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카지노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대체역사

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2020.10.09 16:13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96,174
추천수 :
1,981
글자수 :
289,471

작성
20.05.17 01:49
조회
2,064
추천
41
글자
7쪽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DUMMY

강철성은 의외로 교사였다. 국사 교사였는데 역사는 물론 다른 잡다한 지식이 많고, 또 그것을 잘 설명하는 능력을 가졌다. 그래서 배주길은 강철성과 대화를 할 때가 가장 즐거웠다. 강철성도 배주길과 대화하는 것을 즐거워했는데 이것저것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르신이란 사람은 자신이 뭘 가르치기는커녕 자신이 배움을 받아야 할 사람이고, 다른 감방 동기들은 뭘 알려줘도 들어먹지 않았다. 하지만 배주길은 달랐다. 가르쳐주면 얌전히 배웠다.


권총대는 소매치기였다. 그 외에 절도범도 겸하고 있어 자물통도 잘 땄다.


“예전에는 말야. 자물통 따기가 쉬웠는데 요즘은 다 도어록이야. 번호 눌러야 해. 열 수가 없다니까. 영화에서 쉽게 열지? 영화는 영화일 뿐이야.”


이렇게 권총대는 투덜거리곤 했다.


* * *


3년이 지났다. 교도소에서의 생활은 힘든 것보다 지겨움이 더 배주길을 괴롭혔다. 같은 감방의 사람들이 배주길에게 이것저것 가르치고, 배주길 자신도 군소리없이 배운 것은 바로 이 지겨움 탓일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 배주길도 출소했다. 모범수로 인정받아 광복절 특사로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배주길은 곧 취업이 되었다. 인천 쪽에 새롭게 개장한 카지노였다. 장녹수의 소개였다. 장녹수는 1년 전 역시 광복절 특사로 출소를 한 상태였다.


“인천에도 카지노 생겼어요?”

“그래. 시설 끝내줘.”

“우리나라는 강원도에만 하나 있는 것 아닌가요?”


그 말에 장녹수는 혀를 찼다.


“쯧쯧. 그러게 뉴스 좀 보라고 했지! 학교 안에서 나오는 방송이라고는 뉴스가 다 인데 그걸 안 봐? 쯥. 이미 3년 전에 부산에서 카지노 개장했었잖아. 아마 너 들어온 직후일 거다. 아무튼 그 다음이 인천이고. 내후년에는 제주도에도 연다더라. 그걸로 제주도는 카지노만 세 군데야. 이제 우리나라 지역마다 카지노 생길거야. 솔직히 나도 하우스 운영하다 들어온 놈이지만 코딱지만한 작은 나라에 뭔 놈의 카지노가 이리 생기는지... 하나가 생기니 여기저기서... 이건 완전 도박공화국 될 참이야. 카지노 관광으로 먹고 살겠다는 건지.., 이 나라 앞날이 암울하다야.”

“녹수 형 돈 못 벌까봐서가 아니라요?”

“떽! 나 하우스 이제 안 해. 이렇게 번듯하게 취업도 했잖아. 거기에 너 한 명 쯤은 내 힘으로 취업시킬 만큼 힘도 쓸 수 있고.”

“그런데 그 동안 배운 기술이 아깝네요.”


배주길은 교도소 안에서 밀링과 선반, 드릴의 기술을 배웠었다. 그것으로 서울 변두리나 지방의 공장에 취업이나 할까 생각했던 것이었다.


“네 생각은 잘 알아. 하지만 아까워도 어쩔 수 없어. 인천카지노에서 칩 나르는 녀석이 있어. 내 중학교 동창이야. 공고 들어가 기계 배워 20여 년 간이나 계속 그 쪽일 했는데 잘렸어. 눈감보고 기계 조작해 제품 만든다는 말 들을 정도로 실력이 좋은데도 말이지. 그런 경력 20년, 30년차들도 회사 어렵다고 잘리는 판국인데 누가 널 쓰겠냐? 자격증도 없는 전과자 출신을. 그나마 너나 난 운이 좋은 거야. 그런 곳이라도 취업할 수 있으니까.”


이것이 장녹수가 면회를 왔을 때 나눈 대화였다. 놀랍게도 장녹수는 인천카지노의 이사였다. 이른바 낙하산이었는데 장녹수가 도박에 대해 해박한데다 장녹수 아는 사람이 인천카지노 대주주 중 한 명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 * *


장녹수란 배경 때문인지 일은 생각보다 쉬웠다. 원래 밑바닥 일부터 해야 했지만 배주길은 처음부터 관리업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가끔씩 돈을 잃어줘야 하는 고객이 오면 딜러로 나가서 돈도 잃어줬다.


“왜 돈을 잃어 주냐고? 뒷돈 찔러주면 탈이 나거든. 하지만 정당하게 따면 뭔 상관있겠어?”

“하지만 정당하게 딴 것도 아니잖아요. 그걸 모르겠어요?”

“알지. 다 알지. 그걸 왜 모르겠냐? 하지만 뭐... 서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거지. 우리도, 그쪽도, 경찰도, 검찰도.”


대충 이런 식이었다. 어쨌든 배주길도 그 생활에 점점 익숙해졌다. 그리고 친해진 사람들도 있었다. 그 사람들과 술자리도 같이 하면서 배주길은 점차 생활이 안정되어갔다. 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든 일단 인천카지노는 국가에서 인정하고, 지역에서 투자한 합법적인 사업체였다. 그런 곳의 정규직원이니 기반은 안정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이에 배주길은 여기서 일하며 좋은 여자 만나 결혼해 아이 낳고 살면 그것도 좋은 인생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야말로 이제 인생 좀 펴나 싶었다. 하지만 그런 좋은 세월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 * *


“어때 잘 되고 있어?”

“예. 형님.”

“그래 열심히 해. 아! 그리고 말야. 이번에 중요한 도박이 있는데...”


장녹수는 항상 배주길을 잘 챙겨줬다. 이미 배주길은 인천카지노에서 이사가 될 확률이 높은 직원으로 손꼽히고 있는 중이었다. 특히 인천카지노 안에서 벌어진 불법거래를 포착해 신고한 후로는 더더욱 그 위치를 확고히 했다.


“하하하. 난 네가 한 번 일 터트릴 줄 알았다.”


장녹수는 배주길과 즐겁게 술을 마셨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안 거야?”

“운이 좋았죠. 어쩌다 눈이 마주쳤는데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몰래 살폈더니 그렇게 된 거거든요.”

“그래. 그게 중요한 거라니까. 세상은 운칠눈삼이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세상은 운이 70%에 눈치가 30%란 말이지.”

“에이... 난 또....”

“에이가 아니라 내가 인생 살아보니 그렇더라. 너도 내 나이가 되면 알거야.”

“누가 들으면 형님이 한 70은 넘은 노인네로 알게네요. 그나저나 어떻게 이런 카지노에서 국가적인 기술을 팔아먹을 할 생각을 했는지 이해를 못 하겠어요.”


배주길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장녹수가 피식 웃었다.


“카지노잖아. 물론 카지노란 자체가 문제가 아냐. 사람들과 돈이 넘쳐나는 곳이라는 것이 문제지. 사람들 만나 거래하기는 좋거든. 기술 유출만 아니라, 각종 보석, 그림이나 심지어 마약같은 것도.”

“아...”

“그런데 말이지. 좀 서운해. 그런 일 벌어지는 것 있으면 나한테 먼저 알려줬어도 좋았잖아?”

“그럴 시간이 없어서요.”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다음에 또 그런 일 있으면 잊지말고 좀 알려주라.”

“예. 예.”


장녹수는 웃으며 배주길의 머리를 쓰다듬은 후 몸을 돌려 자신의 사무실로 갔다, 심각하게 굳은 얼굴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조선카지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4. 밀수. 20.05.28 1,412 25 11쪽
17 4. 밀수. +1 20.05.27 1,405 37 9쪽
16 4. 밀수. +1 20.05.26 1,470 27 7쪽
15 4. 밀수. +2 20.05.25 1,566 32 8쪽
14 3. 키우다. +1 20.05.23 1,598 30 10쪽
13 3. 키우다. +3 20.05.22 1,641 31 8쪽
12 3. 키우다. +2 20.05.21 1,845 38 9쪽
11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20 1,819 36 7쪽
10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9 1,853 34 8쪽
9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8 1,946 33 7쪽
»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7 2,065 41 7쪽
7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4 20.05.16 2,213 42 7쪽
6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5 2,388 38 7쪽
5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5 20.05.14 2,661 46 11쪽
4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4 20.05.13 2,928 58 7쪽
3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4 20.05.12 3,578 67 7쪽
2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6 20.05.11 4,909 87 8쪽
1 프롤로그 +10 20.05.11 5,424 168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