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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유니크 플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청월
작품등록일 :
2023.02.15 21:18
최근연재일 :
2024.04.24 19:00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26,406
추천수 :
1,329
글자수 :
1,746,497

작성
23.06.10 19:00
조회
46
추천
5
글자
12쪽

2부 93화) Episode24. 접선(9) [完]

DUMMY

[2부: 아틀라스 편]

[Episode24. 접선(9)] [完]



'당황하지 마. 모든 걸 의심해. 진실과 거짓,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


수많은 생각이 오가는 가든을 보고 리계아트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문장 그대로의 의미이니."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 같은 존재가 어째서 미물에 불과한 저희를 만나고자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까 이엘리헤나가 보낸 좌표를 확인하면서 리계아트의 정보도 찾아봤다.


짧은 시간 동안 찾은 정보라 매우 한정적인 것들만 확보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리계아트가 어떤 존재인지는 알 수 있었다.


'리계아트, 3층의 주인. 최상위 랭커. 그리고..'



"'반배의 위선자'."


"절 모르는 것처럼 구시더니, 잘 알고 계시는군요."


"이런 간단한 정보는 10초의 시간만 있어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란 게 있으니까요."



반배의 위선자.


정확한 의미는 모르지만, 하나는 알 수 있었다. 리계아트의 이명이, '벌'이라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그건 그렇고, 제가 여러분을 왜 만나러 왔는지가 궁금하신 건가요?"


"그렇습니다."


"이유는 가든 씨께서도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그의 말대로 가든은 리계아트가 이곳으로 온 목적을 대충이나마 예상하고 있었다.



".. 현자입니까."


"반쪽짜리 정답이군요. 다른 이유는 없습니까?"


"현자는 현재 아틀라스에서 가장 큰 변수죠. 온전하게 자라지 않은 현자를 획득하고 자기 입맛대로 키운다면, 그것 만큼 힘이 되는 건 없을 겁니다."


"그것도 반쪽짜리군요. 현자도 현자지만, 저는 당신 일행 전체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유-"



리계아트가 이유를 말하려는 순간, 공중에 떠있던 아공간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아공간이 깨지나 봅니다!"


"이건.. 자의적인 것이 아닌 타의적, 즉 누군가 강제로 아공간을 깨트리려는 겁니다."


".. 예?"



'최선 님께서 공주님의 공간을 부술 수 있을 리는 없어. 그렇다면.. 공주님이 위험해.'


가든은 눈앞에 아공간이 루이 레이의 것으로 알고 있고, 안에는 루이 레이와 최선, 이엘리헤나만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루이 레이의 아공간이 깨진다?


결과적으로 도출된 결론은 '이엘리헤나가 루이 레이에게 해를 가했다'였다.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공간은 굉음을 내며 곧장 산산조각이 났다.


쿠당탕!


둔탁한 것들이 떨어지는 소리와 자욱한 먼지 구름이 숙소를 집어삼켰다. 엄청난 폭발로 모든 창문이 깨졌고, 가든은 절규하며 루이 레이를 부르짖었다.



"공주님! 공주님!!"


"이런, 먼저 온 손님이 계셨군요."



['리계아트'가 [격[格](Lv??)]의 극일부를 드러냅니다.]


자욱한 먼지를 해치기 위해 리계아트가 아주 조금, 미세할 정도의 격을 흘려보내 순간적으로 주변 공기를 모두 바깥으로 방출시켰다.


일정 수준 이상이 된다면, 격의 흐름을 조종할 수 있다. 리계아트는 모든 인원을 스쳐가도록 컨트롤했기에 격 때문에 기절하거나 죽은 이는 없었다.


먼지가 걷어진 후 가든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건 루이 레이가 아닌 루이 네오였다.


가뜩이나 정신이 없는데 불청객까지 눈에 띄니 신경이 날카로워질 대로 날카로워졌다.


'저 사람이 왜.. 내가 기절한 게 네오 중위 때문이었나?.. 그럴 리가, 중위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격만으로 내가 기절할 리가 없어. 분명 다른 이유가..'


이 와중에 가든은 자신이 왜 기절했는지, 기절한 후 아공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신의 망상으로 그려냈다.


가든은 어정쩡한 자세로 눈알을 굴려 이상한 소인과 그의 곁에 같이 쓰러져 있는 최선을 발견했고, 벽에 기대 기절한 공주님도 발견했다.


루이 레이를 발견한 가든은 생각이란 기능을 삭제시키고, 공주님에게로 기듯이 달려갔다.



"공주님, 공주님! 정신 차려보십시오! 공주님!!"


"흐음. 루이 레이 씨는 당분간 깨어나는 건 힘들어 보이는군요."


"공주님이 왜, 왜 이렇게 됐는지 아시는, 아.. 아시는 겁니까?"



지나칠 정도로 흥분한 가든은 말까지 더듬으며 루이 레이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안절부절못했다.


리계아트가 기절한 루이 네오를 보며 말했다.



"과부하와 지나친 격의 남용 때문입니다. 붉은색 스파크도 조금 보이는군요."



그의 말대로 루이 레이의 주변에는 붉은색 스파크가 조금씩 튀고 있었다. 하지만 붉은색 스파크가 뜻하는 바에 대해서 가든은 아는 게 없었다.


가든이 골똘히 생각하는 얼굴을 하자 리계아트가 설명했다.



"아틀라스에는 여러 가지의 스파크가 존재합니다. 가령 푸른색 스파크는 시스템을 사용했을 때 주로 나타나죠."


"그럼.. 붉은색은 어떨 때 나타나는 종류인 겁니까."


"해당 층이 감당하지 못할 규격 외의 힘을 가진 존재가 그 층에 오랜 시간 머물러 있거나, 규격 외의 힘을 사용했거나, 누군가 시스템에 강제로 개입했을 때 나타납니다. 이번에는 두 번째 경우군요."



'공주님이 한계치를 넘을 정도로 힘을 사용. 그때 이후로 처음 있는 일. 루이 네오와 관련. 이엘리헤나와 관련. 작은 생명체가 이엘리헤나로 추정. 숨이 끊어진 이는 없음.'


단조롭고 빠르게 사고회로를 돌렸다.


가든은 무표정으로 루이 레이를 안아 들고 침대로 가 그녀를 고이 눕히고, 친히 이불까지 덮어주었다.



"저희가 봤던 아공간은 공주님의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정도로 큰 전투를 치렀다면, 마력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 아공간보다는 현실이 더 나으니까요. 아공간은 아마 저기 있는 다른 분의 것이겠죠."



'내 실책이다. 공주님께서 최선 님과 있는 걸 좋아하시는다는 것만 생각하고, 가문에서 공주님을 찾아올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어. 아니,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찾고, 찾아올 거라 생각하지 않았어. 그때부터 모든 걸 경계하고 대비했어야 했는데. 나 때문에 공주님이 다시 힘을 사용하게 만들었어.'


가든은 얼굴을 찡그리며 크게 한숨을 내뱉고 지끈 거리는 이마를 부여잡았다.


일은 이미 벌어졌다.


가문에게 위치는 발각됐고, 루이 네오는 가문으로 돌아가 오늘 있었던 일들을 상부에 보고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음에는 중위가 아닌 '직속 처단부대'가 오겠지.'


루이 가문 직속 처단부대, '알파제로(R-fa0)'.


대장인 '파제로'를 중심으로 열세 명으로 이루어진 처형집단으로, 루이 가문의 온갖 더러운 일들을 도맡아 하는 무인격의 존재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굉장히 수척해진 몰골로 가든이 물었다.



"당신은.. 왜 우리와 만나고자 하신 겁니까."


"내겐 당신들이 필요하고, 당신들에겐 내 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알파제로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미 모든 걸 포기한 가든은 루이 레이를 눕힌 침대에 걸터앉아 양손으로 머리를 붙잡았다.



".. 저도 이젠 모르겠습니다.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가문의 고위급 존재들이 올까 봐 두려워하시는군요."


".. 어찌 두렵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들은 저희에겐 모든 것이 불가해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제게는 아니죠."


"..?"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만 살짝 들어 올려 리계아트를 바라봤다.


리계아트의 얼굴은 여전히 가면으로 가려져 있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얼핏 표정을 본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화가.. 났어?'


츠즈즛-


'붉은 스파크..!'


리계아트의 주변으로 붉은색 전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10층의 의지가 층의 관리자가 아닌 규격 외 존재를 추방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칠리세우, '아틀라스의 열 번째 제단'이여. 나는 당장은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곳에서 무례를 범할 생각은 없습니다. 제게 조금의 시간을 주십시오."



리계아트가 하늘을 향해 말하자 전류가 움찔움찔하더니 이내 소리 없이 사그라들었다.


가든은 눈앞에서 일어난 일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고민을 해결해 주듯 리계아트가 다시 설명을 했다.



"앞서 말했지만, 층이 제 마력을 감당하지 못해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것보다.. 층하고 대화가 가능한 거였습니까?"


"대화라.. 대화랑은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대화는 우리가 말을 주고받는 것이지만, 저희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일방적인 소통이죠. 층은 대답 대신 의지를 시행합니다. 방금 제게 흐르던 스파크를 없애준 것과 같이 말이죠."


"그런 게.. 가능했군요.."


"길어봤자 10분이 한계일 겁니다. 신들이 부활한다면 층마다 걸려 있는 마력의 제한도 사라지겠지만, 이건 훗날의 이야기니 넘어가도록 하죠."



가든은 오늘 리계아트에게 들었던 모든 것을 자신의 머리 깊숙한 곳까지 쑤셔 박아 넣었다. 미세한 정보 하나까지 전부.



"다시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당신이 생각하는 존재들은 제겐 불가해한 자들이 아닙니다. 아, 가주들을 제외하고 말이죠. 예를 들어 '파제로', '이린', '륀체' 같은 존재들 말입니다. 물론, 싸워서 이긴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하나 같이 루이 가문의 최정상급 인물들이었다. 가문을, 가주의 곁을 지키는 가장 단단한 거목들.


가든은 문득 궁금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어울리지 않는 잡념이지만, 이때가 아니면 대답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세간에서 떠도는 소문.



"그렇다면.. 팔왕과는 견줄 수 있으십니까?"


"....."



질문을 받은 리계아트의 말과 움직임이 모두 멈췄다. 일이 그릇됐다는 걸 깨달은 가든은 황급히 뱉은 말을 회수했다.



"시, 실언입니다. 잊어주십시오."


"팔왕이라고 하셨습니까?"



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주어 담을 수 없는 법. 1분의 침묵이 흐르고, 리계아트가 코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팔왕과 칠가주가 서로 비등한 힘을 지녔다는 괴소문이.."


"여, 역시 헛소문이었습니까?"


"당연하죠. 칠가주는 고작, 팔왕의 발끝에 도달한 존재들입니다."


"... 예?"



리계아트가 생각하는 팔왕과 칠가주의 관한 얘기들은 그저 칠가주의 위업을 높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거라 생각했다.


그는 칠가주와 팔왕 모두와 만난 적이 있었다. 그중 그를 아직도 공포에 떨게 만드는 존재가 바로, 팔왕 중 하나였다.


흉폭한 근육질 다리에 발굽이 있는 발과 소의 머리를 하고 10미터쯤 돼 보이는 도끼를 들고 다니는 괴수.


그와 마주한 리계아트는 세상에서 가장 초라하고 하찮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마주하는 것만으로 세상의 모든 것의 의미를 지우는 존재. 그들이 바로 '팔왕'이라 불리는 자들이다. 칠가주와 마주했을 때도 기혈이 뒤틀리는 괴현상을 겪었지만, 팔왕과는 '격'이 달랐다.


그가 느끼는 팔왕이란, '신에 가장 근접한 존재'들이다.


게다가 리계아트가 만난 팔왕은 여덟 왕 중 '서열 7위'에 위치한 왕이었다.



"그들은 개념 자체가 우리와는 다릅니다. 우리의 언어로는 그들의 강함을 정의할 수 없다는 얘기죠."


"그런.."



가든으로서는 믿을 수 없는 얘기였다. 하지만 그 말을 한 사람 또한 인외격의 인물인지라 마냥 믿을 수 없는 얘기도 아니었다.


리계아트가 빠르게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의 목적과 우리의 목적이 같으니, 우린 조만간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라 하심은, 당신과 이엘리헤나 님을 제외하고 누군가 더 있다는 얘기군요."


"우리의 이름은 '창선[暢仙]'. 위대하신 '허무의 환희'와 뜻을 같이 하는 자들이 모인 곳입니다."


"허무의 환..!"



가든이 상당히 놀란 반응을 보이자 리계아트가 고개를 살짝 갸우뚱거렸다.



"음? '허무의 환희'를 알고 계십니까?"


"비록.. 아직 플레이어의 신분이기는 하나, 언젠가 서적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름은?"


".. '아벨'.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남자.. 라고 알고 있습니다."



'아벨'.


리계아트가 소속된 창선이 모시는 존재로, 칠가주와 같은 스타 랭커의 왕좌에 앉아 있는, 명실상부 아틀라스 최강자 중 한 명으로 불리는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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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2부 107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9) 23.07.03 40 5 14쪽
163 2부 106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8) 23.07.03 37 6 15쪽
162 2부 105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7) 23.06.30 38 5 14쪽
161 2부 104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6) 23.06.28 42 5 13쪽
160 2부 103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5) 23.06.26 46 5 14쪽
159 2부 102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4) 23.06.24 48 5 12쪽
158 2부 101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3) 23.06.23 45 5 14쪽
157 2부 100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2) 23.06.21 44 5 12쪽
156 2부 99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1) 23.06.19 44 5 14쪽
155 2부 98화) Episode25. 네 번째 말뚝(5) [完] 23.06.17 45 5 13쪽
154 2부 97화) Episode25. 네 번째 말뚝(4) 23.06.16 41 5 13쪽
153 2부 96화) Episode25. 네 번째 말뚝(3) 23.06.14 42 5 13쪽
152 2부 95화) Episode25. 네 번째 말뚝(2) 23.06.12 42 5 13쪽
151 2부 94화) Episode25. 네 번째 말뚝(1) 23.06.12 46 5 13쪽
» 2부 93화) Episode24. 접선(9) [完] 23.06.10 47 5 12쪽
149 2부 92화) Episode24. 접선(8) 23.06.09 50 5 14쪽
148 2부 91화) Episode24. 접선(7) 23.06.07 53 5 13쪽
147 2부 90화) Episode24. 접선(6) 23.06.05 55 5 14쪽
146 2부 89화) Episode24. 접선(5) 23.06.02 57 5 12쪽
145 2부 88화) Episode24. 접선(4) 23.05.31 63 5 13쪽
144 2부 87화) Episode24. 접선(3) 23.05.29 65 5 12쪽
143 2부 86화) Episode24. 접선(2) 23.05.26 61 5 13쪽
142 2부 85화) Episode24. 접선(1) 23.05.24 61 5 12쪽
141 2부 84화) Episode23. 재회(6) [完] 23.05.22 57 5 13쪽
140 2부 83화) Episode23. 재회(5) 23.05.22 65 5 13쪽
139 2부 82화) Episode23. 재회(4) 23.05.19 61 5 12쪽
138 2부 81화) Episode23. 재회(3) 23.05.18 60 5 13쪽
137 2부 80화) Episode23. 재회(2) 23.05.17 58 5 13쪽
136 2부 79화) Episode23. 재회(1) 23.05.16 58 5 13쪽
135 2부 78화) Episode22. 아주 작은 진실(9) [完] 23.05.15 78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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