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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아이돌이 능력을 숨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강동태수
작품등록일 :
2022.05.11 19:24
최근연재일 :
2022.08.0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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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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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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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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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8화- 포지션 전쟁, 배신-2 (07:56 수정)

DUMMY

48화- 포지션 전쟁, 배신-2



‘이 그룹에는 인간이 없어.’


색마와 무능력자와 불여우와 기타 등등. 데뷔 전부터 경쟁을 통해 만들어진 그룹이어서인지, 아니면 원래 그룹이란 게 실체는 다들 이런 건지.

비즈니스 관계로 묶여있지 않았다면 절대 가까이 하지 않았을 멤버들로 구성된 드림체이서. 자신이 리더로 있는 그 그룹을 그는 혐오했다.


그나마 예외라면 홍콩에서 온 바보 한명 정도일까.


어차피 바보는 사람으로 치지 않는 그였으니. 속은 썩어 빠졌다 해도, 겉으로는 3년째 멀쩡하게 유지되고 있는 이 그룹에 인간다운 인간은 없다고 위수현은 생각했다. 물론 거기엔 자기 자신도 포함됐다.


‘나쁘진 않아.’


개인 연습생으로 참가해 데뷔한 탓에, 엠제이넷 산하 기획사와 50:50으로 나누는 수익의 절반을 원소속사에도 갖다 바쳐야 하는 다른 멤버들보다 버는 돈도 두배, 미래가 없을 게 뻔한 놈들 사이에서 일찌감치 연기 길을 뚫어놓은 덕분에 개인 활동도 두배.


빨리 목표한 돈을 모아서 계약 만료와 동시에 이 곳에서 탈출하는 게 위수현의 목표였다.


다행히 얼마전 용화영, 멍청한 색마 놈이 알아서 사생에게 연애를 걸려줬다.


연기를 시작한 후로, 리더인 주제에 그룹에 소홀해졌다며 공공연히 그를 팬덤 내 배척 멤버로 만들기 위해 공격해온 용화영의 팬들은 위수현의 골칫거리였다.

사생의 연애 폭로와 함께 용화영의 팬덤이 터져 나가며, 이제 배척받는 건 용화영 쪽이 됐다.


숨 죽여 때를 노리던 위수현의 팬덤은 ‘이런 그룹은 미래가 없다. 탈출이 답’이라며 ‘위수현이 개인 활동에 치중하는 것도 이해된다’고 여론을 선동하기 시작했다.


드림 체이서로부터의 빠른 탈출이라는 그의 플랜 앞에 고속도로를 깔아준 용화영을 향해, 방송국 자판기에서 막 뽑은 음료수를 건넸다.


“형 고마워요. 매니져 형이 휴대폰도 뺏어가는 바람에... . 폰 돌려받는대로 이체해 드릴게요.”

“뭘, 고작 음료수 하나 갖고.”

“아, 정말 형밖에 없어요. 회사에선 자꾸 선애랑 헤어지라고 하고... . 선애가 얼마나 좋은 앤데.”

“... .”


이 쓰레기가 그동안 얻어먹은 것들을 모조리 자신의 숙소 방 안 서랍 속, 가계부에 기재해 온 위수현이었다. 이 놈은 말로만 이러지, 한번도 갚겠다는 약속을 지킨 적이 없었다.


‘이런 도둑놈은 경찰에 신고해야 되는데.’


생각하면서도, 한창 트이터에서 진행되는 팬덤의 탈퇴 총공에 기 죽어 있는 용화영의 어깨를 두드리며 함께 대기실로 향했다. 이미 열려있던 문 안쪽으로부터, 그에게도 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이 시발놈아, 아랫도리 간수 잘 하라고 내가 했어, 안 했어.”

“했지.”

“몇번 했어, 그럼.”


백치끼가 있어보이는 금발이 그 말에 실실 웃으며 주변을 두리번댔다.


“몇번 했냐니, 하하. 경우야. 밖에서 너무 야해! 당연히 셀 수도 없이... .”

“이 시발 개같은 채지훈 새끼야.”


퍼어억! 작달만한 소년의 주먹이 두상마저 잘 생긴 금발의 머리통을 내리치며 남자의 입에서 새된 비명이 터져나왔다.


“... .”


대기실 안에서 일어나는 난리에, 문 앞에 선 채로 굳어버린 나머지 선배들에게 인사할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위수현답지 않은 일이었다.


대한민국 젊은 여성 중에 방금 얻어맞은 금발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거다. 채지훈. 얼마 전에 걸그룹 멤버와 차 안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는 장면을 데쓰패치에서 터트린 아이돌.


머리통 한 개는 더 작은 리더에게 얻어맞는 와중에도 연신 헤죽대고 있는 게 과연 그룹이 뜨자마자 열애설부터 터트려 온 인간답게 낯짝이 보통이 아니었다.


보이그룹 명가, 제이에스 엔터에서 출격시킨 막내 그룹 에이센트 멤버들이 대기실에 자리 잡고 있었다.


깍지 낀 양팔로 머리를 베고 소파 위에 길게 누워 있던 험상궂은 인상의 남자, 선우명남이 선배들의 앞에 멀뚱히 서 있는 두 사람을 향해 눈을 치켜떴다.


“선배님들, 안녕하십니까!”

“죄송합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서둘러 인사한 후 변명하는 위수현을 향해, 방금 전까지 마귀처럼 화나있던 소년의 얼굴이 180도로 바뀌며 상냥한 미소가 어렸다.


볼 때마다 항상 느끼지만, 지킬 박사와 하이드같은 수준의 표정 변화였다.


“아, 아니예요. 저희야말로 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쟤네가 우리 대기실 침범한 건데, 우리가 왜 미안해?!”

“넌 입 좀 닥쳐, 시발.”

“... .”


엠카운트 펀치의 음방 대기실을 라이벌인 두 그룹이 같이 쓰도록 배정하다니. 엠제이넷이 일부러 제이에스를 엿 먹이려 한 처사인건지.


대기실의 불편한 공기를 피해 복도 의자에 나와있게 된 드림체이서 멤버들이 작은 소리로 에이센트의 욕을 뱉었다. 주변 사람들이 복도의 의자를 다 차지하고 떠드는 그들을 향해 눈을 찌푸리며 지나갔다.



“어우, 저 팀은 피곤해서 어떻게 사냐. 리더라고 멤버를 저렇게 잡네, 잡아.”

“... .”


나오는 와중에 문을 닫으면서 본 대기실 안에서, '그 리더'가 다시 금발의 멱살을 잡고 머리 하나는 더 큰 남자를 짤짤 흔들어대고 있었다.


“역시 우리 수현이가 짱이야! 난 저렇게 빡빡하게 사람 잡는 데선 하루도 못 버틸거다.”


평소같으면 그냥 웃으며 넘어갔을 그 엿같은 칭찬에, 그답지 않게 말이 나왔다.


“저 정도면, 거의 완벽한 리더 아닌가?”


대기실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말단 스탭에게도 허리 숙여 목청껏 인사하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혼자만 그러는 게 아니라, 뒤에 달고 있는 멤버들까지 다 자기처럼 허리를 깊숙이 숙여 폴더 인사를 하게 시켰다.


드림 체이서가 몇 개월 후배인데도, 대기업 아이돌 그룹의 리더가 항상 먼저 인사 해왔으니.


저토록 빡세게 규율을 잡는데도 사고를 쳐대는 멤버들 사이에서, 걸핏하면 짖어대는 말티즈처럼 멤버들에 잔소리를 퍼붓고 있었다.


"저 연차에 임신시킨 것도 아니고, 성인 남자가 연애 좀 한 게 뭐 잘못이야? 지가 무슨 엄마도 아니고, 웃겨."

“저렇게 옆에서 너무 잡아대면 사람이 더 엇나간다고.”

“...하기사, 그건 그렇지.”


마침 한 걸그룹과 서로 멤버를 돌려가며 연애하고 있던 멤버들이 채지훈의 입장에 대입해 열을 내고 있었다.


"야, 너 그거 들었냐? 저 선배 있잖아."

"누구, 이경우 걔?"

"어, 그 X만한 새끼."

"그 새끼가 뭐? 구린 거 있대?"


여느 때처럼 흘려듣던 위수현이 티 나지 않게 멍청이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선애가 말해준 건데, 걔 모쏠이란다. 데뷔하고 지금까지 연애 한번도 안 했대!"

"뭐, 시발. 그건 어디 이상한 거 아냐? 그 새끼 고자임?"

"시발, 나이가 25살인데 동정이면 마법 쏘는 거 아니냐? 푸앙!"

"크하하하하학.“


양 손으로 장풍 쏘는 시늉을 하는 임연수에게 용화영이 배를 잡고 뒤집어졌다.


"아, 근데 걔 고자란 거 진짤 수 있어. 선애 그룹에 윤미영이라고 알지? 그 섹시한 누나."

"아, 그 미드 쩌는 애?"

"어, 그 미드 부자. 미영 누나가 채지훈이랑 전에 사귀었거든? 걔가 그랬대. 자기네 리더 동자승이라고. 원래 미영 누나가 이경우도 쫓아 다녔는데 그 쪼그만 게 계속 도망가서 못 먹었다더라."

"미친, 진짜 수도승이냐. 윤미영을 거부하게. 그 새끼 남자 맞아?"

"조오온나 독한 새끼거나, 고자거나. 둘 중 하나인 건 분명해."

"난 고자에 한 표!"

“카하하하핫!”


여느때처럼 저속한 화제들에 킬킬대는 멤버들을 향해 예의 아이돌 스마일을 두르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나처럼 이런 쓰레기들은 알아서 망하게 내버려두면 훨씬 편할텐데.’


그룹이라 해도 결국 경쟁자들인데, 말을 해도 듣지 않는 글러먹은 놈들이라면 잔소리해서 뭐할건가.


배가 가라앉을 징조가 보이기 훨씬 전부터 빠져나갈 준비를 미리 해놓는 쪽이 현명할 것이다.


2년 뒤, 위수현의 이런 생각이 맞았음이 드러났다.

위수현이 드림 체이서의 계약이 만료되자마자 배우 소속사로 이적하는 데에 성공했을 시기. 결국 예의 그 시한폭탄 두명이 대형 사고를 치며 에이센트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위수현은 이경우가 그룹의 리더로써 7년간 한 그 모든 노력은 결국 헛고생이었음을 확인하게 됐다.


**



“자, 그럼 이제 보컬 포지션 차례입니다! 17명의 연습생들, 각자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종이가 붙은 팻말을 선택해 가서 서주세요! 한 팀은 최소 4명 이상, 최대 7명을 넘어갈 수 없습니다!”

"우와아아아아아!"



이미 합숙을 통해 어느정도 친한 연습생들의 무리가 만들어진 시기. 2차 경연은 제비뽑기나 남에게 선택을 받아 팀을 짜는 방식이 아니라 연습생들의 자율 선택에 의해 팀을 구성했기에, 자연스레 한 팀이 되고 싶은 아이들끼리 같은 팻말 뒤에 가 서게 됐다.


아무래도 팀별 회의 때에 자기 편이 많아야 정치질에도 유리하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자연히 마치 체육시간에 선생님이 '얘들아 각자 팀 하고 싶은 애들끼리 뭉쳐!'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돼버렸단 거다.


1차 경연이던 그룹 배틀처럼 승리팀에 대한 단체 보상도 없는만큼, 가장 이득은 조 1위를 해서 1만표의 베네핏이라도 받는 것. 보컬 평가 전체 1위 후보로 꼽히는 나와 같은 조가 될 용기를 가진 놈들이 많을 리 없었지만, 문제는 내 예상보다 그게 너무 없었다.



그리고, 어벤져스 조에서 혼자 보컬 지망이었기에 아이들과 떨어져 있던 나는 가장 꼴 보기 싫은 놈과 한 조가 되게 된다. 최소 인원만큼 팀원을 모으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역시 경우씨와 같은 조가 되길 잘했어요. 가만히 보면 참 경우씨는 행운이 따르는 것 같더라고.”

“아하하하하하. 과찬이세요, 형.”


파트 분배와 회의를 위해 체육관 구석 자리에 둥글게 모여앉은 보컬 1팀 조원들 사이. 하필 내 옆에 붙어 앉아 은근슬쩍 긁어대는 위수현을 모른척하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이 자식 말하는 게 꼭, 빨간 종이 뒤에 무슨 곡명이 숨어 있을지 내가 미리 알고 있었단 소리같이 들려 괜히 찔렸기 때문이다.


‘젠장, 어쩌다 이놈과 짝이 되게 된거지.’


이 자식이라도 안 왔으면 인원 부족으로 양 옆 줄에 서 있는 놈들이 내기를 해서 진 놈이 우리 조로 와야할 상황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내내 멀거니 빨간 팻말 앞에 혼자 서 있는 나를 안쓰럽게 여긴 고민남과 다른 연습생 1명 외에, 1명이 더 오지 않는다면 최소 인원 4명도 채울 수 없던 상황.


내내 팀을 정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던 위수현이 느지막히 우리 쪽으로 걸어왔던 거다.


- 아아! 적과의 동침인가요! 위수현 연습생, 히어로즈에서 맞서 싸웠던 적군의 수장과 한팀이 되려 한 이유가 있습니까?

- 여기가 사람이 제일 없으니, 파트가 많을 것 같아서요.

- 와하하하하!


위수현과 나라는 보컬 포지션의 인기 연습생이 2명이나 빠져버린 뒤, 안도해 있던 다른 보컬 지망생들이 빠르게 팀을 확정했다. 그리고 그들은 보컬 1팀의 대표로 내가 팻말의 빨간 종이를 떼어낸 뒤 나온 경연곡명에 부러움의 한숨을 토했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ㅠㅠ


==================

(07:56에 수정)

죄송합니다 파일이 잘못 올라간 걸 늦게 알았습니다ㅠ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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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화- 포지션 전쟁, 배신-4 +10 22.07.23 4,729 132 13쪽
49 49화- 포지션 전쟁, 배신-3 +26 22.07.21 5,617 127 17쪽
» 48화- 포지션 전쟁, 배신-2 (07:56 수정) +10 22.07.19 5,989 168 11쪽
47 47화- 포지션 전쟁, 배신-1 +9 22.07.16 6,633 191 12쪽
46 46화- 센터와 뻐꾸기(수정) +24 22.07.13 7,047 188 15쪽
45 45화- 악개보다 더 악개 +24 22.07.12 7,404 197 18쪽
44 44화- 순위 발표식, 배척 멤버의 역습 +17 22.07.10 7,917 221 13쪽
43 43화- Why so serious...? +20 22.07.09 8,096 231 15쪽
42 42화- 한번 살아선 알 수 없는 +11 22.07.06 8,943 275 14쪽
41 41화- 논란의 중심-3 +8 22.07.04 8,700 253 13쪽
40 40화- 논란의 중심-2 +9 22.07.02 9,105 287 18쪽
39 39화- 논란의 중심-1 +10 22.06.30 9,221 283 14쪽
38 38화- 빌런-7 +13 22.06.29 8,941 270 12쪽
37 37화- 빌런-6 +20 22.06.28 8,663 269 13쪽
36 36화- 빌런-5 +18 22.06.25 8,992 298 12쪽
35 35화- 빌런-4 +24 22.06.24 9,227 22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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