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MID야스오 님의 서재입니다.

퇴물 게이머의 헌터 라이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MID야스오
작품등록일 :
2020.01.02 10:21
최근연재일 :
2020.01.18 08: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1,840
추천수 :
218
글자수 :
85,553

작성
20.01.09 07:45
조회
566
추천
13
글자
12쪽

8.Wanted.(3)

DUMMY

사우나를 나온 배지훈과 배지수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아까 그 골목길이었다.


마지막 단서가 여기서 끊긴 만큼 이곳에서 슬라임의 동선을 분석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지훈이 아까 이곳을 떠나기전에 하던 조사를 마저시작했다.


‘역시 이상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이상했다.


그도그럴게 이전까지의 경우엔 슬라임의 흔적이 남은 곳에서 반드시 다음 동선을 예측할 수 있는 흔적이 항상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째선지 이번엔 어떠한 동선도 찾을수가 없는 상태였다.


음산한곳을 주로 좋아하는 슬라임의 성향상 빛이 잘들지 않고 외진곳을 찾아 다니는 만큼 축축한 점성액이 증발하는 일은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냐고 도대체 왜 여기서...’


배지훈의 생각이 복잡해졌다.


마치 하늘로 슬라임이 날아가지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배지수가 말했다.


“그래서 언제까지 여기서 이럴거야?”

“단서를 찾을때까지.”


배지훈의 답변이 이어지고 30분쯤 지난 후였다.


배지훈과 조금 떨어진 담벼락에 기대서 쭉 그를 지켜보고 있던 배지수가 말했다.


“그러지말고 차라리 흩어져서 찾아보지? 마침 해도졌겠다 녀석이 활동하기 편한시간이잖아.”


슬라임의 특성상 저녁이 활동하기 편한시간대는 분명했다.


즉,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장소를 떠나 둘이서 활발하게 근방을 수색한다면 운이좋다면 슬라임을 찾을수도 있는것이었다.


그런데 배지수의 이러한 나름의 타당성 담긴 제안을 들은 배지훈의 표정은 좋지못했다.


평소의 사람좋은 배지훈이라고는 생각할수없을만큼 표정이 눈에 띄게 삭막해진것이었다.


“내가 말했지? 안돼.”

“네네 알았어요.”


배지수가 입을 쭉 내밀며 들릴 듯 안들릴 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꼭 이럴때만 오빠 노릇이야.”


말만 투덜거리지 표정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었다. 배지훈이 자신을 생각해서 한 행동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배지수도 그런 오빠가 싫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어릴때부터 쭉 같이 살아왔고 이제 이세상에는 한명밖에 남지않은 마지막 가족.


배지수도 배지훈의 그런 마음을 백분 이해했다.


팀장은 적어도 배지훈의 말을 헛소리로 치부했지만 배지훈은 이곳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했음을 확신하는듯 했으니 말이다.


배지훈은 아마도 불안할 것이었다. 배지수가 혼자서 이동하다 큰일이라도 당할까봐 말이다.


그리고 배지훈이 다시금 생각에 잠겨들자 배지수가 말없이 다시금 그 모습을 바라보며 시간을 떼울 때였다.


드륵 드르륵.


“잠깐 근데 무슨 소리 안들려?”

“소리?”


배지훈이 숨을 죽이고 청각에 신경을 집중했다.


비록 등급은 D등급의 별볼일 없는 각성자였지만 일반인보다는 청각이 수배는 발달한게 각성자다.


배지훈이 청각을 집중하고 소리에 귀기울이자 잠시후 배지훈의 귓가에도 소리가 들려왔다.


드르륵. 드르르륵.


맷돌가는듯한 기묘한 소리에 배지훈이 집중하는 한편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눈알을 굴리기 시작했다.


“어디지..?”


배지훈이 귀가 말하는 대로 소리가 들리는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뒤!‘


콘크리트 바닥아래 존재하는 맨홀로 고개를 돌린 배지훈이 소리쳤다. 방금까지 닫혀있던 맨홀뚜껑이 들려 있었기때문이었다.


“지수야 뒤!”


배지훈의 목소리를 들은 배지수가 깜짝 놀라 뒤돌자 10여미터쯤 떨어진 하수구에서는 무언가가 올라오고 있었다.


'사람....? 아니.'


배지수가 형체를 파악하고 말했다.


“오빠.”

“어 그래. 슬라임이다.”


푸른색 피부를한 사람 형태의 슬라임을 본 두사람이 거리를 유지한채로 경계했다.


“어쩔거야?”

“어쩌긴 해치워야지.”


슬라임이 두사람의 대화를 들었는지 더듬거리며 말했다.


“해...해치..워..? 나...를?”


오싹.


슬라임이 말을 마치자 마자였다.


슬라임이 내뿜는 엄청난 기운에 살의를 느낀 배지훈이 배지수를 기다리지도 않고 홀린듯 뛰쳐나갔다.


“먼저 간다!”


본래라면 합동 공격을 했겠지만 슬라임에게서 시간을 줬다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어째선지 사진의 둥그스름한 모습이 아닌 사람의 형태를 하고있는것이 조금 걸렸지만 그것따위 상관없었다.


이미 분위기만 봐도 본래의 목적인 포획은 자신들의 실력을 고려할때 물건너 갔기 때문이었다.


지금부터는 오로지 죽이냐 죽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빠르게 질주하던 배지훈이 마침내 슬라임의 목과 허리를 베고 스쳐 지나갔다.


“됐다!”


배지훈을 따라 무기를 뒤늦게 꺼내던 배지수가 배지훈의 공격이 정확하게 먹혀들어간 것을 보고는 그렇게 말했다.


허리라면 몰라도 목은 누가봐도 급소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해...해치워..?”


슬라임은 오히려 멀쩡했다.


배지훈이 들려서는 안되는 목소리가 등뒤에서 들려오자 깜짝 놀라 뒤돌았다. 그러나.


“커억...”


배지훈의 반응보다 이번엔 슬라임의 반응이 더 빨랐다.


슬라임이 배지훈의 목을 움켜쥔 것이었다.


한손으로 배지훈을 들어올리는 슬라임.


데롱데롱 매달린 배지훈이 흐물흐물 허물어지려던 슬라임의 목과 허리부분이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고 눈에 동요를 일으켰다.


“해치...워어어.....어!!”


포효를 터트리는 슬라임.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배지수가 슬라임을 향해 빠른속도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어..어째서...”


어째선지 심장과 목에 자신이 두 개의 단검을 찔러 넣었건만 효과가 없는 모습이었다.


‘안 빠져...’


설상가상으로 빠지기까지 않는 단검을 배지수가 빼내려 안간힘을 쓸때였다.


슬라임의 남은 팔이 배지수의 따귀를 때렸고 얻어 맞은 배지수가 담벼락에 쳐박히는 모습이 보였다.


담벼락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모습이 그야말로 엄청난 위력임을 실감할수있었다.


배지훈이 충혈된 눈으로 자신의 목을 양손으로 조르기 시작하는 슬라임을 보고는 배지수에게 말했다.


“도망..가.”

“싫어!”


한손으로 조를때만해도 슬라임에 양손의 단검으로 저항하던 배지훈이 본격적으로 슬라임이 목을 조르기 시작하자 얼마안가 단검을 땅에 떨어트렸다.


의식이 끊어진 것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배지훈을 구해야한다고 생각한 배지수가 힘겹게 일으켜 달렸다.


배지수가 슬라임의 양뺨을 사정없이 주먹으로 구타했지만 허무한 타격감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끄떡도하지않는 슬라임의 모습에 자신의 무기력함을 느낀 배지수가 눈물 범벅이된 얼굴로 슬라임의 복부를 계속 후려치며 소리쳤다.


“누가 좀!!!”


그리고 그순간이었다.


배지수의 눈에 놀라워하는 기색이 생겨났다.


슬라임의 등에 단검을 박아넣는 그림자가 갑자기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어째선지 이전의 공격과는 다르게 처음으로 괴로워하는 슬라임.


“쿠워어어어어”


슬라임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배지훈을 떨어트리자 배지수가 그것을 받아들고 빠르게 거리를 벌렸다.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한것일까 놀라운 감정만이 뒤이를 뿐이었다. 꿈쩍도 하지않던 슬라임이 고작 단한방에 흐물흐물 해지는 것은 적어도 배지수에게는 그만큼 충격적인 것이었다.


슬라임이 타겟을 변경하듯 뒤로 돌았다. 배지수가 말했다.


"정면으로는 아무리 공격해도 무리예요!..."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배지수의 눈에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눈깜짝할 사이에 슬라임의 뒤를 잡고있는 남자가 보인이유였다.


덤으로 어디서 난지 모를 작살까지 어느새 남자는 들고있었다.


배지수가 얼빠진 얼굴을 지어보이기 바쁘게 기다렸다는듯 작살이 슬라임의 몸을 관통했다.


"...."


잠시간의 정적이 골목에 흘렀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남자가 꿀틀 거리는 슬라임을 바라보며 덤덤히 잠시서있길 잠시...


파앙.


푸른색 웅덩이로 변해버리는 슬라임이 보였다.


해치운 것이었다.


그 강한 몬스터를 찰나의 순간에 말이다.


그야말로 일순간에 벌어진 놀라운 일에 배지수가 할말을 잃어버리고는 눈에 신경을 집중했다.


가뜩이나 어두운데 눈물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남자의 모습을 보기위함이었다.


‘가로등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겨우 눈물은 닦아냈지만 하필이면 남자가 서있는 위치에는 가로등의 불빛이 닿지 않고 있었다.


푸른색 웅덩이로 번져버린 슬라임을 향해 뭐라뭐라 중얼거리며 손을 뻗는 그림자의 모습을 배지수가 본 순간이었다.


“으으윽...”


배지훈이 정신을 차리듯 신음을 흘렸고 배지훈을 신경 쓰느라 배지수가 찰나간 모습을 눈에서 놓쳤을 때였다.


“어라?”


남자의 모습이 나타날때처럼 골목에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


배지훈 일행을 몰래 미행하던 유진호.


그는 배지훈 일행이 다시 처음있던 장소로 돌아오자 실망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녀석들도 정보가 없는건가?’


보아하니 며칠간 수사를 한 것 같던데...


그래도 전문적인 각성자이다보니 자신보다 수색에 능할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자신의 오판이었다.


‘하는수없나?’


시간을 너무 많이 소모하긴했지만 지금부터라도 혼자서 찾아보는게 어쩌면 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유진호가 휴대폰을 들어 지도를 켰을 때였다.


“지수야 뒤!”


방금전까지 조용하던 골목길에서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의아하게 생각한 유진호가 뒤돌았다.


유진호의 눈에 놀라워하는 기색이 만연했다.


"차... 찾았다. 근데...“


한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Lv. 13 변이된 슬라임.


레벨이 너무 높았다.


마음같아선 단숨에 달려가서 사냥하고 싶은마음만땅.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럴 엄두가 나지않을 정도의 차이였다.


그도그럴게 어느정도 강할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Lv이 너무 상정 밖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은신의 Lv과 슬라임의 Lv차이는 무려 12.


은신이 간파 당하는 레벨을 훨씬 웃도는 것이었다.


‘조금 지켜볼까?‘


결국 작전상 지켜보기로 결정한 유진호가 숨을 죽였다.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 언제라도 뛰어들수 있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기 시작했다.


'첫째 두사람이 가볍게 레벨차를 극복하고 승리한다.둘째 두사람과 슬라임의 전투가 가열되고 양패구상의 구도가 이루어진다. 이 정도인가?'


패배한다는 생각은 하지도않았다. 사냥하겠다고 수색하던 저들이 질거라는 생각을 못한것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예상외의 결과가 펼쳐졌다.


사냥을 하겠다며 파견된 각성자 2명이 역으로 당해 버리는 분위기가 펼쳐진이유였다.


일방적이다 못해 압도적.


아무리 슬라임쪽의 레벨이 확연히 높았다지만 두 명의 각성자가 힘도 못쓰고 당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한 상황이라고 할수있었다.


예상외의 양상에 신중하게 고민하던 유진호가 조용히 등을 돌렸다. 그리고는 휴대폰을 꺼냈다.


‘미안하지만 어쩌겠냐? 그래도 신고 정도는 해줄게 냄새녀.’


못본척하기로 한것이었다.


지금 자신이 뛰어들어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한것.


애써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며 돌아선 유진호가 몇걸음 걸었을 때였다. 이번엔 방금전 공격으로 끝난줄 알았던 배지수의 고성이 들려왔다.


유진호의 눈에 오빠를 살리겠다며 끈질기게 달려드는 배지수의 모습이 보였다.


유진호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분명히 기회를 본다면 도망갈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달려드는 배지수의 모습이 자신의 양심을 찌르는 행동이었기 때문이었다.


유진호의 주먹이 강하게 쥐어졌다.


슬라임을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서가 아닌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싶다는 감정이 심연에서 수면위로 올라오기 시작한 이유였다. 하지만


'안돼...'


그건어디까지나 감정일뿐이었다. 유진호의 이성은 감정을 억제하며 달려들면 안된다고 자꾸만 경고를 보내오고 있었다.


구해줄 힘이 없는 연민의 결과를 알았기 때문이다.


이도저도 못하고 망설이던 유진호가 마침내 다시 이성이 시키는대로 돌아서려 할때였다.


스르르륵.


“이건...”


유진호의 눈이 놀라움으로 가득찼다.


유진호의 주변에 보이는 모든 것이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그 감각이 깨어났기 때문이었다.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시스템 양반.'


이제 감정을 속일 필요가 없어진 것이었다.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1초? 2초?


체감상 아주 찰나간 슬라임을 비롯한 골목길을 바라보던 유진호가 입꼬리를 올렸다.


“킬각 계산 완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퇴물 게이머의 헌터 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시간 공지. 오전 8시 20.01.02 493 0 -
18 15.partner.(6)-2 +1 20.01.18 255 8 6쪽
17 15.partner.(6)-1 +1 20.01.17 243 8 6쪽
16 14.partner.(5) 20.01.16 300 10 12쪽
15 13.partner.(4) 20.01.15 335 8 11쪽
14 12.partner.(3)-2 20.01.14 368 10 8쪽
13 12.partner.(3)-1 20.01.13 422 8 8쪽
12 11.partner.(2) +1 20.01.12 449 11 10쪽
11 10.partner.(1) +2 20.01.11 497 11 14쪽
10 9.Wanted.(4) 20.01.10 556 11 13쪽
» 8.Wanted.(3) +1 20.01.09 567 13 12쪽
8 7.Wanted.(2) +2 20.01.08 657 11 11쪽
7 6.Wanted.(1) +1 20.01.07 801 13 12쪽
6 5.tutorial.(5) +2 20.01.06 875 17 12쪽
5 4.tutorial.(4) 20.01.05 911 13 11쪽
4 3.tutorial.(3) 20.01.04 983 15 14쪽
3 2.tutorial.(2) +2 20.01.03 1,120 16 13쪽
2 1.tutorial.(1) +5 20.01.02 1,221 18 14쪽
1 prologue. +3 20.01.02 1,277 17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