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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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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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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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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182
추천수 :
1,981
글자수 :
289,471

작성
20.05.11 20:27
조회
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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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글자
8쪽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DUMMY

삐그덕.


어둠 속에서 나무 계단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희미한 불빛만 겨우 비추는 좁은 통로, 좁은 계단에서 울리는 그 소리는 사람의 귀를 자극하는 기분 나쁜 소리였다. 마치 귀신이 우는 듯 소름이 돋는다 해도 이상할 것 없는 날카로운 소리. 하지만 그 소리를 들으며 내려가는 이들은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기대에 찬 눈빛만 불빛에 비춰질 뿐이었다.


계단을 다 내려가 육중해 보이는 문이 열리자 그곳에는 별천지가 펼쳐졌다. 그리고 그들의 눈도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어서 오십시오!”


멋들어진 검은 색 장삼을 입은 사람이 그들을 반겼다. 그 사람은 키가 매우 컸다. 6척의 장신이라 어지간한 사람은 머리가 그의 어깨를 넘지 못 했다. 사람들은 그 사람을 탐락耽樂의 저승사자라고 불렀다. 탐락방이 이승에는 없는 마치 저승에나 있는 듯한 환락의 장소고, 사람들을 그곳으로 안내한다는 의미였다. 그의 차림은 묘했다. 흑포 안에 입은 옷은 조선의 옷답지 않게 통이 좁았다. 흰색의 윗도리와 검은 색 아랫도리. 검은 색의 얇은 조끼를 위에 입고 그 위에 흑색의 장포를 둘렀다. 흑포는 종아리를 덮는 정도로 뒷부분 가운데는 길게 갈라져 엉덩이 부분까지 갈라졌다.


흑포에는 고름을 만들지 않고 허리띠를 둘렀고 그것은 흑포에 바느질로 박아 고정이 되었다. 양 옆구리 부분에는 주머니를 만들었는데 허리띠를 이 주머니 안에 넣었다. 흑포의 소매도 좁게 만들어 그곳을 찾는 양반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발에는 검은 색 버선을 신었고 검은 색 신발을 신었는데 옻칠을 한 가느라간 가죽 끈을 짚신처럼 꼬아 만든 것이었다. 머리 위에는 챙이 좁은 갓처럼 생긴 모자를 썼는데 갓은 아니었다. 탐락의 저승사자는 자신의 옷을 턱시도琢侍賭라고 했고 모자는 실크햇悉具該라 했다.


차림새만 특이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인사법은 더 특이했다.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데 한 다리가 뒤로 가면서, 한 손은 배꼽부근에 가고 다른 손은 우아하게 큰 호선을 그리며 위로 올라갔다. 굉장히 과장된 듯한 인사법. 하지만 모두들 그 인사법에는 익숙한 듯 했다. 한 사람만 빼고는. 그 사람은 마친 촌놈인양 사람을 희번덕거리는 눈으로 쳐다 볼 뿐이었다.


“하하하. 패사장. 오랜만일세.”


문에서 들어온 사람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자가 웃으며 말했다. 패사장은 탐락의 저승사자를 부르는 말이었다. 그의 성이 패가라 패사장이라 불렀다. 하지만 원래 그의 명칭은 탐락방의 주인이라하여 패방주였다.


“내 이번에 사람을 한 명 데리고 왔네. 이곳이 처음이니 안내를 부탁함세. 기왕이면 방주가 직접 해 준다면 좋겠는데.”

“여부가 있겠습니까?”


탐락의 저승사자가 앞서가며 안내했다.


“여기는 도박을 하는 곳으로 도박의 종류에는...”


새로 왔다는 그 사람은 별천지의 모습에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허어... 내 투전이니 쌍육이니 들어보았는데 자네가 말하는 것들은 처음 듣네그려.”

“하하핫! 어찌 이곳의 것들을 쌍육 따위에 비기려 하십니까? 도박이라 말은 했으나 빠른 셈을 할 줄 알며 머리를 기민하게 굴려야 하는 놀이입니다.”

“머리를?”

“예. 여기의 놀이를 즐기시면 노망을 방지하는데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정도지요.”


그 말에 그 사람은 그만 입을 딱 벌렸다.


“노망까지?”

“한 번 하시겠습니까?”


탐락의 저승사자가 은근히 권하자 나이 든 그 손님이 고개를 저었다.


“우선은 술로 가볍게 긴장을 풀어줘야 할 것 같은 룸살롱부터 이용하겠네.”

한 손님의 말에 탐락의 저승사자는 종을 울려 나가요를 불렀다. 나가요가 나오자 처음 온 양반은 그만 영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얼굴도 예쁘지만 무엇보다도 치마가... 짧은 치마!!!


“저것이 바로 똥꼬치마라는 것입니다.”

“어어...”


처음 온 그 양반은 그야 말로 별천지에 온 듯 계속 혼이 달아났다. 그 모습에 탐락의 저승사자는 껄껄 웃었다.


“얘들아! 손님 잘 모셔라!”


나가요들은 눈웃음을 치며 그 양반을 끌고 방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처음 온 양반은 탐락의 거미줄에 걸리게 되었다.


그때였다. 문이 거칠게 열리고 포청의 포교가 네댓 명의 포졸을 이끌고 들어왔다. 도박과 환락을 단속하기 위한 관원들.


“네 이놈들! 어디서 감히...”


하지만 익숙한 일이었다. 탐락의 저승사자는 빙긋 웃으며 환전실에서 1/2로 쌀이나 베로 바꿔주는 칩과 은덩이를 포졸들과 포교에게 던져주었다. 그리고 역시 나가요들이 나와 그들을 끌고 갔다. 그들은 반항인 듯 반항 아닌 반항 같은 몸짓을 1초간 하다 끌려들어갔다. 돈을 받는 것에서부터 여리여리한 몸매의 나가요들에게 끌려 들어가는 것까지 아주 익숙한 하게 받고, 익숙하게 끌려갔다.


“자 그럼.”


탐락의 저승사자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후훗!”


그는 웃었다.


“조선의 재물은 내가 다 끌어 모을 거야. 양반들? 웃기고 있네. 조선이야 말로 진정한 자본주의 국가지. 돈 몇 푼 쥐어주면 다 되거든. 탐락의 저승사자? 마음에 드는 별명이야. 이곳은 저승이지.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저승. 이승에서의 저승. 진정한 저승으로 가는 관문. 그리고 그 곳에서는 저승사자가 왕이지. 훗! 난 조선의...”

“나쁜 놈!!!”


갑작스레 들리는 앙칼진 고함소리 탐락의 저승사자 패사장은 고개를 돌렸고 눈이 크게 떠졌다.


“비선緋璇...”


탐락의 저승자사가 비선이라 부른 여인은 그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카지노에서 몰래 만든 화승권총. 비선은 화승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 * *


배주길이 조선에 온 것은 10년 전이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오래 전인 것 같기도 하고 엊그제 같기도 한 세월이었다. 배주길 자신도 왜 자신이 조선에 온 건지. 아니 어떻게 온 건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인터넷에서 음모론자들이 올린 지구 상 차원 포털같은 것에라도 끌려 들어온 것이리라 여겼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편하고 머리도 안 아팠다.


10년 전 그 날. 평양에서 떨어진 곳의 작은 야산. 그 산에 작은 토굴이 있었다. 토굴은 크지 않았다. 멧돼지가 살기에는 작고, 여우가 살기에는 좀 큰 크기. 하지만 지금은 아무 짐승도 살지 않는 듯 했다. 그 토굴 안쪽에서 뭔가 움직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입구 쪽을 향했다. 그가 바로 배주길이었다. 어두운 공간에서 빛이 보이는 곳으로 배주길은 엉금엉금 기어 나왔다.


“젠장맞을!”


배주길은 나오자마자 욕을 해댔다. 그렇게 얼마나 욕을 했을까... 자신의 모습을 둘로 보고는 피식 웃고는 옷에 묻은 흙을 툭툭 털어냈다. 온 몸이 흙투성이였다.


“이거 완전 거지꼴이로군. 이래서야...”


옷을 털며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배주길은 한숨을 쉬었다.


“그나저나 여긴 어디냐? 분명 인천 어디일 텐데... 햐! 하늘은 정말 파라네. 우리나라 하늘이 저렇게 파랬던가?”



어쨌든 산에 이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

“좋아! 권중현 넌 이제 죽었어. 내가 가만있을 줄 알아? 그 자식은 분명 내가 죽은 것으로 알 거야. 나도 딱 죽는 줄 알았지. 누가 저런 구멍이 있는 줄 알았겠어.”


배주길은 씩씩 거렸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고 손가락으로 이마를 긁었다.


“그나저나... 어디로 가야하지? 아까 볼 때는 주변이 이렇지 않았던 것 같았는데... 내가 잘 못 본 것이었나?”


잠시 주변을 살피던 배주길은 한숨을 쉬었다.


“산에서 길 잃으면 무조건 아래로 내려가라고 했지. 젠장. 얼마나 헤맬지 모르겠네. 이러다 소개팅 못 가는 것 아냐? 그래도 급할수록 돌아 가랬으니...”


투덜거린 배주길은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5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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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3. 키우다. +2 20.05.21 1,846 38 9쪽
11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20 1,820 36 7쪽
10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9 1,854 34 8쪽
9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8 1,946 33 7쪽
8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7 2,065 41 7쪽
7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4 20.05.16 2,214 42 7쪽
6 2.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사나이. +1 20.05.15 2,388 38 7쪽
5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5 20.05.14 2,661 46 11쪽
4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4 20.05.13 2,928 58 7쪽
3 1. 그곳 카지노嘉止魯. 탐락의 방耽樂之房. +4 20.05.12 3,579 6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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