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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똥별 타고 온 집밥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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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작품등록일 :
2023.07.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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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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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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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글자수 :
515,597

작성
23.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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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34편 시린 달밤의 괴한

DUMMY

내가 좋다고 하니 집사도 맛있는 안주에 어찌 술 생각이 나지 않을까? 술을 들이킨다.

“어때?” 술 먹는 집사를 바라보더니 궁금한 듯 시녀가 묻는다.


“ 캬! 안주가 상큼하니 술도 성큼 들어가네. 내 몸에 무지개가 달궈지는 것 같네.”

무슨 소리야 무지개가 달궈지다니 집사가 시인인가?


집사가 좋다 하니 시녀도 궁금하여 술을 마신다.

주거니 받거니 한다.


날씨는 차갑지만 술이 들어가니 춥지 않다.

나는 군복무시절 임무를 마치고 나서 먹던 소주생각이 난다.


이때 남쪽 하늘에 별똥별이 꼬리를 지으며 떨어진다.

우주선에서 탈출캡슐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겠지?


이때 집사가 반짝이는 얼음위에 별빛이 어른거리고 별똥별이 비추이며 사라지는 것을 보고 읊어댄다.


【겨울밤 호수에 잠긴 낚싯대 너머로

별들이 소근 대며 나를 바라 보네


님이 따라주는 한잔 술에 이 몸이 취하였나

별빛은 호수 위를 튕기여 술잔에 담겨 있네

 

겨울밤 가슴이 시리게 깊어지는 때

두 손을 모아 별빛에 소원을 빌어본다


별을 님의 머리에 얹고 입맞춤 하면

얼음위에 별빛들이 아른아른 거리며

나와 내님을 축하하며 춤추어 주기를


내 마음에 남을 겨울밤 호수에 얽힌 이야기라네】


나는 책을 많이 읽었지만 시문을 읽어보지 않았다.

저게 집사의 자작시인가 아니면 유명인의 시인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그런대로 괜찮게 들린다.


정말로 별똥별이 얼음위에 비칠 때는 별이 튕겨 나오는 듯이 보였기 때문에 나는 동감한다.


시녀인 바위 엘리지는 술에 취한건지 아니면 집사의 시에 반한건지 눈에 은하수라도 들어간 듯이 몽롱한 눈빛이다.


시녀가 바짝 집사에게 몸을 기대어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집사는 팔로 시녀를 안고 시를 다 읊고 나서 그대로 석고상처럼 엉켜 있다.


어린아이 보는데 술이 들어가니 정신을 못 차리네. ...

이를 바라보니 술 생각이 났다.

한참 잡사와 시녀가 불이 붙는지라 술 따라 달라고 할 수 없어서 혼자 잔에 술을 따른다.


이때 멀리서 하얀 눈밭 위를 어른거리며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나는 급히 시녀와 집사를 토닥거린다.


집사와 시녀는 정신없이 데이트 삼매경에 있다가 놀란 듯 나를 바라본다.

나는 내 입에 검지를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하며 호수 주변의 능선을 가리키며 낚싯대를 치워 정자 밑에 밀어 넣고 정자에 비치된 방석위에 배를 깔고 엎드린다.


집사와 시녀도 엎드린다.

올라오는 것은 검은 옷에 복면을 두른 괴한이다.


나무로 된 산성의 목책을 치우고 새로 돌을 쌓고 있어서 아래에 인부들의 임시숙소가 있다.


그는 인부로 위장하여 들어온 자객이거나 아니면 성에서 왔을 수도 있지만 이 겨울에 하루거리를 성에서 걸어온다는 것도 힘들다.

발이 추위를 견디기 힘들 것이다.


검은 복면은 나무 사이로 빠르게 올라온다.

나무 뒤에 멈추어 서더니 주위를 살피는 것 같다.


이어서 빠르게 정자 옆을 지나간다.

괴한의 등 뒤에 검이 매달려 있다.


이때 딱다구리 소리가 들린다. 지구의 딱따구리 보다는 큰 새이지만 비슷하다.

나무를 쪼아대는 소리가 고요한 겨울 밤하늘을 크게 울린다.


순간 나는 발에 있는 모래주머니를 치워 정자위에 살며시 넣어 두고 딱따구리의 소리에 맞추어 발을 디디며 괴한의 뒤를 추적한다.

내가 괴한의 뒤를 따르니 집사와 시녀도 따른다.


시녀가 달려와 귀에 속삭인다.

“ 도련님!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 쉿” 나는 입술에 검지를 가져다 대며 고개를 흔든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사실 양위 크리스의 연극을 봐왔기에 이번에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서이기도 하고 술을 몇 잔 먹어서 전생처럼 특수부대 장교라도 된 듯한 감각의 오류로 겁 없이 뒤를 밟은 것이다.


나는 괴한이 나를 노릴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건 나의 판단 오류이다.


괴한은 산장의 안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주방과 빨래 그리고 땔감을 마련하는 시녀와 노예들의 거처인 산장의 담벼락에 붙여 지은 바꺝채로 들어가는 쪽문으로 향하고 있다.


이 쪽문은 나무를 하기 위하여 산으로 향하는 문이다.

정문 쪽을 놔두고 이런 쪽문으로 오다니....

괴한이 담을 훌쩍 넘는다.


나는 넘을 수가 없다. 신장이 짧아서 시녀가 담을 흘쩍 넘어서 문을 열어준다.

시녀도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니다 빼어 놓으니 날을 듯 한가보다.

비록 담을 손으로 잡고 넘기는 하였지만....


무지개 산장의 식구들은 어린 아이인 내가 모래주머니를 달고 다니는 것에 대하여 자극을 받아서 모두가 달고 다니도록 하였다.


이건 어머니의 명령이다.

산장에서 어머니의 명령을 무시하는 사람은 없다.

방울뱀이 “누나 누나” 하면서 바짝 따르니 다른 이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괴한은 붉은머리족이 살고 있는 거처로 향하고 있다.

거기에는 마리와 댄, 연이 살고 있다.


괴한의 앞에 마리가 나타났다.

마리는 인기척에 나와 본 것 일뿐 대비가 없다.

그녀의 무기인 창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녀는 장작더미에서 장작을 하나 손에 들고 막아선다.

아마 댄과 연에게 가는 것을 막아서는 것이겠지.


두 개의 달빛아래 괴한의 그림자가 동서로 두개 길게 비추인다.

마리는 달빛을 받아 분홍색 머리칼이 갈색처럼 보인다.

장작개비로 막아서는 그녀는 비장하게 보인다.


내가 모습을 보이자 집사와 시녀도 모습을 보인다,

괴한은 고개를 돌려 집사와 시녀를 살펴보고 나를 향하는 눈빛은 잠간 스치듯 지나간다.

이제 세 살 먹은 어린아이 이니 신경이 쓰이지는 않는 모양이다.


집사와 시녀를 확인하고는 등 뒤에서 검을 뽑는다.

검집에서 빠져나온 검은 복장의 복면과는 어울리지 않는 은색이다.


푸르른 달빛을 받아 차갑고 싸늘한 예기가 겨울을 얼리듯이 시린 자태를 뽐내며 괴한의 손에서 우뚝 앞으로 날을 세우고 대기마저 시리게 얼리는 듯하다.


괴한은 지금까지의 동작과는 빠르게 검을 앞으로 밀면서 마리에게 향한다.

화살처럼 대지를 미끄러져 간다.


마리가 장작으로 검을 비켜 가게 하면서 뒷걸음을 친다.

마리가 재수가 없어서 인지 뒷걸음치다 무엇에 걸렸는지 넘어진다.

괴한의 검이 마리의 목으로 향하는 일촉즉발의 상황 ..


검이 마리의 목이 아니라 창에 부딪히며 차갑게 쇳소리를 낸다,

댄이 마리의 창을 들고 와서 마리에게 향하는 검을 막아선 것이다.

옆에 어린 연도 놀란 듯 입술이 파랗게 질려서 나와 있다.


이때 마리가 장작을 잡고 일어나려는 걸 괴한의 발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번개처럼 머리를 가격한다. 마치 한국의 태권도의 고단자 발차기 같다.


마리는 가을날의 낙엽처럼 괴한의 돌려차기 발차기에 튕겨나가 담벼락에 부딪힌다.

저런! 여자를 저렇게 사정없이 머리를 가격하다니 ...


그 틈에 댄이 창을 힘껏 휘둘러 괴한의 옆구리를 때리려 하지만 동작이 커서 검으로 막아내며 동시에 왼손으로 복부를 가격한다. 댄은 복부를 맞고 앞으로 고꾸라진다.


창은 댄의 손에서 빠져나와 내가 있는 곳으로 튕겨온다.

괴한은 창이 내쪽으로 튕겨가는 것을 확인하며 검으로 댄의 목을 취하려는 절대 절명의 순간 괴한이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이때를 틈타 나는 창을 괴한의 옆구리로 던진다.


괴한은 댄의 목을 취하려던 걸 멈추고 몸을 틀어 창을 피한다.

하지만 곧이어 터지는 비명소리! 창을 던지는 것은 허수였다.

창을 왼손으로 던지며 오늘 손으로 허리춤에 꼽았던 물고기 회를 뜨던 칼을 괴한의 낭심에 날려서 박힌 것이다.


괴한이 아픔에 소리를 지르며 정신이 없을 때 마리가 장작을 괴한에게 던져 인중에 맞는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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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편 가짜 영웅검 23.10.30 35 0 9쪽
49 48편 13황자 23.10.27 39 0 9쪽
48 47편 위기 23.10.25 40 0 9쪽
47 46편 자객으로 몰리다 23.10.23 37 0 9쪽
46 45편 황제의 승하 23.10.20 35 0 8쪽
45 44편 영웅검을 가지다. 23.10.18 32 0 8쪽
44 43편 물에 박힌 검 23.10.16 34 0 9쪽
43 42편 황도를 향해 23.10.13 38 0 8쪽
42 41편 도굴법의 심문 23.10.11 36 1 8쪽
41 40편 묘로 유인하다 23.10.09 34 0 9쪽
40 39편 산성의 수장 23.10.06 39 0 9쪽
39 38편 댄의 무덤 23.10.04 34 1 9쪽
38 37편 무지개 산성의 평화 23.10.02 38 0 9쪽
37 36편 자객을 유인하다. 23.09.29 37 0 8쪽
36 35편 계략을 꾸미다. 23.09.27 39 0 9쪽
» 34편 시린 달밤의 괴한 23.09.25 37 0 8쪽
34 33편 이생에 처음 술을 먹다. 23.09.22 41 0 9쪽
33 32편 오리온 태수의 방문 23.09.20 47 1 9쪽
32 31편 무지개 산성 23.09.18 40 0 9쪽
31 30편 서평관의 소금장수 23.09.15 47 0 8쪽
30 29편 서평관의 장군 23.09.13 43 0 8쪽
29 28편 서평관의 무지개 장원 23.09.11 45 0 8쪽
28 27편 마리의 창술 가르침 23.09.08 50 0 9쪽
27 26편 노예 마리 23.09.06 50 0 9쪽
26 25편 노예를 사다 23.09.04 49 0 8쪽
25 24편 세 명의 노예 23.09.01 51 0 8쪽
24 23편 대사제 딘딘, 여사제 샤르빌 23.08.30 55 0 8쪽
23 22편 노예 23.08.28 51 0 9쪽
22 21편 상인 23.08.25 55 0 9쪽
21 20편 아롱신전으로 가는길 23.08.23 6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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