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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아이돌이 능력을 숨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강동태수
작품등록일 :
2022.05.11 19:24
최근연재일 :
2022.08.05 01: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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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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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40화- 논란의 중심-2

DUMMY

40화- 논란의 중심-2



"엠제이넷은? 김중영이와 연락 됐나?"

"그게, 아직... ."

"...이런, 개같은 것들이."



[...오시면 전달 드리겠습니다. 네, 몇번씩 말씀 드리지만, 시간 확답은 곤란하다고...]


사전에 제이에스와 내정한 약속 따위는 완전히 무시하기로 한건지, PD와 작가를 비롯해 엠제이넷 제작진은 이제 이쪽의 연락을 노골적으로 피하고 있었다.


고작 연습생 한 명을 살리기 위해 제이에스의 이사급이 김중영을 만나려 발로 뛰고 있었으나, 자리에 없다는 같은 대답만이 말단 담당자를 통해 돌아왔다. 며칠째, 24시간 내내.


케이팝 가요계라는 세계 속에서 수십년간 마치 왕처럼 군림해온 천영훈이었다.

이 판에는 이 판만의 법칙이 있고, 먼저 터전을 일구어온 그와 같은 원로에게 지켜야 할 예의라는 게 있다는 게 벌써 환갑을 바라보는 그의 생각이었다.



그런 제이에스의 강력한 항의에 대해 요 며칠간 엠제이넷의 대응에서 보이는 태도는 이보다 더 일관적일 수 없었다.


무시.


그야말로 어디서 동네 개가 짖나 할만큼 3대 대형 기획사 중 하나인 이 제이에스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었다.



"시건방진 애송이 놈이, 힘 좀 있다고 이리 횡포를 부릴 수 있나."


이십여년간 연예계 안에서 천영훈에게 잡아먹힌 힘 없는 이들이 들으면 이를 득득 갈 소리였다.


팔짱을 끼고 창가에 기대있던 오하영의 한쪽 입매가 일그러졌다. 천영훈이 주먹들과 연관 있는 걸 이 바닥에서 모르는 이가 있던가?



그것이 연예계 안에 속한 이라면 그 누구도 천영훈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엠제이 네트워크라는 공룡이 그가 지켜온 이 성역 안에 흙발을 딛고 성큼성큼 영향력을 뻗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 행태가 그야말로 오만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아무리 엠제이넷이 대기업이고, 빌어먹을 메인작가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차도진 상무가 그곳의 차기 수장으로 확정된 인간이라 하더라도, 이 천영훈이를 이리 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기존의 모든 암묵적 룰을 무시하고, 완전히 이 판의 질서를 새로 짤 기세로 밀고 들어오는 엠제이 네트워크의 오만함에 천영훈은 치가 떨렸다.


오하영은 분노로 떨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 천영훈의 무력한 모습에, 영원할 것만 같던 이 판의 질서가 변하고 있음을 느꼈다.


어쩌면 대형 기획사가 좁은 가요계에서 군림하며, 자신들이 시혜를 베풀 듯 선택한 자들을 스타로 만들어 대중에 공급하는 시스템도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돼버릴지 모를 일이었다.


천영훈이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우명우 올라오라고 해.”

“...어머, 불쌍해라.”

“쯧, 마음에도 없는 소리하기는.”


혀를 차며, 분노를 애써 삭이려 씩씩대는 천영훈의 등을 보며 오하영은 생각했다.


저 구시대의 상징같은 늙은이가 화가 제대로 나 있었다. 오늘 어쩌면 우명우는 2, 30년 전에나 이 판에 횡행하던 일을 겪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그 시간, '드림돌 갤러리'. 그곳에서는 ‘우명우 배척’을 외치며 집결한 나머지 연습생들의 팬덤이 모두 모여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오늘을 우복절로 지정한다]

우줌마들 잘 가시고 멀리는 안 나간다

ㄴ아 우스타 혼자 분량 잡아먹는 거 ㅈ같았는데 시원하노ㅋㅋㅋㅋㅋ

ㄴ 이제 우스타 빠는 아줌마들 단체 한강가는 거 아니냐고ㅋㅋㅋㅋㅋ

ㄴㄹㅇ 일당백으로 정병짓 하는 거 ㅈ같았는데 천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누



[우스타의 실검 1위를 축하합니다]

응 드림돌 연습생 최초 실검 1위 그거 우명우 인성

가식 쩌는 니 새끼 데리고 나가 우줌마들아

ㄴㅋㅋㅋㅋㅋ우줌마들 지금까지 저런 새끼로 인성 영업했던 게 실화냐

ㄴㄴ레알 자기 연습 시간 포기하고 다른 애들 가르쳐준 인성이라고 올려치기 하드만ㅋㅋㅋㅋㅋ아 통수남이었던 거에요

ㄴㄴㄴㅋㅋㅋㅋ그걸 첨에 자기들이 영업한다고 영상 올렸다가 드림갤에서 털린 게 찐임 지새끼 앞길 지들이 망쳤쥬



[제이에스 연생들 다 우명우 들러리만 선 거 불쌍해]

돈영훈이 우명우 밀어주려고 딴 애들 희생시킨 거란 게 학계의 정설

느그명우 분량 혼자 집어먹고 인기 순위 다른 애들이 더 높은 게 실화?

스타성 ㅈ도없는 거 어떡할거야ㅠㅠㅠㅠ

ㄴ 고민남 팬 워딩 씹스러운 거 봐

ㄴㄴ 네 다음 인성 쓰레기 팬ㅠㅠㅠㅋㅋㅋㅋㅋㅋ 느그명우 드림돌 퇴출 수고

ㄴㄴㄴ퇴출은 무슨ㅋㅋㅋㅋ제이에스에 더한 일 하고도 활동하는 연옌들 수두룩한데 뭘 그것 갖고

ㄴㄴㄴㄴ걔넨 이미 데뷔했고 우명우는 못했고ㅋㅋㅋㅋㅋ그 차이를 모름?



[우명우 드림돌에서 쎄했던 모습 모음]

지금까지 우줌마들 입막음했던 거 다 모아옴 ㅇㅇ

ㄴ 정병들 이때싶 존나 나대네ㅋㅋㅋ 고민남 폭로만 갖고 까던가ㅋㅋㅋㅋㅋ이거 다 출처가 쓰레기갤인 거 모름?

ㄴㄴ네 다음 지새끼 가증 떤 거 털려서 정병 난 우명우 팬ㅋㅋㅋㅋㅋ고민남 폭로도 첨에 그걸로 입막음하다 털렸잖아 이거 다 드림돌 방송에서 나온 건데 그럼 드림돌 제작진이 쓰갤 함?

ㄴㄴㄴ지나가다 딴 소린데 드림돌 제작진 쓰갤은 모르겠고 드림돌갤은 분명히 함

ㄴㄴㄴㄴ레알 걔네 지금도 여기 눈팅하고 있다.... 미친 놈들 여기 개념글 퍼가서 방송에 캡쳐 쓰잖아



[제이에스 아직도 입장발표 없는 거 실화??]

우명우 방출 언제 해 ㅅㅂ

ㄴ 뭐래 우명우가 범죄 저지른 것도 아닌데 뭔 방출이야ㅋㅋㅋㅋㅋ

ㄴㄴ 이미 실검 1윈데 방출해야지 뭔ㅋㅋㅋㅋㅋ 우줌마들 현실부정 해봤자 기사댓글 이미 천개 넘어감

ㄴㄴㄴ근데 나도 방출은 회의적임 제이에스에 더한 병크가 없는 것도 아니고

ㄴㄴㄴ ㄹㅇ 솔직히 돈영훈이 이런 거에 눈 하나 깜짝할까 싶음 밀고 나가지 않을까?

ㄴ 입장문 안 내는 것부터 찐이란 거지ㅋㅋㅋㅋ사실무근이면 진작 고소공지부터 띄웠음

ㄴㄴ근데 왜 입장 발표 안 하냐 사실이면 사과라도 시켜라 그래야 품던 배척하던 하지

ㄴ십삼년차 제이에스빤데 기대 버려ㅠㅠ 백퍼 밀고 나갈 거임

ㄴㄴㄹㅇ 나도 우명우 싫지만 이게 범죄도 아니고 욕 먹어도 그냥 입장문 안 내고 밀고 나갈 듯

ㄴㄴㄴ22222

ㄴㄴㄴ33333


우명우 인성논란이 포털 사이트 실검에서 내려가지 않은 지가 벌써 며칠째. 그의 소속사인 제이에스 엔터에 해명을 요구하는 대중의 요구가 쇄도했지만, 지금껏 소속사는 입장문 하나 없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제이에스 사옥 최상층. 한 층을 통으로 사장실로 쓰는 방 안에 불려온 우명우는 지금 삼십분째, 팬티 바람으로 대리석 바닥 위에서 엎드려 뻗쳐 자세를 버티고 있었다.



부웅-


공기를 가르는 매서운 소리와 함께, 천영훈의 골프채가 우명우의 엉덩이 위에 내리꽂혔다.


"으억!"



"명우야, 내가 전부터 말했었지. 애매한 재능은 차라리 저주라고."

“큭... .”

"너 하나를 살리기 위해 지금 우리가 들인 돈이 얼말까. 네 기사를 내리려고 홍보팀이 다 거기에 매달려 있다. 하영이 컴백 홍보하는 것도 지금 멈췄어. 이게 다 누구 때문일까?”

“죄송합,니다. 자, 잘 하겠습니다.”

“잘 해야지, 그래.”

“크억!”


털썩, 한번 더 골프채에 엉덩이를 얻어맞은 우명우의 몸이 대리석 바닥에 내려앉았다.


"그래, 그 경연인지 뭔지 하는 것도 지고 왔다지?"

“죄, 죄송합니다... .”

"하루 걸러 하루. 하루 걸러 또 하루. 날마다 네 얘기로구나. 너 하나 데뷔시켜주려고 하영이까지 보내 도와줬는데. 이게 전부 다 너 때문이다."



팔짱을 끼고 창가에 기대 그 몰골을 구경하던 오하영이, 얼굴을 확 구기며 창 밖으로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그러게 왜 나까지 저런 놈 땜에 고생을 시키고 그래요?!”


씩씩대며 삼십분째 매타작을 하던 천영훈의 고개가 창가로 돌아갔다.


“이 놈이 버릇 없게! 오하영, 넌 내가 사장실은 금연이라고 한 거 또 잊어 먹었냐?!”


타박을 놓으면서도 분노로 떨리던 목소리에서 노기가 한층 가셔 있었다.


"아, 몰라요. 나 짜증나니까 쓸데없이 말 걸지 마요."

"저저, 바닥에 재 떨어지겠구만. 김비서! 당장 여기 재떨이 가져와!!"


후다닥 달려온 비서에게서 재떨이를 받아든 천영훈이 직접 오하영이 기대고 선 창턱에 그것을 밀어놨다. 그 재떨이를 지나, 오하영이 손가락을 털 때마다 연신 담뱃재가 먼지 한톨 없이 깨끗하던 대리석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아, 됐으니까 저 흉한 것 좀 내 눈 앞에서 치워요, 제발. 더러워서 보기 싫다고.”

“허허, 그놈, 참... .”


덕분에 삼십분만에 겨우 천영훈의 매타작으로부터 벗어나게 된 우명우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림돌에 출전하기 전까지 지하 연습실로만 출근하던 그가 이 최상층의 사장실로 불려오는 횟수가 점차 많아져갈수록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게 저 둘의 관계였다. 처음엔 혹시 오하영이 천영훈과 내연의 관계인가 생각했었지만, 둘 사이에 그런 낌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제왕이 특별히 편애하는 막내 공주같은 느낌이랄까.


오하영은 제이에스라는 왕국 안에서 절대 권력자가 본 수많은 자식들 중, 그 누구보다도 귀애받는 딸같은 기괴한 위치에서 사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지하실에 있는 백명이 넘는 연습생들이 한번이라도 천영훈에게 호출받아 보기를 꿈 꾸는 제이에스의 사옥 내 최상층. 막상 이 안에선 평범한 연습생이던 시절엔 상상도 하지 못 한 기괴한 일들이 숨 쉬듯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었다.


오하영이 아무리 버릇 없이 굴더라도 천영훈은 흡사 할아버지 수염을 잡아당기는 막내 손주를 보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고, 오하영은 그런 천영훈을 무조건적인 신뢰를 갖고 따랐다.


둘 사이에는 마치 공동의 비밀을 간직한 동료들이나 가질법한 이상한 유대가 있어 보였다.


오하영은 벌써 몇 대째인지 모를 담배에 새로 불을 붙이고 있었다.


"그래서, 쟨 이제 어쩔 거에요, 방출? 이제 쓸모 없잖아, 저거."



힘겹게 엎드린 자세를 유지하고 있던 우명우의 어깨가 그 말에 흠칫 떨렸다. 천영훈과 눈이 마주친 그가 다급히 외쳤다.




"잘못했습니다, 사장님. 제가 주의할테니! 제발 한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아무리 더러운 취급을 당하더라도 할 수 없다.

지금 제이에스는 그가 잡은 마지막 동아줄이었다. 이대로 천영훈에게 버림 받고 드림돌에서 퇴출돼 버린다면 끝이다. 실검 1위를 찍은 논란을 안고 쫓겨난 연습생을 받아줄 멀쩡한 기획사가 있을리 없었다.


무슨 꼴을 당하고, 무슨 짓을 시키더라도 어떻게든 천영훈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이 곳에 남아있어야 했다.



"...명우. 넌 일단 내려가봐라. 집 밖에 나가지 말고 회사 연락 기다리고 있어. 행동 조심하고.”

"선생님, 제발... .“

”나가라고 했다. 아님, 더 맞고 싶은거냐?”



채 입지 못한 옷가지를 한 손에 황급히 들고 우명우가 유리문 밖으로 쫓겨 나간 뒤, 두 사람만 남은 사장실 안.


오하영은 가죽 쇼파 등받이 위로 제 집처럼 몸을 기대고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원래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달고 사는 게 두통이었지만, 빌어먹을 놈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뒤로 그 정도가 한층 심해져 가고 있었다.



그런 오하영의 모습을 불안해하는 것으로 착각한 천영훈이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말을 건넸다.


"기사는 홍보팀이 곧 내릴거야. 이게 범죄도 아니고, 고작 태도논란 따위 이대로 밀고 나가면 그만이다. 김중영도 계약이 있는데 멋대로 저 놈 방출까진 못 시킬거다.“

“...상관 없어요. 그냥 요즘 스트레스 받아서 그래요.”

“힘들면 너도 그만 둬라. 안 그래도 하기 싫다고 했던 거잖니. 그 놈들도 너까지 하차하겠다 하면 좀 조심할거다."


오하영은 그 말에 어이가 없어졌다. 싫다고 악을 써도 자신밖엔 믿을 사람이 없다고 등을 떠밀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저 우명우란 놈을 갖고 딜하느라, 자신의 중도하차라는 카드까지 내밀 가치가 저 놈에게 있는건가?


"...사장님, 나 하차는 안 할래요."

"이 놈이 언젠 하기 싫다고 악을 써대더니. 그새 변덕이 든 게야?"

"그냥, 그 소린 더 하지 마세요, 일단."


관자놀이께를 더욱 날카롭게 찔러오는 두통에, 오하영은 잔뜩 찌푸린 얼굴을 두 손으로 가렸다. 요즘 이러고 있을 때면 자꾸 며칠 전, 자신의 앞에서 손을 꿈지럭대던 모자란 놈의 소같이 새까만 두 눈이 생각났다.


이상한 놈이었다. 그렇게 상처 받으라고 대놓고 면박을 줬는데도, 자존심도 없는건지. 왜 연신 뭐 마려운 강아지같은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있던건지.


그 생각을 다시 하려 하면 항상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와, 여느 때처럼 더 깊은 생각하길 멈춰버렸다.


“...하여튼, 하차는 안 해요. 그 얘기는 이제 하지 말고 우명우 일 해결할 생각이나 하세요.”


그 말에 천영훈의 얼굴에 인자한 미소가 어렸다.



“걱정할 거 없다. 시간 지나면 다 잠잠해지게 돼 있으니까. 괜히 대중이 개돼지라고 하는 게 아니야.”

“투표는요? 안 그래도 아슬아슬한 게, 방송 분량도 못 받으면 저런 게 인기를 끌겠어요? 거기 얼마나 대단한 애들이... . 아, 아니에요.”

“...혹시, 거기에 좀 쓸만한 놈들이 있는게냐?”

“... .”



왜였을까. 천영훈에게 그 놈들에 대한 말을 꺼내지 않았던 건. 당장 이경우와 반재덕에 대해 얘기해서, 뒷조사라도 시켜 놈들에 대해 없는 얘기라도 만들어 뿌려야 할 판국인데.


어쩐지 입이 열리지 않는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았다. 오하영이 눈썹 옆부근을 손으로 누르며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


“있긴 뭐가 있어요? 다 그저 그런 쓰레기들이지. 편집하고 보정해서 못 띄워줄 놈들도 있나?”

“...그래. 하영이,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아 저 머리가 아파서 가볼게요. 요즘 다시 심해져서 미칠 것 같아요.”

“일전에 먹던 거 준비해 놓으라고 할테니, 김이사 통해 받아가거라.”

“약은 됐어요, 이제 그런 거에 의지 안 할거에요.”

“... .”




오하영이 서둘러 나간 뒤, 혼자 남은 사장실 안. 천영훈이 인터폰을 집어 들고 누군가를 찾았다.



“오하영이, 뒷조사 좀 해봐라. 최근 누구 만나 뭘 한건지, 작은 거라도 전부 다 조사해서 가져와. 그래, 그 방송에서... . 그리고 한가지 더, 거기 나간 놈들 중에 문제될 거 있는 놈 있는지 조사해서 나한테 가져와. 그래, 우명우 대신 뜯으라고 던져줄 만한 놈. 될 수 있으면 이름 좀 알려진 놈들 중에... .”


천영훈은 생각했다. 수십년간 제이에스에서 논란 일으킨 가수가 한두명이었겠나. 이것보다 훨씬 큰 논란이 터지더라도 활동하는 데에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항상 대응. 대중에게 우명우보다 더 적이 많고, 그보다 물어뜯기 좋을 먹잇감을 던져주면 된다.


아마 그보다 더 인기 있는 다른 연습생에게 새로운 논란이 생긴다면, 지금 우명우를 비난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바로 그곳으로 몰려갈 테니까.


논란은 다른 더 큰 논란으로 덮는다. 그는 항상 제이에스의 가수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타회사에 소속된 연예인들에 대해 그간 캐내온 자료들을 하나하나씩 언론에 뿌리며, 일을 무마해 왔다. 그 논란의 진실 여부는 상관없었다.



드림돌로 데뷔할 그룹은 제이에스의 새로운 적장자가 될 신인그룹에게 가장 큰 위협이자 적수가 될 거다. 우명우에 대한 대중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동시에 경쟁사의 상품성 있는 연습생에게 데뷔 전부터 큰 흠집을 낼 수만 있다면.


그런 좋은 일을 할 수만 있다면, 천영훈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



‘아마 지금쯤 우명우 대신 다른 연습생의 논란을 터트리려고 하고 있겠지.’


이경우는 기자의 XX그램 계정으로 동영상 전송 버튼을 누르며 생각했다.


전생에서 천영훈을 지척에서 본 세월만 7년이다. 그 교활한 늙은이라면, 아마 지금쯤 우명우보다 인기 있는 연생들에게 논란을 터트려 일을 덮기 위해 전방위로 뒷조사를 시작하고도 남을 인간이었다.


전생에서도 천영훈이 항상 그런 식으로 오하영을 비롯해, 자신이 아끼는 소속 연예인들의 논란을 덮는 걸 봐왔었기 때문에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일이었다.



회귀 후 겨우 다시 찾아냈던 기자의 XX그램 아이디로 동영상이 전송되고 있었다.



에이센트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그에 대해 우호적인 기사를 써줬던 사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XX그램을 통해 제보를 받기에 제보자의 신원이 유출될 걱정이 없었다.




탄탄한 둑도 아주 작은 흠집에서부터 무너져 내린다.


아무런 논란도, 인지도도 없는 연습생 한명에 대해 방송 초반에 제보해봤자, 기사를 써줄 리가 없었다.


조회수가 되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지금 우명우의 이름은 대한민국에서 며칠간 가장 많은 버즈량을 차지하고 있을거다. 온 SNS와 너튜브, 틱틱에서까지 ‘우명우 인성논란’이라는 키워드가 잠식하고 있을 정도니까.


한번도 논란이 없던 사람에 대해 처음 의혹을 제기하는 일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그러나 이미 한번이라도 다른 논란으로 흠집이 생긴 사람이라면, 무너트리는 건 어린애 손목 비틀기보다 더 쉬워지는 게 이 바닥이었다.


‘깨진 유리창 법칙이라고 하지.’


괜히 연예인이 이미지로 먹고 산다고 하는 게 아니다. 호감 이미지이던 사람의 논란에 대해서는 일단 중립에 서길 택하는 사람들도, 이미 다른 논란이 제기됐던 사람에 대해서는 편견을 갖고 보기 마련이니까.



뚱뚱했던 시절, 우명우에게 얻어맞고 있던 동영상. 보험왕의 친구 1이 녹화해 두었던 원본에서, 드림돌에 참가하기 전에 이쪽의 보이스를 모두 제거해 편집해 두었던 그것을 이제 사용할 시기가 된 것이다.


동영상이 무사히 모두 전송된 걸 보며, 이경우가 웃었다. 괜히 혼잣말을 중얼거릴만큼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잘 가라, 명우야. 멀리는 안 나갈게.”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ㅠ 

다음편은 월요일에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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