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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이수 님의 서재입니다.

붉은모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천이수
작품등록일 :
2016.12.01 19:07
최근연재일 :
2018.04.21 07:16
연재수 :
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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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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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1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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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전쟁

DUMMY

연회장으로 다급히 들어온 병사 한명이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네그라스 연합군 5천이 이곳 주칸으로 오고 있습니다!!"

"확실한 정보인가?"

"그렇습니다. 네그라스 카로와나 2000에 연합군 카로와나 3000이 루아즈의 요청으로 출병했습니다."

모두가 놀라 말을 잇지 못하는 와중에 오직 이 상황을 조심스레 예상했던 니안만이 침착함을 유지하며 첩자에게 물었다. 하지만 적의 병력은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 넘었다.

"그들이 언제 이곳에 오겠는가?"

"행군 속도로 볼때 빠르면 20일 안팍으로 이곳에 도착할 것 입니다."

".... 카루온님 스페스에 원군을 요청 하시지요. 아무리 수성하는 입장이라 해도 병력 차이가 너무 큽니다."

니안은 잠시 고민하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카루온은 대번에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우리가 시작한 전쟁, 우리가 끝내야합니다. 원군은 없습니다. 우리의 힘으로 막아낼것 입니다."

"왕자님. 루아즈와 네그라스는 다릅니다. 루아즈군의 대다수는 마크란이었지만 네그라스는 정예의 카로와나만을 동원했을것 입니다. 그에 반해 우리의 병력은 고작 1500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전사라 부를수있는 자는 300을 넘지 않습니다."

"......"

니안의 말에 카루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니안은 왕자가 술에 취한 나머지 감정적으로 일을 그르치지 않을까 염려했다.

"구원병을 요청하십시오. 왕자님은 이제 넬칸의 후계자이십니다. 넬칸께서도 더이상 왕자임의 위험을 외면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왕자의 옆에 선 카잔이 더욱 다급한 모습으로 왕자의 결정을 재촉했다.

"카잔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제가 이곳에 온 이유도 주칸의 위험을 염려한 넬칸의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넬칸께 고하면 주저없이 원군을 보내실 것입니다."

오카스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며 왕자의 안위를 위해 서둘러야 한다고 재차 설득했다. 카루온은 결국 그 뜻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알겠습니다. 오카스 그대가 이 소식을 넬칸께 전하고 구원군을 이끌고 와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상황이 다급하니 지금 당장 떠나겠습니다. 우나프 엔카나, 이곳에 남아 왕자님과 함께 주칸을 방어하라."

"네, 알겠습니다."

오카스의 호령에 한 사내가 왕자앞으로 나와 가볍게 예를 표했다.

'우나프?'

투고를 비롯한 주칸의 전사들은 스페스의 우나프라는 사내를 경외심을 가지고 쳐다보았다. 스스로를 전사라 자부하는 모든 남자들이 꿈꾸는 우나프. 그 자리에 있는 사내에 대한 존경과 부러움 그리고 질투가 한순간 엔카나에게 쏟아졌다. 하지만 그들의 눈에 비친 엔카나는 이고르와 아만 처럼 체구가 크지도 않았고 한눈에 보아도 전사의 면모를 풍기는 헤르반과 같은 위엄도 찾아볼수 없었다. 엔카나는 그저 검 꽤나 다룰듯한 마크란 그 뿐이었다. 하지만 엔카나는 그런 시선에 익숙한듯 당황한 기색 없이 한껏 몸을 낮추며 주위에 예를 보였다.

"엔카나, 고맙습니다. 나는 우리의 모든 군권을 헤르반에게 맡겼습니다. 이곳에 있는동안 그대를 헤르반의 지휘 아래 두겠습니다."

"헤르반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스페스의 우나프는 분명 헤르반보다 높은 위치였다. 하지만 카루온은 지휘권의 혼한을 막기 위해 엔카나의 지위를 미리 일러주었다. 헤르반과 엔카나는 서로 예를 갖추며 상대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카루온의 명으로 연회는 즉각 중단되었고 오카스는 일행을 이끌고 서둘러 스페스로 돌아갔다. 모두가 어수선한 마음으로 잠을 청하는 동안 니안은 날이 밝아 해가 떠오를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의 마음은 주칸을 공격하기 전날밤 그때로 돌아간것만 같았다. 그는 오늘의 사태를 심각하게 염려하고있었다. 아무리 스페스의 원군이 온다 해도 네그라스의 카로와나를 상대하는것은 너무도 벅찬 일이었다. 그들은 이곳 사막에 익숙하고 고도로 훈련된 병사들이었지만 스페스의 카로와나는 사막에서의 전투 경험이 전무한데다 수적으로도 열세였다. 스페스에서 즉각 동원할수 있는 카로와나는 2천 남짓, 마크란을 징집하면 5천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더군다나 원군을 요청한 루아즈에서도 명목상 지원군을 보낼것이 분명하였기에 적군의 수는 6천에 이를것이었다. 니안의 생각에 이번 전투는 너무도 무모하고 위험했다. 일방적인 패배와 죽음만이 주칸에 남은 운명이라면 이제 남은 방법은 한가지 뿐이었다.

날이 밝자 이른 아침부터 카루온의 명으로 군사 회의가 소집되었다. 모두가 마땅을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니안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첩자의 말을 들으니 네그라스 연합국은 모두 카로와나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네그라스는 과거 아스카란제국 이전에 마세르연합에 최후까지 대항하던 도시입니다. 그들의 군대를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됩니다. 특히 네그라스의 카로와나는 오로지 기병으로만 이루어져 전투력이 상당합니다."

"니안, 무슨 방법이 없겠습니까?"

카잔의 물음에 니안은 잠시 뜸을 들였다.

"딱 한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아카론으로 이동하는것입니다. 그곳이라면 적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그곳은 터가 너무 좁지 않습니까? 주칸 시민 모두가 머무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카잔님. 대부분의 시민은 이곳에 남겨두셔야 합니다."

니안의 발언은 다소 충격적이었고 다분히 전투만을 위한 전략이었다. 적과 싸워 승리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필승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시민을 버리는 것은 전쟁을 잃으킨 명분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의 발언은 카루온의 노여움을 부르고 말았다.

"어떻게 시민들을 버릴수 있단말입니까? 저들은 우리를 믿고 목숨까지 버려가며 따라와준 사람들입니다. 다시는 아카론을 입에 담지 마시오!"

카루온은 평소와 달리 매우 거친 목소리로 니안을 꾸짖었다. 하지만 니안은 쉽사리 굴하지 않았다.

"제국에는 수백만의 멘티스가 있습니다. 제가 할일은 왕자님을 도와 그들을 해방하는 것이지 2만의 멘티스와 함께 왕자님의 죽음을 지켜보는것이 아닙니다. 아카론 이외의 어떤 전략도 적들로 부터 이곳을 지킬 수 없습니다."

"니안!!!"

왕자 카루온의 고함이 저택밖 보초의 귓가를 울릴만큼 매섭게 울려퍼졌다. 그는 니안을 한동안 노려보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싸웁니다. 나와 뜻이 다른 자는 지금 이곳을 떠나시오."

카루온의 말에 니안은 더이상 입을 열지 못했다. 그는 못내 안타까워 했지만 그를 제외한 모두는 카루온의 뜻에 동조했다. 목숨을 잃더라도 시민을 버릴수 는 없는 일이었다. 헤르반은 조용히 니안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 그는 니안의 전략이 결국 왕자의 안위를 위한것임을 알고 있었다. 헤르반은 형제의 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니안은 무수한 고민 끝에 전략을 내놓았을 테지만 그는 때때로 현상의 진실만을 바라볼뿐 사람의 감정을 놓쳐버리곤 했었다. 니안은 왕자의 눈빛을 살핀 뒤 다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왕자님, 저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부디 용서하십시오. 이번 전투에서 패배하신다면 멘티스 독립전쟁의 의지는 꺽이고 말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하여야 합니다. 시민을 남겨두지 않으시겠다면 그들을 잠시 스페스로 이주시키는것은 어떻겠습니까? 군대를 아카론으로 옮기고 나머지 시민을 스페스로 보내 주칸을 비워둔다면 적들은 분명 우리의 일부가 코르틴으로 도망친줄 알고 병력을 나누어 쫒을 것입니다. 결국 그들이 헛수고라는걸 깨닫고 아카론으로 회군할때면 스페스의 지원군과 합세해 적을 안과 밖에서 물리칠수 있을것입니다."

니안의 전략은 모두의 탄성을 자아낼만큼 훌륭한 것이었다.

"너무나 좋은 전략입니다. 왕자님, 이보다 나은 전략은 없을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아카론의 지형을 이용한다면 수백의 군사로 수천을 막아낼수 있을것입니다!!"

카잔과 투고는 앞다투어 니안의 전략을 훌륭하다 말했다.

"알겠습니다. 카잔과 니안은 스페스로 이주할 사람과 전투가 가능한 병사를 구분짓고 그들이 이동할 준비를 해주십시오. 헤르반과 투고는 병력을 나누어 훈련시키고 아만 가이안 이고르는 식량을 이동시킬 준비를 해주십시오. 서둘러야 합니다."

카루온은 금새 노여움을 풀고 신속히 명령을 내린 다음 회의를 마쳤다. 그리고 그는 모두 해산시키며 오직 니안만을 남게한 뒤 조용히 물었다.

"왜 처음부터 진짜 계획을 말하지 않은 것입니까? 하마터면 그대를 오해할뻔 하지 않았습니까?"

카루온은 니안을 나무라듯 이야기 하였으나 그의 말투엔 방금전 자신의 분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스며 있었다. 니안은 그제서야 미소를 듸며 대답했다.

"이미 왕자님의 대답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투고 형제와 가이안은 아직 완전한 왕자님의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의 동요를 잠재우고 시민의 분열을 막기 위해선 왕자님의 굳은 의지를 보여 주어야만 했습니다."

".... 하지만, 그대의 명예가 더렵혀지지 않았습니까?"

"저의 가문이 넬칸과 왕자님께 받은 은혜는 제 목숨으로도 다 갚지 못합니다. 거기에 비하면 제 명예는 작은것입니다."

니안은 대답은 왕자의 귀를 간지럽히는 달콤한 아첨이 아니였다. 그의 마음은 오로지 진실뿐이었다.

"니안...나는 꼭 그대에게 걸맞는 왕이 되겠습니다."

왕자는 애써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니안을 향해 말했다.

"왕자님은 제게 이미 넘치는 분입니다."

왕자와 니안은 한동안 말을 잊은체 두 손을 붙잡고 서로의 뜻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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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네그라스 연합군 침공 17.05.28 268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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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돌아온 헤르반 17.03.11 251 0 14쪽
25 주칸의 피난민 17.03.05 210 0 18쪽
24 주칸전투2 17.02.26 155 1 16쪽
23 주칸전투 17.02.25 260 0 18쪽
22 영광의 역사가 시작된다. 17.02.18 20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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