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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똥별 타고 온 집밥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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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작품등록일 :
2023.07.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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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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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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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9편 산성의 수장

DUMMY

나는 몸을 앞으로 숙이며 입을 연다.


“ 사실은 10년전에 괴한들의 습격은 저를 노린 것이 아니라 연이의 오빠였습니다. 전에 댄을 노리고 한번 습격한 일이 있어서 제가 함정을 팠습니다. 당시 제가 겨우 세 살 어린아이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서 재무관님과 마리에게 협조를 구하고 외할아버지에게만 말하고 어머니에게도 숨기고 일을 했습니다.”


어머니도 사실 알고 있었지만 나는 어머니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하였다.

혹시나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이에 혹시라도 금이 갈까 해서이다.


항상 재기발랄하고 자유스러운 어머니가 양왕으로 인하여 나를 낳음으로 인해서 장군 앞에서 기가 죽은 것 같은 모습이 안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의 일을 숨김없이 자초지종 장군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장군은 말없이 듣고 있다.


내가 말을 마치자 장군이 무거운 입을 열어 질문을 한다.

“댄의 신분에 대하여는 아는바가 없는가?”


“ 말 못할 사정이 있겠지요. 해서 말하기 전엔 물어보지 않으려 합니다. 제가 짐작키로 사정을 완전히 아는 사람은 마리 정도일 것 같습니다. 연이는 젖먹이 때부터 도망자 생활을 한 걸로 알고 있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음! 노예를 살리고자 계책을 냈다 말이지..그러다 배신당하면 ..”

“사람이 의심나고 미덥지 못하면 쓰지 말고 등용하면 믿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지구에서 있을 때 읽은 명신보감에 나오는【의인막용 용인물의(疑人莫用 用人勿疑)】라는 말을 인용하여 말한다.


한동안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무 말이 없다.


“ 재무관이 그래서 샌딘을 크게 보는구나..음 계급으로는 백부장에 임관하게 하고 직위로는 새로이 직책을 만들겠다. 오리온 군의 태수 승인이 필요하지만 우선 무지개 산성주에 임명하겠다. 병사 삼백을 줄 터이니 산성을 지키라.”


모두가 놀라지만 나는 더욱 놀란다.

“ 백부장이라니 첫 직책으로는 과합니다. 그리고 저는 책을 많이 읽고 셈도 잘하는데요. ”


“ 네가 낚시를 즐기고 시를 좋아하고 술을 즐겨한다는 건 안다. 하지만 너의 그런 신선 같은 생활도 산장을 지키지 못하면 내가 아끼는 사람은 물론 어머니의 재산마저 지키지 못하고 네 일신마저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관리로 잔뼈가 굵은 재무관도 너를 인정하며 이미 세 살 때에 18세의 관리를 자신의 계책으로 부릴 정도라면 자격은 충분하다. 긴 말 말고 네 주위 사람을 위하여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묘지를 훼손하는 자에 대한 수사도 네가 담당토록 해라.”


평소 단답형으로 이야기 하고 명령만 간략하게 내리던 장군이 평소보다 긴 설득형의 말에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일인지라 말문이 막혀 바라만보고 있다.


“ 그럼 추수철이 될 때까지는 초원족의 남침을 대비하여 비상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따라 훈련을 하겠습니다..”


나는 무심코 전생의 군 장교 습성에 따라 번쩍 일어나서 똘망똘망한 소리로 말한다.

말을 하고나서 나는 멋쩍어서 물을 들이킨다.


장군이 호탕하게 웃는다.

“ 하하하! 그것보아라 네가 무슨 시인이냐? 군인이지.. 그리고 십년간 평화롭다보니 성민들이 북문 밖에 집도 짓고 농사도 짓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번에 초원족이 남침하면 살림살이를 싣고 서평관 까지 오는 것이 늦을 수도 있다. 네가 그때 되면 판단을 잘하여 산성의 주민으로 받아 들이고 보호해야 할 것이다. 너 혼자 애쓰지 말고 연이를 데려다 쓰거라. 연이는 공부도 잘하여서 더 이상 가르칠게 없을 정도라니 연이는 문관으로 그에게 11품의 집사로 임명할 터이니 네가 데리고 써라.”


장군은 기분이 좋은지 오늘 말을 상당히 길게 한다.

아마 장군은 그동안 초원족에 대하여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조력자가 생기니 기쁜 것인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얼굴이 기쁨에 차 들떠 있는 것이 보인다.

어머니는 표정을 숨기지 못 한다.

어쩌면 이런 성격의 어머니는 왕부에 들어가면 불행할지도 모른다.


나는 연이와 같이 임명장을 받기까지 성에서 묶은 후 그녀를 산성으로 데리고 가기로 하고 거처에서 지낸다.


서평관 장군의 아들이기 때문에 이곳에도 내 거처가 있다.


거처로 어머니가 찾아온다.

“ 샌딘야! 네가 어머니의 사정을 헤아리다니 정말 고맙다.”

나는 어머니의 어깨를 팔로 껴안는다.

“ 어머니! 이제 동생도 생기고 결혼한지도 10년이나 됐어요. 기피고 사세요.”


“ 그래 고맙다. 네가 비록 조그마한 산성이지만 성주가 되었다니 네 덕분에 기피고 산다.”

말하며 웃는다.


나는 재무관이 마련한 양카오 (양주- 카기오주- 오리온군)전령망을 이용하여 수신을 외할아버지로 정하여 병사가 전한 산장의 묘지훼손사건을 전령편에 보냈다.


사일이 지나 오리온 성의 전령이 당도하여 공문과 임명장을 가지고 왔다.

장군은 나와 연이를 불러 임명장을 주었다.

어머니와 마리가 가장 기뻐하는 것 같다.


연이를 데리고 산장으로 가는 길에 어머니가 북문까지 따라나선다.

어머니는 못내 아쉬운 듯이 나의 손을 잡고 이어서 마리와 연이의 손을 잡고 다독거린다.


어머니는 성문에서 멀어지는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내가 가다가 뒤돌아보니 바라보고 서있다.

어머니의 저런 모습은 이젠 팡팡 튀는 공녀의 모습이 아니라 한 가정의 부인이자 어머니의 모습이다.


어머니도 이젠 어머니 되었네..


연이가 먼저 마리에게 인사를 한다.

“ 마리님! 동안 아픈 데는 없으세요?”

마리라고 부른다. 전처럼 엄마라고 부르지 말라고 한 모양이다.


“ 나야 항상 그렇지요. 연이님! 축하합니다. 실력을 인정받아 11품의 집사가 되셨다면서요.”

마리가 공손한 말을 쓴다. 역시 댄과 연이는 섬나라에서 높은 신분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 주인님! 오랜만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이번에 나를 부른다.

“ 너는 노예가 아니니 주인이라 하지마라. 네 생일이 언제니?”

연이가 마리를 바라본다. 생일도 모르는 눈치이다.


“ 천기 1954년 3월 10일입니다.” 마리가 대답하여 준다.

“ 1954년 3월 10일! ” 연이가 천천히 따라하며 머릿속에 심어놓는 듯하다.

도망자 생활에 노예 생활이니 마리가 생일을 가르쳐 주지 않았나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3월 10일이다.


“음 나보다 7일 늦으니 개인적으로는 오빠라 하고 공적인 자리에서는 성주님이라 부르면 되겠네.”


“ 오빠! 와! 나 오빠가 한분 더 생겼어.”

한분 더 이라고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지금은 오빠인 댄이 살아 있는 줄 아나보다.

마리가 말해주었겠지.


연이는 엄청 기뻐한다. 옆에서 마리도 좋은지 얼굴이 밝다.

우리의 뒤에는 군사 삼백이 따라온다. 모두 보병이다.

이곳 단 제국의 국경지역은 수비만하는 방어형 성곽에 병사도 보병뿐이다.


그러니 초원부족이 내려오면 성안으로 도망 오는 수 밖에.. 십여 년간 침입이 없다보니 북문밖애 농사도 짓고 거주하는 주민도 생겼는데 만일 내려오면 저들은 올 농사를 전부 망치게 된다.


서평관 뒤 남문 밖은 그동안 안전하다고 하지만 내가 볼 때에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

서평관 앞은 해자가 있고 동편에는 동쪽에서 흘러온 평평강이 성의 동쪽 옆구리를 지나서 남쪽으로 흐르고 있다.


강을 따라 배나 뗏목을 타고 온다면 서평관 뒤로도 병력이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초원족은 강도 바다도 배도 모른다는 것인데...


길옆에는 들꽃이 피었고 벌과 나비가 한참 왔다 갔다 한다.

논과 밭에는 소에 쟁기를 채워서 가래질이 한창이다.

야산에는 그동안 겨울에 갇혀있던 소떼와 양떼를 몰고 와서 한창 방목중이다.


시냇가에는 오리 떼가 자맥질을 한다.


아이고! 성주가 되니 신경쓰이네 . 이번 수확철에 초원족이 내려오면 저 피땀어린 농작물과 가축을 어떻게 하나?


나를 성주 시킨 아버지가 원망스러워 서평관 쪽으로 눈초리를 쏘아보고자 뒤돌아본다.

마리와 연이 바로 뒤에 있다.

내가 할 말이 있어서 뒤를 돌아 본 줄 알고 마리와 연이 바짝 붙는다.


나는 할 말이 없던 차에 연이가 오늘 생일인 것이 따 올랐다.

“ 오늘이 연 집사 생일 이라는데 연 집사는 무얼 좋아하는가?”


마리의 하얀 이가 다보이도록 입을 크게 벌린다. 저렇게 표정이 있는 얼굴이구나.

예전에는 피가 차가운 사람인줄 알았는데..


연이는 얼굴이 붉어지며 가만히 있고 마리가 입을 연다.


“ 글쎄요. 연 집사님은 속이 깊어서 지금까지 무엇을 사 달라 무엇이 먹고싶다 요구한 적이 없어어서..”

마리는 어두운 표정의 촉촉이 젖은 말투로 말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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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편 13황자 23.10.27 39 0 9쪽
48 47편 위기 23.10.25 40 0 9쪽
47 46편 자객으로 몰리다 23.10.23 37 0 9쪽
46 45편 황제의 승하 23.10.20 35 0 8쪽
45 44편 영웅검을 가지다. 23.10.18 32 0 8쪽
44 43편 물에 박힌 검 23.10.16 34 0 9쪽
43 42편 황도를 향해 23.10.13 38 0 8쪽
42 41편 도굴법의 심문 23.10.11 36 1 8쪽
41 40편 묘로 유인하다 23.10.09 33 0 9쪽
» 39편 산성의 수장 23.10.06 39 0 9쪽
39 38편 댄의 무덤 23.10.04 34 1 9쪽
38 37편 무지개 산성의 평화 23.10.02 38 0 9쪽
37 36편 자객을 유인하다. 23.09.29 37 0 8쪽
36 35편 계략을 꾸미다. 23.09.27 39 0 9쪽
35 34편 시린 달밤의 괴한 23.09.25 36 0 8쪽
34 33편 이생에 처음 술을 먹다. 23.09.22 41 0 9쪽
33 32편 오리온 태수의 방문 23.09.20 47 1 9쪽
32 31편 무지개 산성 23.09.18 40 0 9쪽
31 30편 서평관의 소금장수 23.09.15 46 0 8쪽
30 29편 서평관의 장군 23.09.13 43 0 8쪽
29 28편 서평관의 무지개 장원 23.09.11 45 0 8쪽
28 27편 마리의 창술 가르침 23.09.08 50 0 9쪽
27 26편 노예 마리 23.09.06 50 0 9쪽
26 25편 노예를 사다 23.09.04 49 0 8쪽
25 24편 세 명의 노예 23.09.01 51 0 8쪽
24 23편 대사제 딘딘, 여사제 샤르빌 23.08.30 54 0 8쪽
23 22편 노예 23.08.28 51 0 9쪽
22 21편 상인 23.08.25 55 0 9쪽
21 20편 아롱신전으로 가는길 23.08.23 6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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