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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 회귀 게임 속 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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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작품등록일 :
2024.07.20 15:35
최근연재일 :
2024.08.0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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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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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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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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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2)

DUMMY

*



내 명령을 받고 급하게 온 재단사의 눈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외딴 영지의 일개 재단사가 왕족의 옷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니 그럴 만도 했다.


“전하께서 설명하신 의복이 어떤지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런 옷으로도 괜찮겠습니까?”


하지만 내가 요구하는 사항을 다 듣고 난 재단사의 표정은 그야말로 기괴했다.

격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디자인의 옷을 요구하는 날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지만, 그래서?


“왜? 싫어?”

“아, 아닙니다.”


왕자인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지, 별 수 있겠어?


“그, 그러면 전하께서 말씀하신 그 옷의 명칭이······.”

“티셔츠, 츄리닝 바지. 둘 다 검은색으로 각각 10벌씩, 장식 없이 단색으로, 가능한 한 빨리.”

“티셔츠······ 츄리닝 바지······ 알겠습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서 터벅터벅 걸어나가는 재단사의 뒷모습이 처량해 보인다.

마치 나라를 잃은 것마냥.

진짜로 나라를 잃은 쪽은, 그것도 질리도록 잃은 사람은 바로 난데 말이다.


나는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한 재단사가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중단했던 저녁 식사를 다시 시작했다.


“······.”


나는 빵을 뜯어 먹으면서 하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기다란 식탁 주위에 곧은 자세로 서 있는 집사와 하녀들이 나와 시선이 마주칠 때마다 움찔거린다.

음식이 입에 맞는지 아닌지 눈치를 보는 거 같은데······.


그야 이런 음식들이 맘에 들 리 있겠어?

21세기의,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먹고 자랐던 내 눈에 찰 리가 없고, 오랜 시간 동안 게임 속에서 살아온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 주제에 양은 또 지나치게 많다.


“그러고 보니 너, 이름이 뭐라고 했지?”

“피터슨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전하.”

“피터슨, 피터슨이라고? 피터슨이라. 음, 알았어.”


나는 관리들의 수장인 피터슨의 이름을 반복해서 읊었다.

지겹도록 회귀하는 내내 만나는 이들의 폭이 정해져 있다 보니, 이전에 만나본 적이 없는 등장인물의 이름은 아무래도 낯설고 기억하기 힘들어서다.

주로 각 분야의 뛰어난 이들을 동료 혹은 부하로 섭외하다보니 벌어진 결과다.


나이는 대충 30대로 보이고, 모르는 얼굴에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다.

그런 이유로 판단해보건데, 게임 내 등급으로 치면 아무리 높게 잡아도 C등급.

B등급 이상이었다면 이전 생에서 분명히 내가 찾아갔을 테니까.


뭐, 등급 따위는 이제 상관없다.

내가 시키는 일만 제대로 해주면 그걸로 족하다.

더 잘할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으니 마음이 편하다.

물론 따질 건 따져야겠지.


“피터슨, 앞으로 식사는 지금 내놓은 양의 절반 정도만 내와. 아니, 그것도 많겠다. 반의반만 내오라고 전해.”

“네?”

“너무 많잖아. 날 대사증후군에 걸리게 할 작정으로밖에 안 보여.”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지나치게 먹고, 운동하지 않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늙으면 자연스레 찾아오는 대표적인 내과질환 3종을 포함한 각종 성인병들이 집합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게임에 빙의하기 전, 망할 회사에 다니면서 걸려봤기에 얼마나 짜증나고 힘겨운지 잘 알고 있다.


“네? 대사증후군? 그게 무엇입니까?”


한국에 살 때는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지만, 아르테리아의 세계에는 없는 용어이니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런 게 있어.”


바로 전의 생까지 나는 아르테리아에 존재하지 않는 용어를 되도록 안 쓰려고 노력했다.

내가 회귀자이기 이전에 빙의자라는 걸 숨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회귀를 반복하면서 느낀 건데, 그렇게 신경 써서 행동해봤자 큰 의미가 없었다.

회귀와 빙의라는 개념 자체를 게임 속 캐릭터들이 전혀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어쩌다가 실수로 내가 한국에서 쓰던 말을 꺼내도 그냥 혼자만의 특이한 용어를 쓴다고 인식했다.


뭣보다 내 신분 덕분에 혼자만 아는 용어를 쓰지 말라고 지적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으니, 이젠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말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무튼 난 적게 내놓으라고 분명히 말했다?”


사실 이번 생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식탁 위에 있는 요리보다 오히려 더 많이 먹어야만 했다.

더 빨리 강해지기 위해 육체적으로 고된 수련을 하루도 거르지 않았으니까.

거기에 더해 마법을 익히고, 어떤 루트로 스토리를 진행해야 할지에 대해 고심하느라 머리를 쓸 일도 많았기에 식사량이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았다.


하지만 강해질 필요가 없는 지금, 내 식탁 위에 놓인 식사량은 대사증후군에 걸리기 딱 안성맞춤이다.

몇 번째 회귀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한때 의욕을 잃고 꾸역꾸역 먹기만 한 결과 진짜 몸이 작살났던 적이 있었기에 식사량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많이 내놓는다면?


그러면 먹을 만큼만 먹고 남는 건 버리든지 말든지 내 알 바가 아니다.

물론 내 명령을 사뿐하게 무시한 대가로 요리사는 잘라야겠지만.


“혹시 식사가 입맛에 맞지 않으신다면······.”

“그냥 그럭저럭 먹을만해.”

“당장 새 요리사를 고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냅둬. 먹을만하니까 먹는 거지. 애당초 난 먹는 거에 크게 기대 안 해.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요리 수준이 다 그렇지 뭐.”

“네? 그,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런 게 있어. 대충 알아서 해석해.”


회귀를 세 번째였던가 네 번째 했던 때였을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한국의 음식들이 너무나 그리웠다.

오죽하면 21세기 한국에서 맛볼 수 있었던 다른 나라의 음식들이 환상으로 나타날 정도였니 말이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계속 게임 속에서 살다 보니 그런 욕구가 서서히 사라졌다.

그전까지는 어떻게든 현실에서 즐겼던 음식을 구현하라고 요리사들에게 지시하거나, 직접 요리해보기도 했다.

김치라던가, 치킨이라던가, 아무튼 내 혀가 기억하고 있는 음식들을.


그러나 난 소비자였지, 요리사가 아니다.

그렇기에 내가 한국에서 즐겼던 음식의 자세한 레시피를 알 리 만무했고, 식탁 위에 올라오는 건 내 기대와는 거리가 먼 것들뿐이었다.

최고급 식자재를 써도, 유명한 요리사들을 불러와봐도, 한국에 살았을 당시의 기억력을 총동원해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나는 음식에 관해서는 마음을 비웠다.

그냥 적당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면 족하다.

추가로 이번 생 한정으로는 건강을 해치지 않을 정도의 식사량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참 우습다.


팔이 잘려나가도 성직자의 치유로 재생되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곳이 바로 게임 아르테리아의 세계.

21세기 한국을 넘어서는 고도의 외과적 치료가 가능한 세계관인데도 불구하고, 당뇨 하나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이 참 웃기다.

다회차 특혜로 소유한 많고 많은 패시브 스킬 중에서 건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게 없다는 점도 마찬가지고.


“이 디저트 너무 달아. 설탕 좀 빼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너무 짜. 고혈압 걸리기 싫으니 간 좀 덜하게 하라고 해.”


어차피 게임 속 세상이니 따져봤자 의미없긴 하지만.



*



오래간만에 편안한 침대 위에서 하룻밤을 보낸 나는 눈을 뜨자마자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음, 잘 만들었군. 좋아.”


재단사가 밤새 만들어 온 티셔츠와 츄리닝 바지의 촉감이 기대했던 것보다 좋아서 신기할 정도다.

물론 21세기 한국에서 입었던 진짜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이전까지 입었던 옷에 비해 훨씬 편하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거기에 저녁 식사 후에 부른 구두공에게 명령해서 만든 삼선슬리퍼까지 신으니까 편안함이 배가 된다.

실제로 편한 것도 있지만, 한국에 있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이 들어서이기도 하다.


“옛날 생각 나네.”


고된 야근을 마치고 원룸으로 들어가 지금처럼 티셔츠와 츄리닝 바지로 갈아입은 뒤에 잠들기 전까지 짧게 누리는 혼자만의 자유시간을 오래간만에 떠올려봤다.

당시의 추억처럼 여기에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건 진짜 불가능한 일이니 포기해야겠지.

대신 아무런 생각도 안 하고 멍때리며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이게 전부 맞지?”

“네, 그렇습니다.”


최소한으로 해야 할 일마저 안 하고 마냥 놀 수는 없는 법.

나는 책상 위에 놓인, 피터슨이 가져온 두툼한 서류 뭉치를 집어 들었다.


“생각보다 적은데? 이 정도 분량이면 금방 끝나겠어.”


이전까지의 삶에서 그랬던 것처럼, 트루 엔딩을 보기 위해 들였던 노력에 비하면 이 정도 일이야 아무것도 안 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세금 우리 많이 걷던가? 불만이 커? 적어?”


아무리 세금을 적게 낸다고 해도, 내는 쪽 입장에선 불만이 없을 수는 없는 법.

나는 불만이 있냐 없냐가 아니라, 불만이 큰지 아닌지로 물어봤다.


“그리 많지는 않다고 봅니다만······.”

“그러면 세율은 지금 그대로 유지해.”


나는 가장 중요한 부분만 피터슨에게 물어보고 지시했다.

그 외는 기존에 하던 대로 하라고 넘기며 빠르게 처리했다.


“인근 영지로 통하는 도로 추가 건설? 이전 영주가 있을 때 안 했지? 패스. 굳이 내 때 할 필요는 없잖아.”

“패스? 무슨 말인지······ 아, 알겠습니다.”


난 영지를 굳이 부흥시킬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설사 이전보다 퇴보하더라도 내 안위에 위협이 될 수준만 아니라면 상관없다.

내가 일을 하겠다고 했지, 없던 일을 억지로 만들어서 한다는 뜻은 아니다.


“뭐야? 던전?”


그렇게 안건들을 빠르게 처리하던 나는 편하게 살려는 날 방해하는 특이사항을 발견하고 인상을 찌푸렸다.


“원래부터 있었어? 영지에 던전 같은 건 하나도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건 아닙니다. 전하께서 오시기 일주일 전쯤에 발생했습니다.”

“숲? 아, 여기?”


나는 서류뭉치 옆에 별도로 놓여있던 지도를 가리켰고, 피터슨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동의했다.


“참나, 그놈의 랜덤 이벤트는 원하지 않아도 날 따라오네.”


던전.


판타지 세계관에 흔히 등장하는, 몬스터들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지하 공간.

고농도의 마나가 모이면 발생한다는 설정으로 인해 게임이 근간인 세계 속에서 랜덤하게 발생하는 자연재해이기도 하다.


“쉽게 가자. 던전이 발생한 숲 일대를 민간인들의 출입금지 구역으로 공표해. 어차피 그 몬스터들, 숲 밖으로는 안 나가.”


게임 속 세상답게 게임에 정해진 설정에 따라, 던전에서 발생한 몬스터들은 던전으로부터 일정 범위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굳이 게임의 설정이 아니더라도 내가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회귀를 줄기차게 반복하는 와중에 아닌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그러면 전하, 던전의 몬스터 토벌 계획은 언제까지 세우면 되겠습니까?”

“토벌? 왜?”


던전은 고성능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자,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공간.

그래서 나는 직접 검을 쥐고서, 동료와 부하들을 이끌고, 머리로 기억하고 있는 던전들을 최대한 많이, 빠르게, 알고 있는 공략법을 총동원해 공략했었다.


하지만 이번 생의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던전은 관심 밖이고, 내 소유의 영지 내 던전은 귀찮음만 유발할 뿐이다.


“놔두면 모험가들이나 용병들이 알아서 공략해줄 텐데, 아까운 기사와 병사들을 동원할 필요가 있나? 만에 하나 전사자라도 나오면 그대로 병력손실로 이어지니까 관둬.”

“그렇다면 주민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숲 일대에 경비를 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놔둬. 경고했는데도 들어갈 놈들은 어떻게든 들어가. 가뜩이나 병사 수도 적은데 거기에 돌려봤자 병력낭비에 불과해. 정 불안하면 출입을 금한다는 푯말이나 세워둬.”


거수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도 태연하게 나물 캐러 산속으로 들어가는 노인들 이야기를 한국에서 접했던 나다.

그리고 현실의 한국이나, 게임 속 세상 아르테리아나 하지 말라고 거듭 말해봤자 할 놈들은 한다.

그렇다면 하지 말라는 경고 자체는 확실히 해두되, 경고를 무시하는 놈들까지 보살필 노력은 할 필요가 없다.


“던전 공략하려 올 모험가와 용병들에게 통행세나 잘 걷으면 돼.”

“하지만 전하, 이건 영지를 부흥시킬 기회입니다.”

“그 기회는 모험가들이나 용병들에게나 해당하지, 나에게는 아니야.”


피터슨은 어떻게든 날 꼬드기려고 노력 중인 것 같은데, 내 귀에 택도 없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빙의 이후 계속해서 회귀를 반복하는 내내 각종 방식으로 영지를 넘어서 왕국을 부흥시키는 짓은 이젠 지긋지긋하다고.

날 설득하려면 나보다 회귀를 더 많이 하고 오던가.


“나머지 일은 있다가 하기로 하자. 참, 오늘 점심 식사 필요 없다고 전해.”

“식사를 거르실 예정입니까? 혹시 어디 안 좋은 곳이라도······.”

“그건 아니고.”


서류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은, 그렇기에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만 하는 것이 있어서이다.

내 안위에 관련된 거라 보고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거든.


“오늘 점심은 짬밥으로 때워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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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고생은 너희들이 해야지(1) 24.07.31 68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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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4) 24.07.30 68 6 12쪽
13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3) 24.07.29 80 6 13쪽
12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2) 24.07.28 75 7 13쪽
11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1) +1 24.07.27 95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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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2) 24.07.25 105 11 13쪽
7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1) 24.07.24 116 11 15쪽
6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3) 24.07.23 127 10 13쪽
»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2) +1 24.07.22 140 10 13쪽
4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1) 24.07.21 159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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