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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케익 먹는 햄버거가 되는 그 날까지~!

운명을 던져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백수77
작품등록일 :
2013.09.18 02:21
최근연재일 :
2015.04.0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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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2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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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여론 01

DUMMY

15. 여론




지금의 유통시장 구조를 개혁하고 새로운 개념의 시장을 열겠다던 추명운은 결국 계획하고 있던 마트를 포기하고 남궁상혁에게 현시세보다 싸게 넘겼다. 건물은 이미 완공되어 개업날짜만 기다리고 있었던 만큼 시간을 두고 거래를 했다면 더 많이 받을 수 있었겠으나, 이미 많은 시간이 지체된 그로서는 밑지더라도 빨리 넘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추명운은 이번 일로 작은 패배를 맛보았다. 그렇지만 아직 전쟁에서 패하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해서 그는 명운재단에 온 신경을 쏟았다. 전국에 걸쳐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한 이웃들에게 쌀과 반찬 그리고 연탄을 기부하고 자신의 지배하에 있는 기자들을 불러다가 기사들을 뿌리는 것은 물론, 모든 신문사를 통해 장학생을 모집하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냈다.

그런 그의 파격적인 행보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했다. 1년도 남지 않은 대선으로 인해 많은 정치인들이 시장을 방문하고 상인들과 악수나 나누는 사진이나 기사로 내보내는 처지이다. 헌데, 돈 없는 사람들이나 억울한 일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돈 한푼 받지 않고 변호를 해주던 인권변호사가 사회복지를 위해 힘을 쓰니 당연히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수많은 기자들이 지면신문은 물론 인터넷 신문에 계속해서 추명운과 관련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으니, 정치와 사회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리고 모든 기초준비가 완성된 3월 중순, 추명운은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추 후보님. 대단하십니다.”

“꼭 대통령이 되어서 무너져가는 한국을 살려주십시오.”

“추 변호사님. 파이팅입니다!”

연설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온 추명운을 향해 많은 사람들이 환호를 하였다. 그의 연설이 뛰어나서? 그럴 수도 있으나, 그보다는 그의 능력 덕이 더 크리라. 그럼에도 매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연신 흔들어댄 추명운은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재빨리 건물을 빠져 나와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라탔다.

“다음 장소로.”

추명운은 짧은 명령과 함께 다음 연설을 위해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이에 운전수는 아무 말 없이 차를 출발시켰다. 하지만 차가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할 무렵, 운전수가 입을 열었다.

“미스터 추.”

“음? 지금 뭐라고 했나?”

“미스터 추. G&W에서 보냈다.”

“그럼 김 씨는?”

“지금쯤 인근 모텔에서 푹 잠들어있을 것이다.”

운전을 하고 있는 사내의 말에 추명운은 상체를 옆으로 기울이며 제차 확인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생김새는 며칠 전부터 곁에서 보좌를 하며 운전까지 해주던 김 씨와 똑같았다.

“이름이 뭔가?”

“카멜레온.”

“한국사람?”

“임무의 성공을 위해 한국인인 내가 뽑혔다.”

“백 사장님이 보냈나?”

“아니. 끌라리비덴떼가 보냈다. 백 사장은 몰라.”

“왜 보낸 거지?”

“그림자가 살해 당했다.”

“그림자가? 범인은?”

“프레데릭. 놈이 나백현을 살해하려는 것을 막다가 죽은 것 같아. 그래서 나 말고도 헌터 4명이 더 파견됐어. 모두 유럽새끼들이야.”

“너도 프레데릭을 잡기 위해 온 거야? 아까 임무 성공을 위해 한국인인 네가 왔다고 하지 않았나?”

운전을 하던 카멜레온이 백미러를 통해 추명운을 보며 씩 웃었다.

“난 당연히 다른 임무지.”

“뭔데?”

“박동식 대령과의 만남을 만들어줘.”

“그건 또 누구야?”

“최전방 부대 연대장이야.”

여기까지 설명을 들은 추명운은 끌라리비덴떼가 왜 카멜레온을 보냈는지 알 수 있었다. 만에 하나, 그 자신이 대선에서 실패를 한다 해도 카멜레온을 통해 최전방부대를 장악하고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이었다.

“이봐. 아직 실패한 것도 아닌데, 너무 한 것 아냐?”

추명운이 성을 내자, 케멜레온이 어깨를 으쓱했다.

“벌써부터 삐걱거리는데, 완전히 실패하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잖아.”

“겨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 가지고 이러다니…… 너무 하는군.”

“나한테 뭐라고 하지마. 난 그냥 명령만 받았을 뿐이니까. 그리고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마. 내가 최전방부대를 장악하게 되면 네가 청와대를 장악한 이후에도 큰 도움이 될 테니까. 안 그래?”

그의 말에 추명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국가원수가 되었다 하더라도, 국방부와 국회가 자신을 따라주지 않는 이상, 북(北)과 전쟁을 일으키기란 요원한 일이다. 하지만 카멜레온이 최전방부대를 장악하고 자신의 명령에 따라 공격을 하게 된다면, 국방부와 국회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줄 수 밖에 없으리라.

“그런데 박동식 대령의 연락처는?”

“여기…… 위에 것은 내 번호고 아랫것이 박 대령 거야.”

카멜레온이 전화번호 두 개가 적힌 쪽지를 건넸다.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은 만나보기 힘들어서 말이지.”

“군대는 가봤나?”

추명운이 쪽지를 주머니에 넣으며 묻자, 카멜레온이 히죽 웃었다.

“미쳤어. 그 따위 것을 가게.”

“본명은? 가족은 있나?”

“나의 과거는 모두 지워졌어. 대신 심심할 때에는 멋진 삶을 살지.”

그 말과 동시에 카멜레온의 얼굴이 운전수 김 씨에서 유명 남자배우 얼굴로 변하였다.

“돈, 여자, 고급자동차 등등 원하는 것은 언제든지 거머쥘 수 있는데, 뭐 하러 평범한 삶을 살겠어. 안 그래?”

“결국 남의 삶이나 맛보며 기생하는 기생충이군.”

“그래도 쓰레기 같은 삶을 사는 것보다는 좋잖아.”

카멜레온은 마치 자존심이 결여된 사람마냥 무슨 말을 해도 히죽 웃기만 할 뿐, 화를 내지 않았다. 어쩌면 타인의 삶이나 빌려 살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내던지면서 자존심 따위도 같이 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리라.

“자, 다 왔다.”

다시 김 씨의 얼굴로 돌아온 카멜레온이 대학교 건물 앞에 차를 세우며 물었다.

“얼마나 걸리지?”

“여기선 3시간은 더 걸려.”

“그때쯤이면 김 씨도 깨어났겠군. 그럼 그에게 연락해서 이리로 찾아오라고 말해.”

“차는?”

“시간 맞춰서 김 씨가 자고 있는 모텔 앞에 가져다 놓을게.”

“그러던지.”

추명운은 더 이상 상대하기 싫다는 듯이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카멜레온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오로지 시계를 확인하고 김 씨에게서 빼앗아온 지갑에서 신분증을 확인할 뿐이었다.

‘역시 집이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군. 어디 아내 사진 좀 볼까? 오호, 삼삼한데.’

지갑 속에 들어있는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의 여성 사진을 보자,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불끈거리고 입에 침이 고였다.

‘흐흐, 역시 여자는 무릇 익어야 맛있는 법이지. 자, 그럼 어디 가서 맛 좀 볼까?’

벌써부터 엔도르핀이 돌기 시작한 카멜레온은 자동차를 급히 김 씨 집으로 몰았다. 그리고 단 35분만에 도착한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누구긴 누구겠어. 나지.”

펑퍼짐한 치마를 입고 문을 열어준 김 씨의 부인은 이른 낮부터 집에 들어온 남편을 보며 물었다.

“이 시간에 당신이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그냥…… 근처에 볼일이 있었는데, 시간이 남아서 와봤지.”

“그래요? 그럼 잠시 기다려요. 방금 과일 사왔는데 싱싱하더라.”

부엌에 들어간 부인은 아무것도 모른 채, 싱크대 앞에서 접시와 과일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에 카멜레온이 주위를 경계하다 여인의 펑퍼짐한 엉덩이만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다가갔다.

“집에 누구 있어?”

“있긴 누가 있어요. 아이들 다 학교 갔지.”

“그렇지? 아무도 없는 거지?”

“왜요?”

“왜긴 왜겠어! 오랜만에 사랑해주려는 거지?”

“어머!”

카멜레온이 뒤에서 치마를 확 들추자 여인은 작은 비명을 내질렀다. 남편이 생전 하지 않던 짓을 하니 깜짝 놀란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랜만에 흥분이 되기도 했다. 마치, 신혼초기 때처럼……

“어머머머! 자기야…… 어머! 아! 아!”




2


호주와 뉴질랜드 여행패키지를 구입해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하다 먼저 돌아온 나백현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어? 이슬 씨?”

[안녕하세요. 어디 계세요?]

“지금 택시 타고 집에 가는 중이에요.”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어제 집에 가봤는데도 안 계셔서요.]

“아, 부모님과 함께 해외여행 좀 하다 전 먼저 돌아왔어요. 그리고 요금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로밍도 차단해서요.”

[아, 그렇군요. 그런데 참 좋은 일 하셨네요. 부모님께서 좋아하셨겠어요.]

“뭘요. 그런데 어쩐 일이세요?”

[다름이 아니라, 혹시 시간 있는지 여쭤보려고요.]

“시간은 있습니다만……”

[그럼 오늘 같이 저녁이나 함께 하실래요? 제가 쏠게요.]

“오늘이요?”

[예. 약간의 도움을 받을 일이 있어서요.]

“꼭 오늘이어야 하나요?”

[네.]

나백현은 시계를 확인했다. 시계바늘은 벌써 오후 6시를 가리키고 있으니, 겨우 집에 가서 옷 갈아 입고 나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해리 씨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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