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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똥별 타고 온 집밥귀신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케미정
작품등록일 :
2023.07.17 09:39
최근연재일 :
2024.06.24 06:00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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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글자수 :
565,158

작성
23.10.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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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편 물에 박힌 검

DUMMY

6월 11일이 회의 날인데 오늘은 6월 3일이다.

여우가 조금 있어서 느긋하게 구경을 하다가 현강 제방에 다다른다.

현강은 평평강보다 강폭은 좁지만 거센 물결을 일으키며 빠르게 동으로 흐른다.


우리는 목이 컬컬하여 황도로 건너가는 다리 옆 제방에 걸쳐있는 주막에 들어간다.

주막 이름이 별똥주막이다.


주막에서 우리 일행은 술과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다.

우리일행은 모두 이곳에 초면이다.

병사 한명이 술잔을 들고 말한다.


“ 우리 성주님 덕분에 촌놈이 황도 구경을 다 해보네.”

“ 그러게.. 각시하고 자식들한테 이야기 거리가 생겼어.”


22명이 들어서 오전부터 술을 먹으니 주막이 꽉 차 보인다.

사십대로 보이는 여주인과 삼십대의 종업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시중을 드느라 왔다 갔다 한다.


나는 마리와 둘이서 창가에 앉아 있다.

병사들은 주막의 안쪽에 앉으며 우리 자리에 앉으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 때문이 아니라 마리 때문이다.


마리가 부관이 되면서부터 병사들 훈련도 담당하였는데 병사들이 힘들다고 하소연을 할 정도다.

그리고 차가운 성격도 한 몫 한다. 그의 별명이 얼음무사 라고 불릴 정도이니..


그래도 이렇게 같이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되면 서로 친해지고 병사들 입장에서는 무서운 상관을 이 기회에 술도 먹이고 어떻게 부드럽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 생리인데 마리는 여행 내내 밤에도 술을 하지 않는다.


이유는 지금은 공무중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임무를 나의 신변호위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자신이 아니면 나의 안전을 책임질 사람이 없는 것처럼 ...


지금도 검은 옷 안에 갑옷을 입고 허리에는 칼을 차고 어깨에는 활을. 등에는 화살 통이 매달려 있다.


병사들은 지금이 가장 편한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기는 국경인 서평관이나 산성이 아니고 국경에서도 한참 깊숙한 황도로 가는 현강 제방에 있는 주막이다.

병사들은 이곳에서 아무 부담이나 경계심이 없다.


하지만 마리는 황도에 올수록 경계심을 가지고 주위를 살피는 듯하다.

그녀의 붉은 눈이 더 선명하게 붉어 보인다.


나는 혼자 술을 따라 마시려 한다.

마리가 생각난 듯이 급히 술병을 뺏어 나에게 따라준다.

나는 싱긋이 웃는다. 그녀도 따라서 웃는다. 그럴 때는 여자 같아 보인다.


나는 술을 먹다가 마리가 한곳을 응시하는 것을 보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제방위에는 황도의 기관에서 운영하는 대장간이 있고 아래 제방 밑의 대지위에는 높다란 단이 놓여 있고 단 아래에는 낮은 단도 있다.


높은 단위에는 헷빛을 받아 반짝이는 웡통의 물질위에 뭔가 꼽혀 있는 것이 보인다.

마리가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

나도 그것을 보고 있다. 병사들도 내가 그것을 바라보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다.


“ 주모! 저게 무어요?”

병사 한명이 그것들을 가리키며 묻는다.

“ 아이고! 군관나리! 먼데서 오셨나요?”

“ 녜! 저기 서평관에서 왔습니다.”


“ 한〰참 먼데서 오셨네요. 저것들은 사형집행장 이예요. 황도에서 사형집행을 하면 부정 탄다고 해서 중경이 아닌 이곳 세모현에서 집행을 하지요.”


“ 그럼 아주 먼데서 하면 되지 여기는 다리만 건너면 황도인데..” 병사가 질문한다.

“ 맞아요, 여기도 황도나 마찬가지지요. 하지만 황도가 아닌 세모현 이잖아요. 그리고 여기서 해야 황도 사람들이 볼 거 아니예요.”


“ 아하! 그러니까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집행 장면을 보게 한다 이거지요?” 병사의 말이다.


“ 그렇지요. 작년만 하여도 가끔 집행을 하여서 형부의 관리들과 병사들이 주둔하고 하였는데 올해는 한 번도 집행을 안했어요.”

“ 왜요?”


“ 그게 황제가 병에 걸려서 오늘 내일 한데요. 부정탈까보아 사형을 미룬답니다.”

주모는 허리를 굽히고 목소리를 낮추어 작은 소리를 낸다.


처음 듣는 소리이다. 하기야 황제가 병석에 있다면 비밀로 할 테지.

이런 것이 진짜 정보이다. 공문으로는 보지 못할 정보..

나는 주모에게 손짓한다.

주모가 다가온다. 은화 한 닢을 건넨다.

주모의 입이 힘껏 벌어진다.


“ 황제폐하가 내일모래 한다고 하는 게 누구한테 들었습니까?”

“백군의 대장간 마스터들이 술 먹으며 이야기 하는걸 들었습니다.”

조모는 더욱 소곤거리며 말한다.


단 제국의 군사 조직은 크게 4군이 있는데 황군은 주,군에 속하지 않는 제국의 직속군대를 말함이고 군사가 수장이다. 청군은 중경 황도의 수비군을 말하며 대장군이 수장이다. 흑군은 황제의 밀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무관도 있고 문관도 있는 유일한 부대이다. 그리고 백군은 황궁의 호위대이며 호위총령이 수장이다.


백군의 대장간 마스터가 말했다면 믿을만한 소식이다.

작은 단 위를 가리키며 은화 한 닢을 더 준다.

주모의 입이 벌어지며 시키지도 않은 염소고기를 내온다.


“ 그럼 저기 아래에 있는 단은 무엇인가?”

“ 정말 모르시네요. 형을 집행할 때 목을 쳐 죽이는 방법, 목을 메달아 죽이는 것, 사지를 찢어서 죽이는 거, 기름솥에 쪄서 죽이는 거 ,위아래 반 토막을 내어 죽이는 것 불에 태워 죽이는 것등 여러 가지가 있지요. 저 단은 목 메달아 죽이는 단이지요.”


나도 모르게 고개를 움츠린다. 팔에 소름이 돋는 것이 느껴진다.

제국의 사형집행이 무척 잔인하다. 하기야 지구에서도 고대에는 그렇게 죽였다고 한다. 심지어 산채로 묻어서 죽이는 형도 있었다고 한다.


한국의 해미읍성이라는 순교자성지가 있는데 이곳에서 천주교를 믿는 수천 명의 사람을 산채로 묻어 죽였다는 기록을 본 일이 있다.


나는 괜히 술을 한잔 더 마신다.

마신 잔에 주모가 술을 한잔 더 따라준다.

내가 반응을 하니 말할 기분이 나는지 주모가 이젠 자진하여 수다를 벌리기 시작한다.


“ 저기 저 단위에 번쩍이는 것 위에 꼽혀 있는 거 보이지요?”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저게 검인데요. 이 다리를 건너면 십사오년 전쯤인가? 지금도 그대로 땅이 파인 곳이 있는데 그때 하늘에서 별이 떨어진 자리거든요.”


나는 움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간신히 냉정을 찾으며 묻는다.

“별동별이 떨어진 자리가 어디라고요?”

“ 다리건너서 서쪽으로 반경정도 걸어가면 지금도 시커먼 큰 웅덩이가 보여요. 거기에 떨어진 잔해로 여기 흑군의 대장간에서 검을 만들었는데 그 검이 얼마나 가볍고 단단한지 모른답니다. 명검은 피를 먹어야 한다고 검을 시험할 겸 사형집행인에게 맡겼는데 망나니가 그 칼로 여기서 죄수 목을 배었는데 정말 한칼에 목이 잘렸답니다. 사형수의 피는 원한을 남길 수 있다고 피묻은 검을 헝겊 등으로 닦지 않고 사제가 축성한 성수에 넣었다 빼는 것이 여기 관습인데 글쎄 큰 나무통에 들어있는 성수에 칼을 넣었는데 칼이 물에서 빠지지 않았답니다.”


마리도 병사도 벌떡 일어나서 멀리 단위에 물체를 바라본다.

“ 저게 그 것이라고요?”

주모가 신이 나서 고개를 끄덕거린다.


“ 물이 마치 수정처럼 변해 버렸다 합니다. 속에 검이 다보여요. 그런데도 빠지지 않는답니다. 저것은 그 물통을 떼어내고 속에 있는 수정처럼 생긴 것을 그대로 보이도록 한 것입니다.”


마리도 일어나서 궁금하다는 듯이 빨간 눈에서 불이 나올 듯이 바라본다.


“ 그런데 왜 이곳은 별똥별 성전을 세우지 않았나요?”

“ 성전을 왜 세웁니까? 이곳 주민들은 악마의 강림이라고 말하는데요.”

“ 악마의 강림?!”


“ 그것 때문에 주민 백여 명이 죽고 이 근방의 높은 건물들은 죄다 흔들려서 깨지고 그랬답니다. 나중에 유명한 영매 여사제라고 하던데 아! 샤 뭣 이라고 하던데..”

“ 영매 샤르빌?!”

대사제와 함께 대교구청에 있는 그 샤르빌 여사제가 아닌가? 해서 내가 물어본다.


“ 맞아요. 영매 샤르빌 여사제가 몇 년 전인가 여기를 지나다가 그 검을 보고서 말했답니다, 저 검은 영웅이 나타나서 뽑을 거라고.. 그래서 사람들은 그 검을 영웅검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리고 전에는 감시탑이 있어서 누가 검을 뽑는 가 감시하였지만 지금은 시들하답니다. 더구나 사형짐행도 없고 여기에 주둔한 부대도 지금은 비상시라 황궁앞에 주둔 한답니다.”


나는 흑군에서 이번에 회의를 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대부분 다음 황위에 관심이 있거나 추후 권력이동에 대하여 관심이 많을 터인데 이럴 때 국경을 신경쓰는 흑군의 3부 거미부대장은 정말 제국을 걱정하는 사람일거라고.. 호감도가 올라간다.


우리 일행은 제방을 내려와서 그 제단으로 올라가본다.

몇 달간이나 쓰지 않았는지 땅에는 잡초가 욱어지고 단 위에는 버섯과 이끼가 자라고 있다.

이걸 관리하는 부대도 황도로 옮겨 갔다는 것이지..


우리는 단 위로 올라가 본다. 사방에 감시탑도 보인다. 감시탑은 비어 있다.


병사들이 다가가서 검 자루를 잡아서 끙끙거리며 당겨본다.

여러 명이 달라 들어도 꼼짝을 하지 않는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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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62편 수박도사 23.11.29 25 0 9쪽
62 61편 환영 23.11.27 28 0 8쪽
61 60편 북깨비 23.11.24 28 0 10쪽
60 59편 아픈 추억 23.11.22 34 0 9쪽
59 58편 화전민의 후예 23.11.20 38 0 8쪽
58 57편 마리의 능력 23.11.17 33 0 9쪽
57 56편 마리의 죽음과 부활 23.11.15 32 0 8쪽
56 55편 마리의 위험 23.11.13 31 0 8쪽
55 54편 유랑상단 23.11.10 34 0 9쪽
54 53편 새로운 임무 23.11.08 34 0 10쪽
53 52편 승상 왕 이찬 23.11.06 32 0 9쪽
52 51편 태후의 사람 23.11.03 34 0 9쪽
51 50편 호크니호의 별들 23.11.01 33 0 9쪽
50 49편 가짜 영웅검 23.10.30 38 0 9쪽
49 48편 13황자 23.10.27 41 0 9쪽
48 47편 위기 23.10.25 44 0 9쪽
47 46편 자객으로 몰리다 23.10.23 38 0 9쪽
46 45편 황제의 승하 23.10.20 39 0 8쪽
45 44편 영웅검을 가지다. 23.10.18 34 0 8쪽
» 43편 물에 박힌 검 23.10.16 38 0 9쪽
43 42편 황도를 향해 23.10.13 40 0 8쪽
42 41편 도굴법의 심문 23.10.11 40 1 8쪽
41 40편 묘로 유인하다 23.10.09 36 0 9쪽
40 39편 산성의 수장 23.10.06 42 0 9쪽
39 38편 댄의 무덤 23.10.04 37 1 9쪽
38 37편 무지개 산성의 평화 23.10.02 40 0 9쪽
37 36편 자객을 유인하다. 23.09.29 40 0 8쪽
36 35편 계략을 꾸미다. 23.09.27 42 0 9쪽
35 34편 시린 달밤의 괴한 23.09.25 42 0 8쪽
34 33편 이생에 처음 술을 먹다. 23.09.22 4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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