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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님의 서재입니다.

빠따 버리고 천재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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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작품등록일 :
2023.10.06 17:01
최근연재일 :
2023.10.28 07: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20,126
추천수 :
387
글자수 :
12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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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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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자, 이제 시작이야(3)

DUMMY

『박pd 나일세. 배중근 감독. 다름이 아니라 이번 스프링캠프는 해외로 가고 싶은데 어찌 안되겠는가?』


어젯 밤, 새벽에 대뜸없이 날라온 문자였다.

75세의 노인이 한땀 한땀 채팅을 쳤을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쓰렸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내용에 집중했다.


‘해외라···.’


사실 생각을 안해본 건 아니었다.

올해 시즌 1이 끝나고 JTC 예능국에서는 예산을 대폭 증가해줬다.

거둔다나 최근에 광고가 여럿 붙어서 박세근 pd의 총알이 두둑해진 상황.


‘허나 해외가 그렇게 쉽게 갈 수 있는거냐고.’


현실적으로 섭외 문제가 있었다.

우선적인 건 당연히 숙소 문제였다.


‘지금 시기에 예약을 해서 받아주는데가 있냐는거지. 그것도 100명이 넘는 인원을.’


게다가 해외 출장비라는 명목으로 인건비도 더 많이 든다.

아무리 인기 예능이라지만, 곧장 실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


“거절할까···.”


박세근 pd는 계속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화면에는 배중근 감독이 보낸 문자가 있을 뿐이었다.


‘아니야. 어렵긴 하지만 불가능은 없어.’


예능 pd만 몇년이다.

그동안 거쳐간 광고주만 수십 수백명이며 그의 전화기에는 그들의 인맥이 있다.

그렇기에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정 안되면 출연진에게 부탁을 해도 되니깐.’


<죽어도 야구> 출연진.

그들은 소수를 제외하면 과거 스타 플레이어였으며 대기업(프로야구의 모기업)의 가호를 받은 적이 있다.

그렇기에 모든 수를 쓴다면 해외전지훈련?


‘확률은 있다!’


박세근 pd는 곧장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허나 그의 고생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



“흠···.”


미국 애리조나의 한 거대 저택.

키가 190은 넘을 법한 거구의 한 흑인 남성, 데이비드 존슨이 너튜브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Baseball even if you die>?”


그러던 중 알고리즘을 탄 하나의 영상.

그 영상은 바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인 야구를 다루고 있었다.


“야구라면 내가 또 한 번 봐줘야지.”


5살때 야구공을 잡은 이후, 40살까지 투수를 해온 데이비드.

그는 50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야구계에 몸을 담고 있었다.

그저 야구가 좋다는 이유로!

그런 만큼 야구에 관한 건 모조리 챙겨보는 스타일이었다.


‘일단 한 번 봐야겠군···.’


허나 재미는 없었다.

성인 남성이 야구를 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야구를 못했으니까.

일단은 볼게 없으니 혹시나 하고 봤는데···.


‘괜히 봤군···.’


후회와 동시에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려고 했다.

그때, 자신을 갑작스럽게 놀래킨 한 명의 투수.


“홀리쉣!”


그건 나이덕이었다.

데이비드 존슨이 영상을 멈추기 직전 150km를 보여준거다.


“어떻게 저런 엉성한 폼으로 저리 빠른 공을 던지는거지?”


메이저리그에서 볼 법한 공들을 삐걱거리는 투구폼으로 뿌리고 있었다.

뭐랄까, 야수가 던지는 느낌?

실제로 이 동양의 덩치는 포수 출신이라고 자막에 적혀있었다.


“이건 당장 미국으로 데려와야 하지 않아?”


그 이후 나이덕 관련 영상을 계속 찾는 존슨.

자신이라면 어떻게 교정해줄까, 아니 이 선수가 발전해서 미국에 오면 얼마나 좋을까, 또 자신이 응원하는 애리조나에 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며 존슨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벌써 밤이라고?’


그가 너튜브를 본 것은 점심 시간 즈음.

그런데 벌써 해가 지고 달이 떠버린 것이었다.


“하하, 내가 이만큼 빠질 줄이야.”


야구에 관해 종종 빠질 때는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선수에 대해 빠진 것이다.

이런 적은 거의 없었기에 존슨은 저도 모르게 놀라고 말았다.


‘이럴게 아니라 남들도 알려주고 싶군.’


동양의 켄리 잰슨이 막 스타트를 끊기 시작했다고.

존슨은 트위터와 인스타를 켜 자신의 감상을 남기기 시작했다.


『헤이, 브로들. 혹시 <Basaball even if die> 봤어? 거기 나온 duck이라는 선수가 제법 괜찮더라고. 한번 봐봐. 나는 이미 duck에 푹 빠졌으니까.』


얼마지나지 않아서 존슨의 sns가 불타오르기 시작되었다.

왜냐하면 존슨은 최근 명예의 전당에 올랐던 위대한 선수였기에.

그만큼 그의 sns는 위력이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뒤.

존슨은 너튜브를 통해 이상한 영상들을 볼 수 있었다.


[충격! 명예의 전당 헌액자 데이비드 존슨 “나이덕의 직구는 전성기 리베라를 보는 것 같았다.”]

[데이비드 존슨 방한 예정, “나이덕을 보기 위해서라면···.”]


“내가 이런 말도 했다고?”



###





“너 그 얘기 들었냐?”


경기도의 있는 한 야구 아카데미.

이곳에서 <죽어도 야구>가 촬영 되고 있는 와 중.

이창호 선배가 내게 물어왔다.


“뭔 얘기요?”


나의 물음에 이창호 선배는 자신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보여주었다.


“이거 봐바.”


화면에는 기사 하나.

유명 스포츠 스타인 데이비드 존슨인가 뭐시기가 나를 언급했다는 기사였다.


“들어는 본거 같은데···.”


가끔가다 메이저리그는 보곤 했다.

허나 베이브 루스나 랜디 존슨 같은 초특급 선수 아니고서는 잘 모른다.

야구 게임도 거의 안해봤으니깐.


“너 몰라? 데이비드 존슨. 2000년대 사이영상도 두번이나 받은 선수인데···.”


창호 선배의 말로는 최근에 명예의 전당도 갔다는데.

솔직히 모르겠다.

거기 갈 정도면 무척 대단한데 왜 나는 모르는거지.


“여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지금 미국에서 널 주시하고 있다는거지.”

“네?”


미국이 왜 갑자기 나를 알아?


“엔플릭스. 거기 통해서 미국 수출하고 있잖아. 이 방송.”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그러니까 데이비드 존슨이 방송을 보고 뭔 일이 있던거다.

sns 같은거나 방송에서 언급한 것 같달까.


“여튼 이러다 할리우드 가는거 아닌지 몰라.”

“메이저리그 아닌가요?”

“방송이니 할리우드가 맞지 않나? 아, 거긴 영화만 취급하려나···.”


잘 모르는 모양이다.

허나 나도 잘 몰라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중요한 건 내가 메이저에서 알고 있다는 거지.


‘이러다 미국 팀에서 접근 할지도?’


설마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예능 프로그램 보고 메이저리그가 주시하진 않겠지.

그냥 잠깐 알아보러는 올지는 모르겠다만.


“어쨌든 너때문인지 달러도 좀 벌었단다. 뭐, 중요한 건 미국이 관심가져서 우리나라에서 언급된게 더 크지만. 여튼 잘하면 전지훈련 미국에 갈지도 모르겠다.”

“그게 왜 나때문인지···.”

“말했잖아. 데이비드 존슨이 널 언급했다고. 다른 얘기 안하고 일절 너 얘기만 했어.”


그거 참 기분 좋긴 했다.

왠지 미국에 가면 데이비드 존슨씨 한 번 뵈어야 할지도···.


“자, 여러분들. 긴급! 긴급!”


촬영이 잠시 소강된 상태.

박세근 pd가 갑작스럽게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출연진이 모두 모였다.


“왜요? 무슨 일입니까?”


이창호 선배의 물음에 박세근 pd는 씨익 웃었다.


“당연히 좋은 일이죠. 저, 저희 미국에 가게 될 거 같아서요!”

“미국이요?”


모두가 깜짝 놀란 얼굴로 박세근 pd를 바라보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미국이란 단어는 뭔가 뜨악하게 만들니깐.


“그, 그래서 뭐, 뭐땜에 미국 얘기가 나온겁니까?”


이번에는 정지택 선배가 말을 했다.

그러자 박세근 pd는 잠시 숨을 뱉더니 차분하게 말하였다.


“이번 엔플릭스 조회수가 대박이 나서요. 또, 너튜브 있죠? 거기서 나이덕씨 영상에 해외 뷰가 갑자기 급증했다나봐요.”


그 말에 모두가 일제히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 저기···.”


이곳에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수많은 관중 앞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

그럼에도 부끄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덕아.”


이창호 선배가 나에게 다가왔다.

평상시와는 다른 진지한 얼굴을 한 체 말이다.


“왜, 왜 그러세요···.”


나도 덩치는 꽤 큰 편이다.

하지만 이창호 선배에 비하면 살짝 작은편에 속한다.

그래서 그럴까?

눈 앞에 놓인 거대함에 나도 모르게 쫄아버리고 말았다.


“아직 멀었다. 햄은 천만 배우다. 알겠나?”

“···?”

“모르나. 내 영화 나온거?”


나도 모르게 벙쪄버렸다.

도대체 저 선배는 뭐라 말하는거지?

그때.


“에이, 장난친거다. 장난.”


다시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는 이창호 선배.

이제야 나도 웃을 수가 있었다.

식겁했네.


“요즘은 너튜브다 뭐다 하지만 천만 영화에는 못비빈다.”


마지막까지 천만 어쩌구 하면서 다시 돌아가는 이창호 선배.

그러자 슬며시 옆에서 소근대는 마흔 둘 선배.


“이덕아, 영화 <센텀시티> 아나?”

“네?”

“거기 나온 영화에 잠깐 출연했었거든. 창호가.”


뭔진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아니라 그냥 그러려니 했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가 주목을 받고 있는 사실이었다.


“크흠, 벌써부터 이덕이를 탐낼 줄이야···.”

“하긴 그럴만해. 나였으면 여기 말고 이미 떴을거야. 축하한다. 미래의 메이저리거.”


이미 내가 미국으로 가버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뭐, 가끔 씩 운동하다 구속 잘 찍히면 그런 생각을 하긴 하는데.

지금은 아니다.

실전 경기를 뛰면서 뭔가 더 보여주어야 한다.


“자자, 다들 진정하시고. 나이덕 선수도 선배들이 장난치는 거에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박세근 pd가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했다.

그러자 다시 한번 사람들이 박세근 pd를 모두가 주목한다.


“여하튼 그래서 국장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해외 촬영 한번 하자고. 다들 스케줄 괜찮으시죠?”


박세근 pd의 말이 끝나자 모두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해외 촬영이면 스프링캠프를 말하는거겠지?


“당연히 가야죠. 제 고정 프로 여기 하나 밖에 없습니다.”


누군가 손을 번쩍 들고 말하였다.

그러자 막힌 변기가 확 뚫리는 것처럼 말들이 이어졌다.


“저, 저도 괜찮습니다.”

“당연히 환영이죠. pd님. 이런 기회를 누가 놓치겠습니까?”


그 중 가장 소리가 컸던 건 다름 아닌 배중근 감독.


“박pd!”


평소 쓰고 있던 야구 모자를 벗어 박세근 pd에게 품을 벌린다.

게다가 어린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까지.


‘언제부터 저런 이미지셨지?’


어쨌거나 좋은 그림이 나오자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옆에 있던 선배들도 다같이 박수를 쳤고.


짝짝-


“고맙네. 내 바램을 들어줘서.”


자칫하면 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박세근 pd는 좀 멋쩍여 하는 것 처럼 보였지만.


“괜, 괜찮습니다. 저기 있는 나이덕씨 덕분인걸요.”


이걸 나한테 떠넘겨?


“이덕아, 이리오거라.”


다시 한번 팔을 벌리며 다가 오는 배중근 감독.

나는 순간 과거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딱히 공통점은 없기는 한데···.’


고령의 할아버지라는 것 빼고는 배중근 감독과는 별 다른 인물이었다.

게다가 외할아버지와는 추억도 별로 없었고.

다만, 무언가 표현 못할 응어리를 자극하는 게 둘 다 닮았다.


‘오래 오래 사시길···.’


나는 가볍게 배중근 감독님을 앉았다.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 몸이 무척이나 가벼웠다.


‘이런 몸으로 펑고를 쳐주셨다니···.’


앞으로 더 열심히 하자.

미국에 가서는 더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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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죽어도 야구(4) +1 23.10.15 774 15 12쪽
10 죽어도 야구(3) +1 23.10.14 794 18 12쪽
9 죽어도 야구(2) +1 23.10.13 815 14 12쪽
8 죽어도 야구(1) +1 23.10.12 883 14 12쪽
7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3) +1 23.10.11 918 15 12쪽
6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2) +1 23.10.10 925 17 12쪽
5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1) +1 23.10.09 1,032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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