만 그래도 덕분에 별명이 연산군이야.”

“이놈아. 연산군은 네가 스스로 붙인 별명이고! 그리고 고작 마흔 일곱밖에 되지 않은 놈의 말투가 왜 그리 노인네 같냐? 사극 찍어?”


누군가 장녹수의 뒤통수를 치며 말했다. 배주길이 보니 50살은 되어 보이는 사람이었는데 키는 작았지만 어깨가 떡 벌어진 것이 하늘 높은 줄은 몰라도 땅 넓은 건 확실히 하는 사람 같았다.


“난 강철성이다. 남들은 처음 듣고 별명으로 여기지만 내 본명이야. 그리고 저기 키가 큰 멀대는 권총대. 역시 본명이고. 그 맞은편이 유정필. 그리고 저기 어르신은...”


강철성은 말을 하다 입을 다물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저 분은 나중에 알면 될 거야.”

“여기까지 오느라 피곤할 텐데 잠이나 자게.”


어르신이라 불린 사람의 한 마디였다. 그리고 그렇게 배주길의 교도소 생활은 시작되었다.


* * *


자신이 성이 정확히 무엇인지 배주길은 알 수 없었다. 배주길의 어머니는 미혼모로 배주길을 가졌고 배주길이 5살이 되던 때 양자로 남의 집에 들였다. 배씨 성은 그 양아버지의 성으로 그 부부는 결혼 후 10여년이 지나도록 애가 없어 배주길의 어머니에게 배주길을 사오듯 양자로 데려 온 것이었다. 하지만 배주길의 불행은 이때부터였다. 배주길을 양자로 데려오자마자 부부에게 아이가 생긴 것이었다.


친아들에게 모든 정성을 쏟은 부부는 배주길을 방치했다. 밥을 먹는지 잠을 자는지 상관하지 않았다. 관심이 없는 것이었다. 대놓고 때리지는 않았지만 이미 방치한 것 그 자체로 학대였다. 아마 그 부부는 배주길을 파양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허영심이 많은 부부였는지라 배주길을 데리고 올 때 이리저리 좋은 소문을 다 냈기에 파양하지도 못 했다. 그래서 그냥 집 안에서 없는 아이 취급을 했다. 만약 학교 점심이 급식이 아닌 도시락이었다면 배주길은 매일 굶었을지도 몰랐다.


배주길은 불행했다. 하지만 불행하게 살았다고 처음부터 엇나간 것은 아니었다. 그 이전에 배주길은 평범했다. 배주길이 엇나가기 시작한 것은 그 놈을 만나면서부터였다.



권중현. 권중현은 고1이던 17살 당시 이미 키가 190센티미터나 되었고 싸움도 잘했다. 아버지가 종합격투기 도장을 운영했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종합격투기를 배웠다. 권중현에게 맞은 아이들 중 어떻게든 몸 지키려고 도장을 찾았다가 권중현과 관장이 찍은 사진을 보고, 또 관장의 아들이라는 말에 놀라 도망가는 아이들도 많았다. 아버지에게는 모범생인 것처럼 구는 권중현이었기에 권중현의 아버지는 아이들이 배우겠다고 왔다가 도망가듯 가는 이유를 몰랐다. 그저 다른 관원들이 수련하는 모습을 보고 겁먹고 도망친 것이라고 여길 뿐이었다. 배주길이 양부모의 무관심으로 엇나갔다면, 권중현은 그의 아버지가 권중현을 너무 믿어 엇나가는 것을 바로잡지 못 한 경우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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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8 1,945 33 7쪽
8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7 2,064 4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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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5 2,388 3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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