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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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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13,839

작성
15.06.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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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7
추천
153
글자
10쪽

123

DUMMY



123


"안녕 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아이샤 랜스필드 입니다."

5살쯤 되어 보이는 또랑또랑하게 눈이 커다란 아이가 마치 책을 읽듯이 인사를 했다.

"오호호! 이거 이렇게 아름다운 아가씨를 뵙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아이샤가 인사를 하면 어른들 누구라도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신이난 아이샤는 한곳의 인사가 끝이 나면 쪼르르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아가씨! 아가씨! 레이디는 그렇게 뛰어다니는 게 아니랍니다. 아가씨!"

그러나 시녀의 말은 들은 척도 않고 아이샤는 왕궁 연회가 벌어지는 대전 곳곳을 뛰어다니며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 국왕도 아이샤가 인사를 하자 귀엽다고 했다. 심각하게 서로 바라보며 말씨름을 하던 데이브 공작과 팔미온 후작도 아이샤가 인사를 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싸움을 멈추고 함께 웃으며 아이샤를 맞아 주었다.

모두가 아이샤를 바라봐 주고 있었다. 모두가 아이샤를 예쁘다고 해 주었다. 연회장 전부가 아이샤를 위해 있는 것 같았다. 아이샤를 위한 파티였다.

그를 만나기 전 까지는….

"안녕 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아이샤 랜스필…."

"뭐야? 이 짱구는!"

아이샤는 그날 처음으로 주춤했다.

"요한아!"

"하지만 에드워드 형님."

녀석은 이세계의 존재였다. 아니 말로만 듣던 몬스터였다. 스승인 보리스 마법사가 해 주던 옛날이야기 속의 마족이었다.

아무도 아이샤를 감히 그렇게 대한 사람은 없었다. 가문에서도 그랬고 어딘가의 파티를 가도 모두 아이샤에게 친절했다.

본래 연회에서 남자들이 자리에 앉는 것은 실례였다. 그러니 커튼을 반쯤 친 구석 별실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하는 두 남자는 아이샤에게 특이하게 보였다. 그들도 연회에서 흔히 보이던 싸움을 하던 사람들 이라고 생각한 아이샤는 이번에도 자신이 나서기로 했던 것이다. 그랬는데….

"이봐 짱구야! 어른들 얘기하는데 끼어드는 게 아니야. 저리가!"

너무나 무례하고 당황스러운 요한의 대답에 아이샤는 순간 할 말을 잃고 울먹이며 물러섰다.

"흐~응, 흐~응."

"이 이야. 미안하구나. 이 녀석은 무시하렴. 그래 랜스필드가의 아이샤지?"

반면 에드워드 왕자는 친절하게 아이샤에게 다가왔다. 그러나 요한이 에드워드 왕자의 등 뒤에서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아이샤에게 저리가라고 '쉬쉬' 거리고 있었다.

"으아아앙!"

울면서 도망친 아이샤는 서둘러 같이 온 게일 남작을 찾았다.

"게일 남작! 저기야 때려줘!"

"하, 하하…. 저기 아가씨…."

그러나 아이샤의 손에 끌려온 게일 남작은 요한을 어찌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달래는 것이었다.


다음해 왕궁 연회였다.

"안녕 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데미안 데이브 입니다."

5살쯤 되어 보이는 어딘가 멍한 표정의 꼬마가 책을 읽듯이 아이샤에게 인사를 했다.

"자, 동생이니 오늘만 잘 보살펴 주세요. 아이샤님."

"응!"

데이브 공작가의 시녀에게서 데미안을 소개받은 아이샤는 말을 마치고는 냉큼 데미안의 손을 잡고는 어디론가 끌고 갔다.

"어 어디로 가는 거야?"

"쉬~!"

당돌한 아이샤의 행동에 살짝 겁을 먹은 데미안이 물었다. 그러나 아이샤는 곧 손가락을 입에 대고는 데미안의 말을 막고는 조용히 시켰다. 그리고는 기둥 뒤에 몰래 숨었다.

"저기 저사람 보이지?"

"응? 어."

올해도 요한과 에드워드 왕자는 연회실 구석의 별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 중이었다.

"저기 저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사실은 인간의 모습을 한 몬스터야!"

아이샤가 요한을 가리키며 말하자 데미안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뭐? 하지만 저 사람은 요한 콜마르 공자잖아? 차기 동부 콜마르령의 공작이라던데?"

"누가 그래?"

아이샤가 도끼눈을 뜨고 돌아보자 기가죽은 데미안이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했다.

"저 저기 이언 백작이…."

"흥! 다 속고 있는 거야!"

아이샤가 데미안에게 말을 하는 동안 왕궁의 근위기사 한명이 요한에게 다가왔다. 그러자 요한이 근위기사를 따라 연회장을 나서기 시작했다.

"자! 따라 가는 거야! 가서 정체를 밝혀 내는 거야!"

"뭐? 하 하지만. 여기서 나가면 안 된다고…."

"따라와!"

아이샤는 이번에도 반 강제로 데미안의 손을 끌고 연회장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요한을 살금살금 따라가기 시작했다.

요한이 도착한 곳은 에덜라드 왕궁 마당의 한쪽에 위치한 연무대였다. 많은 근위기사들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던 아이샤의 눈에 다행스럽게도 잘 아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로렌스 백작이었다.

"옳지 너 잘 걸렸다."

"어 어쩌려고?"

아이샤의 표정에 살짝 기가 죽었던 데미안이 묻자 아이샤는 갑자기 숨어있던 기둥 뒤에서 앞으로 뛰어나가며 소리쳤다.

"로렌스 백작! 그 녀석을 혼내줘!"

"…? 엇? 아이샤 아가씨?"

갑자기 나타난 아이샤의 모습을 발견한 로렌스 백작의 눈이 커졌다.

뛰어난 검술 실력으로 어린 시절부터 이름을 날렸던 로렌스 백작은 이미 오래 전부터 왕궁 근위대에 들어 올 것을 요청 받고 있었다. 그러나 요청을 거절하고 대신 이렇게 가끔 수도에 머물면서 근위대 기사들과 대련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도 기사들 몇몇과 이야기를 나누던 로렌스 백작은 갑작스런 아이샤의 등장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

대련 준비를 하려고 기사에게서 검을 넘겨받는 요한도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아이샤가 있는 쪽을 돌아봤다.

"저 녀석은 인간의 모습을 한 몬스터야! 혼내줘!"

"뭐야? 이 짱구가!"

요한이 자신을 가리키며 몬스터라고 지칭한 아이샤를 보고 벌컥 화를 냈다. 그러자 찔끔 겁을 먹은 아이샤와 데미안이 서둘러 다시 기둥 뒤로 숨었다. 로렌스 백작이 쓴 웃음을 지으며 요한에게 다가가 말했다.

"우리 아가씨에게 무슨 장난을 치신 겁니까?"

"챗, 장난은, 짱구를 짱구라고 했을 뿐이야!"

"저런, 그러시면 안 되죠. 요한 공자님."

"헤~ 안 된다면? 그래 왕국 최고의 검사 중 한명인 로렌스 백작이 내 상대라도 해 주시겠다는 건가?"

"우리 아가씨가 저렇게 원하시니…."

로렌스 백작이 요한 공자에게 다가가자 아이샤는 길길이 뛰며 화를 내고 있었다. 안전 문제로 연무대 접근을 막는 근위병들만이 고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야 영광이지!"

요한이 연무대로 올라서며 로렌스 백작에게 말했다. 그러자 원래 요한을 상대하려던 근위기사가 로렌스 백작에게 자리를 비켜줬다.

"됐어! 넌 이제 죽었어!"

로렌스 백작이 요한의 뒤를 이어 연무대에 오르자 아이샤는 신이 나서 외쳤다. 아이샤가 아는 한 로렌스 백작보다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제 그만 화를 푸시죠. 아가씨."

로렌스 백작은 아이샤를 달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래 아이샤 누나. 그만 화 풀어."

그 옆에서 데미안은 로렌스 백작이 들고 온 아이스크림을 핥아 먹으며 말했다.

"흥!"

그러나 아이샤는 로렌스 백작이 내미는 아이스크림도 마다한 채 볼이 퉁퉁 부어있었다.

"왜 거기서 끝내지 않은 거야! 그 녀석은 몬스터라니까!"

"허허, 참!"

대련 결과는 일방적이었다. 다만 아이샤는 좀 전의 대련에서 요한에게 이기고도 검을 멈춘 로렌스 백작에게 심술이 난 것이었다. 어린 아이샤는 그게 연습 대련인지 실전인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다 녹으면 못 먹습니다. 아니면 이것도 데미안 공자님에게 드릴까요?"

"응! 나줘! 아이스크림이라면 10개도 먹을 수 있어!"

"안 돼! 이건 내꺼야!"

데미안이 넙죽 대답하고 아이스크림을 가져가려하자 아이샤가 크게 당황하며 로렌스 백작의 손에서 아이스크림이 담긴 잔을 뺏었다. 마법력과 궁중의 요리사가 아니라면 아이스크림은 일반인은 꿈도 못 꾸는 음식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마법사들을 부리지 못하는 하급 귀족들도 구경하기 힘든 것이었다.

결국 아이스크림의 유혹에 넘어간 아이샤는 얌전히 데미안과 연회석 자리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떠먹고 있었다.

"별수 없지, 내가 혼내 주는 수밖에."

"뭐? 어떻게?"

"내가 검을 배울 거야! 그래서 요한을 혼내 줄 거야."

"하지만 아이샤 누나는 여자잖아?"

"뭐 어때? 남부에는 여자도 기사가 있다고 하더라! 두고 봐!"

"흐응~."

데미안이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이후 아이샤는 정말로 검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요한과 검을 마주하는 일은 없었다. 어느 정도 아이샤의 기본이 잡혀갈 무렵 선대 콜마르 공작이 사망한 것이었다.

콜마르 공작가의 후계자는 대대로 에덜라드 왕궁에서 자랐다. 봄 겨울 에덜라드 왕궁과 흑성을 오가며 후계 수업을 받다가 작위를 계승하고는 흑성으로 떠나갔던 것이다.

요한이 새 콜마르 공작이 된 이후로는 거의 에덜라드 왕궁에 오지 않았다. 남부 연합이 결성 되던 시기에 아이샤와 요한이 다시 만난 것은 거의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였다.



"그래서 이게 이번 입찰 관련 서류라고?"

"예!"

오랜만에 만난 데미안이 아이샤에게 반으로 접힌 종이 하나를 내밀었다. 데미안이 오랜만 이라며 자신을 찾아 온 것도 놀라웠지만 가져온 서류는 더 놀라웠다.

"하지만 이걸 네가 왜? 아니 그보다 어떻게?"

아이샤는 회의 테이블 위의 종이에 차마 손을 가져가지 못하고 데미안을 바라봤다.

"그렇게 의심 하지 않아도 돼요. 플리언 형을 설득해서 가져온 거니까."

"설득?"

아이샤는 갈수록 데미안의 말을 이해 할 수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데미안과 아이샤 사이에는 어색한 분위기만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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