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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2020.10.09 16:13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96,169
추천수 :
1,981
글자수 :
289,471

작성
20.05.18 01:11
조회
1,945
추천
33
글자
7쪽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DUMMY

다음 날 장녹수는 어르신을 찾았다.


“그래? 공교롭구먼...”


장녹수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어르신은 한숨을 쉬었다.


“주길이 그 녀석이 위험하게 되었어. 하필이면...”

“국회의원이란 놈이 국가적인 기술을 팔아먹다니 이놈의 나라. 너무 어이가 없는 것 아닙니까?”

“허허. 어쩌겠나. 그 놈의 국회의원 국민이 뽑은 것을.”

“전 그놈에게 표 안 줬다고요.”


장녹수가 볼을 퉁퉁거리자 어르신은 다시 한 번 웃고는 말했다.


“그 아이에게 그걸 주게.”

“그거라면...”

“옥패말일세.”


그 말에 장녹수는 크게 놀랐다.


“아니 그건 어르신께서 가장 소중히, 아니지. 목숨보다 더 아끼시는 물건이 아닙니까?”

“그랬지.”


고개를 끄덕인 어르신은 회한에 찬 눈을 하고 잠시 허공을 바라보다 다시 장녹수를 향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부질없는 짓이네. 다 내 욕심인 게지. 보게. 난 이리 늙었고, 여기서 언제 나갈지 모른다네. 어쩌면 나 죽은 후에나 나갈지도 모르지.”

“어르신!”

“허허. 목소리 낮추게. 저기 앉아있는 교도관 놀라네.”

“하지만...”

“그 아이 주게. 아니 그 아이가 가져야 할 물건인 게야.”

“그건 또 무슨 의미입니까?”

“그 아이는 딱히 가진 능력이 없으니까.”

“예?”


예상치 못한 어르신의 답변에 장녹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게 있네. 아무튼 그 아이에게 주게나. 내 이 나이가 드니 이제 앞날이 좀 보이네. 한 번. 그 아이 목숨을 구할 물건이니까. 쓰이지 않으면 더 좋겠지만 말일세.”

“대체 무슨...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꼭 지니라고 하게. 목욕할 때도 말일세.”

“예.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장녹수로서는 무슨 말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냥 그 말에 따르기로 했다. 지금까지 어르신이 농담으로라도 허튼 소리를 한 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 * *


며칠이 지났다. 그 날은 배주길에게 중요한 날이었다.


“야야. 너 아직 여자 친구 없어?”


언젠가 술을 마시다 애인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아직 여자를 못 사귀어 봤다는 배주길의 말에 장녹수가 놀라 물은 말이었다.


“뭐... 어렸을 때는 딱히 필요하다는 생각도 없었고요. 큰 집에서야 뭐... 거기 나와서는 곧바로 여기잖아요. 사귈 틈이 없었죠.”

“이런! 내가 너무 무심했네. 그래! 좋았어. 내가 너 소개팅시켜 준다. 아주 예쁜 애로.”


이렇게 약속을 했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지난 후 장녹수에게 연락이 온 것이었다. 저녁 때 약속을 잡은 배주길은 목욕탕으로 가기 위해 나선 길이었다.


“안녕.”


누군가 배주길 앞을 가로 막았다.


“너... 권중현...”


배주길의 인상이 살짝 찡그려졌다. 자신이 교도소에 간 이유. 바로 저 인간. 권중현 때문이었다. 죄는 권중현이 짓고, 벌은 자신이 받은 것이었다. 물론 그 덕에 좋은 사람도 만나고 이렇게 취직도 했다. 따지고 보면 권중현 덕분이기도 한 것이었다. 권중현이 교도소에 갔다면 어르신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 권중현이 만났을 것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배주길이 가진 지금의 직업이 권중현의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어르신이나 다른 사람들이라면 권중현은 인간 취급도 안 했을 테니까. 어쨌든 지금 자신이 안정되게 사는 것이 권중현 것이건 말건 배주길이 권중현에게 가진 기억과 생각은 좋지 않았다. 무엇이 어찌 되었건 권중현은 악랄한 범죄자고, 자신의 범죄를 남에게 뒤집어씌우고 그 사람을 외면하는 그런 쓰레기일 뿐이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이네. 야아... 신수가 훤한데?”


권중현이 배주길의 위아래를 쓸어보며 이죽거렸다.


“그러는 너도 나빠 보이지는 않는 군.”

“너보다야 못 하지. 나? 난 그냥 대충 살아.”

“그런데 무슨 일이지?”

“아... 그게...”


권중현의 눈알이 희번덕거리며 번들거렸다.


“나한테 사업아이템이 있는데 말이지. 요즘 투자자 모집하고 있거든.”

“그래? 그럼 모집 잘 해라.”


배주길은 코웃음 치며 권중현을 지나쳤다.

“어어. 이봐.”


권중현이 배주길을 잡았다.


“뭐 하는 짓이야?”


배주길이 권중현의 손을 털며 묻자 권중현은 피식 웃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러지 말자고.”

“오랜만이라도 안 반갑다.”

“안 반갑더라도 지금 이 말은 해야겠어. 너. 나와 갈 곳이 있거든.”

“갈 곳? 내가 너와 갈 곳이 어디 있다고 그래? 그리고 난 네게 투자같은 것 안 해!”

“누가 투자하래? 나도 네 투자는 안 받아.”

“그럼 볼 없네. 나 간다.”

“배우진!”


권중현의 말에 배주길은 움찔했다. 배우진은 배주길의 양아버지였다.


“그 인간은 왜?”

“성묘는 해야 할 것 아냐?”

“성묘?”


배주길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왜 그 인간 죽기라도 했어?”

“응. 죽었어.”


그 말에 배주길은 살짝 충격을 받았다. 가족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배우진에게 배주길은 기분 나쁠 때 두들겨 패서 화 푸는 샌드백이었다. 그나마 술 마셨을 때만 패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배주길에게는 증오스런 존재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라도 죽었다는 말은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그 사람이 왜 죽었는데?”


권중현에게 묻던 배주길은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성묘라니? 요즘도 무덤 쓰는 집 있나?”

“있지. 물론 배우진 그 양반 집이야 뭐 무덤 쓸 깜냥은 안 되지만. 하지만 무덤 없다고 성묘 못 하나?”

“훗! 하긴... 뼈 가루 뿌린 곳 아니면 납골당이라 이거지?”

“아니. 시체도 없으니 납골당이 다 뭐겠냐.”

“그게 무슨 말이지?”

“배우진 그 양반 사고 당했다니까. 시체도 못 찾았어.”

“그런...”


이번에도 충격적인 말이었다. 그런 배주길을 권중현이 끌었다.


“그러니 그 장소에 가서 성묘하라는 거야. 뭐 무덤은 아니지만. 너에게 마지막 인간의 도리를 하라는 거다. 그게 네 인생 망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유일한 길이니까.”

“그런데 그걸 왜 네가 말하는 거지?”

“부탁받았으니까. 웃기게도 너와 가장 많이 어울린 사람이 나 아니겠냐. 남들 눈에는 우리가 절친으로 보였겠지.”

“그래서 부탁받았다고 한다고? 권중현 네가?”

“다른 부탁이라면 거절했을 거야. 하지만 이번 일은 그럴 수가 없어서...”

“너... 변했구나.”


배주길은 권중현을 다시 보았다. 권중현은 담배를 물고는 한숨을 쉬었다.


“사람이 말야. 안 변할 수가 없더라. 학교와 사회는 많이 다르더라고.”


그런 권중현을 보며 배주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부분이 후에 배주길이 가장 후회한 때였다. 왜 일말의 정도 없던 배우진이 죽은 장소에 가려 했을까? 아니 왜 배우진 가족에게 전화 할 생각을 안 했을까? 아니 왜 권중현이란 인간의 말을 믿었을까? 사람이 가끔가다 정말 바보같은 짓을 할 때가 있는데 바로 그때가 자신이 바보 짓 한 때라고 배주길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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