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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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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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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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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9

DUMMY



119


"그러니까 스승이 용병이었다는 거야?"

"아니, 스승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군요. 제가 그냥 무작정 따라다닌 거니."

소년들이 모인 곳에는 오늘 데미안이 와 있었다. 여학생들과의 소원해진 관계에도 불구하고 다들 모인 곳은 여전히 여학생 기숙사가 있는 연병장 동편의 작은 숲, 나무아래였다.

펠릭스와 남부 친구들이 놀랍게도 데미안은 전날 민트주로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상당한 주량을 자랑하기까지 했다. 그 이유가 바로 자신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용병 때문이었던 것이다.

"따라 다니면서 어쩌다 마시게 된 것이 지금은 이렇게 되었네요. 하하."

"그걸 데이브 공작님도 그냥 보고 넘어가신 거야?"

"그… 아버지야 보통 겨울에나 영지로 돌아오시지 거의 수도에 붙어 계시니까요. 저도 집에 들어가지 않은지 오래 되었고."

데미안은 씁쓸하게 대답했다.

"저런…."

잠시 순탄치 못한 데미안의 집안이야기에 다들 눈치를 살폈다.

수도의 대 귀족이자 왕국 최고의 실세중의 실세인 공작가의 아들이었다. 사소한 이야기라도 주변에 커다란 화제가 될 수 있었다.


데미안의 입학은 당연히 입학식 소동이후 학교에서 수도 전역으로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던 중이었다. 그동안 중앙의 두 파벌에 대한 수도 시민들의 인식은 좋지 않았다. 데이브 공작의 북동 파벌로서는 이런 인식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를 만큼 호의적인 내용이었다. 당연히 은근히 소문을 내려는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효과는 딱 어제까지였다.

아이샤의 남부 연합 상단의 첫 개막 연극과 연설은 수도의 모든 소문과 화제를 끌어 모아 버렸다. 그것도 정확히 개학 후 한 달이 지나서 데미안이 포함된 신입생들이 첫 외출을 허가받던 날이었다. 덕분에 데미안의 소문은 피어나다 픽 하고 사그라져 버린 것이었다. 적어도 학교 밖에서는 그러했다.


데미안에 대한 아이들의 질문은 계속 되었다.

"그러면 학교는? 원래 네가 오기로 예정되어 있던 거야?"

"설마요? 우리 아버지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데미안은 웃으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그러더니 한쪽을 슬그머니 살폈다. 그곳에는 여학생들도 약간 떨어진 곳에서 모여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서로 대립하는 척 하고 있었지만 늘 이렇게 남학생들은 일부러 여학생 기숙사 앞 산책로 숲의 나무 밑에 자리를 잡았고 그러면 여학생들도 일부러 관심 없는 척 하면서 이렇게 남학생들이 모여 있는 부근으로 슬그머니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우리 아버지가 나이는 좀 많으시지만 숨겨둔 첩이 한둘이 아니라구요…."

데미안은 여학생들이 들을까봐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속삭였다. 데미안도 이미 펠릭스와 알리시아의 소동으로 학교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자 남학생들도 모두 데미안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귀를 기울였다.

"사실 보통 밝히는 게 아니시라고요!"

"흐~음."

남학생들은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학생들은 호기심에 무슨 소린지 들으려고 고개를 기울이다 얘기를 마친 소년들이 고개를 들고 쳐다보자 황급히 관심 없는 척 다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그런 연유로 원래 저 대신 오기로 했던 서자를 옷장에 처박아 놓고 이렇게 몰래 온 참이었는데, 그게 좀 일찍 발각된 모양입니다. 하하하!"

데미안은 다시 호탕하고 웃었다.

"저 녀석 생각보다 털털한대?"

"뭐 어제도 확인했잖아? 공작가의 공자가 즐겨 마시는 술이 용병들이나 마시는 민트 주라니…."

칼과 맥스는 어제 주점에서 일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보통 귀족들은 거만했다.

레온 같은 녀석들은 천하다며 다른 소년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물론 세비안이나 서부의 소년들은 별 거부감 없이 남부의 소년들과 쉽게 어울렸지만, 그저 서부 특유의 사람들과 쉽게 사귀는 친화력 같은 것 때문이었지 그들도 어느 정도의 귀족의식 같은 것은 있었다.

아니 애초에 서부 소년들은 소위 말하는 때깔이 틀렸다. 대부분 부유한 집안이다 보니 서자 출신이라도 입고 있는 것, 걸치고 있는 것들이 틀렸다. 주머니에는 늘 돈이 넘쳤던 것이다. 거기다 몇몇은 집에 전용 고램까지 있다고 했다.

맥스나 쌍둥이들이 겨울의 몬스터 몰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서부 소년들에게 부자 놈들 이라며 비아냥대는 이유였다.

반면 동부나 중앙의 귀족들은 상당히 보수적인 경향이 강했다. 계급이나 신분에 민감했고 권위적이거나 과거의 귀족주의나 기사도에 심취하는 경향도 강했다. 그러니 데미안의 저런 털털한 모습은 상상하기 힘든 것이었다. 마치 주점의 흔한 용병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펠릭스, 네가 나서다니 의외인 걸?"

"그러게… 거기다 문제도 쉽게 해결한 모양이고."

"아니, 나는 그게 나섰다기보다는 어쩌다 우연히 말려들게 된 거라…."

펠릭스는 자신이 언급되자 약간 쑥스러웠다. 설마 자신이 이런 일에 말려들어 그것도 간단히 해결 할 줄은 생각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 그 2학년들은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모양이지?"

칼과 친구들이 맥티어넨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맥티어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뭐, 어제 교무위원들의 눈치를 봐도 그렇고, 2학년들에게 물어봐도 그렇고, 그 녀석들 다들 묘하게 조용 하더래. 보복 같은 건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야."

"챗, 좀 아쉬운 걸?"

"그러게 기껏 정보를 모으고 있었는데."

쌍둥이들이 사건이 쉬이 해결되었다고 하자 아쉬워했다. 올해도 뭔가 한바탕 활극을 기대했던 모습이 역력했다.

"뭘 어떻게 한 거야? 펠릭스!"

"의외로 수완이 좋은데?"

맥스와 맥티어넨이 펠릭스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니 난 그냥…."

펠릭스는 설명하기 곤란해 미소로 얼버무렸다.

알리시아와의 일로 화가 나 쌓였던 것을 2학년 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컷 밟아 화풀이를 하고는 대충 생각나는 대로 선후배 관계에 관한 것들을 복창시킨 후 그것이 중앙기사학교의 전통이라며 거짓말을 했다고 설명하기가 껄끄러웠던 것이다.

"그나저나 공작가가 우리 에덜라드에서 제일 부자라며?"

소년들이 다시 데미안에게 물었다. 데미안은 입학식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수수한 복색이었다. 심지어 장신구 같은 것도 없었다.

"아버지가 부자지 제가 부자는 아니니까요. 거기다 전 아버지 재산을 물려받을 생각도 없습니다."

"헤~?"

"하지만 결국 작위를 이어받으면 다른 것도 다 물려받게 되지 않아?"

돈 얘기가 나오자 결국 옆에서 모른 척 듣고 있던 여학생 한명이 호기심을 참치 못하고 데미안에게 물었다. 그러자 소년들은 기다렸다는 듯 자연스럽게 자리를 비켜줬다.

"글쎄요? 작위도 가능하면 이어받을 생각은 없지만 뭐 일단 저는 군에 몸담을 생각이라서. 그것도 제가 살아남은 다음에 고려할 문제겠지요?"

작위는 자신이 싫다고 포기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야~!"

"훌륭한데?!"

소년들과 소녀들 모두 감탄의 시선으로 데미안을 쳐다봤다. 그러자 데미안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이봐 데미안 그 얘기도 좀 해봐! 아이샤님과 아는 사이라며?"

"그래, 그래, 어떻게 만난거야?"

"친해?"

이야기는 당연히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화제인 아이샤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글쎄요? 어릴 적 왕궁 파티에서 몇 번 만났었죠."

"그래? 왕궁 파티는 어떤데?"

"아니 그보다 아이샤님은 예뻤어?"

"음~ 왕궁 연례 파티는 봄 의회가 끝나면 열리는데 저도 최근엔 가본 적이 없군요. 보통 의회 회관이 아니라 궁성 연회장에서 하는데 으리으리했죠."

"그래서 아이샤님은?"

"음~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 귀여우셨죠. 커다란 눈에 그 환한 미소하며…. 심지어 귀족들이 음울한 정치 이야기를 하며 서로 으르렁 거리다가도 아이샤누님이 나타나면 서로 웃을 정도였다니까요. 오죽하면 에덜라드 국왕 전하가 어린 아이샤 누님을 에드워드 왕자님의 비로 삼을 생각을 다 하셨을 정도였으니…."

"뭐야?"

"이야! 아이샤님이 그런 일이 있었던 거야?"

"우와 그거 굉장한데? 좀 더 자세히 말해봐?"

갑작스레 왕궁 비사가 데미안에게서 터져 나오지 소년 소녀들 할 것 없이 순식간에 데미안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아, 아니 저도 그 이상은 잘… 들은 이야기에요."

한쪽에서 몰려드는 아이들을 보며 맥스가 놀라서 말했다.

"그런데 너희들은 상상이 되냐? 그 아이샤님의 귀엽고 환한 미소가?"

"그러게…."

어제도 아이샤를 만났던 칼과 친구들은 얼음처럼 도도한 표정의 아이샤가 떠올랐다. 심지어 칼과 마주보며 웃고 있을 때도 데미안이 표현한 환한 미소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뭐야? 왜 그러는데?"

친구들의 쓴 웃음을 짓는 표정을 보면서 펠릭스가 의아해 하며 물었다.

"아니, 그냥 상상이 안돼서."

"아이샤님은 상당히 차가운 인상이시거든."

"그래?"

한창 남부 소년들이 어제 연극이 끝난 후 만났던 아이샤의 모습과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때 한쪽에서 한 소년이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었다. 달려온 소년은 곧 남부 소년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오더니 숨을 몰아쉬며 소년들을 손짓했다.

"뭐야? 롭?"

"무슨 일인데 그래?"

소년들이 몰려들자 숨을 가다듬은 소년이 겨우 입을 열었다.

"크 큰일이야! 남부 연합이 올해는 어쩌면 고램을 한기도 구하지 못할지도 모른대!"

"뭐야?"

"무슨 소리야?"

소년들이 놀라서 롭을 바라보자 칼이 롭에게 다가가 팔을 잡고 말했다.

"롭, 침착하게 심호흡하고 자세히 말해봐!"

"그, 조금 전에 남부 상단에 갔다가 우연히 들었는데 어제 갑자기 중앙 파벌이 연합해서 고램 관련 기습 안건을 올렸대."

"어제? 휴일인데 의회를 열었단 말이야?"

"응! 더구나 거기서 기습 안건이 상정되었다는 거야!"

롭의 얘기를 듣고 나자 칼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맥티어넨에게 빠르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맥티어넨이 기다렸다는 듯이 서둘러 교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른 남부 소년들도 제각기 칼과 맥티어넨의 눈짓 손짓에 일사 분란하게 조를 이루어 정보를 얻기 위해 흩어지고 있었다.

"서둘러!"

"가문이던 상단이던 아는 용병이던 가서 정보를 모아봐!"

그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던 데미안이 낮게 휘파람을 불며 놀라워했다.

"휘유~ 저게 그 유명한 3학년의 칼과 남부일당들 인가보군요…."

어느새 남부출신 소년들은 모두 흩어져 버리고 펠릭스와 데미안 등 몇몇 만이 남아 있었다.

"칼과 남부일당들? 너희들은 그렇게 부르는 거야? 무슨 범죄조직 이름 같잖아."

"실제로 비슷하지 않나요?"

"뭐야? 이 녀석! 하하하."

"하하하."

남부 소년들은 심각한 분위기였지만 펠릭스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작년에도 아이샤의 의회 활동 소식을 듣기위해 남부 소년들은 저렇게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아마도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언제나처럼 남부소년들의 문제이지 펠릭스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생각했다.

"괜찮을까요?"

"별일 없을 거야. 늘 있는 일인걸."

살짝 걱정스러운 데미안의 질문에 펠릭스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펠릭스에겐 그날도 그저 별 다를 게 없는 학교의 휴일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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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56 팬저킬러
    작성일
    15.06.08 17:45
    No. 1

    뭔가 터지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夢ster
    작성일
    15.06.08 19:42
    No. 2

    글쎄요.
    댓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도수부
    작성일
    15.11.09 17:56
    No. 3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夢ster
    작성일
    15.11.09 18:16
    No. 4

    댓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바이발할
    작성일
    16.11.23 14:16
    No. 5

    공작의 나이가 몇살이길래 정실부인에게서 난 데미안이 16세? 인가요? 노인아니었나요? 그동안 낳은 자식들은 다 서자? 그러면 나이 많은 서자들이 군역 해결했을 법도 한데요... 설마 국왕에게 첩으로 준 딸처럼 줄줄히 딸만 낳다가 늙은 정실부인에게서 늦둥이를 낳은 건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夢ster
    작성일
    16.11.23 14:56
    No. 6

    뭔가 설정이 맘에 안들고
    구멍이 숭숭 나 보이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고
    그러니 읽기가 힘들고...

    왜 그렇게 무리하시는 지 모르겠네요.

    제 글 아니라도 아마 문피아에 읽을 만한 글들이 많을 겁니다.
    아니시면 제가 도와 드릴 수도 있습니다.

    무리하지 마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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