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성현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 회귀 게임 속 고인물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이성현
작품등록일 :
2024.07.20 15:35
최근연재일 :
2024.08.03 16:13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2,011
추천수 :
169
글자수 :
110,221

작성
24.08.03 16:13
조회
55
추천
4
글자
14쪽

오지랖 소드마스터(2)

DUMMY

*



쓴소리를 많이 했지만,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로만 놓고 보면 펠릭스는 준수한 편이다.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였을 때, 그리고 게임 속으로 들어와 주인공이 된 시점에도 펠릭스는 결과적으로 유용한 동료라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트루 엔딩을 본다는 목적 아래, 전투와 전쟁에 미칠 수밖에 없었던 이전 생의 나는 그와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왕세자로서, 그리고 왕세자의 검술 스승으로서 서로 존대하던 사이에서 나중에는 전우로서 서로 말을 놓고 지낼 정도였다.

나이와 신분 차이를 초월해서 말이다.


영감의 삶은 순수한 노력만으로 소드마스터에 도달한 인간 승리 그 자체.

그렇기에 타인 역시 노력을 꾸준히 하면 본인처럼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남들을 이끄는 타입이 바로 펠릭스였다.


하지만 편하게 살기로 결심한 나의 이번 생에서는 그런 장점이 발휘될 일은 없을 거다.

그리고 장점은 단점이 될 테고.


“헉, 헉······ 도대체 언제까지······ 뛰어야 하죠?”

“아직 다, 다섯 바퀴 남았다! 다들 힘내!”

“벌써 1시간 넘게 뛰었다고요······.”


지금 내 시야 저 멀리에 펼쳐진 광경처럼 말이다.


“하하하! 다들 입을 열 기운이 남은 걸 보니 괜찮아 보이는구먼! 마지막 한 바퀴는 전력질주로!”


뒤로 달리기로 병사들의 선두에서 뛰고 있는 펠릭스의 우렁찬 목소리에 병사들이 숙였던 고개를 힘겹게 들어 올렸다.


참고로 펠릭스가 저렇게 뛰는 건 지친 병사들을 조롱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지쳐서 도중에 쓰러지는 병사들이 없는지 살펴보기 위한, 순수하게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특유의 구보법이다.

너무나 순수해서 다른 사람들이 그의 의도를 파악 못 한다는 단점이 많이 크지만 말이다.


“다들 수고했다! 검술 훈련을 하기 앞서 우선 휴식하도록 하고, 어디 보자······.”


힘겨운 구보를 마친 병사들 전원이 연병장 바닥에 쓰러져서 거친 숨을 내몰아 쉬는 와중에, 펠릭스의 오른손 검지가 유일하게 주저앉아 있는 기사 올슨을 가리켰다.


“부끄럽게도 제가 지쳐서 더 이상은······.”

“걱정말게! 지쳤을 때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가르쳐주겠네! 자! 올슨 경! 검을 들도록! 전하께서도 잘 볼 수 있게 이쪽으로!”


올슨의 애처로운 눈빛이 날 향했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지금 당장 없다.

결국 낙담한 표정으로 수련용 검을 뽑아 든 올슨이 부들부들 두 다리를 떨며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

펠릭스는 그런 그를 흐뭇하게 쳐다보더니, 이내 검술 수련을 시작해 버렸다.


“좀 더 강하게! 자네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보게!”

“저, 저로서는 이게 최선입니다만······.”

“인간의 잠재력이란 무궁무진하네! 좀 더! 그래! 할 수 있지 않는가?”


쯧, 저 할 수 있지 않냐는 말만 들어도 나도 모르게 혀를 차게 된다.


“피터슨, 저 영감에 대한 저 애들 평이 어때?”

“전하, 그것이······.”

“저 영감에게 안 들리게 작게 말해봐. 나도 작게 말하고 있잖아.”


나는 다른 사람들이 펠릭스를 칭송하고 그에게 환호하도록 냅뒀다.


“처음에는 소드마스터에게 직접 지도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지금은······ 언제 떠나시는지 하루가 멀다하고 저에게 계속 물어보고 있습니다.”

“난 분명히 저 영감 말 들으면 후회할 거라고 말했어. 그럼에도 고행을 자처한 건 저 녀석들이고.”


영감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일주일이면 충분할 거라 예상했고, 그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펠릭스의 선의에서 비롯된, 그렇기에 거부할 수 없는 훈련에 휘말리게 된 기사와 병사들의 표정을 보라.

대놓고 티를 못 낼뿐, 후회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는 왕국의 이름난 소드마스터.

내색하지 못하고 속만 앓고 있다는 건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야 나도 겉으로는 태연하게 펠릭스를 대하고 있으니까.


“자, 아무나 스무 명 정도 무기를 들고 오도록! 무기 들 힘이 없으면 맨손으로 와도 좋다!”


저 영감은 천재가 분명히 맞긴 하다.

수십 년 동안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긴 했어도 아무나 소드마스터가 되는 건 아니니까.


문제는 다른 사람들도 본인처럼 노력하면 될 수 있다고 착각한다는 게 문제다.

하루에 최소 열두 시간 이상 검을 휘두르고, 전력으로 뛰면서 몸을 단련하면 그 누구도 소드마스터가 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

그것이 그를 더 이상 게임 속 세상의 슈퍼스타가 아닌, 친절한 광인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올슨 경,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내가 지적한 부분을 항상 명심하도록.”

“정말 감사합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 말에 힘차게 대답하던 올슨의 목소리가 영감이 온 이후 처량하게 변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지나가면서 날 쳐다보는 표정이 참으로 복잡하면서 미묘하다.


반면 올슨을 빼고도 20명에 달하는 병사들을 상대 중인 펠릭스의 움직임에 지친 기색은 찾아볼 수가 없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거기 9시 방향의 가장 바깥쪽! 요령 피우지 말고 제대로!”


확실히 검술 실력과 체력만큼은 일품인 영감이다.

그리고 내 영지에 있는 기사나 병사들 등급을 감안하면 지금처럼 무식한 체력단련부터 시키는 영감의 방식이 정답이긴 하다.


하지만 내 방침, 즉 ‘편하게 살자’라는 모토 아래 수개월을 지낸 녀석들인데 지금 상황이 기쁠까?

게다가 내가 오기 전에는 전임 영주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서 실전 한 번 제대로 겪어보지 못했던 애들이니 오죽할까.


그나마 부하들에게 빡센 훈련을 시키고 본인은 구경만 하는 족속들과 다르게, 같이 뛰는 펠릭스 쪽이 훨씬 낫긴 하다.

문제는 뒷담 까려고 해도 영감 본인이 가장 열심히 뛰고 움직이니 뭐라 할 수가 없다.

까놓고 군인들이 전쟁을 대비해 훈련하는 거 자체는 당연하니 그거 가지고 트집을 잡는 건 힘들기도 하고.


“거기! 너! 너! 그리고 너! 열외! 그늘에 가서 쉬도록! 수분 보충도 잊지 말고!”


그렇다고 병사들이 부상을 이유로 쉬려고 해도, 영감의 눈이 기가 막히게 부상 직전의 병사들만 쏙쏙 찾아내 쉬라고 명령하니 훈련이 중지되는 일은 없었다.


“오후 훈련은 여기까지! 다들 수고했다!”


저녁 식사 시간에 딱 맞춰서 훈련을 끝낸 영감이 이마의 땀을 손등으로 훔치면서 나를 향해 걸어온다.

식사 후에 또 지옥 같은 훈련이 이어진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병사들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영감이야 오래간만에 키울 보람이 있는 놈들을 만나서 신난다는 얼굴이고.


“전하, 어떻습니까? 평소보다 가볍게 훈련시켜봤는데 부족한 부분은 없습니까?”

“뭐······ 잘 가르치시네요.”

“하하하! 좀 더 다듬으면 훌륭한 정예들로 거듭날 겁니다. 제가 확신합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전하, 몸은 괜찮습니까?”


영감 앞에서는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

봐라, 은근슬쩍 날 훈련이라는 이름의 고문에 동참시키려고 하지 않는가.


“아직도 허리가 영 시원찮아서요.”


하지만 나에게는 훈련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저절로 아파지는 허리가 있으니 문제없다.


“저런, 안타깝군요. 완쾌되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병사들과 함께 식사하러 가겠습니다.”


이 영감 봐라.

내가 일개 병사가 아니라 왕족이라고 더 파고들지는 않는다.

진짜 앞뒤 안 가리고 막무가내로 나오는 인간이었다면 오히려 대하기 쉬웠을 텐데, 이런 부분에선 또 선을 지킬 줄 아니 여러모로 골치가 아프다.


“피터슨, 어때? 저 영감 정말 대단하지?”

“여러 의미로 대단하신 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내 옆에 서 있는 피터슨의 표정을 보니 나와 똑같은 심정인가보다.


“그래, 대단한 영감이 맞긴 하지.”

“검의 길을 수십 년 넘게 걸은 것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한 분이라고 봅니다.”

“그런 부분에서야 존경할 만한 인물이 맞긴 하지.”


내가 회귀하는 시점 기준으로, 왕국을 위해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무수한 전장을 헤쳐나갔으니 존경받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다.

그런데 존경할 만한 인물이라는 게 과연 좋은 사람이라는 뜻과 일맥상통할까?


굳이 대답을 멀리서 찾을 필요까진 없다.

식당으로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기사와 병사들의 기진맥진한 표정만 봐도 충분하다.


“아직 탈영한 애들은 없지?”

“네.”

“애들 인내력이 생각보다 강하구나. 그래도 슬슬 위험한 타이밍이긴 해.”


저 영감처럼 최선을 다하는 게 좋으면 좋았지, 나쁘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는 것 역시 특별한 능력 중 하나이며, 그렇지 못한 이들은 현실과 타협하면서 살아가니까.

그런 사람들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억지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붙이니 힘들 수밖에.


예전 생의 나에게는 귀찮고 애매한 부분이 있긴 해도, 게임 클리어를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인물 중 하나.

그러나 지금 같은 평화로운 시기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이번 생의 나에게는 가까이할 이유가 전혀 없는 인물이 바로 펠릭스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애들 훈련시키는 거에 진심이라니, 첩자 노릇이나 제대로 안 하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어. 그리고 알렉스도 문제야. 아무리 보낼 사람이 없다고 해도 하필 영감을 보내다니 말이야.”

“전하께서는 일이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렇긴 했지. 그런데 그 영감한텐 말이 안 통해. 그렇다고 힘으로 누르면 더 귀찮아져.”


몇 번째 회귀인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내 병사들을 계속해서 굴리던 영감을 검술로 눌러버린 적이 있었다.

그 뒤로는 날 졸졸 따라다니며 나보고 스승이 되어달라는 애원을 했다.


나이에 상관없이 가르침을 얻고자 하는 점을 높게 살 수도 있겠지만, 난 그런 거 상관없이 그냥 게임 속 세상을 탈출하길 원할 뿐이다.

그래서 열심히 가르쳐 봤는데 영감이 A등급을 넘어선 S등급 캐릭터가 되는 건 또 아니더라.


어쨌든 내가 영주로 오기 전, 형편없는 식사를 꾸역꾸역 먹으면서도 용케 쿠데타를 안 일으키던 병사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참, 내일 회식 준비는 잘 되고 있지?”

“네, 지시하신 대로 준비를 마쳤습니다.”

“요리사들에게 오래간만에 좀 발휘하라고 해. 군인들은 힘들 땐 좋은 거 먹이는 게 최고더라.”

“그러면 연회장에서 진행되는 게 맞습니까?”

“아, 그걸 말 안 했네. 거기 말고 성 밖에서 해. 가능하면 성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곳으로. 경치 좋은 곳이면 더욱 좋고. 그리고 구해놓으라는 건 준비 잘했지?”

“네, 넉넉하게 10병으로 마련해 놨습니다.”

“그래, 수고했고. 애들에게 넌지시 말해둬. 하루만 더 버티면 저 영감에게서 해방될 거라고. 회식 끝나면 휴가도 줄 테니까 기대하라고 해.”



*



나는 그 방법을 쓰지 않고도 영감이 알아서 돌아가지 않을까 기대를 품고 일주일 정도 기다려봤다.

내가 굳이 먼저 움직이지 않아도, 전혀 예상 못 한 변수가 저절로 작용해 일이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서.


하지만 꼭 이럴 땐 그놈의 변수가 발생하지 않더라.

그렇다면 내가 직접 변수를 창출하는 수밖에 없다.


“전하! 고기 맛이 아주 좋습니다! 게다가 경치도 아주 좋고요!”

“입에 맞으시니 잘 되었군요.”


수많은 이들이 모여있는 이곳은 성에서 멀리 떨어진, 자그마한 오두막이 있는 언덕 위.

소드마스터 펠릭스의 뒤늦은 환영식을 겸해 고된 훈련으로 고생한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한 회식이 진행 중이다.

군인 상대로는 뭐니 뭐니 해도 고기가 최고인지라, 야외 바비큐 파티가 성대하게 진행 중이다.


“자, 자! 다들 먹게나! 전하께서 마련해주신 귀한 자리이니 흥겹게 즐겨야 하지 않겠나?”


회식의 주인공 펠릭스는 말없이 고기만 굽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 빨리 먹으라고 손짓했다.


하지만 평소 고기라면 환장을 하는 녀석들이 불판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고기를 보고도 별 반응이 없다.

아마도 머릿속에는 내일부터 다시 시작될, 훈련이라는 이름의 고문 때문이겠지.

진짜 애들이 고생을 죽어라 했다는 게 새삼 실감 난다.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그 지옥에서 너희를 구원 해줄 테니까.


“펠릭스 경, 우선 한 통 하시죠.”


나는 맥주가 출렁거리는 나무통을 집어 들어 펠릭스에게 건넸다.

이 인간은 맥주를 절대로 잔으로 퍼마시지 않는다.

이렇게 무식하게 먹어야 술 좀 마신 기분이 든다고 그랬거든.


“크하! 이 맛이지!”


도중에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커다란 나무통의 맥주를 단번에 비워낸 펠릭스가 손등으로 수염에 묻은 거품을 훑어냈다.


“한 통 더 하시겠습니까?”

“물론이지요!”


나는 또 한 번 맥주가 든 나무통을 건넸고, 술이라면 마다하지 않는 펠릭스의 목구멍 너머로 맥주가 꿀떡꿀떡 넘어가는 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연달아 비운 맥주통이 벌써 세 개.

검술뿐만 아니라 주량도 엄청나다는 걸 알게 된 병사들의 박수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크하! 전하도 한 통 어떠십니까?”


그럼에도 영감의 얼굴에 취기가 돌기는커녕 여전히 쌩쌩하다.


그래, 저 영감이 술에 취할 리가 없지.

만약 영감의 상태창을 볼 수만 있다면, 알콜 면역이라는 패시브 스킬이 분명히 표기되어 있을 거다.


“저는 괜찮습니다. 이번에는 맥주 말고 와인은 어떻습니까?”


하지만 여기는 어디다?

게임 속 세상이고, 게임에는 반드시 버그가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한 회귀 게임 속 고인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안내입니다. 24.08.04 20 0 -
공지 제목 변경 안내 24.07.25 17 0 -
공지 매일 18:00에 올라옵니다 24.07.20 82 0 -
» 오지랖 소드마스터(2) 24.08.03 56 4 14쪽
18 오지랖 소드마스터(1) 24.08.02 50 6 13쪽
17 고생은 너희들이 해야지(2) 24.08.01 61 6 15쪽
16 고생은 너희들이 해야지(1) 24.07.31 67 7 15쪽
15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5) 24.07.30 76 8 12쪽
14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4) 24.07.30 67 6 12쪽
13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3) 24.07.29 79 6 13쪽
12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2) 24.07.28 75 7 13쪽
11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1) +1 24.07.27 95 8 13쪽
10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4) 24.07.26 103 9 13쪽
9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3) 24.07.26 101 12 12쪽
8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2) 24.07.25 105 11 13쪽
7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1) 24.07.24 115 11 15쪽
6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3) 24.07.23 126 10 13쪽
5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2) +1 24.07.22 139 10 13쪽
4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1) 24.07.21 158 10 13쪽
3 왕위를 포기하는 중입니다(2) 24.07.20 163 12 13쪽
2 왕위를 포기하는 중입니다(1) 24.07.20 178 13 14쪽
1 프롤로그 24.07.20 195 13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