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

천재 아이돌이 능력을 숨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강동태수
작품등록일 :
2022.05.11 19:24
최근연재일 :
2022.08.05 01:2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617,510
추천수 :
16,663
글자수 :
360,387

작성
22.08.01 21:50
조회
3,234
추천
138
글자
12쪽

55화- 포지션 전쟁, 처형-2

DUMMY

55화- 포지션 전쟁, 처형-2




알아서 하랄 때는 언제고.


그야말로 CG 인간급으로 잘생겨진 안동태를 연신 흐뭇하게 웃으며 바라보는 내 주변을, 위수현이 불퉁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었다.


“진짜, 알 수 없는 놈이라니까.”

“그냥 기다리니까요. 형.”

“아, 남 좋은 일 시켜주고! 네 친구는 불구 되고! 그때까지 기다리던가!”

“하하하. 말도 안되는 소리. 의자 안 보여요? 사랑이 형은 앉아 있을 거라구요.”

“...쳇.”



근데 위수현 놈이 저렇게 다혈질이었나? 언제 나랑 친해졌다고 자꾸 저러는지 모르겠지만,


내 관심은 오직 커튼 뒤, 대중에게 자기 얼굴을 보여주고 싶어 몸이 달아있는 절세미남에게 집중돼 있었다. 내가 했지만, 바라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외모였다. 저 정도면 이미 한국의 브라더 피트다.



[형, 괜찮은 거예요?! 왜, 왜 얘기 안 한거야!]

[...너희, 사랑이가 이렇게 다친 거 몰랐어?]

[당연히 몰랐죠! 알았으면!]


두 눈에 눈물이 차오르려는 안동태의 그림같은 얼굴에 관중들이 숨을 들이켰다. 몇몇은 아예 울려하고 있었다.


전광판 속에서, 대한민국 1티어 배우들을 압도하는 절세 미남이 발목에 테이핑을 한 최사랑의 양 어깨를 붙들고 짤짤 흔들고 있었다.


“절경일세, 절경이야.”


흐흐흐. 흐뭇하게 웃는 나를 위수현이 징그럽게 곁눈질했지만.


어떡하겠나,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걸.


안동태의 머리 위에서 점차 줄어들고 있는 폭탄 꼬리에서 말이지.


[안동태, 18]

- 외모 : SSS

- 보유특성 : S급 인스턴트 특성, ~환골탈태~

- 환골탈태의 유효시간 : [00:02:56/24]


어제 저 두 놈이 최사랑을 말로 다구리놓고 있는 걸 보자마자 안동태의 외모레벨을 B에서, 한번에 4단계 더 격상시켰다.

이제 안동태의 외모레벨은 시스템 내 최고등급인 SSS.



인스턴트 특성 환골탈태의 유통기한, 아니 유효기간이 다할 때가 거의 임박해가고 있었다.


나보다 더 신 나 있던 상태창이 내 웃음에 즉시 메시지를 띄웠다.


- 제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즐거운가요?

“... .”



얼마나 신났는지 평소보다 발광력이 3배는 될 듯한 상태창의 빛무리에 눈이 아파왔다.


‘대체 이 자식은 내게 이러는 속셈이 뭘까’


애초에 안동태한테 환골탈태를 쓰도록 꼬드긴 게 자기였으면서 말이지.



**


- 일주일전, 2차 순위발표식 전날-


그건, 자기 팬들이 쉴 새 없이 안동태를 괴롭히는 일로 최사랑의 컨디션이 바닥을 치고 있을 무렵이었다.



내가 미션 클리어의 보상으로 습득한 특성을 확인도 하지 않아, 먼지가 쌓여가고 있던 상태창이 홀연히 나타나 날 유혹했던 건.


- 2차 경연, ~포지션 전쟁~

- 2차 경연은 지금까지처럼 만만하지 않습니다!

- 그러니 이제 좀 획득한 특성을 확인하시겠습니까?

(Yes/No)



‘그러고 보니 무슨 특성 생겼는지도 안 보고 있었네.’


합숙에 들어가기 전 확인이나 해 볼까, 하는 생각을 마치기도 전.


자기가 내게 얼마나 쓸모 없는지 자기도 아는지 요즘 위기의식을 느낀 것 같은 상태창이 다급한 메시지를 쏟아냈다.


[S급 인스턴트 특성, ~환골탈태~]

- 외모 능력치 한정으로, 등급 상승 효과가 일정기간 지속됩니다.


“... .”


괜히 확인했다.


역시 오늘도 쓸모없는 놈이구나!


인스턴트 특성. 말 그래도 일정 기간만 효과가 지속되는 특성이라니.



일정 시간 유효하더라도, 3분의 메인댄서처럼 횟수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진짜 능력치도 아니고. 대체 사람 외모가 일정기간만 잘 생겨졌다 원래로 돌아가면 어떻게 하라는 건가?


그 효과가 사라지는 순간, 안티 팬들에게 ‘성형 부작용’ 내지 ‘역변의 아이콘’이라고 죽도록 얻어맞는 부작용만 날 게 뻔했다.



‘이 자식 땜에 괜히 시간만 버렸네.’ 생각하며 눈 앞의 푸른 빛무리를 쫓아내려 할 때였다.


- 경우야, 어떻게 방법이 좀 없을까?


방금 전, 한밤 중에 찾아와 안동태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던 최사랑의 얼굴이 떠오른 건.


결국 수상쩍은 놈을 향해 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일정 기간이 어떻게 되는데?”


- 레벨 상승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아, 그래서 얼마... .”


나와 오랜만에 대화를 한 데에 신난 상태창이 말이 끝나기도 전, 부연설명을 주르륵 뱉어냈다.

엄청난 속도.

키보드로 친다면 분당 700타 쯤이야 가뿐히 넘을 것 같은 빠른 타이핑이었다.


- 1레벨 상승 시 : 5년

- 2레벨 상승 시 : 1년

- 3레벨 상승 시 : 2달

- 4레벨 상승 시 : 2주일

- 5레벨 이상 : 24시간


“이, 무슨... .”


말도 안되는 기간 설명에 할 말이 없어졌다.


‘어이 없네, 진짜.’


최장기간 사용하더라도 기껏 5년. 서바 그룹 종료와 함께 외모도 일반인으로 돌아가다니. 벌만큼 벌고 그대로 성형 부작용 논란 속에 은퇴하라는 것도 아니고.


마치 제이에스의 전설의 비주얼 센터였던, 그 미라클 진처럼.


‘그랬다간 정말 미라클 진 2 소리나 듣겠지.’


눈 앞의 미치광이처럼 신나서 빛을 내뿜어대는 상태창을 향해 소리쳤다.



“야, 이 미친 놈아, 사람 얼굴이 5년 있다 폭삭 무너지면 성형 부작용이라 그러지!”


- 그걸 네가 알 바입니까? 남한테 쓰면 됩니다.

- S급 인스턴트 특성, 환골탈태는 다른 사람에게 사용 가능합니다!


“아니, 원수 진 것도 아니고 이런 걸 함부로 써준다고 대체 누가 좋아할... .”


이윽고 계속해서 쏟아지는 채팅 메시지가, 이 위험한 특성을 내가 아닌 남에게 사용하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 데뷔 후 그룹에서 인기 순위 꼴찌를 맡아줄 쿠션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요?!

- 모브남은 분명 데뷔만 할 수 있어도 행복할 겁니다

- 인기 꼴찌라도 정산은 n분의 1 할테니까요

- 인스턴트 특성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 누군가 못생긴 놈이 지금 당신 옆에 붙어있진 않나요? 잘 생각해 보세요!


“...!”



그건 도저히 거부하기 힘든 유혹.


언젠가 안동태가 씁쓸히 웃으며 자조하던 순간이 떠올라왔다.


- 경우야. 난 너희가 참 부럽다! 나도 단 하루만이라도 너희처럼, 아니 그 반이라도 잘 생겨진다면, 난 다음날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아. 대체 너희처럼 잘 생기게 사는 건 어떤 기분인 거냐?




‘안동태 외모 레벨이 지금 C니까... .’



1레벨 상승 시 지속 기간은 장장 5년이나 된다.


‘B 정도만 되더라도, 데뷔한다면 그룹 종료까진 쓸 수 있을거고. 만약 드림돌로 데뷔 못하더라도... ’



파생 그룹 정도야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거다.


- 급작스러운 외모 변화는 당사자에게 패널티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괜찮습니까? 안동태가 걱정도 안되나요?

- 패널티 : 안동태의 성형논란!


"괜찮지 않으면, 어쩔거야?"



결단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


무대 위에 대기하고 있는 안동태의 머리 위에 타이머까지 띄워서 카운트하고 있는 상태창을 향해, 속으로 그간 묵혀둔 질문을 꺼냈다.


‘너, 이럴 줄 알고 안동태한테 특성 쓰라고 꼬셨지?”


- 무슨 소리인가요? 상태창은 전혀 모르겠습니다.


‘넌 왜 그렇게 안동태를 싫어하는 거야?’


- 못 생긴 놈 싫어하는 데에도 이유가 필요합니까?


‘... .’


물어봐봤자, 절대 사실대로 대답해줄 것 같지 않은 놈의 태도에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평소보다 몇배로 빛나며 살랑대는 게 꼭 주인에게 칭찬해 달라고 애교 부리는 강아지같은 모습. 귀엽기는커녕 더 수상할 뿐이지만.


[자,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댄스1조의 경연곡은, 자메이카 리듬의 썸머 히트송이죠! 전설적 보이그룹 디에잇의, GET BACK! 내게로! 돌아와아!]



상태창의 정체에 대한 고민은, MC의 외침에 곧 흩어져 버렸다.


전광판에 곧 무대로 올라올 댄스1조의 경연곡의 소개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자,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겟백팀, 파이팅!”


무대 위로 출격하기 전, 둥그렇게 선 댄스 1조 7명이 한 손을 가운데에 맞대고 구호를 외쳤다.


어느샌가 자기 옆에 와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 막 걸어 나가려던 안동태의 움직임이 멎었다.


놈을 향해 악수를 건네니 좋다고 손을 맞잡아온다. 안동태를 꼭 끌어 안으며, 놈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잘 가, 동태야. 그동안 함께 해서 정말 즐거웠어.”


왈칵 구겨지려던 표정을 바로 갈무리했지만, 찰나에 사나워졌던 눈빛을 완전히 숨기진 못했다. 카메라가 찍고 있는 앞에서 나와 싸울 순 없을테니.


그림같은 얼굴이 평소처럼 개구지게 미소지었다. 마치 잘 생겨지기 전, 보험왕으로 내가 늘 부르던 때처럼.


“헤헷! 그렇지. 잘 하고 올게.”


“동태야, 빨리 와!”


다급히 손짓하는 용화영을 향해 뛰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조용히 내 눈에 담았다.

그를 부르는 관중의 함성이 백 스테이지에까지 전해져 오고 있었다.


- 안동태! 안동태! 안동태!

- 최사라아아아앙!


이제 최사랑보다 안동태의 등장에 대한 기대가 더 커보일만큼. 함성의 대부분이 안동태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었다.


[자, 그럼, 박수로 맞아 주십시오! 댄스 1조, 겟백팀입니다!]


댄스 1조의 무대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무대 위는 어둠이었다.


- 꺄아아아아악!


대형에 맞춰서 관객 인사를 준비하는 7명을 향해 그들을 반기는 관중의 비명같은 함성이 무대 위로 쏟아졌다.


이경우는 대기실과의 사이를 나누는 암막커튼을 살짝 젖히고 그 뒤로, 댄스 1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 사이에 선 안동태의 머리 위에서 빛나는 타이머를.


- 유효시간 : [00:00:06]


곧 조명이 무대 위의 어둠을 걷어내고, 댄스1조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췄다.


[자, 박수로 맞아 주세요! 댄스 1조, 겟백 팀의 7명의 연습생입니다!]



그리고 곧.


안동태의 짧은 행운이 끝났다.



- 유효시간 : [00:00:00] -

- 유효시간이 종료됐습니다!

- 시스템이 모브 캐릭터, 안동태로부터 S급 인스턴트 특성, ~환골탈태~를 회수합니다.



귀를 찢을 듯 그에게만 들려오는 시스템 알림음의 연속에 미간을 찌푸리며, 이경우는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전공판을 향해 고개를 높이 들었다.


- 시스템이 모브 캐릭터, 안동태의 레벨 조정에 들어갑니다!

- 안동태의 레벨이 다운됩니다!

- 안동태의 레벨이 재조정됐습니다!

[안동태, 18]

- 보컬 : D

- 춤 : B

- 외모 : C


전광판에는 자기 소개 중인 안동태의 얼굴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일순간 침묵에 휩싸인 관객석의 반응에 그도 같이 숨을 죽였다.


“안녕하세요, 댄스 1조 메인댄서, 안동태입니다!”


관중의 경악한 얼굴을 자신의 잘생겨진 얼굴에 대한 찬탄으로 이해했는지, 안동태는 연신 즐거워 보였다.


2차 순발식 전 원래의 모습의 안동태가 전광판 속에서 개구지게 웃고 있었다.


자신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옷을 입었다고 굳게 믿고 있는 동화 속,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동화 속에서, 속옷 바람으로 행차하던 왕의 모습에 군중들은 몹시 당황했지만 누구도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어린 소녀 한명이 임금님 다 벗고 있다는 말을 하기 전까지, 어른들은 모두가 침묵을 지켰더더랬지. 그러나 동화 속에서 역시 그 순간은 오래 가지 못했다.


관객석 속, 누군가의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울려퍼졌다.


- 누,...누구야, 쟤? 얼굴 왜 저래?



곧 같은 의문을 가진 사람들의 웅성임으로 관객석이 소란스러워졌다.


기괴한 것을 보는 듯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도, 여지껏 자신감에 넘쳐 있는 안동태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실소가 나왔다. 이경우는 전광판 속,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옛 친구를 보며 슬프게 읊조렸다.


“네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갈 때다.”



안동태,



지하 연습실의 먼지로 돌아가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아이돌이 능력을 숨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예약실수입니다 0908 22.09.08 368 0 -
공지 연재 중단 공지입니다 +22 22.08.06 2,525 0 -
공지 48화 07:56에 수정됐습니다 22.07.19 296 0 -
공지 연재시간 +2 22.06.04 2,455 0 -
공지 수정공지 22.05.31 12,833 0 -
58 58화- 포지션 전쟁, 처형-5 +10 22.08.05 3,295 144 15쪽
57 57화- 포지션 전쟁, 처형-4 +15 22.08.03 3,242 146 12쪽
56 56화- 포지션 전쟁, 처형-3 +7 22.08.02 3,236 134 12쪽
» 55화- 포지션 전쟁, 처형-2 +13 22.08.01 3,235 138 12쪽
54 54화- 포지션 전쟁, 처형-1 +13 22.07.30 3,732 122 13쪽
53 53화- 포지션 전쟁, 배신-7 +5 22.07.27 3,982 136 13쪽
52 52화- 포지션 전쟁, 배신-6 +10 22.07.26 4,269 130 14쪽
51 51화- 포지션 전쟁, 배신-5 +20 22.07.25 4,256 125 17쪽
50 50화- 포지션 전쟁, 배신-4 +10 22.07.23 4,747 132 13쪽
49 49화- 포지션 전쟁, 배신-3 +26 22.07.21 5,629 127 17쪽
48 48화- 포지션 전쟁, 배신-2 (07:56 수정) +10 22.07.19 6,002 168 11쪽
47 47화- 포지션 전쟁, 배신-1 +9 22.07.16 6,649 191 12쪽
46 46화- 센터와 뻐꾸기(수정) +24 22.07.13 7,062 188 15쪽
45 45화- 악개보다 더 악개 +24 22.07.12 7,421 197 18쪽
44 44화- 순위 발표식, 배척 멤버의 역습 +17 22.07.10 7,933 221 13쪽
43 43화- Why so serious...? +20 22.07.09 8,111 231 15쪽
42 42화- 한번 살아선 알 수 없는 +11 22.07.06 8,960 275 14쪽
41 41화- 논란의 중심-3 +8 22.07.04 8,714 253 13쪽
40 40화- 논란의 중심-2 +9 22.07.02 9,122 287 18쪽
39 39화- 논란의 중심-1 +10 22.06.30 9,236 283 14쪽
38 38화- 빌런-7 +13 22.06.29 8,958 270 12쪽
37 37화- 빌런-6 +20 22.06.28 8,679 269 13쪽
36 36화- 빌런-5 +18 22.06.25 9,011 298 12쪽
35 35화- 빌런-4 +24 22.06.24 9,242 224 18쪽
34 34화- 빌런-3 +10 22.06.22 9,423 28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