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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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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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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 키우다.

DUMMY

어떤 양반으로 인해 탐락방이라 불리게 된 배주길의 카지노. 그곳의 사장은 당연히 배주길이었다. 그리고 배주길 밑으로 용길, 우시牛尸, 작은노鵲恩奴, 장덕팔이 있었다.


“흐하!”


우시가 큰 사발로 막걸리를 마시고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형수님이 만든 술은 정말 맛있다니까.”

“헛험! 모름지기 사내란 좋은 여편네를 얻어야 하는 법. 부럽지?”

“부럽수다. 뭐 형님을 지아비로 둔 형수님은 어떨지 모르지만.”


우시의 말에 모두들 크게 웃었다. 웃어댔다. 우시는 소똥이란 이름이었다. 본디 김주평의 노비였지만 배주길이 김주평에게서 속량시켰다. 정확히는 도박으로 이겨 데려왔다는 것이 맞았다. 김주평이란 위인은 못 미덥고, 못 믿을 위인이었지만 여러 가지로 쓸모가 있는 양반이었기에 지금 배주길은 김주평을 이리저리 잘 구슬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일은 우시가 도맡았다. 어려서부터 김주평의 집에서 자라왔기에 누구보다 김주평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나저나 우리 하는 일이 이리 잘 되니 정말 좋습니다.”


작은노가 배주길에게 말했다. 작은노는 배주길이 일을 맡긴 대장간의 아들이었다. 작은노와 작은노의 아비도 원래는 어떤 양반가의 노비였다고 했다. 하지만 운이 좋아 수 십 년 묵은 산삼을 발견해 주인집에 바치고 속량이 되었다고 했다. 말 그대로 주인을 잘 만난 것이었다. 어떤 양반이 산삼 바쳤다고 속량시켜주겠는가? 그래서인지 작은노는 하상 자신은 운빨은 좋다고 말했다. 대체 운빨이란 말은 어디서 들어서 써 먹는 건지...


“아... 나 구나.”


작은노는 원래 작은놈이라 불렸는데 주인이 한자로 적으며 작은노鵲恩奴라고 적었다. 계속 대장간과 거래할 요량으로 접근했는데 의외로 작은노와 마음이 맞아 같이 일을 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 이제 겨우 시작인데. 솔직히 상여집에 몇 명 모여 하던 건 시작한 것도 아냐. 아무리 시작이 반이라지만 벌써부터 들뜨면 안 되지.”


장덕팔의 말이었다. 평양의 상인인 장덕팔도 배주길과 죽이 잘 맞았다. 또한 배주길에게 필요한 사람이었고 믿을 만한 사람이기도 했다. 모인 사람 중 가장 나이가 많기도 했다.


“맞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인거죠. 이 정도는 아무 여염집에서나 사람들 모여 투전하는 정도와 별 다를 것이 없습니다. 사람 몇 명 더 오고, 투전이 아닌 다른 것으로 판이 벌어지는 것 외에는 말입니다.”

“그러면 어쩐다? 이대로 만족할 수는 없는 일...”


장덕팔의 이마가 살짝 찡그려졌다. 배주길과 함께 하기로 결정한 장덕팔이었다. 배주길의 사업에 인생이 달린 상황인 것이었다.


“계속 키울 겁니다. 당연히.”


배주길의 말에 장덕팔이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내 여기 이방과 만나게 해주겠네.”

“이방요?”

“그래. 가장 좋은 것이 고을 수령 만나는 것이지만 아직은 그럴 깜냥도 아니고... 그리고 사실 원님보다는 아전이 더 낫다네. 원님이야 두해 지나면 가지만 아전은 계속 그대로니 말일세. 솔직히 고을 돌아가는 것은 아전 때문에 돌아가는 게니까.”


“그런가요? 좋죠. 음... 그런데... 수령이라면 여기가 평양이니까... 아! 평양감사?”

“평양감사라니?”


장덕팔이 허허 웃었다.


“평양이 조선에서 중요한 곳이지만 어찌 평양에 감사를 두겠나? 평안감사지. 그리고 우린 아직 평안감사 만날 깜냥이 아니야. 훗! 주길이 자네도 농을 재미있게 하네. 아무튼 내 이곳 이방을 만나게 해 줄 걸세.”

“이방이라... 얼마를 준비해야 할까요?”

“글세... 못 해도 면포 2필은 준비해야 할 걸.”


그 말에 배주길의 얼굴이 굳었다. 기계로 대량생산하는 21세기였다면 면포 2필이 큰 부담이 되지 않겠지만 지금은 한 올 한 올 수작업을 하는 조선시대였다. 1필 만드는데 들어가는 정성과 시간은 상당한 것이었고 따라서 면포 2필이면 꽤 비싼 것이었다. 더욱이 이방이 그 정도면 나중에 더 높은 사람들에게는 억! 소리 나도록 안겨줘야 한다는 의미였다.


“흠흠. 좀 많지? 하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네. 나중에 우리가 재산을 많이 불려 높은 사람들과 연을 맺는다면 이방 나부랭이쯤이야 턱으로 부리겠지만 지금은 아니니 말일세.”


배주길의 속을 짐작했는지 장덕팔이 설득했다. 배주길도 장덕팔이 하는 말의 의미를 알아들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주선이나 해주시지요.”

“알겠네.”


장덕팔이 나가고 배주길은 한숨을 쉬었다.


“젠장. 조선이나 한국이나...”


그래도 시대가 달라도 변하지 않은 것이 안심이 되는 배주길이었다.


* * *


이방의 이름은 황대붕이었다. 고을 아전 주제에 이름하나는 거창하다고 생각하는 배주길이었다.


“우리 아버님께서 거대한 대붕이 나는 것을 태몽으로 꾸셨지 뭔가. 그래서 내 이름을 대붕이라고 지으셨다네.”


생긴 것은 진중하게 생긴 인간이건만 겉보기와는 완전히 달랐다. 입이 날개 돋친 듯 가벼운 인간인 것이었다. 나이는 딱 50이라는데 배주길을 만나자 자신이 연장자니 말을 놓겠다. 하고는 다짜고짜 태몽이야기였다. 이런 인간을 믿고 로비해도 될까? 생각이 드는 배주길이었지만 이미 황대붕과 만난 순간 시위는 떠나간 것이었다.


“예에이. 아무렴요. 대붕을 봤으니 대붕이라 짓는 것이 도리겠지요.”


배주길은 황대붕에게 대충 맞장구를 쳐주었다. 물론 속으로는 꿈에서 본 것이 대붕일지 참새일지 어찌 아냐며 투덜거렸지만...


“그나저나 자네 재미있는 일을 한다면서?”


황대붕의 눈이 가늘어졌다.


“하하하. 재미있지요. 재미있다마다요.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호오... 그래? 그 재미. 나도 맛보고 싶구먼.”

“맛이라... 하긴 혼자 재미 보는 것도 해서는 안 될 짓이겠지요?”

“아무렴. 그래 어떤 재미를 보게 해 줄 겐가?”

“글쎄올시다...”


지금은 뭘 말해 줄 때가 아니었다. 어차피 뭘 주고받을 지는 배주길이나 황대붕 모두 알고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줄 때 주더라도 막 줄 수는 없었다.


“내 누님께서 시집을 가셔서 아들 하나를 낳았지. 그 놈이 제법 기골이 장대해. 덕분에 여기서 포교 일을 하고 있네. 이름이 조필복인데 들어본 적 있는가?”

“그러시군요. 아쉽게도 들어본 적이 없지만 이번에 이방나리 덕에 알았습니다그려. 그런데 포교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소인은 이상하게 밤이 무섭습니다요. 포교나리쯤 되면 밤은 안 무섭겠지요?”

“이를 말인가. 어지간한 왈패는 문제없다네.”


자신에게 뭔가 해주면 조카 조필복이 배주길에게 달려들 날파리같은 인간들을 막아 준다는 의미였다.


“하하핫!”


배주길은 크게 웃었다.


“이거 이방나리 덕분에 밤길 편히 다니겠습니다.”

“백성들이 밤길 편하게 다니는 것이야 말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마다요. 그나저나... 어이구! 이방나리 옷이 다 낡고 헤지지 않았습니까!”


배주길이 짐짓 놀라는 체 하며 말했다.


“그렇지. 나도 명색이 이방인데 옷 꼴이 이래서 체면이 서질 않네 그려. 날 비렁뱅이 보 듯하니...”


황대붕도 냉큼 맞장구를 쳤다. 황대붕의 옷은 비단으로 만든 새 옷이었다. 낡고 헤지기는커녕 윤기 자르르 흐르고 때깔만 고왔다. 저 옷이 비렁뱅이 옷이라면 양반들은 금덩이를 입어야 할 것이고, 나라님은 다이아몬드를 입어야 할 것이다.물론 지금의 조선에는 다이아몬드가 없지만...


‘벌거벗은 임금님?’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슬쩍 웃던 배주길이 진지한 표정을 하며 말했다.


“이방나리 옷이 그런 것은 아무래도 이곳에 오신 바람에 그리 된 듯합니다.”

“허허... 그런가? 음... 무엇 때문일꼬?”

“여기 방바닥이 낡아 거치니 거기에 쓸린 모양입니다.”


역시 하우스의 방바닥은 들기름 잘 먹인 장판을 깔아 맨들맨들한 것이 파리가 앉다 미끄러져 트리플악셀을 할 지경이었다.


“허... 그도 그렇겠구먼. 그나저나... 그럼 어쩐다?”

“결자해지라고 결국 이리 된 것은 소인의 잘 못이니 소인이 물어내야지요.”

“허... 그런가?”


황대붕은 잠시 고개를 끄덕이다 말했다.


“허나 비록 내 일개 아전이기는 해도 결국은 나라의 일을 하는 몸. 어찌 이 옷과 같은 옷을 받을 수 있겠나. 그저 면포로 대신함세.”

“하하핫! 역시 이방나리이십니다. 손이 좋은 고을에 산다는 것을 정말 실감합니다.”


배주길과 황대붕은 서로 크게 웃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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