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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립 대학의 마법학 교수가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20도
작품등록일 :
2021.12.17 11:07
최근연재일 :
2022.04.16 00:09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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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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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5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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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9화 명가(2)

DUMMY

"교수님. 다 했습니다."

"수고했어요.

그럼 이제 퇴근하세요."

"감사합니다!"


퇴근하라는 말에 카니발은 뒤도 안 돌아보고 교수 연구실을 빠져나갔다.

그 모습에 나 역시 돌아갈 준비를 하기 위해 마도서들을 정리하고 일어났다.


마법 학부 건물을 나오니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흘렀는지 서쪽 하늘이 조금씩 주황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대학에 있었던 적은 처음이라 조금 신선한 느낌이었다.

보통 때라면 이 시간에 서재에서 마도서를 읽거나 수련장에서 새로운 마법을 시험해 보고 있었겠지만, 시험이라는 큰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뜻하지 않게 학교에서 노을을 보게 되었다.


더 늦기 전에 돌아가려고 걸음을 떼려는데 한 학생이 건물에서 나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오늘은 돌아가기 싫다."


그 한숨 소리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한숨 소리의 주인도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에메랄드빛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아, 안녕하세요. 이슬레이 교수님."

"유스티아 학생은 이 시간까지 수업이 있는 건가요?"

"제가 수업을 조금 많이 들어서요."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수업을 듣는다니.

나도 대학에 다닐 때 공강일을 만들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수업을 들었던 게 생각이 났다. 그러다가 하루에 시험을 5과목이나 보게 되면서 얼마나 피를 봤는지.

하필이면 전공만 4과목이 몰려있는 바람에 동아리 방에서 친구들과 밤을 새며 공부했었다.

중간중간 게임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제대로 공부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아있었다.


'그때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이 세계에 다 들어있는데...'


그렇게 과거의 추억을 잠시 떠올리는 내게 유스티아가 말했다.


"교수님께서는 강의가 없으신 날에는 학교에 안 나오시는 것 아니었나요?"

"잠시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강의가 없는 날에는 학교에 오지 않는다는 걸 유스티아 학생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

"강의 내용 중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교수님의 연구실에 몇 번 찾아간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교수님께서는 강의가 없는 날에는 학교에 오시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그 말에 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모르는 게 생겼다고 해도 어떻게 교수를 찾아가 물어볼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자칫 잘못했다가 교수 눈에 들기라도 한다면 지독한 대학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괜히 교수에게 붙잡혀서 이런저런 일에 불려 다니다가 교수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 대학원이라도 진학하게 된다면 평생 연구실의 노예가 될수도 있었다.


'물론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크흠-'


아무튼, 강의 시간 내내 집중하는 모습이나 필기하는 걸 봐서 학구열이 대단한 학생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열심인 모습을 보면 좋게 보일 수밖에 없는 학생이었다.

하물며 유스티아는 명가라는 특성까지 가지고 있는 캐릭터 아니겠는가.

그동안 읽어온 웹소설에서 명문가 캐릭터들은 망나니와 악녀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모범생인 유스티아가 별종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프로디기움 가문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명가라면 분명 명성 높은 마법사도 여럿 있겠지?'


그들이 인연을 만들어두면, 이 세계의 마법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유스티아 학생을 보니 프로디기움 가문은 어떤 곳인지 궁금해지네요.

프로디기움 가문의 마법사분들은 어떤 마법을 주로 다루는지, 지금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요."


내 질문에 유스티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금은 대답을 꺼려하는 것 같기도 한 모습에 나는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다.


'혹시 지금은 이름뿐인 가문인가?'


명가라고 하지만 모두 잘나가는 가문일 수는 없는 법.

사실 마나리안 가문도 이슬레이가 마도공을 이어받은 이후로 쇠퇴하고 있지 않았는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였다.


"불편한 질문이었다면 미안합니다."


내 사과에 유스티아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모르세요?"

"?"

"저희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정말 모르고 물어보신 건가 해서요?"


유스티아의 말에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슬레이의 기억을 빠르게 뒤져보았다.

하지만 역시 이슬레이의 기억 속을 뒤져봐도 프로디기움이라는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뭐지? 설마 몰락한 가문이 아닌 건가? 근데 왜 이슬레이는 모르고 있던 거지?'


그런 내 모습에 유스티아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말했다.


"정말 모르시나 보네요?"

"명가라는 건 알고 있는데..."

"프로디기움은 기사 가문이에요."

"......"

"......"

"!"


그 말에 프로디기움이라는 이름이 어떤 이름인지 떠올랐다.

이슬레이의 기억이 아닌 현실에서의 기억에 프로디기움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던 것이다.


'무림의 5대 세가를 5대 기사 가문으로 만들었다고 했었지.'


마법에 진심이었던 나와 다르게 무협에 진심이었던 친구가 게임의 세계관에 맞춰서 만들어낸 기사 가문들.

그중에 한 곳이 바로 프로디기움이었다.


그리고 이슬레이가 얼마나 마법만 바라보고 살아온 캐릭터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어떻게 제국의 마도공이라는 사람이 기사 명가의 이름을 하나도 모르고 있는 건지.


물론 나 역시 이 세계에 빙의된 이후로 마법 외에는 다른 분야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기사 가문의 존재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엔딩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마법외에 다른 분야도 신경을 써야 했음에도 그동안 마법에 빠져서 다른 부분은 너무 무시하고 있었다.


'앞으로는 마법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겠어.'


어찌되었든 그건 다음에 생각해야 할 문제였고, 지금 당장 내 체면부터 살리고 봐야 했다.

기사 가문인 것도 모르고 프로디기움에서는 무슨 마법을 연구하냐는 헛소리를 지껄여 댔으니, 창피도 이런 창피가 없었다.


괜히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봐야 아는 게 없어 보일 게 뻔했기에 나는 다른 이야기로 말을 돌렸다.


"크흠- 아까 전투 실습 때 보니 결계 마법인 '작은 상자'를 사용하던 것 같던데, 왜 그 마법을 사용한 거죠?

전투 실습에서는 그렇게 복잡한 마법보다는 간단한 파괴 마법 위주로 사용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되었을 텐데 말이죠."


전투 실습을 봤다는 내 말에 유스티아는 살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


"요즘 결계 마법에 대해서 공부를 조금 했거든요.

실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본 건데 아직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완벽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필이면 결계 마법을?

다른 마법들보다 난이도가 있는 마법인데 말이죠."


결계라는 게 말처럼 다루기 쉬운 것이 아니었다.

마법진을 만드는 것도 복잡하고 소모되는 마나량도 많을 뿐 아니라 주변 상황에 따른 변수도 많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했다가는 시간만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교수님께서 강의 시간에 하셨던 적성 테스트에서 환혹 계열이 적성에 맞는다고 나왔거든요. 그래서 공부해 봤더니 정말로 저랑 좀 맞는 것 같더라고요."


유스티아의 대답에 왜 어려운 결계 마법을 전투 실습에서 사용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환혹 계열에 적성이 있다니, 의외네.'


사실, 환혹 계열의 마법이 어렵기는 하지만 잘 배워두기만 한다면 여러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부분도 많았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기도 했다.

환영을 만들어서 남을 속이기에도 좋고, 결계를 만들어서 다른 사람을 가둔다든지, 아니면 최면이나 혼란을 걸어서...


'잠깐만. 왜 이런 것들만 생각이 나는 거지? 이런 것 말고 좋은 쪽으로도 많이 있는데 말이야.

환영으로 몬스터를 따돌린다든지, 결계로 위험한 사람들을 보호한다든지 말이야.'


어쨌든 쉽지 않은 계열의 마법이지만, 열심히 공부한다는 만큼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교수님. 저... 시간이 늦어서..."

"제가 너무 붙잡고 떠들었네요. 조심해서 들어가요.

혹시 모르는 게 생기면 언제든지 제 연구실에 찾아와 질문해도 좋으니 부담가지지 말고 찾아오도록 하세요."

"교수님은 거의 학교에 안 계시잖아요?"

"뭐... 그렇기는 하지만, 가끔 오늘처럼 나오는 날도 있습니다."


내 말에 유스티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 늦기 전에 내게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정말 늦었는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유스티아의 뒷모습에 나 역시 그녀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그렇게 한 1분이나 걸었을까?

유스티아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나에게 말했다.


"혹시 제게 더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

"그게... 계속 따라오시길래..."

"아- 차를 타려면 이쪽으로 가야 해서요."

"!"


내 대답에 유스티아의 얼굴이 노을과 같은 색으로 변했다.

나는 그런 유스티아에게 씨익 웃으며 말했다.


"자의식 과잉입니다."


그 말에 유스티아는 터질듯한 얼굴로 돌아서서 입구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동시에 내 눈앞에 메시지 창이 나타났다.


[유스티아 프로디기움과의 호감도가 미세하게 떨어졌습니다.]


"......"


***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예. 그럼 다음에..."


인사를 마치고 돌아서는 제국의 귀족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유스티아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면 큰일 날뻔했네.'


그날 이후로 명가들과 제국의 주요 귀족 가문에 대해서 알아두기를 정말 잘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유스티아에게 그랬던 것처럼 창피를 당할뻔했으니까.


[황실 기념행사에 참석하시오.]


입학식에 참석하라던 것과 마찬가지로 황실에서 내려온 초대장을 읽자마자 나타난 메세지 창이었다.

엘가드 황태자의 북방 원정을 축하하기 위해 열리는 기념행사라나?

시나리오상 100% 실패하는 이벤트를 위해 이런 행사까지 열린다는 사실이 조금 우스웠지만, 혹시 모를 이벤트를 기대하며 나 역시 행사에 참석했다.

그리고 내 기대대로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본 결과, 역시 참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대부분이 캐릭터 정보창이 열리는 사람들이네.'


캐릭터 정보창이 열린다는 것만으로도 게임 내에서 이슬레이보다 비중이 높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그렇게 다음은 누구와 인사를 나눌까 고민하고 있을 때 멋들어지게 콧수염을 기른 한 사람이 나에게 다가오며 인사를 건넸다.


"아니 이거 마도공이 아니신가?

혹시 나를 기억하겠는가?

마도공이 어렸을 때는 자주 봤는데 말이야."

"올리비에님 아니십니까?"

"하하- 기억하고 있었군."


올리비에 메시에.

4대 마법 명가중 하나인 메시에 가문의 주인이자 마법계에서는 손에 꼽힐 만한 사람이었다.

또한 마법 명가의 사람답게 마나리안 가문과는 오랜 인연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이슬레이의 기억 속에도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올리비에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는 그의 캐릭터 정보창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프림 학장보다 업적이 많은 사람은 처음 보네.'


가지고 있는 특성도 만만치 않았고, 이룬 업적들도 하나 같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친분을 만들어두면 언젠가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올리비에가 나와 대화를 나누고 돌아가자 다른 사람들도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얼마 전 공개 강연에서 발표하신 이론 잘 봤습니다.

이번 북벌에 마도공의 이론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도공께서도 슬슬 짝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마나리안 가문과 어울리는 짝을 찾아드리고 싶은데 어떠십니까?"

"이번에 새로운 마법을 연구하고 있는데, 괜찮으시면 마나리안 가문에서도 함께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마도공께서 너무 바쁘시면 직접 참가하시지 않고 지원만 해주셔도..."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다 보니 별의 별 이야기가 다 나오는 상황.

이슬레이도 그렇지만 현실의 나 역시 그렇게 사회성이 좋은 사람은 아니었기에 점점 지쳐 가려 할 때쯤, 지금까지 인사를 나눈 사람들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사람들이 사교 회장 안으로 들어왔다.


'기사들인가?'


몇몇은 기사단 소속인지 갑옷을 입고 있었고, 갑옷을 입고 있지 않더라도 날카로운 눈빛이나 탄탄해 보이는 근육질의 몸매는 자신이 기사라는 것을 알리겠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기사들 사이에서 밝은 금발에 루비색 눈동자를 가진 젊은 기사가 보였다.

제국의 황태자 엘가드 오르비스.

엘가드 황태자는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는 기사들을 이끌고 안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도 게임 내 주요 캐릭터인 엘가드 황태자와 인사를 나누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나는 북벌과 연관이 없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엘가드 황태자와 대화할 수는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게 엘가드 황태자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새로운 메세지 창이 나타났다.


[황실 기념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귀족으로서의 영향력이 상승했습니다.]


"엘가드 황태자의 모습을 확인하면 되는 거였나 보네.

그럼 이제 돌아가도 괜찮으려나?"


기념행사에 참석한 목적도 달성했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와인 한 잔만 더 마시고 돌아가야지."


평소에는 맛 볼 수 없는 고급 와인이었기 때문에 딱 한 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거기에 황실 요리사가 만든 카나페 하나를 곁들이면 돌아가서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사교 회장 창가에 서서 마지막 와인 한 잔을 즐기려는데 바로 오른쪽 창가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들려왔다.


"다른 명가들도 이번 원정에 회의적인 겁니까?"

"황태자 전하의 부름에 어쩔 수 없이 모이기는 했지만, 다들 비슷한 생각이겠지.

사실 이번 원정도 쉽지 않다는 걸 다들 알고 있지 않나?

3년 전과 같은 일을 반복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 말이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저희도 전력을 조금 줄여야 하겠군요."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명가들은 북벌에 회의적이라고?'


황태자의 북벌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줄은 몰랐다.

심지어 그게 명가의 사람들일 줄은 더더욱 생각하지 못했다.


'어쩌면 엘가드 황태자의 실패는 명가들이 지원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였다.

엘가드 황태자가 성공한다고 해도 명가나 주요 귀족 가문들에게는 큰 이득이 없는 게 사실이었으니까.

오히려 그 과정에서 가문의 기사들이 많이 죽는다면 손해가 더 컸기 때문에 최대한 원정대 가문의 기사들을 내주지 않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방법이었다.


어쩌면 시나리오상 내가 모르는 다른 이야기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다.


'조금만 더 들어볼까?'


그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볼 요량으로 귀를 기울이려는 그 때,


"이슬레이 교수님!"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안녕하세요. 여기서 교수님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아- 에어린 학생...이 아니라 에어린 황녀님."


에어린의 인사에 대답하자 오른쪽 창가에서 대화를 나누던 목소리가 멈추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창가에서 나와 에어린 앞을 지나가며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어디서 본 적이 있나?'


누군가와 닮은 듯한 모습이었기에 잠시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내 나를 부르는 에어린으로 인해 그들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이런 행사에 잘 나오시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제게도 초대장이 와서 한번 와봤습니다.

혹시나 제가 아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서요."

"저 같은 사람 말인가요?"

"그렇군요. 에어린 황녀님도 제가 아는 사람이죠."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에어린이 활짝 미소지었다.


'확실히 황녀는 황녀인가. 학교에서 볼 때랑은 분위기부터 다르네.'


평소 강의실에서 보던 것과 전혀 다른,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나는 에어린의 모습에 나는 속으로 감탄했다.

그리고 동시에 나를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뭐야?'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사교 회장의 수많은 눈이 나와 에어린을 바라보며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귀족으로서의 영향력이 상승했습니다.]

[페일 다르바시가 당신을 주목합니다.]

[타이엘 사이카가 당신을 주목합니다.]

[크리스티안 사르페가 당신을 주목합니다.]

[루멘 프로디기움이 당신을 주목합니다.]

......


"이게 무슨..."


무언가 나에 대한 주목도가 갑자기 높아지는 것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겨우 황녀와 창가에 서서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인데 이 정도의 관심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림이 묘하기는 하겠지?'


아무튼, 이 정도면 사교 회장의 모든 사람이 나와 에어린을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


"교수님. 왜 그러세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조금 목이 말라서."

"아- 참! 교수님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정령 마법을 배우면서 궁금한 게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새로운 정령과 계약을 할 때..."


갑자기 질문하는 에어린 덕분에 나는 뜻하지 않게 개인 교습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에어린과의 대화 내내 계속해서 나타나는 메세지 창을 보며 와인만 홀짝였다.


[이반 폴센이 당신을 주목합니다.]

[말벤 베니트가 당신을 주목합니다.]

......


'그만 좀 주목해라!'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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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화 졸업 논문(3) +6 22.04.16 3,107 110 13쪽
49 48화 졸업 논문(2) +3 22.04.12 3,414 98 12쪽
48 47화 졸업 논문(1) +2 22.04.10 3,796 108 14쪽
47 46화 조별회의(2) +3 22.04.07 4,329 111 16쪽
46 45화 조별회의(1) +7 22.04.04 4,573 120 13쪽
45 44화 아침 산책(2) +5 22.04.02 4,949 135 16쪽
44 43화 아침 산책(1) +5 22.03.28 5,681 135 14쪽
43 42화 창의적 마법 설계(3) +3 22.03.24 6,268 127 13쪽
42 41화 창의적 마법 설계(2) +9 22.03.20 6,567 153 17쪽
41 40화 창의적 마법설계(1) +33 22.03.16 6,932 180 16쪽
40 39화 기록물의 반향 +14 22.03.12 7,217 166 15쪽
39 38화 기록물(4) +5 22.03.10 7,135 174 12쪽
38 37화 기록물(3) +10 22.03.08 7,212 165 24쪽
37 36화 기록물(2) +4 22.03.04 7,502 166 15쪽
36 35화 기록물(1) +2 22.03.01 7,995 175 13쪽
35 34화 모험가 특강(5) +3 22.02.26 8,175 169 16쪽
34 33화 모험가 특강(4) +5 22.02.22 8,850 176 18쪽
33 32화 모험가 특강(3) +8 22.02.19 9,457 197 15쪽
32 31화 모험가 특강(2) +8 22.02.16 9,801 208 15쪽
31 30화 모험가 특강(1) +6 22.02.14 10,816 193 14쪽
30 29화 시험 후 +13 22.02.07 11,499 268 12쪽
29 28화 시험(4) +12 22.02.04 11,476 275 12쪽
28 27화 시험(3) +9 22.02.02 11,443 245 15쪽
27 26화 시험(2) +8 22.01.30 11,772 235 14쪽
26 25화 시험(1) +9 22.01.29 12,061 226 15쪽
25 24화 마법 지팡이(2) +4 22.01.25 12,018 212 14쪽
24 23화 마법 지팡이(1) +3 22.01.22 12,381 193 13쪽
23 22화 명가(5) +5 22.01.20 12,559 199 13쪽
22 21화 명가(4) +9 22.01.19 12,454 222 17쪽
21 20화 명가(3) +8 22.01.17 12,583 210 13쪽
» 19화 명가(2) +6 22.01.15 13,016 222 17쪽
19 18화 명가(1) +4 22.01.12 13,503 214 15쪽
18 17화 공개 강연(2) +4 22.01.11 13,361 226 16쪽
17 16화 공개 강연(1) +4 22.01.07 13,439 233 13쪽
16 15화 하르당 절벽(5) +5 22.01.05 13,336 249 13쪽
15 14화 하르당 절벽(4) +3 22.01.04 13,412 245 13쪽
14 13화 하르당 절벽(3) +8 22.01.03 13,661 240 14쪽
13 12화 하르당 절벽(2) +2 22.01.01 14,081 248 13쪽
12 11화 하르당 절벽(1) +10 21.12.31 14,692 240 12쪽
11 10화 적성 테스트(3) +3 21.12.30 15,076 253 17쪽
10 9화 적성 테스트(2) +1 21.12.29 14,960 277 13쪽
9 8화 적성 테스트(1) +11 21.12.28 15,335 267 15쪽
8 7화 마법 수련장(2) +5 21.12.27 15,680 253 16쪽
7 6화 마법 수련장(1) +1 21.12.25 16,058 242 14쪽
6 5화 첫 강의(2) +8 21.12.24 16,406 273 13쪽
5 4화 첫 강의(1) +12 21.12.23 16,749 301 16쪽
4 3화 입학식 +11 21.12.22 17,444 269 16쪽
3 2화 무재능의 마법사(2) +10 21.12.21 18,926 272 14쪽
2 1화 무재능의 마법사(1) +17 21.12.20 23,034 30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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