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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 회귀 게임 속 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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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작품등록일 :
2024.07.20 15:35
최근연재일 :
2024.08.03 16:13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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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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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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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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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1)

DUMMY

처음 게임에 빙의했을 때, 나는 기뻤다.


어떤 이유로 게임에 빙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고민해봤자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고, 21세기 한국에서의 녹록지 않은 삶에서 해방되었다는 게 그 무엇보다 반가웠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한 뒤 잠자기 전까지 얼마 안 되는 시간을 투자해 즐기던 게임이 바로 아르테리아.

그 아르테리아의 세상에 직접 들어가 주인공으로 활약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내 신분이 일개 평범한 30대 중반의 회사원에서 한 나라의 왕자로 상승했다는 사실 역시 날 기쁘게 했다.


하지만 게임이 아닌 현실이 되어버린 아르테리아는 내가 그토록 지겨워했던 21세기 한국의 현실보다 너무나도 잔혹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 자연스레 벌어지는 무수한 전투는 내 정신을 갉아먹었다.

그야 사람들이 무수히 죽어나가는 광경을 봐야했는데 멀쩡하면 내가 사이코패스였던 거겠지.

애초에 전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게임이니 어쩔 수 없었지만, 현실로 접하게 되니 정도의 차이가 너무 컸다.

그마나 동료들과 함께 한 시간이 날 위로해주고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매번 배드엔딩을 보면서 산산이 부서졌다.

하나둘씩 죽어가는 동료들을 보며 분노와 슬픔, 그리고 허탈함을 안고서 회귀를 반복했다.

그래서 매번 회귀한 직후에는 이번에야말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번에 회귀하고 얼마나 지났더라?”


나는 마차 안쪽에, 하루가 시작할 때마다 그어놓은 금을 하나씩 세기 시작했다.


1, 2, 3, 4······.

······30?


“벌써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나? 지난번 생에서는 이맘때쯤에······ 어휴.”


왕궁을 떠나 마차를 타고 이동한 지 어느덧 한 달째.


이전 생에서 회귀한 직후 한 달 동안 내가 했던 일들을 떠올리자마자 눈썹 사이가 일그러졌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올 정도로 방대해서였다.


“결국 소용없는 짓이었는데 말이지.”


이번에야말로 트루 엔딩을 보고 게임 속 세상에서 탈출하겠다는 일념으로 침대 위에서 일어나자마자 일을 시작했었다.


아쉽게도 상태창처럼 게임과 관련된 시스템이 존재하진 않았지만, 수십 번 넘게 엔딩을 본 게임이었기에 등장인물의 등급은 다 파악한 상태.

지난 생들을 통틀어 최우선으로 영입해야 하는 이들과 접촉했다.

각종 수단을 동원해 필수 동료들을 영입하는 와중에 아카데미에 재학 중인 스칼렛을 불러서 일찍 합류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등급은 낮지만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가장 강한 등급까지 성장하는 동료이기에 절대 빼놓을 수 없어서였다.


“멀쩡한 손을 보니 적응이 안 되네.”


그리고 주인공인 내가 강해지는 걸 빼놓을 수 없었다.


어림잡아 최소 1000년이라는 시간을 게임 속에서 보낸 결과, 난 전투에 관해서는 분야별로 올라갈 수 있는 경지의 끝을 봤다.

오러를 쓰는 검사로서의 실력은 물론, 마법사로서의 능력, 그리고 신성력을 발휘하는 사제로서의 자질까지.


그러나 트루 엔딩을 맞이하지 못하고 반복된 회귀 속에서 난 초조했었다.

그래서 회귀를 할 때마다 이전 생보다 더 강해지는 데에 몰두하다 보니 하루에 3시간 이상 수면은 그야말로 사치였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손바닥에 물집이 잔뜩 잡히고, 터져서 피투성이가 되고, 아물고, 다시 물집투성이가 되기를 반복했다.


“몸이 편해서 참 좋긴 한데.”


그런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참 웃긴다.


한 나라의 왕자, 더 나아가 왕세자인 내가 전장을 지휘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검을 쥐고서 직접 최전선에 나섰으니 말이다.

게임 속 세상이니 넘어가는 거지, 실제로는 말도 안 되는 거다.


아니, 왕세자는 애초에 전쟁을 이끄는 직책이 아니라고.

전쟁은 병사와 기사, 전투마법사들과 성당기사, 그리고 장군들이 하는 거잖아.

날 한 달 내내 호위하며 이동하느라 피로한 기색이 역력한, 내가 탄 마차를 따라오고 있는 병사들처럼 말이다.


그러면서 왕세자 본연의 역할까지 해내야했으니 몸과 마음 모두 망가질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게임 내 캐릭터들 특유의 풍조가 맘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생에선 회귀하자마자 왕세자를 관뒀다.

물론 검을 휘두르며 적진 한복판을 휩쓰는 짓 따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외딴 영지의 영주 노릇하러 가지 않는다면 더 좋았겠지만, 최악이 아니라는 점에 만족하는 중이다.


게임 속에서 살아가면서 너무 큰 기대를 걸면 안 되니까.


“경치 하나는 볼만한 곳이긴 하네.”


마차가 이동하는 방향에 맞춰 곡식들이 바람에 넘실거리는 평원이 시야를 한가득 메웠다.

지금이야 여유롭게 바라보는 풍경을 예전 같았으면 전혀 다른 시각으로 봐야만했다.

게임의 데이터에 기반해 농사가 얼마나 잘 되는지, 군대를 유지하기 위한 식량을 얼마나 비축 가능할지를 계산하면서 지나가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서일까.


난 이번 생에서 귀농이라는 선택지 자체를 처음부터 배제했다.

애초부터 농사를 직접 짓는다는 거에 딱히 매력을 못 느껴서도 있고, 무의식적으로 얼마나 돈이 되고 아니고를 머리속으로 계산할텐데 힐링이 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뭣보다 편히 살려고 마음먹었는데 고된 농사를 내가 굳이?

남이 재배한 곡물과 채소를, 남이 요리한 걸 먹는 게 가장 편하니까.


“전하, 말들이 지쳐서 좀 쉬었다가 가야할 것 같습니다.”

“알았어.”


마차가 멈추자, 나는 마차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폈다.

한 달 내내 지속된 행군에 비친 병사들이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한숨을 길게 내쉰다.


처음에는 왕자인 날 의식해서 휴식시간에도 군기가 바짝 들었지만, 이제는 내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쉬는 모습이다.

어차피 나도 불필요한 군기 따위 요구하진 않는다.

몬스터를 토벌하러 가는 길도 아니고, 안전한 경로만 골라서 이동하면서 전투 한 번 벌어진 적이 없었으니까.


그것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내가 데리고 오지 않아도 제멋대로 따라오는 등장인물과 이야기를 나눌 타이밍이 되어서였다.

어떤 이유에서든 내가 왕궁을 떠나게 되면 항상 따라오는, 은신이 특기인 비밀경호원.

어떤 변수로 인해 결정되는지는 아직까지 모르지만, 두 명 중 한 명이 따라왔었는데······.


“엘릭.”


비밀경호원 중 남자의 이름을 먼저 불렀지만 반응이 없다.


“엘레나.”


그래서 여자 쪽의 이름을 불러봤지만, 마찬가지로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이름 불렀는데 왜 안 나와?”


그렇다면 나오게 만들어야지.

마침 근처에 제법 경사가 가파른 언덕이 보였고, 근처로 걸음을 옮겼다.


언덕 높이가 2미터······ 아니, 3미터는 더 되려나?

여기서 아래로 떨어져봤자 다칠 일은 없겠고.

하지만 내가 얼마나 강한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를 막기 위해 둘 중 한 명의 손이 나를 붙잡을······.


“전하! 위험합니다!”

“뒤로 물러나십시오!”


음?

잠깐. 손이 두 개가 아니라 네 개잖아?


“뭐야, 둘 다 온 거야?”


고아라는 설정의 이란성 쌍둥이 남매, 엘릭과 엘레나.


불필요한 마나 소모를 막으려고 마나 감지 스킬을 비활성화 시켜놨더니 두 명이나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그런데 두 명이 동시에 날 따라오기는 이번이 처음 아닌가?


“자자, 둘 다 진정 좀 하고.”


반대로 저 남매 입장에서 내가 터무니없는 짓을 벌이는 걸 이번 생에 처음 봤을 거다.

그러니 저렇게나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보는 거겠고.

얼굴을 가리고 있는 복면이 없었다면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도 남았을 거다.


“다른 게 아니라 너희들에게 시킬 게 있어서 부른 거야.”


내 말을 들은 남매는 언제 당황했냐는 듯 동시에 한쪽 무릎을 꿇으면서 자세를 낮췄다.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편하게 대해달라고 하면 더 힘들어하는 성격이라는 설정이었기에 그냥 놔뒀다.


“별 거 아니고, 너희들처럼 몸을 숨기거나 정체를 숨기고 나에게 접근할 놈들이 올 거야. 아니다, 내가 부임할 영지에 이미 도착했을지도 모르고.”


지금 내 앞에 있는 두 남매의 감시야 맘만 먹으면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

실제로 쫓아오지 말라고 물리적 혹은 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굴복시킨 적이 이제까지 거쳐온 생에서 여러 번 있었기도 했고.


하지만 그럴 경우 이와 관련된 이벤트가 추가로 발생해서 더 귀찮아지기에 날 감시하도록 놔두는 쪽이 편하다.

이는 지금 내 앞에 있는 두 남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 놈들을 발견하면 그냥 냅둬. 괜히 나서서 처리하지 마. 일 귀찮아진다.”


멀쩡히 잘 지내던 왕세자가 갑자기 제발로 왕위계승권을 포기한다?


솔직히 말이 안 되는 일이니, 여러 세력에서 내 행보에 의심을 품고 첩자를 보낼 게 분명하다.

왕세자를 관두지 않았던 때에도 첩자들은 날 찾아왔고, 남매 중 한 명을 시키거나 내가 직접 나서서 처리하곤 했다.

쓸만한 놈들은 포섭하기도 했고.


하지만 이번 생에선 나에게 접근하는 첩자들을 굳이 제거해서 그 의심을 증폭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물론 부하로 꼬드길 생각은 더더욱 없다.


“그리고 그 왕한테 보고하러 갈 때, 둘 다 가지 말고 한 놈은 남아. 날 지켜줘야 할 거 아냐?”


어떤 상황에서도 날 보호하라는 의미이지만, 남매에게 밝히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전 생까지만 하더라도 둘 중 한 명만 날 따라왔고, 그 한 명이 자리를 비웠을 때 내가 위기에 처하는 이벤트가 발생하곤 했다.

어떻게 해서든 그 위기를 극복하면 그만큼의 보상이 따라오긴 하지만, 난 필요 없다.

내가 위기에 처하는 상황 자체를 원치 않기도 하고.


“그러면 하던 일 계속 해.”


할 말을 마친 내가 손을 휘젓자 남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두르고 있던 망토로 몸을 감싸면서 다시 모습을 감췄다.

저 둘이 내 명령에 군말 없이 따르는 건 이번 생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반면 실력은 뛰어나지만 내가 하는 일에 매번 토를 달거나 의구심을 품고, 더 나아가 방해까지 했던 이전 생의 동료와 부하들을 떠올리니 갑자기 골머리가 지끈거린다.

더도 말고 저 남매 같았으면 오죽 좋았을까······.



*



날이 저물기 직전, 나는 실리어드의 중심부에 있는 성에 도착했다.


실리어드에 대한 내 인상은 스칼렛에게 들은 대로 경치는 제법 볼만하지만, 딱 그것뿐인 곳.

실제로 이동하는 내내 영지를 둘러봤지만, 딱히 특별한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아니, 다른 의미로 특별한 게 있긴 하다.

성을 둘러싼 성벽이 있긴 한데, 높이가 단독주택의 담장 수준이라 없는 거나 마찬가지 수준이다.

애당초 규모 자체가 워낙 작아서 성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가 할 정도이긴 하지만.


물론 이번 생의 나는 전쟁 따위 벌일 생각이 없으니 증축할 마음은 조금도 없다.

만약 다른 국가나 영지에서 쳐들어온다면?

현 시점을 기준으로 웬만한 적들은 내 선에서 처리할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딱히 없다.

만약 내 선에서 해결 안 되는 세력이 온다면야······ 다시 회귀하면 되겠지.


“저기인가?”


내가 살 저택으로 보이는 건물 앞에 병사들과 관리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하긴, 현 왕의 장남이 영주로 왔는데 이렇게 모여서 기다리는 게 당연한 일이겠지.


그런데 병사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관리들의 수가 예상보다 많이 적어 보인다.

영지 크기에 비해 너무 적어 보이는 거 아닐까?


아니, 오히려 좋다.

저거밖에 안 되는 인원으로도 영지가 돌아간다면 그만큼 신경 쓸 게 적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전하! 실리어드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음, 그래. 알았으니까 다들 볼일 봐.”


나는 반갑게 인사를 건넨 관리를 향해 손을 휘저으며 해산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나를 다들 멀뚱멀뚱 쳐다만 볼 뿐, 단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날 환영했으면 용무 다 본 거 아냐? 보아하니 꽤 오래 기다린 거 맞지? 다들 피곤할텐데 환영은 이 정도로 끝내자고.”

“어······ 그것이 말입니다······.”

“왜 다들 안 가?”


너희들이 안 떠나면 내가 자리를 뜨면 되지 뭐.


나는 우물쭈물하는 관리를 뒤로하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도중에 마주친 경비병들의 경례를 받으면서 집무실로 걸어 들어간 나는 안을 쓱 둘러봤다.


“음, 적당하네.”


왕궁에 있던 내 방은 거실에서 혼자 자는 기분이 들 정도로 쓸데없이 넓기만 했다.

그에 비해 반의반도 안 되는 크기이지만 지내기에는 문제없어 보이니 그걸로 충분하다.

뭣보다 자유롭게 지낼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맘에 든다.


“아우, 입는 것만큼이나 벗는 것도 귀찮아 죽겠네.”


작은 테이블 옆에 놓인 의자에 앉은 나는 치렁치렁한 상의를 벗어버렸다.

비싼 옷이긴 한데 중세와 근대 유럽이 뒤섞인, 무언가 애매모호한 심미관에 맞춰진 의복은 내 눈에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재단사 불러와. 옷부터 새로 맞춰야겠어.”


여기는 왕궁도 아니니 왕족의 품위 따위 신경 쓸 이유도 없는, 자유로운 곳.

앞으로는 티셔츠와 추리닝바지만 입고 다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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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고생은 너희들이 해야지(1) 24.07.31 68 7 15쪽
15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5) 24.07.30 77 8 12쪽
14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4) 24.07.30 68 6 12쪽
13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3) 24.07.29 80 6 13쪽
12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2) 24.07.28 75 7 13쪽
11 인터넷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으니······(1) +1 24.07.27 95 8 13쪽
10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4) 24.07.26 103 9 13쪽
9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3) 24.07.26 102 12 12쪽
8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2) 24.07.25 105 11 13쪽
7 DLC 출시는 아직 안 되었을 텐데?(1) 24.07.24 116 11 15쪽
6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3) 24.07.23 127 10 13쪽
5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2) +1 24.07.22 139 10 13쪽
» 처음부터 놀 수만은 없지(1) 24.07.21 159 10 13쪽
3 왕위를 포기하는 중입니다(2) 24.07.20 163 12 13쪽
2 왕위를 포기하는 중입니다(1) 24.07.20 178 13 14쪽
1 프롤로그 24.07.20 195 1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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