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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님의 서재입니다.

빠따 버리고 천재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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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작품등록일 :
2023.10.06 17:01
최근연재일 :
2023.10.28 07:0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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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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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글자수 :
12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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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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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죽어도 야구(4)

DUMMY

배중근 감독으로 인해 트라이아웃이 잠시 중단되고 휴식을 가진 지금.

박세근 pd는 생각했다.


‘이정도란 말인가?’


그는 전문 야구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오랫동안 보아왔고 그런만큼 준 전문가 정도의 눈은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보기에는 나이덕은 여기 있을 인물이 아니었다.


‘이정도면 금방 프로 가겠는데?’


현재 나이덕의 신분은 웨이버.

즉, 무소속이다.

언제든지 프로와 계약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이곳은 프로 데뷔 발판의 무대. 그렇기에 그를 묶어둘 수는 없어.’


만약 <죽어도 야구> 출연을 하더라도.

계약서에 적혀 있는 해지조항 때문에 프로에 진출하면 풀어줘야 한다.

애초에 그게 목적인 프로니까.


‘그럴러면 확실히 띄워줘야지.’


그게 프로그램의 성과가 될 것이다.

홍보도 된다.

나이덕 수준의 투수라면 여느 팀에 간들, 억대 연봉으로 계약할 수 있을테니까.


즉, 이 <죽어도 야구> 프로그램이 예능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도 크다는 걸 알려주는 거다.


“이정도면 된건가? 박pd?”


그걸 아는 배중근 감독도 일부러 더 흥분한 모습을 보여줬다.

나이덕은 그만큼 훌륭한 원석이니까.


“네, 감독님. 연기가 아주 늘었는데요?”

“아닐세, 물론 과장을 한 건 맞다만 진짜 흥분했네. 그만큼 슬라이더가 좋았으니까.”

“정말입니까?”


솔직히 놀랐다.

배중근 감독은 시크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흥분과는 거리가 멀줄 알았는데.


“그래, 마치 그때의 규현이 보는 것 만큼 짜릿했네.”

“규현이라면 혹시 제가 아는 제규현 말씀입니까?”

“맞네.”


제규현.

배중근 감독이 프로에 있었던 시기.

한 시즌 50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의 이름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4연투를 하며 마무리 최초로 한국시리즈 mvp 수상까지 얻었을 정도.


“그만큼 나이덕이는 대단했네. 꼭 한 번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야.”

“걱정하지 마세요. 나이덕 본인이 싫다고 하지 않는 이상 저는 반드시 섭외할테니까요.”

“허허.”


배중근 감독은 가볍게 웃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눈 앞에 나이덕이 있는 것 같았기에.



###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나는 마운드 위를 내려왔다.

결과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흐름 상 아주 느낌이 좋아보였다.


‘웃으면서 박세근 pd가 명함을 건네줬으니깐···.’


아마 합격일거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고 마음 먹은 뒤, 우선은 구장 밖을 나왔다.

그리고 나서 집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던 와중.


띠리링-!


박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다름이 아니라 궁금해서요. 합격일거 같기는 한데 그래도 말이죠. 분위기는 어떤거 같아요?

“그거는 괜찮았어요. 엄청 좋았죠. 배감독님이 제 슬라이더보고 흥분 했을 정도니까요.”

-그거 다행이네요. 그럼 제 생각이긴 하지만 99퍼센트 합격입니다. 축하드려요.


남의 말로 들으니 더욱 기분이 좋았다.

거의 합격이라니깐.


“네,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아, 그보다 나이덕 선수. 이걸 먼저 말하는 걸 까먹었는데. 이번에 뉴스에 나오셨더라구요.

“네?”


뉴스라니.

내가 뭔 짓 한것도 없는데 갑자기 뉴스에 나왔다길래 깜짝 놀랐다.


“무슨 내용이던가요?”

-그건 확인해보시면 알겠지만, 간단히 얘기해서 죽어도 야구 관련 스포 기사에요. 대충 나이덕 선수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이죠.

“헉, 벌써요?”

-이건 일부로 낸 거 같아요. 아직 나이덕 선수를 모르는 사람도 많으니까. 미리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알고 보라는 걸로.


머릿속이 좀 복잡해졌다.

나같은 무명 야구선수가 뭐라고 기사까지 난다는 말인가.

유명해지면 좋은 건 알지만 예전의 두려움 때문에 좀 무섭기도 하고.


‘그래도 기사를 봐야겠지?’


용기를 내 나에 대한 기사를 검색해보았다.

그러자 나오는 기사.

나에 대한 메인 기사는 아니었고 다른 선수를 포함한 묶음 기사였다.


···(이하 중략) 한때, 마린스의 문제아라고 불리었던 포수 나이덕이 투수로 전향했다. 그는 당시 악플러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로 인해 야구를 그만뒀다고 한다.


다만, 이번 <죽어도 야구>에는 그간의 고난을 극복해 투수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는데 그건 월요일 7시 30분 <죽어도 야구>에서 확인 가능하다.


“다행이네···.”


기사에 혹시나 안좋은 내용이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말했던 그대로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근데 이래보니 나 불쌍했구나···.’


질타를 받아 은퇴를 하다니.

내가 못한 건 야구 뿐인데, 난 음주운전이나 원정도박 같은 걸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물론 야구선수가 야구 못하면 욕먹어야 하지만.

그래도 꽤 아픈 기억이었다.


‘그래도 이번엔 자신있으니깐···.’


투수는 초반부터 재능을 보여주었다.

내 기대 이상으로 말이다.


‘훈련이나 하러 갈까?’


갑자기 공이 던지고 싶어졌다.

혹은 훈련을 해서 이런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난 오늘 박사장네 아카데미를 간다.

그래야 더 잘할 수 있을테니까.



###




2주일 뒤.

여느 날 처럼 박사장네 아카데미에서 훈련을 하고 있던 와중 연락이 왔다.

바로 박세근 pd였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나이덕 선수.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나이덕 선수를 정식 부스터즈 멤버로 영입하기 위해 연락드렸습니다.


부스터즈.

<죽어도 야구>의 팀명이었다.


“정말입니까?”


무덤덤한 척 할려고 했지만 그게 잘 안되었다.

막상 전화를 받자마자 흥분하고 말았으니까.


-네. 정말입니다. 그래서 일단 연봉협상을 진행하려는데 언제가 괜찮으실까요? 참고로 그날 촬영 진행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음, 전 언제든 상관없어요.”

- 하하, 좋습니다. 그러면 이번주 금요일에 봅시다. 제가 마침 그때 시간이 비거든요.

“알겠습니다.”

-아, 혹시 에이전트와 같이 동행하실거면 미리 말씀해주세요. 그만큼 저희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니까요.


박세근 pd의 말에 잠시 생각했다.

에이전트.

언젠가는 계약을 해야 할 것들이었다.

나 혼자서 계약하기는 좀 힘드니까.


“알겠습니다.”


일단은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박사장이 내게 말하였다.


“본의 아니게 들었습니다. 옆에서 소리가 들리길래요. 에이전트. 필요하신거죠?”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이 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니까 포섭 작전을 세운거구요. 그래서 말인데.”

“계약하자구요?”

“네. 당연하죠. 물론, 얘기를 들어보고 별로라고 생각드시면 가차없이 거절하셔도 됩니다.”

“우선 들어보죠.”

“일단 테이블로 옮기시죠.”


박사장은 진지한 표정을 지은 체 사무실로 이동했다.

그곳에 있는 손님용 쇼파에 나는 앉았다.


“받으시죠.”


그가 내민 것은 바로 계약서였다.


“우선 설명하기에 앞서 혹시 에이전트 계약을 하신 적은 있으신가요?”


그런 적이 있는지 잠시 생각해봤다.

있긴 있었다.


“있어요. 신인 시절 때 계약과정에서 받았죠. 그 이후 연봉협상에서는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지 않았지만요.”


박사장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크게 설명하지는 않아도 되겠군요. 우선 이 업계에서 중소 계약의 경우 4~5%를 때는 걸로 알려져있습니다. 아시나요?”

“최대 5%를 땔 수 있다는 건 알아요. 예전에 검색을 해본 적이 있거든요.”

“네, 맞습니다. 최대 5%. 그만큼의 수수료를 받아가는게 보통이죠. 그리고 나이덕 선수는 실력이 있으시지만, 중소 계약으로 분류가 될 확률이 크구요.”


그건 맞는 말이다.

현재로서는 내가 실전에서 보여준 것이 없으니 중소 계약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건 저평가 되었기 때문이죠. 아직 경기를 안 나갔으니까요.”

“그런가요?”

“그렇죠. 제가 직접 눈으로 계속 보는걸요. 솔직히 말해서 2% 받고 대형계약 노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요. 그 가능성도 저는 99%로 보구요. 다만.”

“···?”

“그건 남들이 모르고 있죠. 또 추후 <죽어도 야구>에 출연해서 주가를 올려도 거긴 2군 팀과 대학팀이랑 붙는 곳이죠.”

“그렇다는 의미는 저평가가 될 수 밖에 없다?”

“네, 맞아요. 누구든 저평가를 하며 접근할 거에요. 그리고 이렇게들 말할거죠. 저희는 그 누구보다 당신을 높게 평가한다고.”


한 마디로 저평가를 하는 주제에 말은 고평가를 할 거라는 얘기다.

그게 비즈니스니깐.


“그렇기에 저는 제안합니다. 나이덕 선수에게 수수료 1%의 계약, 동시에 방송 및 cf 등의 수익은 0.5%를 받는 것으로요.”


앞서 말한 것들과 종합하면 꽤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어느 에이전트가 나같은 무명 선수에게 이런 대접을 해준다는 말인가.

허나, 의구심이 하나 들었다.


“이렇게 퍼주는 이유가 뭔가요?”


도대체 왜 이렇게 나를 붙잡으려고 하는 걸까 싶은 이유.

그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하죠. 저희 에이전트는 아직 영세한 편입니다. 겨우 아는 지인들 통해 밥빌어 먹는 수준이니까요.”

“그렇군요.”

“네. 그래서 현실적으로 대형 계약을 통해 유명해지는 건 힘들고, 대신 저평가 우량주를 통해 대박을 노려보는거죠. 특히 나이덕 선수는 제가 거의 초반부터 케어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만큼 나이덕 선수가 큰 계약을 따내면 부수적 효과가 저에겐 따라 나오는거죠.”


역시.

박사장도 다 이득이 되니까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왠지 안심이 되었다.

이건 사기가 아닌거니까.


‘뭐, 그전부터 믿고 있었지만.’


그 증거로는 나날이 성장하는 내 실력이었다.

전보다 구속도 조금 늘어났고 제구도 꽤 좋아졌다.

덕분에 <죽어도 야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박사장이 아니었어도 가능했을지는 모르지만.

결과론적으로는 난 박사장의 도움으로 성과를 얻었다.


“좋습니다. 이참에 계약하겠습니다.”


박사장이 기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 미소는 비즈니스일까? 아니면 순수한 마음에서 나온 웃음일까?

그건 사실 아무래도 상관없다.


‘어쨌든 박사장은 나한테 도움이 될 존재니까.’


그게 중요하다.

아무리 사람 좋아도 능력이 안되면 비즈니스에서는 쓸모가 없다.

그리고 박사장의 케어는 내가 확인했다.

적어도 내 야구 실력은 늘어날 거란 얘기다.


“싸인했습니다. 그러면 당장 이번주 금요일부터 시작인거죠?”

“네, 물론이죠. 그리고 미리 이럴 줄 알고 자료 준비도 철저히 했습니다. 박단장(박세근 pd)에게서 출연료 한 번 진하게 뜯어봅시다.”

“좋습니다.”


박사장과 그렇게 계약을 했고.

나와 박사장은 어떻게 연봉 협상을 할 지 논의를 가졌다.

그리고 이번주 금요일.

JTC 사무국 광장 앞.


“트라이아웃에서 보여준 모습이 진짜라면···. 적어도 에이스급 대우는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박사장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서류 가방을 살짝 풀어 쥔 체, 여유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허나 나는 조금 아니 많이 긴장한 상태였다.


“정말로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저만 믿으세요. 그리고 본인을 좀 더 믿으세요. 나이덕씨는 그런 대우 받을 자격 충분합니다. 데이터가 증명해주잖아요?”

“후···. 그래도 긴장이 되네요.”

“그건 이해해요. 숨 한 번 내쉬세요.”


숨을 한 번 내쉬자 살짝 나아졌다.

어쨌거나 오랜만의 연봉 협상.

어떻게든 유리하게 이끌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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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자, 이제 시작이야 (1) +1 23.10.17 811 14 11쪽
12 죽어도 야구(5) +1 23.10.16 773 15 11쪽
» 죽어도 야구(4) +1 23.10.15 772 15 12쪽
10 죽어도 야구(3) +1 23.10.14 792 18 12쪽
9 죽어도 야구(2) +1 23.10.13 813 14 12쪽
8 죽어도 야구(1) +1 23.10.12 881 14 12쪽
7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3) +1 23.10.11 915 15 12쪽
6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2) +1 23.10.10 922 17 12쪽
5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1) +1 23.10.09 1,030 17 11쪽
4 탐나는 재능(4) +1 23.10.08 1,158 21 13쪽
3 탐나는 재능(3) +1 23.10.07 1,229 26 11쪽
2 탐나는 재능(2) +1 23.10.06 1,386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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