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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님의 서재입니다.

빠따 버리고 천재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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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작품등록일 :
2023.10.06 17:01
최근연재일 :
2023.10.28 07:0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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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
추천수 :
387
글자수 :
128,500

작성
23.10.2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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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두근두근 개막전(1)

DUMMY

마린스와의 경기가 끝난 다음 날.

박사장은 며칠 간 나에게 훈련을 맡긴 후, 잠시 어딘가로 바쁘게 이동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물어보니 박사장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번에 계약 제의가 왔습니다.”

“진짜요?”

“네. 그것도 꽤 많은 숫자의 구단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 중 메이저 구단도 포함되어 있지요.”


총 8개의 구단.

3개의 구단은 메이저 구단이고 4개는 국내 구단이었다.

1개는 일본에서 연락이 온 것인데 왜 온건지는 모르겠다고.


“국내로 간다면 마린스에 가고 싶긴 해요.”

“하긴, 마린스에 대한 애정이 있으시니까요.”

“네. 다만 미국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없지 않아 있죠. 그곳은 모든 야구 선수들의 로망이니까요.”


허나 로망 찾아 미국 갔다가 개고생만 하고 돌아올 수 있다.

실제로 미국 구단에서 온 제의는 죄다 마이너 계약이었고.


“저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후에 미국으로 건너가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흠···.”

“왜 그러십니까?”

“그러면 좀 늦지 않나 싶어서요.”


실제로 나는 프로에서 2년 반 정도 뛰었다.

군대를 다녀오고 이래저래 나이를 먹어 지금 현재 26살.

아니 1월이 되었으니 이제는 27살이다.

그런데 이대로 국내와 계약하면 문제가 있다.

포스팅 제도를 이용한다 해도 미국 가는 기간이 늘어진다는 거다.


‘이왕 이렇게 된거 메이저리그를 생각 안한 거는 아니니깐.’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박사장은 내게 한 가지 묘수를 제안했다.

바로 옵트 아웃이었다.


“미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드물지만 최근에 하나 일어났죠. 바로 재규어스에서 마린스로 이적한 안지유 선수가 그 예이죠.”


실제로 안지유 선수의 계약은 이러했다.

2년간 구단에서 제시한 성적을 낼 시 남은 계약은 안지유 선수가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이었다.


“그건 fa라 그런거 아닌가요?”


흔히 말하는 fa랑 지금의 웨이버 신분이랑 같은건 아니니깐.

허나 박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건 웨이버 된 선수들이 보통 체급이 딸려서 그렇습니다. 나이덕 선수의 경우에는 체급이 워낙 좋기 때문에 가능할 겁니다.”


하긴 객관적으로 봐도 내 실력은 방출 선수 급은 아니었다.

구속도 구속이고 제구도 어느정도 일정하니.

적어도 1라운드 유망주랑은 견줄 수 있지 않나 싶다.


“다만, 당장은 계약을 하지 않는게 좋을 거 같습니다.”

“왜죠?”

“원래 투수의 몸값은 시즌이 들어가서 더 비싸지거든요. 또한 나이덕 선수는 선발 아닙니까?”

“네. 그쵸.”

“그렇다면 어느정도 체력이 되는가를 보여줘야 합니다. 경기를 통해서 말이죠. 그러니 당장은 <죽어도 야구>에 집중하도록 합시다.”


맞는 말이다.

지금은 여기에 집중하면서 실력을 쌓는게 더 중요하니까.

설레발 치지 말자.

그저 열심히 하면 결과는 따라올테니까.



###



어느 덧 미국과 이별할 시간이 다가왔다.

모두가 모인 곳은 애리조나의 한 경기장.

평소에 부스터즈가 훈련을 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다음 훈련 장소는 어디입니까?”


이창호의 말에 박세근 pd는 뜸을 들였다.


“이번엔 오키나와로 가기로 했습니다.”

“오···!”


오키나와.

국내 팀들이 보통 2차 스프링 캠프로 가는 훈련지였다.

그런 만큼 다양한 실전 경기를 치룰 수가 있었다.


“이번에는 광주 재규어스 팀와 소프트 뱅크 3군이랑 붙을 예정입니다.”


박세근 pd의 말에 이창호가 감탄을 하기 시작했다.


“와, 이제 연습때도 막 굴리네.”


확실히 경기가 많긴 했다.

저번 시즌 부스터즈 전체 경기 수는 고작 30경기 밖에 안되었기에.

그런데 연습경기부터 이정도의 경기를 늘리다니.


“다만, 이번에는 각자 한 경기 씩만 하기로 했습니다.”


박세근 pd도 알고 있었다.

이 노인정을 연습 때마저 굴리면 어떻게 되는지 말이다.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나이덕.

이닝 이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으니깐.


“우리 이덕이 많이 고생하겠다!”


마흔 둘 남자는 갑자기 나이덕의 어깨를 두드렸다.

다른 중년 남성들도 마찬가지.

모두가 나이덕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다들 왜 그러세요···.”


나이덕은 이런 반응들이 무서웠다.

도대체 자신한테 뭘 기대하냐는가 싶어서.


“너 밖에 없어. 지택이 형은 솔직히···. 가망이 없다.”

“아니, 창호야. 그건 너무한 거 아니냐?”

“사실이잖아요.”


정지택은 할 말이 없었다.

아무리 후배더라도 잘하는 후배는 건드릴 수 없었기에.


“하지만, 저 떠날 수도 있는데···.”


나이덕의 말에 순식간에 조용해진 분위기.

그들도 알고 있었다.

나이덕이 여기에 오래 있지 않을거라는 사실을.


“하지만 저희랑 봄까지는 계속 할거죠?”


박세근 pd는 최소한 개막전만큼은 보여주고 떠나길 바랬다.

그리고 그 바램이 통했던 걸까?


“네,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도 조금은 더 여기서 뛰어야죠.”


사실은 아직 좋은 오퍼를 못 받아서 그렇다.

박사장과 한 전략적인 부분도 있었고.


“휴···.”


배중근 감독은 수명을 몇 분 벌었다.

만약 나이덕이 나갔다면 시즌 운영이 꽤 힘이 들께 뻔했기에.

안그래도 노인정인 부스터즈는 툭하면 부상자가 생겨나기도 했고.


“아, 그리고 개막전 경기 일정도 결정 났습니다.”


또 한 번의 빅 뉴스.

부스터즈 멤버들이 박세근 pd를 일제히 바라보았다.


“누구랑 하게 되었나요?”


정지택이 부스터즈를 대표해서 물었다.

그러자 박세근 pd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말하였다.


“휘문고랑 붙습니다.”


그 순간 휘문고 출신 마흔 둘이 뜨악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걔네들 이번 기수 개빡세다는데···.”


메이저리그 오퍼를 받은 에이스 투수 한 명.

1라운드 지명 예정이 확실시 되는 선수가 두 명.

그 외에도 상위 지명 예정자가 2명이나 더 있는 휘문고였다.


“나때보다 더하네···.”


황금세대라 불리는 이창호 세대.

그들을 뛰어 넘을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들려왔다.

그런 애들을 상대할 노인정 부스터즈.

기가 확 꺾일만도 했다.


“괜찮아, 한 경기는 이기겠지.”


그나마 긍정을 해도 승률 3할이 고작이었다.

그만큼 박세근 pd가 일정 잡은 휘문고는 꽤나 빡센 상대였다.


“어지간한 프로보다 낫다더만···.”

“예전에도 그 뭐더라 대전 놈들이 즈그 지역고교 북일고한테 개처발린 거 기억난다. 우리도 그리 되는거 아니가?”


설마 하지만 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언제는 고딩한테 진적 없는게 아니었으니까.

다만, 가장 걱정되는건.


‘스윕패는 안된다···.’


그건 <죽어도 야구> 패널을 삭제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박세근 pd가 승률 7할 이하로 떨어지면 이 프로그램 해체할거라 했기에.


“지택아.”

“네, 감독님.”

“몸은 이제 좀 나아졌나?”

“아직이요···.”


살짝 불안해진 배감독.

정지택이 시즌 들어가서도 부진을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원래 나이를 먹으면 한 해 한 해가 다를 가능성이 있기에.


“이덕아.”

“네.”

“네 밖에 없다···.”


그저 나이덕을 보며 자신을 위로하는 배감독.

오키나와로 가는 길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



오키나와에 간 이후.

배중근 감독은 훈련 강도를 더욱 높이기 시작했다.

부상?

그건 나약한 녀석들이나 당하는 것이다.

이정도는 솔직히 전성기 배중근 감독의 반도 안되는 강도이기에.


“헉, 헉.”


마흔 둘의 남자.

은퇴하고 방송에서 좀 쉬엄쉬엄 먹방이나 토크쇼나 하고 싶었던 이 남자.

허나 그런 곳은 전혀 불러주지 않고 이런 지옥행 예능이라니!


“씨발!”


그러나 그는 훈련을 멈출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후배들과의 경기가 있었기에.

아무리 나이를 먹었다지만, 훈련 부족으로 후배들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으니까.


“괜찮아요?”


옆에서 훈련하고 있던 나이덕이 물었다.


‘당연히 안 괜찮지.’


얼굴은 일그러지고 땀은 이미 나이아가라 폭포수를 이길 수 있었다.

허나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있는 거 뿐이다.


“이정도야, 뭐···.”


그렇다고 걱정하는 놈에게 뭐라 할 수는 없는 노릇.

마흔 둘 남자는 자존심을 차렸다.

그리고.


“괜찮다고? 그럼 개밥 한번 더 가자.”


배중근 감독의 귀는 75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청력이 좋았다.


“아니, 감독님. 선생님···.”

“됐고, 준비해.”


그 말에 나이덕이 눈치를 보더니 슬쩍 공 바구니를 끌고왔다.

개밥 훈련 용 공이었다.

개밥 훈련 자체가 공을 계속 던져서 받게 만드는 순발력 운동이니까.


“파이팅!”


나이덕은 눈치껏 빠지기로 했다.

마흔 둘 남자는 그런 나이덕을 원망스럽게 쳐다볼 뿐.


“으억···.”


개밥 훈련이 시작되자 공을 잡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만큼 개가 된 느낌이었다.


“자, 다음.”


나이덕과 윤승찬을 제외하면 평균 나이 43세.

한국 평균 나이가 43세임을 감안하면 그들의 나이는 아직 이팔청춘이기는 하다.

다만, 그건 한국 기준.

야구 선수 기준으로는 이제 막 죽어가는 시체에 비유할 수 있겠다.


“으아아!”

“감, 감독님!”


훈련을 받은 학도들은 말한다.

이제는 그만 살려달라고.

에러 따위 절대 없을테니 이제는 그만 해달라고.


“그런거 없다.”


허나 선생은 말한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너희 같은 나약한 이들에게는 그저 반복된 학습만이 답이라고.

실제로 배중근 감독의 효과는 굉장했다.


오키나와에서의 경기.


“이젠 싫어···.”


내야, 외야 할 것 없이 뇌속의 고통을 인지하며 경기를 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때 레전드였고 팀에서는 찬사받는 영웅들이었지만.

지금은 마치 파블로스의 개라고 해도 무방했다.


“나이스 수비!”


덕분에 나이덕은 재규어스 상대로 순조로운 피칭을 하고 있다.

다만, 나이덕은 알고 있었다.

이들 수비가 잠시 좋아지긴 했지만, 결국 체력이라는 부분 때문에 오래가지는 못할 거라고.


‘그래도 나 있을때까지는 버티겠지.’


나이덕이 언제 나갈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시간이 계속 지나면 투수의 수요는 미친듯이 오르게 된다.

부상이다 체력 부족이다 해서 나가 떨어지는 불상사는 언제든지 생기니깐.


‘특히 나는···.’


자유 계약 신분.

보상선수를 내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돈만 주면 오케이다.

설령 옵트 아웃을 내걸어도 상관없다.

일단 강속구 투수를 별다른 출혈 없이 쓸 수 있었기에.


“와, 쟤 우리 팀으로 데려오면 안되냐?”


나이덕을 상대하던 재규어스 타자들.

그들도 나이덕이 자신의 팀으로 오기를 바랬다.

그만큼 공이 너무 좋았다.


“수비까지 받쳐주니, 그냥 미쳤는데요?”


방금 전 아웃이 된 타자가 말했다.

나이덕의 공은 무조건 먹히는 공이라고.

연습경기고 나발이고 이건 그냥 즉전감이라고.


“나도 동의한다.”

“감독님!”


광주 재규어스 감독, 한중일.

그는 머릿 속으로 저 투수를 어떻게 꼬실지 생각했다.

물론 그건 단장이 할 일이지만.

단장이 사람이라면 자신과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했다.


“근데 쟤가 저희한테 올까요?”


또 다른 재규어스 선수의 물음.

그들도 나이덕이 마린스의 팬임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안되면 돈을 쓰면 되지.”


재규어스 모기업의 머니 스웩은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작가의말

곧 있으면 1권 분량이네요.


더욱이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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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마린스와 나 (1) +1 23.10.22 675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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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자, 이제 시작이야(5) +2 23.10.20 709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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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자, 이제 시작이야(3) +1 23.10.19 762 14 11쪽
14 자, 이제 시작이야 (2) +1 23.10.18 767 13 11쪽
13 자, 이제 시작이야 (1) +1 23.10.17 811 14 11쪽
12 죽어도 야구(5) +1 23.10.16 773 15 11쪽
11 죽어도 야구(4) +1 23.10.15 771 15 12쪽
10 죽어도 야구(3) +1 23.10.14 792 18 12쪽
9 죽어도 야구(2) +1 23.10.13 813 14 12쪽
8 죽어도 야구(1) +1 23.10.12 881 14 12쪽
7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3) +1 23.10.11 915 15 12쪽
6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2) +1 23.10.10 922 17 12쪽
5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1) +1 23.10.09 1,030 17 11쪽
4 탐나는 재능(4) +1 23.10.08 1,158 21 13쪽
3 탐나는 재능(3) +1 23.10.07 1,228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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