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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님의 서재입니다.

빠따 버리고 천재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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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작품등록일 :
2023.10.06 17:01
최근연재일 :
2023.10.28 07:0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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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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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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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2)

DUMMY

‘어, 어째서 여기에 오신거지?’


이번 경기에 은퇴 선수가 대거 참가하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급이 다른 선수 아닌가.

왠만한 현역 선수보다 더 잘치는 타자였으니까.


“그래, 창호야. 너는 잘 지냈느냐?”


옆에 있던 이경철 감독님.

이창호 선배와 잘 아는 사이인듯 반가움을 표현하였다.


“네, 감독님. 그나저나 여긴 무슨 일이십니까?”

“그거야 이번에 내 제자가 여기 참가한다 해서 들어왔지.”


그 말에 이창호 선배가 나를 바라보았다.


“니 이덕이 아이가?”


나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으며 선배를 바라보았다.


“네···.”


반갑기는 하지만 뭔가 부끄러웠다.

당시 야구 안한다고 뛰쳐나간 기억이 떠올라서.


“이야, 이거 오랜만이네. 그동안 잘 지냈나?”

“아, 네.”

“그렇나? 그보다 운동은 요새 하고 있나? 몸은 그때처럼 딴딴해 보이긴 한다만···.”


그 말에 살짝 눈치를 보는 듯한 선배.

아마 당시 힘들었던 내 모습이 떠올라서 그러신 듯 했다.


“아, 옙.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힘을 내서 말했다.

부끄럽긴 하지만.


“그래?”

“네! 그래서 이번에 여기 오지 않았습니까? 이참에 야구 다시 시작해볼까 합니다.”


기세있게 포부를 내세웠다.

그러자 이창호 선배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니, 진심이가?”

“네.”

“진짜 야구 할 수 있겠나?”

“저 진심입니다. 다만, 이전처럼 포수는 아니지만요.”

“그러면?”

“투수입니다.”

“흠···.”


이창호 선배는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그리고 이내 내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좋다. 좋아. 팀은 어디고?”

“오늘은 가디언즈 용병으로 나오기로 했습니다.”

“흠, 그러면 적으로 만나겠구만.”

“그렇습니까?”

“어, 난 오늘 매지컬즈 팀 소속이거든.”


그 말은 즉, 이창호 선배와 대결을 할지 모른다는 얘기?!

물론 선발로 등판하는 것도 아니고 1이닝만 먹을 예정이라 안 만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없지는 않았다.


“내 후배라고 안봐주는거 알제?”


이창호 선배는 능글맞은 웃음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거야 당연하죠. 어쨌든 야구 아닙니까?”


나도 무릇 봐달라는 생각은 없었다.

이건 야구니까.

스포츠는 봐주는 거 없는게 매너인거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감독님. 이덕아.”

“넵! 조심히 가보십시오!”

“잘가라.”


이창호 선배가 그렇게 가버린 뒤.

나는 감독님에게 물었다.


“근데, 저 선배가 왜 있습니까?”

“뭐가?”

“뭐긴요. 여기 사회인 야구 아닙니까? 아무리 사회인 야구 중 최고봉 리그라지만 저 선배가 있는 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 왠만한 프로 선수보다 잘할텐데.”

“그건 나도 안다. 허나 이번 경기는 좀 달라. 일반 사회인 야구랑은.”

“뭐가요?”

“넌 티비나 기사를 안보느냐?”

“···?”

“야구 예능 <죽어도 야구> 몰라?”


들어본 적은 있다.

은퇴한 전설급 야구선수들을 모아 만든 팀으로 아마 야구 뚝배기 깨는 예능.

이창호 선배가 출연한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설마···?


“이 경기 티비에 나와요?”


그 말에 이경철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애초에 방송에 나가려면 너한테 미리 말했을거 아니냐?”


듣고보니 그랬다.

애초에 티비 출연이란게 본인에게 동의를 구해야 하니까.

그런데 거기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그래서 그거랑 창호 선배랑 무슨 상관이에요?”


이창호 선배는 결국 여기 왜 온거냐는 거.


“그거야 상관있지. 여긴 무늬만 사회인 야구고 대부분은 프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뛰고 있거든. 또 용병 출전도 자유로워서 소속에 얽매이지 않아도 좋아. 즉, 방송 나가기 전 훈련하기에는 좋은 곳이라는 거지. 이해했느냐?”

“네, 요약하면 연습경기 하러 오신거죠?”

“그렇지.”


타자들도 완전히 프로 출신들만 구성한건 아니었고.


“그래도 프로 출신이 많다는 건 명심해라. 특히, 이창호는 더더욱.”


감독님은 내게 당부했다.

확실히 이창호 선배는 무섭긴 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설레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왠지 더 붙고 싶어졌기에.


###



경기 시작 전.

나는 훈련을 하기 위해 불펜장으로 갔다.


“어서오세요. 이번에 온 용병이신가요?”


순한 인상의 남자가 나를 맞이했다.

그는 원래부터 여기 가디언즈 소속이었는지 소속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참고로 용병인 나는 나눠준 조끼를 입는다.


“네, 그렇습니다. 그쪽은요?”


그는 빙긋 웃으며 내게 말하였다.


“아, 저는 여기 불펜코치입니다. 선수들 훈련 보조하려고 와있죠.”

“아아.”

“훈련 하실건가요?”

“네.”

“그럼 잠시 대기했다가 훈련하시죠. 지금은 선수 한 분이 쓰고 계셔서요.”


그의 말대로 누군가가 공을 던지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었다.

다만, 이 사람이 프로가 아닌 건 확실했다.

공이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사회인 1부도 이정도인가···.’


저정도면 나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혹시나 못 맞추면 그것대로 창피한 것이니까.


“저기, 이제 차례왔습니다.”


상념에 빠진 나를 코치님이 구해주셨다.

이제 내 차례지. 내 차례.


“거기, 투수.”


건너편에서 받아주던 포수가 말을 걸었다.


“왜 그러십니까?”


그러자 옆에 있던 코치가 내게 말했다.


“싸인 교환이요.”

“아.”


왜 부르는가 싶었네.


“저, 직구만 던집니다. 온니 직구.”

“오케이.”


포수는 고개를 끄덕였고 미트를 내밀었다.

한가운데.

우선 구위가 어떤지 확인해보는 것 같았다.


‘원한다면 던져줘야지.’


곧바로 두 손을 모았다.

왼쪽 다리를 들어올린 뒤, 있는 힘껏 다리를 내려꽃는다.

동시에 팔을 채찍처럼 휘둘렀다.

편하면서도 빠르게.


‘이정도면···.’


잘 들어갔다.

그렇게 생각할 만큼 손의 감각이 좋았다.

나는 곧바로 미트를 바라보았다.


“···나이스 볼.”


약간의 정적.

그리고 이어지는 포수의 목소리.

뭔가 얼떨떨하게 들리는 건 기분 탓인가.


“나이스 볼.”


어찌됐던 공은 좋았다.

이정도면 마운드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전 가봐야 알겠지만.



###



사회인 야구 1부리그.

가디언즈와 매지컬즈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나이스!”


1회말, 먼저 치고 나간 건 우리 팀인 가디언즈였다.

1번타자부터 4번타자까지 연속으로 안타를 치며 기세를 이어나갔다.


“아···.”


그러다가 5번타자가 병살을 쳤다.

후속타자는 삼진을 먹었고.

결국 3점으로 득점을 그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야! 넘어갔다!”


2회초, 매디컬즈의 거인이 우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 거인은 덩치에 맞지 않는 부드러운 스윙으로 가볍게 홈런을 날렸다.


‘역시···.’


이창호 선배였다.

저 덩치에서 나오는 부드러움은 현역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그나저나···.’


저 선배 어딘가를 가르키면서 웃고 있다.

와이프 분이 오신건가.

그러기엔 방향이 나를 가르키고 있었다.


‘설마?’


아까 전 대화때문에 그런가?

그렇다면 나도 질 수 없었다.

만약 상대를 하게 된다면 꼭 틀어 막아줄거다.

가능하면 삼진이 좋겠지?


‘뭐, 아웃만 시켜도 다행이지만.’


우선은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는게 중요했다.

상대가 누구든 진심펀치를 날릴 수 있어야 하니까.


“타임!”


2회말이었다.

상대팀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아무래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저 팀 선발이 벌써 5점이나 줬으니까.

게다가 과정도 별로 좋지 않았다.


‘용병인가?’


나와 다른 핑크 형광 조끼를 입은 상대 투수.

몸을 푸는데 던지는 폼부터 남달랐다.

마치 프로 선수를 보는 느낌이랄까.


‘1.5군은 되보이는데.’


어쩌다 여기 온 것일까.

나이가 많아보이진 않는데 말이다.

기껏해야 28? 29? 정도 되보였다.


펑-!


어쨌든 상대 선수를 나는 유심히 지켜봤다.

저 역할은 내가 여기서 할 역할이기도 하니까.


“호오···.”


확실히 용병은 남다르긴 했다.

맥없이 쳐맞던 선발 투수와 달리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결국 소방수로 나온 투수는 화재를 진압했다.


‘나도 가능하겠지?’


기회가 온다면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야구가 늘 그렇듯 위기는 찾아왔다.


딱-!


그것은 6회초.

4점차로 앞서 있던 상황이었다.

우리 팀 선발 투수가 내려가고 불펜이 가동된 시점.

올라온 불펜 투수가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주면서 시작되었다.


“볼!”


나무에 불이 붙어 번지듯이.

선두타자 안타는 상대팀 타선의 불씨가 되어 화력을 폭발시켰다.

무사 1,2루.

투수를 아무래도 바꿔야 하지 않나 싶은 상황.


“거기 나이덕 선수!”


근처에 있던 불펜 코치가 내게 말했다.

몸을 풀라는 지시였다.


“후···.”


우선 스트레칭을 하면서 경기를 지켜보았다.

마운드의 투수는 아직 건재해보였다.

제구는 조금 엉망이지만, 방망이에 제대로 맞는 건 거의 없었으니까.


‘아직은 괜찮은거 같은데···.’


그럼에도 나는 몸을 빨리 풀었다.

야구란 모르는거고.

또 공을 던져보고 싶은 욕망이 컸었기에.

그리고 내 바램(?)대로 투수는 또 한번 출루를 내주었다.


“나이덕 선수.”

“네.”

“이제 점수주면 교체 할거랍니다. 준비하고 계세요.”

“네, 코치님.”


무사 만루.

점수는 여전히 4점차였다.

허나 야구란게 흐름의 스포츠 아니던가.


“이얍!”


투수의 기합소리에도 공은 멀리 뻗어나갔다.

2루타성 코스.

주자는 2,3루가 되었고 점수는 2점차로 좁혀졌다.


“벤치에서 연락왔습니다. 교체랍니다.”

“넵!”


드디어 왔다.

내가 저 곳에서 던질 순간이.

비록 아직 프로는 아니지만.

사실상 내 첫 무대가 아니던가.


“어, 왔나?”


마운드에 올라가자 두 명의 남자가 나를 반겼다.

포수와 감독.

그 중 우리 팀 감독이 내게 공을 건네주었다.


“너희 감독님한테는 말씀들었다.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너무 긴장하지 말고, 그냥 평소 하던대로만 던지면 돼. 알겠지?”

“네.”

“그리고 민수야. 너가 잘 리드해줘. 얘 처음이라니까.”

“알겠습니다.”


감독은 그 말을 한 뒤, 벤치로 내려갔다.

그리고 포수가 말을 걸었다.


“싸인은 어떻게 할까요? 아까 직구밖에 못던진다고 하셨는데.”

“전 포수 믿습니다. 알아서 리드 해주세요.”

“그럼 알겠습니다. 그리고 공은 좋으시니 저만 믿고 던지세요.”

“네!”


포수는 그렇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나는 마운드를 점검했다.

흙이 생각보다 딱딱했다.

불펜하고는 조금 다른 느낌.

그래도 적응 하는 건 큰 무리가 없어보였다.


펑-!


‘오히려 더 좋은거 같은데?’


공을 점검하기 위해 뿌린 공.

내 생각보다 더 좋게 날라갔다.

이정도면 해볼 만 하다고 느껴졌다.


“투수 준비 됐습니까?”


심판이 내게 물었다.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러자 대기하던 타자가 들어섰다.


“좌타자라···.”


주자는 2,3루.

아웃카운트는 없었다.

그렇다면 타자는 당겨서 플라이를 만들지 않나 싶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야구에는 경우의 수가 많다.

여기서 스퀴즈 번트가 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최대한 멀리 보내는 지시가 이뤄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하이 패스트볼.

최대한 위로 띄워서 내야 팝플라이를 만드는게 어떤가 싶다.


‘마침 포수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 하고.’


포수가 미트를 살짝 위로 올렸다.

높게 던지라는 의미.

그럼 공도 정해졌으니 한 번 던져보기로 할까?


“후···.”


심호흡 한번 하고.

마운드를 밟아 힘차게 공을 던졌다.

그리고 그 결과는.


“스트라이크!”


헛스윙이었다.


이후 공을 똑같은 코스로 두번 더 던졌는데.


“스트라이크 아웃!”


결과는 삼진.

나도 모르게 어벙벙해졌다.

생각보다 이거 쉬울지도 모르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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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죽어도 야구(4) +1 23.10.15 774 15 12쪽
10 죽어도 야구(3) +1 23.10.14 794 18 12쪽
9 죽어도 야구(2) +1 23.10.13 815 14 12쪽
8 죽어도 야구(1) +1 23.10.12 883 14 12쪽
7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3) +1 23.10.11 918 15 12쪽
»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2) +1 23.10.10 925 17 12쪽
5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1) +1 23.10.09 1,032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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