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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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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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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1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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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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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81
글자
10쪽

126 대 이주

DUMMY



126


"이상으로 올해 표결을 마칩니다."

드디어 고램 페키지 분배의 표결이 끝나고 있었다. 이로서 아레나의 전반기 의회 일정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땅! 땅! 땅!”

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자 몇몇 귀족들은 만족한 미소를, 몇몇은 분한 표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의사 진행을 지켜보던 아이샤는 상당히 저기압이었다. 여전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쪽으로 머리를 기울여 의자 팔걸이에 팔을 걸친 채 연신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있었다.

"저~ 아이샤님."

보다 못한 남부 귀족 중 한명이 아이샤를 불렀다. 그러자 아이샤는 손을 내밀어 잠시 기다리라는 표시를 했다.

"왜 저러시지?"

"그러게 표결은 만족스럽게 끝난 거 같은데."


남부 연합은 우려와는 다르게 이번 표결에서 무려 50기를 얻어 냈다. 거기다 올해는 채권 판매 등으로 상당한 자금이 있었다. 설령 서부 중립 귀족들의 자금 지원이 없더라도 이어지는 경매에서 10여기는 더 구매 할 수 있다고 다들 자신하고 있었다.

"이정도면 서부 귀족들에게 약속한 고램들을 넘겨주고도 작년보다 배에 가까운 고램을 얻어 가는 것인데."

"그러게요."

그러나 다들 아이샤의 굳은 표정을 보며 말을 아껴야 했다.


주말 데미안이 다녀간 후 남부 귀족들은 데이브 공작의 집무실이 있는 곳으로 그야말로 쳐들어갔다. 마침 아이샤 일행들이 도착했을 때는 데이브 공작과 줄리어스 백작, 그리고 팔미온 후작과 크리스텐슨 백작 등 두 파벌의 주요 인사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이건 대체 무슨 수작이죠!"

아이샤는 대뜸 줄리어스 백작에게 데미안이 가져온 서류를 내밀었다. 서류는 여전히 접혀있는 채였다.

"저런!"

"끌끌!"

데이브 공작과 팔미온 후작은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짐짓 놀란 탄성 음을 냈다. 그러나 크리스텐슨 백작과 줄리어스 백작은 아이샤를 바라보며 예의 그 인자한 웃음과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허허허, 이거, 이거, 역시 줄리어스 백작이 저보다 빨랐군요. 저도 막 사람을 보내볼까 하던 참이었는데."

아이샤의 돌발적인 행동에도 두 중앙 파벌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저 줄리어스 백작만이 무안한 듯 얼굴을 살짝 붉히며 주변에 고개를 숙였을 뿐이었다.

"자, 자! 이러지 말고 들어가서 얘기 합시다. 다른 사람들 눈도 있는데."

크리스텐슨의 말대로 주변이 소란스러웠다. 중앙의 두 파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 최근 에덜라드 정계 폭풍의 핵인 아이샤가 나타났다.

두 중앙 파벌의 눈치를 보기위해 주변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귀족들과 상인들, 마탑의 인물들이 모여서 수군대고 있었다. 결국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 소식을 전하러 각자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귀족들의 개인 비서관들과 서기들 그리고 상인들과 마탑의 심부름을 전하는 사람들이 바쁘게 사방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세 파벌이 공식적인 회의장 밖의 장소에서 처음으로 전면적으로 한자리에 마주친 것이었다.

"마침 별실도 넓은 곳을 빌려놨으니 자리가 부족하지는 않을 겁니다. 자! 아이샤 영애 먼저 드시죠!"

주변의 소란을 틈타 크리스텐슨이 능숙하게 세 파벌의 사람들을 별실로 이끌었다. 아이샤는 뭔가 못마땅해 하면서도 크리스텐슨의 안내를 따라 방으로 들어섰다. 아이샤의 뒤에서 방문을 닫은 크리스텐슨과 줄리어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교환하고 있었다.

드디어 고기가 미끼를 문 것이었다.


데미안이 건넸던 서류의 내용은 이번에 올라올 각 패키지 별 고램 숫자와 협력을 약속한 두 중앙 파벌의 표결 숫자가 적힌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두 파벌이 담함을 한 증거였다.

"미리 말씀 드리지만 그 서류의 내용은 사실입니다."

"보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줄리어스와 아이샤의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공짜정보는 없었다. 아이샤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대체 원하는 게 뭐죠?"

아이샤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는 듯 말을 꺼내자 줄리어스와 크리스텐슨은 서로 먼저 얘기하라는 듯 시선을 교환했다.

"어흠, 흠, 우리 쪽에선 약간의 손실 보전과 차후 주요 안건에 남부의 찬성표를 약속 해 주길 바랍니다."

크리스텐슨이 먼저 말을 꺼냈다. 손실 보전은 고램에 대한 것이었다. 자신들이 양보하는 만큼 자신들 파벌이 손해 보는 고램의 숫자에 대해 돈으로 손해를 보전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 금액은 고램의 구매 원가에 가까웠다. 그러자 아이샤는 두말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표결은 안건이 남부 연합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한에서 도와 드리죠."

올해부터 남부에서도 후반부 귀족회의에 남부의 귀족들을 참여시킬 생각이었다.

국무위원으로 남부 귀족들을 진출시켜 중앙의 인사와 예산, 그리고 고램의 판매구성 편성 등에도 손을 뻗칠 생각이었던 것이다. 팔미온 후작 쪽과 얘기가 끝나자 아이샤는 줄리어스를 돌아봤다.

"우리 쪽은 거기에다 정보를 하나 원합니다."

줄리어스 백작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어떤 정보죠?"

"재작년 레터스 전에서의 구체적인 전황 결과 보고서, 그리고 작년 남부 원정에서의 결과 보고서, 이 두 가지를 추가해 줬으면 합니다."

그러자 지켜보던 크리스텐슨이 서둘러 끼어들었다.

"아! 그거 우리도 있으면 좋겠군요."

그러자 아이샤는 손을 들어 크리스텐슨의 발언을 막고 줄리어스에게 물었다.

"대체 그걸 왜 알고 싶어 하는 거죠?"

크리스텐슨의 현실적인 요구에 비하면 줄리어스의 요구는 너무 이질적이었다.

"노획한 몬스터의 숫자라면 모를까. 왜 전체 전황 보고서를 요구하는 거죠? 대체 그게 여러분들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러나 줄리어스는 애매하게 보일랑 말랑 하는 미소만 띄우고는 아이샤의 물음에 즉답을 회피했다.

결국 아이샤는 자료를 넘겨주겠다고 약속을 해야 했다. 그 다음 이어지는 본격적인 싸움이 더 피곤할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지루하게 조건 조정에 시간을 끄느니 정작 주요한 사안에 집중하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70기!"

"어림없는 소리! 40기!"

"절반만 가져가라고요! 어림없어요! 60기!"

"말도 안 돼!"

"남부의 사정을 잘 아시면서 그러십니까?"

"이쪽은 입이 둘이야!"

"덩치는 이쪽이 더 커요!"

"우린 작년에도 손해를 봤어! 45기!"

"우리라고 이익을 본줄 아세요! 60기!"

아이샤의 예상대로였다. 패키지로 분배된 80기를 두고 세 파벌이 끝없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한기라도 더 가져가겠다는 아이샤와 자신들의 파벌에 줄 물량을 두고 데이브 공작과 팔미온 후작이 서로 한발도 물러서지 않으려했던 것이다.


"촥!"

"아니야, 어딘가 잘못 되었어."

갑자기 아이샤가 부채를 접으며 일어서면서 혼잣말처럼 중얼 거렸다.

"예?"

다른 남부 귀족들이 모두 아이샤를 돌아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어리석은 짓을 했어요!"

"하지만 아이샤님, 50기에 경매 물건을 더하면 못해도 60기는 건졌습니다만."

"아니요, 그 얘기가 아니에요."

처음 데미안의 서류를 돌려주러 갈 때에는 경고만 할 생각이었다. 표결도 작년처럼 정당하게 임할 생각이었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결과는 세 파벌이 서로가 패키지를 두고 밀실에서 야합을 한 셈이었다. 그동안 다른 두 파벌이 그래왔던 것처럼….

"무엇보다 그들이 만든 터전에서 놀아난 꼴이 된 거예요. 이래서는 앞으로 다른 중립 귀족들은 우리 남부도 다른 중앙 파벌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게 돼 버릴 겁니다."

"허허!"

"으음!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세 파벌이 사실상 하는 짓이 다를 바 없다면 중립 귀족들 에게는 결국 예전에 두 가지였던 선택지가 세 가지로 늘어났을 뿐, 본질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 버리겠군요."

"…."

아니나 다를까 아레나의 의석에 자리한 중립 귀족들의 눈초리가 곱지 않았다. 남부 귀족들과 중앙의 두 파벌을 번갈아 쳐다보고 손가락질 하며 무언가 자기들 끼리 수군거리는 귀족들이 상당했다. 그러나 아이샤는 그런 시선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별일 아니라고 무시하려 했지만 아이샤는 세 파벌들의 회의 이후로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자신을 괴롭히는 진짜 의문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대체 왜지? 왜 줄리어스 백작은 별 관계도 없는 남부 전황 보고서를 달라고 한 거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답을 알 수가 없었다.

올해 남부는 분명 목표치에 가까운 고램을 손에 넣었다. 자신들이 생각했던 안건들도 대부분 통과시켰다. 남부 연합 상단의 발족과 채권의 통용 등은 앞으로 남부의 재정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었다. 그러나 아이샤는 아무리 생각해도 중앙 파벌과의 정치 싸움에서 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왜 자꾸만 당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

아레나의 회의가 끝나고 귀족들이 자리를 뜨고 있었다. 고뇌하고 있는 아이샤의 눈에 만족스럽게 웃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데이브 공작과 팔미온 후작의 모습이 들어왔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난 거지?"

아레나 한쪽에서 표결에 불만을 품은 귀족 한명이 고성을 터트리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아레나는 난장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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