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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아이돌이 능력을 숨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강동태수
작품등록일 :
2022.05.11 19:24
최근연재일 :
2022.08.0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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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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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빌런-3

DUMMY

34화- 빌런-3



1차 평가로부터 일주일 뒤, 순위발표식에서 떨어질 인원은 70명 중 자그마치 20명. 곧 10개의 팀 중 3개 팀에 달하는 인원이 대량 방출될 예정이었다.


2차 평가에서는 또 다시 스무명을 걸러서 단 30명만이 남는다. 6명이 5개의 팀으로 나뉘어 벌이게 될 3차 평가는 거의 최종 데뷔조끼리의 경합이라 봐야 했다.


실력과 대중성, 양측을 모두 일정 이상 충족시키는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데뷔 그룹으로 올려 보내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의지가 느껴졌다.


사실, 실패자들의 패자 부활전이라 생각했던 것도 사실인데.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생각했다.



'어쩌면, 제이에스에서 겪은 데뷔전보다 더 난이도가 셀지도.'


그럴만도 하지. 자그마치 이전 생에서 케이팝 팬덤을 3등분하다싶이 했던 3개 그룹의 에이스가, 지금 모두 이 서바이벌에 모여 데뷔 그룹에서의 한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임페리얼의 핵심이던 제이디. 에이센트였던 이경우. 그곳에서 원래 나와 투메댄으로 데뷔해야 했던 최사랑. 드림 체이서의 센터로 데뷔했던 위수현과, 그와 팬덤을 양분했던 비주얼 메댄 샹웨이까지.


그 중 3명은 아예 3개 팀의 센터이자 메인 포지션들이다.


'어쩌다보니, 케이팝계의 에이스 오브 에이스(Ace of Ace) 선발전에 참가하게 돼버렸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최정상 능력치와 인기 멤버들이 때거지로 몰려있는 게 우리 A조, 어벤져스 팀이었지.

그러나 발라드 곡을 놓고 싸우기에, 그런 어벤져스 조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나를 제외한 모든 멤버가 심각하게 춤 쪽으로 능력치가 편중돼 있었던 거다.


제이디와 샹웨이는 둘 다 이전 생에서도 임페리얼과 드림 체이서의 래퍼였다.


리드보컬이자 리드댄서인 사랑이 형과 브릿지와 하이라이트 파트를 모조리 둘이 나눠 부르려면 남은 팀원들의 파트는 완전히 실종될 예정.


심지어 안동태도 래퍼에, 노운수는 노래도 랩도 안되는 전문댄서였다.

그나마 고민남이 보컬 지향이 아니었다면 파트 분배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을거다.



'대부분이 모든 능력치를 춤에 몰빵한 그룹.'



반면 위수현과 우명우의 히어로즈는 대부분이 보컬 포지션을 지망하는 멤버들. 극과 극의 대립점에 서 있는 두 팀이 서정적인 발라드 곡으로 붙게 된 상황. 멘토들을 비롯해 참가자들 대부분이 우리의 경연에서 히어로즈의 승리를 예상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킥킥. 어벤져스 조를 얄밉게 보던 연습생들이 우릴 비웃는 소리가 연습생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 저기 노래 부를 건 이경우 뿐이네

- 땡 잡았는데? 개인 1위는 맡아놨네

- 휘유, 팀원들 다 들러리 시키고 센터 데뷔하나요?!




"이런 시X, 저것들을 그냥... ."

"아 동태야 참아, 참아."

"아 형! 아무리 카메라 있어도 이런 것도 참아야 돼요?! 가만히 있는 게 더 안 좋게 보일걸요."

"참아야지."


웬일로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최사랑을 보니 다시 사랑이 형이라 부르고 싶어졌다.


"카메라 없는 데 가서 받아버리면 돼. 내가 촬영장 뒤에 조용한 데 봐 놨어."

"... ."


그럼 그렇지.


다른 조는 서로 파트를 많이 하겠다고 난리인데, 서로 누군가 더 많은 파트를 불러주길 원하는 기이한 상황. 멤버들이 회의를 위해 둥글게 모여 앉아 있는 가운데. 기운 없이 축 처져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던 샹웨이가, 갑자기 분연히 일어섰다.


"샹웨이도 노래 준비했다. 샹웨이가 하겠다. 다들 걱정 마."

"...할 수 있겠어? 너, 래퍼잖아."

"어젯밤, 연습했다. 히어로, 내 페이보릿 송."

”... .“


그 말에 아이들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하기사, 샹웨이는 원래도 드림 체이서의 에이스였으니까.


위수현이 보컬을 잡고, 샹웨이가 래핑과 춤을 잡았었지. 둘은 그때도 드림 체이서 퍼포먼스를 양쪽에서 견인하는 날개였다.



그러나,



"스으스로으, 마으믈, 드려다보올...!"

"그만, 그만!"


도저히 더 들을 수 없는 음성 공격에 샹웨이를 붙잡고 입을 틀어막아 버렸다.


"일단, 넌 한국어 발음부터 더 연습하자."

”... .“



[샹웨이 (레슬리), 19]

-외모 : A

- 보컬: C

- 랩: B

- 춤 : B+



이자식, 보컬 C 등급이었던 걸 잊고 있었다. 그나마 랩도 한국어 발음이 안 좋아 항상 영어랩 위주였다.



- 만약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용기가 있다면,

- 그 안에서 발견할거야, 너의 Hero

- 두려움도 슬픔도 없는 곳으로

- 널 데려가줄 hero



오하영의 솔로 데뷔곡, Hero. 가수 활동을 하는 내내 느꼈던 고독을 극복하고 내면의 용기를 끌어내 영웅이 되자는 웅장한 가사. 벌써 십년 전에 대히트한 국민 발라드였다.


기실 대부분이 퍼포먼스 위주 댄스곡으로 유명한 제이에스에서, 오하영의 발라드곡을 들이밀 줄은 몰랐겠지.



나와 최사랑 외에도 노래할 사람이 없어 고생하는 우리 팀과 반대로, 히어로즈는 서로가 더 많은 파트를 맡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전쟁에서 초반에 승기를 쥔 건 당연히 가장 나대는 우명우였다.


“브릿지는 내가 맡을게. 여기서 고음 소화할 수 있는 애는 나밖에 없으니까. 다들 괜찮지?”

“하하··· .”



위수현이 진심으로 짜증나는 걸 참고 있는 얼굴을 계속 보려니, 천년 묵은 체증이 내려갈 것 같았다.


‘저것들이 저렇게 보니 천생연분이네.’


볼수록 여우와 구렁이의 밸런스가 환상적인 히어로즈는, 파트 분배를 위한 회의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었다.



‘너도 내가 겪은 고통을 느껴봐라, 위수현.’


위수현은 지금 이전생에서 에이센트 이경우가 매 앨범마다 겪었던 일을 직업 체험하는 중이었다.


우명우의 파트 욕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니까. 이전 생에서도 서치에 열심이던 우명우는 회의 중에도 틈만 나면 정신을 놓고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점차 인터넷에서 가속화돼가는 논란을 의식하고 있는 게 그 얼굴에 역력한 우명우를, 위수현이 조용히 관찰하는 모습이 섬칫했다.


**



3일 뒤, 통합 연습실. 본격적인 리허설에 들어가기 전, 멘토들의 앞에서 각 조의 무대를 중간 점검 받는 시간.


이전 생에서 케이팝 팬덤을 3분할해 장악했던 대표 그룹들의 에이스들은, 멘토들에게 삼십분째 신나게 깨지고 있었다.



팔짱을 낀 장은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 노래는 다 이경우한테 맡기고 옆에서 춤만 출거니?“


재규어블루가 신나서 장은희를 옆에서 도왔다.


"발라드인데, 춤 출 게 있나? 이경우가 노래 부를 때 옆에서 제군들은 박수 치고 있을건가?"



답답함과 억울함에 뭐라 항변하려 하는 아이들을 눈짓으로 말리며,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잔소리를 버텼다.


시끄러 죽겠네.


'그렇다고 오하영이 운을 던지기 전에 먼저 꺼내놓을 순 없으니까.’


바쁜 스케줄 핑계를 대며 최대한 스튜디오에 오길 기피하는 오하영이 1차 경연 전, 중간 평가를 위해 들리는 건 오늘 뿐이었다.



‘이미 편곡과 안무 구성까지 다 끝내놨다고 말할 순 없지.'


지금 말하면 오하영이 가만히 있지 않을거다. 안 그래도 내가 하는 것마다 사사건건 방해하지 못해 안달인 여자니까.


지금 카드를 내놓는다면, ’원곡 가수‘라는 위치를 가지고 무슨 트집을 잡아 못 하게 하려 할지 몰랐다.


- 이건 제가 이 노래를 만든 의도와 완전히 안 맞아요. Hero는 제게 정말 특별한 곡인데 말이죠.

- 원작자의 의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요, 제 노래를 이렇게 바꿔 버릴 줄은.

- 새로운 시도도 좋지만, 연습생들로 할 수 있을지 불안하네요. 안정적인 무대를 보여주는 게 더 확실한 결과가 나올 거에요.


등등등. 지금은 차라리 당해주고 있는 게 나았다.



"잠깐, 너희 정말 준비한 게 이게 다니? 이래도 돼?!"

“실망이군, 이 경우. 춤을 보여주고 싶다면 편곡이라도 해올 줄 알았는데.”



저 인간은 연습생에게 뭘 저렇게 바라는 건지. 이제 내게 편곡까지 다 해오는 슈퍼맨을 기대하고 있었다.


내가 왜. 우리 팀엔 그 JD가 있는데.



“연습생에게 그 정도를 바라는 건 무리죠. 발라드를 댄스로 바꿔서 소화하다니, 프로라고 해도 그런 걸 성공시키긴 어려워요.”



연신 트레이너들에게 리더로써 팀을 대표해 깨지고 있는 내 모습에, 오하영이 안타까움을 가득 담은 얼굴로 빈 소리를 했다. 내가 실컷 깨지는 모습을 봐서인지 기분이 상당히 들떠있다.


“다른 팀에 있는 편곡 멤버한테라도 한번 부탁해봐요. 그룹 배틀은 형식에 제한이 없으니까.”


경연에서 다른 팀의 편곡을 누가 도와줄 리가. 그것도 모두의 견제대상인 어벤져스 팀을. 오하영은 1차 점검이 끝나는 최후의 최후까지 방송을 탈만한 자극적인 소리를 줄줄 늘어놓고서야 스튜디오를 겨우 떠났다.




최종 리허설 전, 2차 중간 점검날.



"이대로는 안돼! 너희 뭔가 대책이 필요해. 확 바꿔야겠어."


샹웨이의 변함없이 어눌한 한국어와 음정을 무시한 보컬을 듣고, 머리를 산발로 헤집으며 소리 치는 장은희를 보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아이들은 생각했다.


'됐다.'


이경우가 반재덕을 향해 눈짓했다. 할머니와 같이 자란 탓에 어른들에게 순종적이고 얌전한 성향의 반재덕은 이미 멘토들에게 편애에 가까운 애정과 신뢰를 받고 있었다.


오하영조차 지금까지, 우리 중 반재덕에게만은 한번도 태클을 걸지 않았으니까.



"저, 저어, 저어기... . 선생님."


반재덕이 둥그스름한 눈으로 트레이너들의 눈치를 보며 어색하게 한손을 들어올렸다.


스모키 메이크업을 안하니 물고기 꼬리처럼 생겨 아래로 축 처진 무쌍커풀 눈이 저리도 순해 보일 수가 없었다.


항상 친구들이 떠들 때 고개만 끄덕이는 반재덕이 모처럼 나서서 입을 열자, 장은희가 아이돌 덕질하는 오타쿠마냥 눈을 빛내며 반색했다.


“응, 우리 재덕이. 무슨 일이야.”


"저어, 제가 사실. 편곡을 해왔거든요.“


“아니, 재덕 소년이? 그런 재주가 있었다니!”


재규어 블루가 손자의 재롱에 광적인 환호를 보내는 할아버지처럼, 결과물을 확인하기 전 찬탄부터 보내왔다.


“우리 재덕이는 참 재주도 많어! 춤도 잘 추고 랩도 잘하는데 세상에! 이제 편곡도 한단 말야?! 배운지 오래됐니?”

“호, 혼자서, 너튭 보고, 노래 만들었어요. 고향에서.”

“세상에 학원도 안 다니고 독학으로 노래를 했어요? 아이구 우리 재덕이가 천재네!”

“... .”


두 사람이 마치 팔순 잔치에서 손자의 재롱을 보는 조부모같이 주접을 부리고 있었지만, 내심 기대 따위는 하지 않고 있는 게 뻔히 보였다. 연습생이, 시골에서 너튜브 보고 혼자 배운 편곡에 기대하는 게 이상한 일이겠지.


‘쟤는 정말 천재인데.’


그것 뿐만이 아니다.



“노, 노래 분위기가 좀 많이 바뀌는데,... . 괘, 괜찮을까요? 가, 가져왔어요."

“노력한 게 대단한거지! 그럼 어디 한번 들어볼까?”



대충 몇 초 들어본 뒤 칭찬해주고 치우려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순진한 제이디는 그 격한 칭찬에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몇초 뒤, 반재덕이 휴대폰 블루투스에 연결한 스피커에서 편곡된 Hero가 흘러나왔다.



3분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두명의 멘토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작가의말

늦었습니다ㅠㅠ 

자꾸 이미 써놓은 게 마음에 안 들어서 처음부터 다시 쓰게 되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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