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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 회귀 게임 속 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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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작품등록일 :
2024.07.20 15:35
최근연재일 :
2024.08.03 16:13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2,012
추천수 :
169
글자수 :
110,221

작성
24.07.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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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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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3쪽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3)

DUMMY


“전하! 조심하십시오! 공이 그쪽으로······!”


온다고?

그러면 붙잡으면 되지 뭐.


“그깟 공 하나 가지고 뭘 그렇게 화들짝 놀라?”


나는 옆으로 내민 왼손으로 가죽공을 붙잡은 뒤, 왔던 방향으로 던졌다.


“너무 격하게 놀지는 마라. 다치면 너희들만 손해야.”

“네! 명심하겠습니다!”

“물고기 도망가니 대답은 조용히.”


기사 올슨의 외침에 나는 손사래를 치며 그를 돌려보냈다.

그리고 펼쳤던 손바닥을 그대로 얼굴 가까이 가져갔다.


“내가 편하게 지내긴 했구나.”


손바닥 여기저기에 박혀 있던 굳은살이 석 달 사이에 많이 사라졌다.


마법을 쓰지 않으니 화상이나 동상 자국이 온데간데없는, 신성력을 발휘하는 대가로 얻게 되는 갈라진 피부 역시 하나도 없는 매끈한 손등이 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이번 생의 내가 더 이상 검을 손에 쥐지 않고, 마법서를 탐독하지 않으며, 기도를 통해 신앙심을 고취하지 않은 결과다.


그렇다고 해서 시야 밖에서 날아오는 공 하나 못 잡을 정도로 약하지는 않다.

공이 아니라 집채만 한 암석이 날아와도 문제없다.


“다들 공 차는 거에만 열중하지 마! 혹시 수상한 놈 있지 않나 둘러보면서 공 차!”


기사 올슨은 훈련 때보다 열성적으로 뛰어다니는 병사들에게 호통을 쳤지만,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다.


나는 호위병들을 호위 목적으로 데려온 게 아니니까.

매번 여행을 떠날 때마다 이동 경로와 목적지에 있는 산적들을 로베르토가 죄다 생포해서 넘겨준 덕분에 전투가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리고 은신 상태에서 24시간 내내 날 경호 중인 두 명의 남매가 열심히 공을 차고 있는 병사들과 기사들보다 훨씬 강하기도 하고, 맘만 먹는다면 나 혼자서 다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호위병을 데리고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신분을 입증하기 위한 용도다.


왕가 직속 혈통만이 소유할 수 있는 반지와 펜던트가 있긴 하지만, 그걸 일일이 보여주며 내가 영주이자 왕자라는 걸 증명하는 건 번거롭다.

편하게 쉬려고 여행 가는데 왕족임을 드러내는, 쓸데없이 호화롭고 거추장스러운 옷을 입고 다니는 것도 귀찮다.


그러다 보니 잡일을 제외하면 호위병들이 할 일이 딱히 없긴 하다.


“그래도 이젠 알아서들 시간 잘 보내네.”


여행을 처음으로 갔던 날, 기사와 병사들은 낚시 중인 날 둘러싸고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그래서 낚시 하고 싶으면 하라고 했더니 전원 예외 없이 낚싯대를 쥐었다.

하지만 낚시 자체가 호불호가 확 갈리는 취미이니 지루해하는 병사들이 속출했고, 나는 심심하면 공이나 차라고 가지고 다니던 가죽공을 건네줬다.


혼자서 운동할 목적으로 무두장이에게 명령해서 만든, 축구공 비슷한 모양의 가죽공은 병사들에게 대호평이었다.

특별히 마법사에게 지시해서 압축된 공기를 넣은 덕분에 공을 차는 맛이 확실해서다.


그 공을 가지고 워낙 재미있게 놀기에 나도 끼어볼까 생각해봤지만, 이내 관뒀다.

어떤 위치에 있어도 패스가 오고 대충 공을 차도 100%의 골 결정력이라는 기적을 창출하는 사단장 축구가 되어버릴 게 뻔하니까.

예전 생에서는 육체적으로 남들을 능가해서 사단장을 넘어선 왕세자 축구를 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쑥스러울 따름이다.


아무튼, 오늘은 좀 많이 낚아봐야겠다.

벌써 세 번째 출조인데, 매번 허탕만 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



“오늘도 입질이 영 시원찮군.”


미끼로 꿰어놓은 지렁이만 쏙 빠져나온 낚싯바늘만 도대체 얼마나 보는지 모르겠다.


나는 기지개를 켜면서 옆에 놔둔 모래시계를 확인했다.

어느새 2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낚은 물고기는 고작 2마리.


절로 푸념이 나오지만, 이것 역시 낚시의 묘미 중 하나 아니겠는가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이렇게 시간을 낭비해도 걱정할 게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진정한 휴식이 맞기도 하고 말이다.


예전 생에서 낚아 올린 거라고 해봤자, 앞서 낚아 올린 쪽지 담긴 유리병이 대다수였다.

굳이 예외를 꼽자면 거대한 어류형 몬스터를 낚기 위해 1시간 넘게 낚싯대를 붙잡은 기억이 난다.

손바닥이야 당연히 피투성이가 되어버렸고, 그렇게 낚은 몬스터와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 했는데 낚시의 재미를 느낄 리 만무했다.


아무튼 오늘 낚시는 여기까지 해야겠다.

나는 올슨을 향해 손짓했다.

공 그만 차고, 밥 먹을 준비 하라는 신호다.


“얘들아! 불판 꺼내라! 전하께서 식사를 명하셨다!”

“넵!”


올슨의 외침에 병사들이 일사불란하게 마차로 달려갔다.

잠시 후, 모든 준비를 마친 병사들이 내 앞에 도열했다.

내가 낚시를 즐기고 병사들이 신나게 공을 차는 동안, 마차 안에 혼자 틀어박혀 있던 마법사와 함께.


“불.”


내가 나 혼자만의 전용 불판 아래를 가리키며 말하자, 마법사가 구현한 불길이 장작을 뒤덮었다.


“저쪽도.”


병사들 뒤에 있는 불판들 아래에서도 일제히 불길이 솟아오르더니, 노릇노릇한 냄새가 사방에 진동했다.

한국에서 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숫공장에서 빠르게 구운 삼겹살을 보고 군침을 삼켰었는데 마법의 힘을 빌리니 쉽게 재현할 수 있었다.


“다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어. 많이들 먹어라.”

“전하! 잘 먹겠습니다!”

“그래, 체하지 않게 천천히 먹어.”


나는 눈을 감고 코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래, 이게 진짜 맛있는 고기가 구워질 때 나는 냄새다.

죽지 않고 오직 살기 위해 먹어야만 했던, 맛없는 건 기본에 질기고 악취가 풀풀 풍기는 몬스터의 살점이 아닌,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냄새를 맡으니 허기가 몰려온다.


하지만 서두르지 말자.

최대한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마차에 탄 채로 점심을 샌드위치 같은 간편식으로 때웠으니, 저녁은 느긋하게 먹어보자.


우선은 상추 대신 하녀들이 챙겨준 상추 비슷한 채소를 왼손 위에 얹었다.

그다음 참기름 대신 올리브 오일로 대충 만든 기름장에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찍어서 채소 위에······.

아니, 한 점으로는 부족해 보이니 두 점을 올려놓고 쌈을 싼 뒤 그대로 입으로 넣으면······.


“이야, 끝내주는데요!”

“전하의 여행에 왜 다들 참가하려고 하는지 이제 이해되네. 이렇게 좋은 고기를 먹으니까 그랬구나.”

“주말에 부대정비하는 것보다야 이렇게 밖에 나와 고기 구워 먹는 게 훨씬 낫지!”


내가 하려던 말을 병사들이 대신 해주니 난 그냥 먹기만 하면 된다.

게임 속 세상 기준으로 내 식단이 좀 깐깐한 편이지만, 여행을 왔을 때는 예외다.

어차피 2주에 한 번 기름진 고기 좀 많이 먹는다고 몸이 망가질 정도는 아니고. 먹는 걸로 즐거울 때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택한 메뉴는 한국이나 게임 속에서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야외 바비큐다.

어차피 식사 준비야 다른 사람들이 하니 난 순수하게 먹기만 하면 된다.

쌈장이 있으면 더 맛있겠지만, 된장 만드는 법부터 모르니 애초부터 포기했다.

한국에서 즐겼던 발효음식을 함부로 시도했다가 얻은 교훈을 나는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눈치 없이 병사들 사이에 끼어서 먹는 짓 역시 하지 않는다.

아무리 날 대하는 게 이전보다 편해졌다고 해도, 높은 사람이 바로 옆에 있으면 고기가 코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 모를 거 아닌가.

괜히 나와 함께 식사하다가 병사들이 체하기라도 하면 곤란하고, 어차피 난 혼자 식사하는 쪽이 속 편하다.


“어? 고기 벌써 다 먹었잖아? 얼마 안 먹은 거 같은데 벌써?”

“전하! 외람되오나 병사들에게 고기를 좀 더······ 괜찮다고요? 네! 알겠습니다! 얘들아! 맘껏 먹어라! 전하께서 허하셨다!”

“마법사 아저씨! 여기 불 다시요!”


그래서인지 다들 진짜 잘 먹는다.

내가 실리어드에 오자마자 한 일이 병사들 식비를 3배로 늘린 거고, 이젠 군대에서도 잘 먹고 지낸다고 알고 있는데도 마치 걸신들린 것처럼 고기를 흡입하듯 먹어 치우고 있다.


하긴, 야외에서 구워 먹는 고기는 각별하니 먹어도 먹어도 부족하겠지.

그래서 매번 여행갈 때마다 고기를 더 가져오긴 하는데, 이번에도 부족할 것 같다.

여기에 술이 더하면 금상첨화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영주인 날 경호하기 위해 온 병사들에게 그것까지 허락할 수는 없다.


나야 술을 마실 수 있지만 전혀 땡기지 않는다.

반복된 회귀로 인한 고통을 잊기 위해 술을 퍼마시며 버틴 기간이 수백 년 정도?

길게 잡아 100살까지 산다고 쳐도 5번이나 다시 죽고 태어나는 동안 알콜 중독 상태로 지냈으니, 이젠 지겨워서라도 술을 마시고 싶지 않다.

실제로 술에 취해서 일을 그르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도 했고.


“······.”


그런데 왜 저 녀석은 혼자서 궁상떨고 있는 거지?


다들 한 점의 고기라도 더 먹기 위해 식사에 집중하는 와중에, 유일하게 깨작깨작 먹는 모양새가 눈에 뛸레야 안 뛸 수가 없다.

모두를 위해 화염마법 한 번으로 고기를 맛깔나게 구워준 마법사다.


이름이······ 아, 기억났다.

안드레였지.

나이는 나보다 많고, 피터슨보다는 어린 20대 중후반일 거다.

등급으로 따지면 대충 D등급이라 예상되는, 예전 생의 나였다면 거들떠도 안 봤을 실력의 마법사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마법사의 실력이니 등급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화염마법으로 고기 잘 구워주고, 저택에서 가져온 신선한 고기가 상하지 않도록 빙결마법을 써주면 그걸로 충분하다.


“고기 다 먹은 사람은 아이스박스에서 아이스크림 꺼내 먹어도 돼.”

“얘들아! 전하의 말씀 들었냐? 우리에게 후식까지 내려주셨다! 정말 감사합니다!”

“빙결마법 발동 중일테니 손 얼지 않도록 조심하고.”

“네! 명심하겠습니다!”


덤으로 후식용 아이스크림까지 녹지 않게 보관해주기까지 하니, 나름 유용하게 안드레를 쓰고 있긴 하다.

물론 게임 설정상 사치를 부리는 게 맞을 거다.

그런데 명색이 한 나라의 왕자, 그것도 장남이자 얼마 전까지 왕세자였던 내가 이 정도 사치는 부릴 수 있는 거 아닌가?



*



오래간만에 기름진 고기로 배를 두둑하게 채운 나는 다시 낚싯대를 호수에 드리웠다.

반면 나보다 몇 배는 먹은 병사들은 신나게 가죽공을 차며 다시 뛰어놀기 시작했다.

굳이 훈련을 억지로 더 시킬 필요 없이, 그냥 가죽공 하나만 던져주면 알아서 뛰어다니며 육체를 단련하니 비싼 고기 먹인 게 하나도 안 아깝다.


아쉬운 건, 결국 오늘 내가 낚은 물고기는 3마리에 불과하다는 거.

어차피 먹으려고 낚은 것도 아니니, 나는 미련 없이 물고기들을 방생하고 안드레를 다시 불렀다.

열 명이 넘는 남자들이 씻을 물을 데우라고 시키기 위해서.


“어······ 좋다.”


구멍 뚫린 나무통 아래로 흘러나오는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나니 정말로 기분이 상쾌하다.

무엇보다 밖에서 이렇게 마음 놓고 몸을 씻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즐겁다.

치열한 격전을 마치고 몸을 흠뻑 적신 피를 씻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땀을 씻어내기 위한 샤워라는 점 역시 기쁘다.


“꼼꼼히 구석구석 씻어라! 제대로 안 씻은 놈들은 호수에 던져 넣을 거다!”

“네! 알겠습니다!”

“전하께서 하사하신 비누를 아끼지 말고 팍팍 써라! 조금이라도 냄새가 나는 게 확인되어도 호수에 처박을 거다!”


날 호위하기 위해 온 기사 올슨과 병사들은 씻고 비누칠하고를 반복 중이다.

저러다가 피부가 벗겨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전 생에서는 질병 발생을 막기 위해 위생 차원에서 비누를 보급하고 잘 씻으라고 지시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짬내 맡는 게 싫어서 내 호위병력에 한해 잘 씻으라고 했고, 그렇다고 찬물로 샤워를 했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안 되니 나와 똑같이 뜨거운 물로 씻으라고 명령했다.


아무튼 오늘 하루 경치 좋은 호숫가에 낚시를 질릴 때까지 했고, 밥도 먹을 만큼 먹었고, 불침번은 병사들이 알아서 설 테고, 날도 어두워졌으니 이대로 텐트로 들어가 푹 자면 되는데······.


“······.”


잠이 안 온다.

역시 여행 첫날 밤에 숙면을 취하는 건 아직도 무리 같다.

마음이 설레여서가 아니라 예전 생의 경험 때문이다.


낯선 곳에서의, 그것도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의 취침은 언제 습격받을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안전한 곳이라는 걸 머리로 알고 있음에도, 지금의 날 위협할만한 존재가 주변에 없음에도, 회귀한 직후에는 항상 이렇긴 하다.

그 직후라는 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적용되는 게 짜증나지만 말이다.


“쯧.”


아무래도 안 되겠다.

잠이 올 때까지 산책이라도 좀 해야겠다.

혀를 차면서 텐트 밖으로 나오자 불침번을 서고 있던 병사들이 급하게 경례를 했다.


“누구 한 명 나하고 같이······ 아니다.”


산책 대신 이야기나 좀 해야겠다.

나처럼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모닥불 앞에 앉아있는 걸 봤거든.


“아······ 전하. 이건······.”

“난 신경쓰지 말고 하던 거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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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4) 24.07.30 67 6 12쪽
»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3) 24.07.29 80 6 13쪽
12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2) 24.07.28 75 7 13쪽
11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1) +1 24.07.27 95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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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3) 24.07.26 101 12 12쪽
8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2) 24.07.25 105 11 13쪽
7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1) 24.07.24 115 11 15쪽
6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3) 24.07.23 126 10 13쪽
5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2) +1 24.07.22 139 10 13쪽
4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1) 24.07.21 158 10 13쪽
3 왕위를 포기하는 중입니다(2) 24.07.20 163 12 13쪽
2 왕위를 포기하는 중입니다(1) 24.07.20 178 13 14쪽
1 프롤로그 24.07.20 195 1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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