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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케익 먹는 햄버거가 되는 그 날까지~!

운명을 던져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백수77
작품등록일 :
2013.09.18 02:21
최근연재일 :
2015.04.03 08:56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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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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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80
글자수 :
423,746

작성
14.04.1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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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피로 물드는 밤 05

DUMMY

“신의 힘을 빌렸다? 너와 같은 자인가?”

백 사장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나는 신을 받은 몸이에요. 신이 내 몸에 자리를 잡은 나는 곧 신 그 자체에요. 신의 힘 일부를 빌리는 그런 반쪽자리가 아니란 말이지요.”

“그런가?”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그럼 뭐가 중요한 것이지?”

“그 칼 피츠라는 자…… 어쩌면 지금까지 우리의 일을 방해해온 장본인일지 몰라요.”

순간, 드라쿤의 표정에 이채를 띄었다.

“그 말이 사실인가?”

“놈이 지금까지는 도움을 받았어요.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는 도움을 받지 못해요. 그러니 놈을 꼭 생포하여 그와 함께 일하는 자들의 신분을 알아내야 해요.”

“잘됐군. 그런데 나백현이란 자는 뭐 하는 놈이지?”

“나와 같이 신 내림을 받은 자에요.”

“너처럼 진짜 신을 받은 자인가? 아니면 수많은 한국무당들처럼 잡귀를 모신 자인가?”

드라쿤의 질문에 백 사장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제가 모시는 신이 답을 안 하네요. 하지만 최 전무는 그가 미래를 예언할 수 있는 자일지 모른다고 했지요.”

“그 말이 사실인가?”

“그럼요. 그러니 큰 신을 모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지네요.”

백 사장의 말에 드라쿤은 씩 웃었다.

“그런 놈이 있다는 보고가 없었는데…… 지금까지 비밀로 한 것인가?”

“당연하지 않나요? 정말로 미래를 예언할 수 있는 자라면 그 누구보다 귀하게 쓰일 수 있으니까요.”

“너의 세력도 넓히고 말이야.”

“그렇죠.”

백 사장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수긍했다. 그러나 드라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능력이 있으면 더 큰 세력을 만들고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자연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는 칼 피츠와 나백현을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껄끄러울 뿐이었다. 물론 그들이 무서워서는 아니다. 그가 걱정되는 것은 하나를 잡을 경우, 다른 하나가 숨어버릴까 두려운 것이었다.

“그들이 자주 만나나?”

“왜요? 같이 있을 때 죽일 생각인가요?”

“당연하지.”

“멍청한 계획이군요. 그들이 함께 있을 때 공격을 한다는 말은 서울한복판에서 살인을 하겠다는 말과 다름 없어요.”

“그게 무슨 상관이지?”

드라쿤이 뭐가 문제냐며 어깨를 으쓱 하자 백 사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마지막 순대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며 말했다.

“지금 나는 이혜리 검사를 이용해서 이 나라의 기존 정치세력들을 뒤집어 놓으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야 우리가 준비해놓은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이혜리 측의 두 증인인 칼 피츠와 나백현을 서울한복판에서 살해를 한다면 현정부는 무언가를 눈치채고 재빨리 수습에 나설 거에요. 그럼 우리의 후보가 다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겠죠.”

백 사장, 즉 G&W 측의 계획은 간단했다. 이혜리가 유죄판결을 받고 감옥에 가게 되면 자신들이 음지에서 조용히 준비해놓은 후보가 나서서 그녀의 무죄를 증명하고 검찰의 증거조작 뒤에는 현 정권이 있음을 세상에 알리며 영웅이 되는 것이다.

그럼 국민들은 사건을 조작하고 죄 없는 여자를 감옥에 보낸 여당에 등을 돌리고, 두 손 놓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야당에게도 실망을 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정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와야 할 때라며 G&W가 키운 후보를 따르게 되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다.

드라쿤은 이런 것이 못 마땅한지 인상을 찌푸렸다.

“참 복잡하게 사는군.”

“원래 세상이 복잡하니까요.”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지?”

백 사장은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우선 외국인을 처리하라네요. 아직 그에 대한 정확한 신원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아마 그가 가지고 있는 신분 등은 위조된 것일지 몰라요. 그러니 만에 하나 그가 한국을 빠져나가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신분을 세탁하고 다시 음지로 숨어들지 몰라요.”

“놈이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서 잡으란 말이군. 그런데 만에 하나 그 놈이 사라진 것을 알고 나백현이란 녀석도 잠적하면?”

“걱정 마세요. 그는 한국인이고 가족들도 다 여기 살고 있어요. 그러니 그는 아무리 숨어도 다시 양지로 불러들이는데 힘들지 않아요. 그리고 한국은 미국에서처럼 신분을 세탁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든요.”

“알았다. 그럼 그 녀석들이 있는 장소는?”

백 사장이 서류봉투 하나를 서랍에서 꺼내 던졌다.

“거기에 칼 피츠가 머물고 있는 호텔주소와 나백현이 살고 있는 집주소가 있어요. 물론, 사진도 포함되어 있어요.”

드라쿤은 종이를 들어 대충 훑어보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에 백 사장이 퉁퉁한 볼을 긁적이며 물었다.

“지금 갈 건가요?”

“당연하지.”

“그럼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말아주세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야.”


* * *


이혜리 검사가 기소된 문제로 이필순이란 늙은 신사를 만나고 호텔로 돌아온 칼 피츠는 버릇처럼 TV를 켰다. 화면 속에서 인형 같은 동양여자들이 나와서 까르르 웃는 버라이어티 쇼가 나오자 곧 채널을 돌려 뉴스를 골랐다. 그리곤 단발머리의 기상캐스터가 새벽부터 겨울비가 내릴 전망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며 그는 샤워를 하려고 옷을 벗었다.

하지만 샤워부스로 들어가려는 찰라, 침대 위에 던져 놓은 휴대전화기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에 그는 화장실에서 급하게 뛰어나오며 전화를 받았다.

“M?”

그의 짧은 질문에 수화기 너머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칼. 지금 당장 호텔에서 나와.]

“무슨 일이지?”

[드라쿤이 약 2시간 전에 한국에 도착했어.]

“드라쿤이?”

드라쿤이라면 G&W에서도 최고위급 인사다. 그가 직접 왔다는 얘기는 분명, 최연우의 죽음을 알고 복수를 하려는 것이리라.

“대단하군. 아무리 미스터 최와 주종관계라지만, 그가 소멸 된지 48시간도 되지 않아 벌써 한국에 도착해있다니……”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기뻐할 때인가? 드라쿤 같은 최고위급 인사를 만날 기회가 생겼으니?”

[칼이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 하지만 그는 당신 혼자서는 절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무슨……”

[칼! 잘 들어. 지금 그와 부딪히면 당신은 죽어. 설마, 아내와 딸의 복수도 하지 못하고 죽고 싶은 거야?]

M의 질문에 칼은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마음 같아서는 직접 얼굴을 보고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M이 절대 허언을 하지 않음을 아는 그로서는 드라쿤과의 만남을 잠시 미뤄야만 했다.

약 10초 정도의 침묵이 흐른 후, 칼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알았어. 그럼 어떻게 하지?”

[지금 그의 차가 당신이 묵고 있는 호텔에 도착했어.]

“뭐?”

[너무 늦게 연락해서 미안해. 나 역시 그가 이렇게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해서 감시를 못하고 있었어.]

칼 피츠는 다시 옷을 입었다. 그리고 가방에 당장 입을 옷과 여권, 신용카드 등 중요한 물건만 집어 넣은 다음 방을 나섰다.

“지금 드라쿤은 어디 있지?”

[그의 차는 지금 지하주차장에 주차되어있어. 하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아마 변신했겠군.”

[그럴 거야. 그리고 분명 지금 당신이 있던 방안으로 숨어들어갔을 거야.]

빠르지만 조용한 걸음으로 복도를 가로지른 칼은 엘리베이터 벨을 누르자 문이 곧바로 열렸다. 이미 자정을 넘어 새벽1시가 다 되어가고 있다. 그러니 자연스레 투숙객들의 움직임 역시 뜸해지며 엘리베이터 역시 텅 비어있었다.

엘리베이터에 오른 칼은 1층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단 2층 정도 내려갔을 즘, 수화기에서 M의 목소리가 또 다시 들려왔다.

[드라쿤이 나와서 복도를 걷고 있어. 지금 엘리베이터 앞에 섰어. 지금 작동하고 있는 엘리베이터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있어. 지금 당신이 탄 엘리베이터 앞으로 이동했어.]

“Fuck!”

칼은 엘리베이터가 로비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다음 층수를 눌러 서둘러 내렸다. 그는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닫히며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확인하고 복도를 따라 비상구문을 열고 계단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어디 있지?”

[그의 신형이 사라졌어. 아! 지금 그의 신형이 엘리베이터에 나타났어. 잠깐! 지금 칼은 몇 층에 있는 거야?]

“5층.”

[지금 드라쿤이 3층에서 내렸어.]

M의 경고에 칼은 걸음을 멈췄다.

“지금은?”

[비상구 쪽으로 걸어가고 있어. 그대로 내려가면 마주칠 수 밖에 없어. 빨리 나와.]

칼 피츠는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명령에 따라 다시 복도로 나왔다.

[이제 당신을 볼 수 있어. 지금 2번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고 있어. 가서 타.]

“OK.”

그는 M의 말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오르며 물었다.

“지금 그는 어디 있지?”

[모르겠어. 비상구로 들어간 이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어.]

“그럼 어디 있는지 모르는 거야?”

[미안해. 비상구 쪽에는 감시카메라가 없어서 알 수가 없어.]

“어떻게 하지?”

[우선 로비로 내려가.]

칼은 1층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로비에서 열리자 칼은 그대로 내리려 했다. 수화기 너머에서 M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치기 전까지는……

[멈춰. 드라쿤이 보여.]

“어디 있는데?”

[지금 로비 좌측에 있는 화장실 입구 쪽 화분 뒤에 숨어있어.]

“이런……”

[안되겠어. 그러지 말고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그곳으로 빠져나가.]

“하지만 만에 하나, 내가 주차장으로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을 때 놈이 내려오면? 그곳에서는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잖아.”

칼은 다시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와 지하 5층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이에 M이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대답했다.

[그럼 지하 3층으로 가. 그곳에 디스코장이 있어. 그곳 DJ가 있는 곳에 가면 뒷문이 있는데, 그것이 지하2층에 있는 창고와 연결되어있어. 그 창고 옆에는 호텔식당에서 사용되는 재료를 조달하는 트럭들만이 들어오는 길이 있고.]

“알았어.”

지하 3층에서 내린 칼은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어두우면서도 번쩍번쩍 빛나는 공이 천장에 매달려 돌아가는 디스코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M이 말 한대로 DJ가 있는 곳 뒤에 있는 문을 통해 호텔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작가의말

qp베베qp 님. 배달 님. 봉보리 님. 오래 기다리게 해서 지성합니당. ^^
오리피스 님. 관심을 가져주셔서 저야 말로 감사합니다.
화니안 님. ㅎㅎ, 제가 원래 타수 놀이를 좋아해서여. 전에는 1타~ 2타~ 놀이하면서 잘 놀았는데... ^^;;;

우왕좌왕.열량 님. 風刃 님, musado0105 님, 잠실기차 님,  감사합니다. ^^
고봉선생 님. 제 거짓말(?)이 너무 뻔했나봐염. ㅡㅡ;;;
혀니워니 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당.
포대화상 님. ㅎㅎㅎ
딥퍼플 님. 헉... 다시 배틀물 등장인데... ㅡㅡ;;;
유리양말 님. 긴 정주행 완료하신 것 추카드립니다. 그리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하루 빨리 세월호에서 많은 실종자들이 생환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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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여론 01 +4 14.09.20 3,622 13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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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명분 02 +12 14.06.19 7,039 263 16쪽
51 명분 01 +9 14.06.08 8,299 27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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