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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님의 서재입니다.

빠따 버리고 천재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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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작품등록일 :
2023.10.06 17:01
최근연재일 :
2023.10.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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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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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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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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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죽어도 야구(3)

DUMMY

1차 시험이 끝난 직후.

심사위원들이 스태프실에 모여서 잠시 회의를 가지기로 했다.


“일단 1차 합격은 이렇게 정해졌긴 했는데···. 다들 하나 같이 의견이 있는거 같군.”


배중근 감독의 말에 이창호가 손을 들어 말했다.


“나이덕이, 바로 프리패스 시키는 건 어떻습니까?”


그 말에 주변에 있던 심사위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짜피 얘 150km 던진다면서요. 굳이 캐치볼에서 힘 뺄 필요는 없죠. 기초 테스트만으로 마운드 자격 충분합니다.”


근처에 있던 콧수염 진한 심사위원.

前투수 골든글러브 출신 정지택 또한 같은 의견이었다.

그러자.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네. 자네들이 모두 나와 같은 의견이라니. 기분이 좋구만.”


배중근 감독은 흡족한 얼굴을 짓고 있었다.


“허나, 이건 박pd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


그 순간 박세근 pd 쪽으로 심사위원들의 시선이 쏟아진다.


“뭘 그렇게 보십니까?”


의연하게 웃기만 하는 박세근 pd.

마치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어이, 박pd. 고민하는 척 하지 말고 얼른 말해. 나이덕이 합격 시킬거야? 말거야?”

“그래요. pd님 얼른 결정해주세요.”


심사위원들의 재촉이 시작되자 박세근 pd는 이내 입을 열었다.


“그렇지 않아도 합격 시키려고 했습니다. 저 또한 같은 의견이니까요.”


캐치볼?

방송 과정에서 그런게 있기는 하다.

허나 이미 나이덕의 정보를 알고 있는 제작진으로서는 굳이 미리 정보를 드러낼 필요는 없었다.


‘이참에 순서도 뒤로 미룰까?’


심사위원들도 기대한 만큼.

시청자들도 나이덕에 대해 기대를 하고 또 궁금증을 자아낼테니까.


‘어찌되었던 시청률 한 번 진하게 뽑아보자. 저런 재료도 왔으니.’


박세근 pd가 음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



야수를 제외한 투수들의 최종 심사가 시작되는 날.

모든 심사위원들이 모여 마운드를 바라본 체 일렬로 앉아있었다.


“거르고 걸렀는데, 투수만 40명이나 남았네요.”


손에 든 종이뭉치를 훑어보던 한 심사위원이 말했다.

그러자 배중근 감독이 말하였다.


“그래도 직접 던지는 건 다르니깐. 확인해보는 건 좋다고 생각하네.”


어쨌거나 직접 실전을 봐야한다.

그것이 배감독의 말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40명이나 뽑는게 어딨습니까? 오늘 하루안에 다 봐야 하는데.”


촬영날짜는 다 정해져있다.

그걸 몰아서 다 봐야하는데 그만큼 피로해질 수 밖에 없다.


“또 감독님이 이번에 20개나 본다고 했지 않습니까? 이걸 어느 세월에···.”


한 선수당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만큼.

심사위원들의 피로가 쌓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해야 돼. 그정도는 던져야 판단 가능하니까.”


고령의 배중근 감독이 저렇게 말한 만큼 다른 이들은 입을 다물었다.

저 나이 드신 감독님도 저러는데 자신들이 찡찡거릴 수는 없으니까.


“자, 심사위원 분들. 이제 선수들 입장해야 하니 집중합시다.”


박세근 pd의 말에 다들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저 멀리서 선수 한 명이 입장하고 있었다.


“오! 한지승! 네가 여긴 왠일이냐?”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정지택이 한지승을 반겼다.

그도 그럴께.

한때 그들은 라이벌을 형성하던 사이였다.

2010년대 국내 최고의 좌완 듀오 중 하나였으니까.


“그래, 오랜만이다.”


한지승은 간단히 인사를 한 뒤, 다시 한 번 인사를 하기 위해 허리를 숙였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前 골든글러브 출신 한지승이라고 합니다.”


한지승은 가볍게 웃으며 배중근 감독을 바라보았다.

허나, 배중근 감독은 무관심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


‘뭐, 공으로 보여주는 수 밖에 없나?’


아무리 과거가 대단하다고 한들.

그건 과거일 뿐이다.

그렇기에 투구 이전에는 관심이 없으신거 같았다.


“일단 마운드로 올라가게.”


시니컬하게 뱉은 한 마디.

한지승의 예상대로 배중근 감독은 마운드의 모습만을 관심 가졌다.


“알겠습니다.”

“그래, 뭐 던질건가?”

“직구부터 던지겠습니다. 직구!”


한지승이 가볍게 공을 들었다.

그리고 양손을 모아 오른다리를 세차게 내딛었다.


슈웅-!


“···.”

“···.”


모든 심사위원들이 말을 잃었다.

또한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건 근처에 있는 전광판이 말해주었다.


『131km/h』


‘하···. 제길···.’


그는 과거에 누구보다 빠른 강속구를 가지고 있었다.

그로인해 2012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도 받았으니까.

허나 재작년부터 어깨가 말을 듣지 않기 시작했다.


“다시 직구!”


또 한번 빠른 공을 던졌다.

이번에는 130km가 나왔다.

오히려 구속이 더 줄어버린 것이었다.

게다가.


“어깨가 아직 다 안나은거야?”


정지택의 말처럼 한지승은 어깨가 완전히 낫지 않았다.

정확히는 이미 고장난 거다.

고칠 수가 없기에 포기를 한거다.

그럼에도 도전하고 싶어서 온 것일 뿐.


“직구!”


계속 직구를 고집했다.

어떻게든 자신의 직구를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야 아빠도 야구선수였다는 걸 알려줄 수 있을테니까.’


한지승의 아들.

5살배기 아들은 아빠가 야구선수였다는 걸 알고만 있지 직접 보질 못했다.

그래서 잠깐이라도 보여주고 싶은 그의 마음이었다.

그걸 공에 녹였다.

하지만 한지승도 잘 알고 있다.

이 공이 먹히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수고하셨습니다.”


결국 직구만 던지고 최종 면접은 끝이 났다.

그렇게 한지승이 내려갔고.

배중근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타깝긴 한데, 뭐 저런 사연 없는 사람은 이 바닥에 없으니깐. 그보다 말이야.”

“···?”

“다음 선수는 괜찮겠지?”


허나 배중근 감독의 바램과는 달리.

그의 관심을 끄는 선수는 계속 보이지가 않았다.


“제구는 좋은데 아쉽네요. 구속이 너무 느려요.”

“직구 구속이나 제구는 참 좋은데, 그걸 받쳐줄 변화구가 영 아닌게···.”


다른 심사위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공이 빠르면 제구가 영 엉망이거나, 제구가 좋으면 구위가 별로거나.

하나 같이 하자가 넘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거의 마지막이지?”

“어, 그래도 이번에는 굉장한 친구가 들어온다고 하더라고. 들었어? 무려 150km나 던진데.”


그 말에 배중근 감독의 눈이 가늘어졌다.


“설마 나이덕?”


그의 물음에 대답을 한 건 이창호였다.


“네, 이번에 이덕이 차례던데요.”

“크흠, 내 허리를 이쯤에서 펴야겠구만.”


신기하게도 진짜 배중근 감독의 허리가 솟구쳤다.

고령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해진 허리.


“감독님 허리 펴졌어!”

“오! 이거 그 진또배기 녀석인건가?”


다른 심사위원도 하나 같이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만큼 나이덕에 대한 기대가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자, 다들 기대하셨던 선수 들어올겁니다.”


박세근 pd의 말에 서서히 들어오는 선수.

이창호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묵직한 어깨를 가지고 있었다.

그건 바로 나이덕.

이번 트라이아웃의 핵심 주인공이었다.



###



‘와씨, 놀래라.’


입장하자 마자 박수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랬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나를 이리 반기는 걸까?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마운드에 올라갔다.


“반갑습니다. 이번에 투수로 나오게 된 나이덕이라고 합니다.”


깍듯이 모두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그러자 그들 중 배중근 감독이 내게 말하였다.


“그래, 반갑다.”


새침한 웃음을 짓는 배중근 감독.

원래 저런 분이었나 싶었다.

그간 내가 알던 배중근 감독은 엄격 근엄 진지 즉 엄근진한 이미지를 가졌기에.


“이덕아, 배감독님이 니 많이 찾으셨다.”

“크, 크흠.”


이창호 선배의 말에 부끄럼까지 타시다니.

이거 내가 알던 배중근 감독의 이미지가 완전 바뀐듯 했다.

그때.


“나이덕 선수. 잠시 질문을 좀 해도 되겠습니까?”


이번에는 정지택 심사위원이 내게 말을 걸었다.


“네, 괜찮습니다.”

“그럼 질문하겠습니다. 원래는 부산 마린스에서 포수만 하셨다고 되있는데 어떻게 투수로 지원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서요.”


정지택 심사위원의 질문에 이창호 선배도 말했다.


“아, 그래 맞다. 나도 궁금하다. 니 어쩌다 투수된거고. 아니 어쩌다 야구를 다시 하게 된건데. 그때는 아예 하기 싫어했더만.”


이미 예상했던 질문이긴 했다.

내가 투수가 된 이유.

또 야구를 다시 하게 된 이유.

준비를 하긴 했기에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대답할 수 있었다.


“큰 계기는 없었습니다. 제가 전에 일하던 직장에서 사회인 야구 하시는 분이 있는데 마침 그분이 투수가 필요하다고 해서 한 번 해봤습니다. 그런데.”

“···.”

“생각보다 재밌더라구요. 또 재능도 있는 거 같아서요. 그래서 한 번 해볼까 하다가 여차저차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말하다보니 별거 아닌 느낌으로 대답했다.

실제로도 크게 무언가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냥 하고 싶어서 한거다.

좋아서 그게 좋아서 노력한거고.


“좋습니다. 그러면 이번 계기로 프로에 가실 생각은 없는건가요?”

“아니요. 가능하면 가고 싶습니다. 야구로 돈 많이 벌고 싶으니까요.”

“여기도 꽤 많이 주는데요?”

“저 아직 26살입니다. 만으로는 24살이구요.”


재도전 하기에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얘기.


“그건 그래야지. 암. 내가 반드시 프로로 보내주도록 하지.”


마치 이미 결정난 것처럼 말하는 배중근 감독.

그러자 이창호 선배가 말했다.


“에이, 감독님. 아직 공도 안보셨잖아요. 벌써부터 그리 말하시면 안되죠.”

“아, 맞다. 그건 그렇지. 그럼 빨리 공부터 던지게. 보고 싶으니까.”


배중근 감독 뿐만 아니라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렇게 보시면 좀 부담스럽다구요···.’


허나 몸은 가벼웠다.

당장이라도 공을 눈 앞의 포수 미트속으로 꽃아 넣을 수 있을 만큼.


‘보여주자.’


“처음은 직구로 가겠습니다!”


자신있게 공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포수가 있는 곳을 바라본다.

내 기준 오른쪽, 즉 우타자의 몸쪽을 향해 던지라는 의미였다.


‘힘을 빼고···.’


천천히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와인드업 자세로 바뀌었다.

그리고 곧장 손에서 공이 뻗어나갔다.


슉-!


퍽-!



‘들어갔다···!’


정확히 미트에 위치한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구속은 어떤지 모르지만 제구는 확실했다는 의미.

이제는 반응을 지켜볼 때였다.


짝짝-!


“이야, 이거 물건인데?”


처음 나온 누군가의 한 마디.

무척이나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말았다.

잘 던지긴 했구나.


“그래, 그거야. 잘 던졌어.”


배중근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전 모습과는 다르게 시니컬한 목소리였지만.

그래도 칭찬은 칭찬이니까.


“한번 더 직구!”


이후 직구를 10개 정도 던졌다.

대체적으로 일관된 제구를 가져갔다.

더불어 구속.


“뭐, 뭐야! 이놈! 뭔데 150을 계속 찍어!”


나도 좀 놀라긴 했다.

이런 곳에서 긴장 안하고 150km를 꾸준히 찍어냈으니까.

그래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프로에 가면 이걸 더 꾸준히 던져야 한다고.


“이번에는 슬라이더를 던지겠습니다.”

“슬라이더?”

“네! 이번에 새로 장착한 무기거든요.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직구로 사로잡았으니 이번엔 슬라이더.

이번거는 솔직히 직구보다는 자신 없다.

훈련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던져야지.’


직구만으로는 살아 남을 수가 없을테니까.


“슬라이더!”


기합과 동시에 공은 던져졌다.

그리고 그걸 본 순간.


“당장 쟤 뽑아. 어서.”


배중근 감독이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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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죽어도 야구(4) +1 23.10.15 777 15 12쪽
» 죽어도 야구(3) +1 23.10.14 798 18 12쪽
9 죽어도 야구(2) +1 23.10.13 819 14 12쪽
8 죽어도 야구(1) +1 23.10.12 889 14 12쪽
7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3) +1 23.10.11 922 15 12쪽
6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2) +1 23.10.10 930 17 12쪽
5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1) +1 23.10.09 1,039 17 11쪽
4 탐나는 재능(4) +1 23.10.08 1,172 21 13쪽
3 탐나는 재능(3) +1 23.10.07 1,242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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