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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님의 서재입니다.

빠따 버리고 천재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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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작품등록일 :
2023.10.06 17:01
최근연재일 :
2023.10.28 07:0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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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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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글자수 :
128,500

작성
23.10.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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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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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3)

DUMMY

“공에 손도 못대는구먼.”


이경철 감독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나이덕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공이 좋았다.

아직 별다른 변화구가 없음에도 직구만으로 충분했으니까.


“뭘 그리 좋아하는가. 자네는.”


옆에 있던 노인이 이경철 감독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이경철 감독의 친구이자 이번 연습경기를 주도한 사람.

바로 <죽어도 야구>의 감독, 배중근 감독이었다.


“당연히 내 제자가 잘하니까 그러는거 아니겠나?”


그 말에 배중근 감독은 방금 전 삼진을 잡은 투수를 가르켰다.

이경철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흠···. 저 덩치가 바로 네 제자인가보군.”

“그래. 이번에 내가 발굴한 원석이지.”

“그래?”


배중근 감독이 턱을 쓰다듬었다.

그건 배중근 감독이 나이덕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의미였다.


‘확실히 직구가 좋긴 하군.’


육안으로 보기에도 무척이나 빨라보였다.

완전히 힘을 싣는 투구폼은 아니었음에도.


‘변화구도 보고 싶은데···.’


“아직 변화구를 던지지 못하는 건가?”

“그거야, 아직 전향한지 얼마 안된 투수라 그래. 허나 조만간 던지겠지.”


‘전향 한지 얼마 안되었다고?’


배중근 감독은 사뭇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투구폼 자체는 초짜처럼 보이긴 해도 공 자체는 왠만한 투수들 그 이상이었기에.

그 증거로 타자들이 손도 못대고 있지 않나?


“허허, 실로 대단한 재능을 잡았군. 정말 재미있는 투수야.”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허허.”


두 노인은 그저 나이덕을 바라보면서 웃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번에는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군.”


배중근 감독의 말에 이경철 감독은 어느 한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이창호가 있었다.

거구의 몸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게 아주 위압감이 넘쳤다.


“저 녀석, 은퇴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스윙이 별반 다르지 않네.”


이경철 감독의 말대로 이창호는 아주 기운이 펄펄 넘쳤다.

아까전만 해도 홈런을 날릴 정도였으니까.

그랬기에 걱정이 되는 이경철 감독이었다.


‘과연 이덕이가 이겨낼 수 있을까?’


이겨내면 좋겠지만, 사실 크게 바라지는 않는다.

아무리 직구가 좋다 한들 변화구가 없는 투수를 이창호가 공략 못할리가 없기 때문.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혹시라도 저 녀석이 아웃카운트를 잡는다면?

그것대로 녀석의 경험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또한 소문이 나면서 더 큰 물에서 놀수도 있고.


‘혹시 모르지만 부탁이다.’


이덕아.

이창호를 잡아다오.





####



벌써 2명의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잡았다.

2사 2,3루였다.

그렇기에 지금 나오는 타자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는게 맞았다.

왜냐하면 바로 그 이창호 선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붙고 싶다.’


월드시리즈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고작 연습경기.

또 이럴때 아니면 이창호 선배랑 맞대결을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아까 이창호 선배의 도발.


‘그건 못참지.’


남자라면 그건 받아줘야 했다.

투수로서도 마찬가지.

그렇기에 나는 이번 승부를 받아주기로 마음먹었다.


“흠···.”


허나 포수는 생각이 다른 듯 했다.

가능하면 상대를 하지 말자는 듯, 이창호 선배의 타석에서 멀어졌으니까.

나는 답답함에 고개를 계속 가로저었다.


“타임!”


결국 포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저기요. 왜 자꾸 싸인을 거부하는 겁니까?”

“그야 승부를 하고 싶으니까요.”


포수는 어이없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네? 지금 상대는 이창호인데요? 이창호 모르십니까? 괜히 상대하다 점수 내주지 말고 그냥 피합시다. 왠만하면.”


맞는 말이긴 하다.

허나 나의 고집은 꺾이지 않는다.


“그래도 상대하고 싶습니다. 고집인건 알지만 그래도 상대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아까 말했다시피 그 이창호니까요.”

“그래도···.”


불안한 얼굴을 띄는 포수.

그런 포수에게 나는 말했다.


“제 공 아시지 않습니까? 걱정마세요. 반드시 아웃카운트를 잡겠습니다.”


포수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뭔가 생각을 하는 듯 했다.


“좋습니다. 대신 카운트가 불리하면 거를겁니다.”

“그건 당연하죠.”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본 우리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포수가 미트를 내민다.


‘이번엔 완전히 빠지지 않았어.’


존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왼쪽 아래 모서리.

타자로서는 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코스로 던지라는 얘기였다.


‘좀 힘들거 같긴 한데···.’


아무리 제구 좋은 투수라도 저 코스에 정확히 던지기는 힘들었다.

살짝 빠지기만 해도 볼이 될 가능성이 높았으니까.

그럼에도 나는 웃기 시작했다.


‘굳이 정확히 던질 필요는 없으니까.’


비슷하게만 던지면 된다.

그건 이창호 선배의 성향 때문이다.

이창호 선배는 현역 시절부터 적극적인 타자로 유명했다.

그걸 이용한다면?


‘파울로 만들 수 있어.’


몸이 살짝 가벼워졌다.

아무래도 긍정적인 생각을 해서 그런 듯 했다.

어떤 타자가 온 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후웅!

띡-!


가볍게 스트라이크를 하나 잡았다.

이창호 선배의 배트가 공을 살짝 스친 것이다.


‘이로서 카운트 하나.’


그리고 두번째 카운트도 파울로 잡을 수 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타이밍이 맞았는지 강하게 타구가 뻗어나갔다.


‘그래도 내가 유리하니까.’


2s0b

누가봐도 투수가 유리한 시점이다.

확률상 내가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치만 아직 모르니깐.’


상대는 이창호 선배였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가장 컨택을 잘 칠 수 있는 선수.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은 한-미-일 에서도 통했던 전적이 있다.


허나 나는 떨지 않았다.

오히려 몸이 더 후끈후끈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그런 타자를 이번 공 하나로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니까.


‘잡는다!’


반드시 잡아내겠다.

그런 일념으로 나는 공을 던졌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아웃!”


몸쪽 하이코스로 이창호 선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얍!”


나도 모르게 포효했다.

누가보면 한국시리즈 우승한 줄 알겠네.

그래도 기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야구가 이렇게 재밌는거구나 생각이 들정도로.



###



이창호가 오랜만에 나이덕을 보았을 때, 그때 반갑기도 하면서도 신기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께.

나이덕의 끝은 그다지 좋지 않았으니까.

그런 만큼 나이덕은 이창호에게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였을까.

조금은 걱정스럽게 다가갔다.

허나 나이덕은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며 그에게 말하였다.


‘괜찮은가 보네.’


다행이었다.

기운을 차린 것도 같고, 이제는 아프지 않아서.

게다가 이제는 야구를 한다고 한다.

이전처럼 포수가 아닌 투수로서.

그래서 한번 농담삼아 제대로 붙어보자고 말하였다.


“그거야 당연하죠!”


허나 나이덕은 진지하게 말했다.

정말로 자신에게 붙을 각오로.


‘이 녀석이···.’


좋은 깡이었다.

만약 진짜로 녀석과 붙으면 제대로 타석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래서 그런지 훈련이 상당히 신이 났다.

몸도 가벼워진 느낌이었고.


딱-!


그 결과 첫 타석부터 홈런을 날릴 수 있었다.

물론 이건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기 보단 그냥 얻어걸린 것 뿐이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어쨌든 컨디션이 썩 괜찮다는 의미였으니까.


‘드디어 왔군···.’


그러다 나이덕이 등판을 했던 그 때.

이창호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이덕의 공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이었다.


‘저런 공이라면···.’


대충 타석에 서면 안되겠다.

아무리 은퇴를 했고 이제는 무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지만.

그래도 지금만큼은 그때처럼 뛰고 싶었다.


‘스포츠 정신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지금은 선수가 아니더라도 반평생을 선수로 살아왔으니까.

그래서 타석이 찾아오는 순간, 더 힘이 들어간걸지도 모른다.


‘그래, 한번 해보자.’


각오를 비친 눈으로 투수의 움직임을 바라보았다.

공이 오는 순간.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서.


딱-!


처음 타이밍은 빗나가고 말았다.

젠장.

몸에 너무 힘이 들어갔다.

이번에는 몸에 긴장을 풀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타격을 했다.


따악-!


멀리 뻗어가는 코스.

하지만 파울라인 안쪽이었다.

타이밍은 괜찮았으나 배트 끝쪽에 맞은게 화근이었다.


‘그래도 괜찮아.’


아직 한번의 기회가 있으니까.

그러니 이번에 안타를 치면 되는 것이다.

허나.


“젠장!”


방망이가 헛돌고 말았다.

공이 그의 예상보다 덜 가라앉은게 그 이유였다.

아쉬웠다.

더 상대하고 싶은데 이대로 물러나야 해서.


‘그래도 뭐···.’


뭔가 안심되는 기분이었다.

과거의 나이덕은 자신감을 많이 잃었으니까.

그리고 이정도면 다시 프로에 복귀하겠구나 싶어서.



###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경기가 끝이 났다.

결과는 우리 팀의 승리였고 그 속에서 나는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정도면 훌륭한 데뷔전 아닐까?


“수고했어. 잘했네.”


어느덧 경기장으로 내려온 이경철 감독이었다.

그는 내게 차가운 물을 건네주었다.


“감사합니다.”


마침 목이 말라서 잘된 참이다.

나는 급히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나저나···.’


감독님 옆에 있는 저 할아버지는 누구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저, 혹시 배중근 감독님?”

“허허, 맞네. 나를 바로 알아보는 구먼.”


당연하지.

배중근 감독은 야구계의 전설이나 다름 없는 감독이었다.

비록 혹사 논란이 심했고 말년이 좀 추했기는 했지만.

그래도 성적을 증명하며 우승까지 이끌었던 분이니까.


“그나저나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딱히 이곳과 접점이 없어보였다.

대부분 프로에서만 보냈던 배감독님이 사회인 야구를 볼 일이 없었으니까.


“이덕아, 그건 말이지.”


갑자기 옆에서 튀어나온 이창호 선배.

스피드 웨건 마냥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그랬던거군.’


이창호 선배가 출연 하는 예능.

그곳의 감독으로 출연할 예정이라 여길 잠시 방문했다고.


“그나저나 이덕이라고 했나?”


배중근 감독이 내게 말하였다.

그런데 눈빛이 뭔가 예사롭지 않았다.


“네. 그런데요?”

“혹시 나하고 같이 야구하지 않겠나?”


그 말에 옆에 있던 이창호 선배가 나섰다.


“그래, 이덕아. 이번 기회에 형이랑 같이 <죽어도 야구>에 한 번 출연해보자. 지금 너라면 당장 주전으로 뛸 수도 있을테니까. 응?”


생각치도 못한 제안이었다.

그것도 이창호와 배중근이라는 두 거물이 말했으니까.


“음, 그게.”


다만 걸리는게 몇개 있었다.

일단 눈 앞의 이경철 감독님이 걸렸고, 그거 하려면 일단 직장은 관둬야 할 것이다.

병행하기는 힘들테니까.

그런데.


“그냥 해보거라.”


예상외로 이경철 감독님이 등을 떠밀어주셨다.


“해도 되요?”

“그래, 솔직히 말해 좋은 기회 아니냐? 솔직히 말해 네게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이 기회는 놓치지 않는게 좋을거 같구나.”


그건 맞다.

아무리 감독님이 야구를 잘 안다고 해도.

환경이 다르다.

거기는 레전드급 선수 출신들이 많았으니까.


“그럼 하겠습니다.”


결정은 금방 이루어졌다.

그러자 이창호 선배가 내게 말하였다.


“그럼 우선 내가 pd한테 말해두도록 할께. 일단 트라이아웃을 거쳐야 입단할 수 있거든.”

“엥? 그냥 바로 되는거 아니었어요?”

“우리는 그런 권한 없어. 그리고 바로 뽑히면 그것도 재미없어. 논란 생긴다고.”


그것도 그런 듯 했다.

다만, 이창호 선배와 배중근 감독님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어짜피 내나 우리 감독님이나 다 네 실력에 반한거라고. 그러니 그냥 절차가 있다 생각해. 알겠지?”


믿음이 있었다.

바로 내 공에 대한 믿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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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자, 이제 시작이야 (1) +1 23.10.17 811 14 11쪽
12 죽어도 야구(5) +1 23.10.16 773 15 11쪽
11 죽어도 야구(4) +1 23.10.15 772 15 12쪽
10 죽어도 야구(3) +1 23.10.14 792 18 12쪽
9 죽어도 야구(2) +1 23.10.13 813 14 12쪽
8 죽어도 야구(1) +1 23.10.12 881 14 12쪽
»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3) +1 23.10.11 916 15 12쪽
6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2) +1 23.10.10 922 17 12쪽
5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1) +1 23.10.09 1,030 17 11쪽
4 탐나는 재능(4) +1 23.10.08 1,158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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