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편 대사제 딘딘, 여사제 샤르빌
여사제가 망사를 걷는다.
하얀 얼굴에 초록색의 눈, 빨간 입술과 오뚝한 콧날에 이지적인 눈매가 마치 지구에서 보았던 입체 영상게임의 천사 이미지와 같은 모습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와! 천사다!” 하고 말한다.
여사제는 나의 말을 들었는지 방긋 웃으며 내귀에 가까이 속삭인다.
“저는 천사가 아니라 통역영매 샤르빌 입니다. 대사제 성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는 나를 검지로 가리키며 묻는다.
“ 나를요?”
“ 녜. 도나 샌딘 사도님을 ..”
“ 사도?”
나의 놀란 모습을 보고 여사제가 웃는다.
여사제가 단위에서 손을 내민다.
“ 저 일행이 있는데요..” 시녀가 말한다.
“ 아.. 일행이 몇 분이세요?”
“ 스물일곱인데요.”
“ 그래요? 그럼 모두 저를 따라오세요.”
말하며 여사제가 풀쩍 뛰어 내려온다.
우리는 줄에서 빠져나와 여사제의 뒤를 따른다.
몇 명의 순례자가 올라오다 우리 일행의 뒤를 따라 오려 하지만 신전의 병사가 막아선다.
우리는 여사제의 뒤를 따라 옆문으로 들어간다.
“ 작은 문이지만 대사제님의 전용통로입니다.”
여사제의 말에 어머니는 감격한 듯 손을 모으고 기도문을 외운다.
여사제는 나를 안고 들어간다.
집사와 병사들이 부러운 듯이 바라본다.
여사제에서 은은한 장미향의 향기가 난다.
여사제가 돌아서서 일행을 바라본다.
“여기 전에 한번이라도 와 보신 분?”
아무도 대꾸가 없다.
“ 모두 처음 이십니까?”
“ 녜..녜...”
“아롱신께서 40일간 광야에서 고행하신 후 마귀의 유혹을 이겨내신 후 상인 나탁이 주신 빵과 물을 드시며 이틀간 쉬신 장소가 1층의 제단이 있는 장소입니다. 여러분은 바로 2층의 제단에 참배하시면 되겠습니다. 2층은 면적은 작지만 대주교님 전용 제단이 있습니다. ”
여사제는 우리 일행을 2층의 참배실에 안내한 후 나를 데리고 3층으로 올라간다.
시녀가 따라나선다.
“ 사제님! 불편하실 터인데 제가 도련님의 담당 시녀입니다. 제가 안고 갈게요.”
여사제가 시녀를 돌아보고 미소를 짓는다.
“ 좋은 자리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 말하며 여사제가 나를 시녀에게 넘긴다.
바위 엘리지는 보통이 아니야. 은근슬쩍 대사제를 같이 알현하겠다는 속셈이지.
3층의 비서실을 거쳐 대사제의 방으로 여사제와 함께 들어간다.
“ 사도님! 신께서 부르셨습니다. 나는 대사제 딘딘입니다.”
내이름의 샌딘은 사막의 우물이라는 뜻이고 딘딘은 깊은 우물이라는 뜻이다.
대사제는 말하며 손을 모으고 뒤에 그려진 원안의 새싹에 경배를 한다.
원은 아롱신이 발명한 바퀴를 안의 새싹은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준 것에 대한 아롱신에 대한 감사의 표식이다.
“ 샤르밀 사제는 영매입니다. 아롱신께서 샤르밀 사제를 통하여 저에게 말씀을 가끔 하시지요. 이번에 사도님을 부른 건 아롱신입니다. 사도라는 명칭도 아롱신이 말한 겁니다. 그럼!”
디사제가 샤르밀 여사제에게 눈길을 준다.
여사제는 망사를 벗고 모자도 벗고 자리에 앉는다.
나는 마주 않는다. 대사제와 시녀가 서서 바라보고 있다.
대사제 이지만 신 앞이니 서있는 것인가? 대사제가 서 있으니 시녀도 앉지 못하고 서있다.
여사제가 눈을 감고 기도를 하고 있다.
여사제의 눈이 떠지더니 입으로 소리가 나온다.
“하와유..”
“ 하와유 ? 웬 영어가?”
“ 지구의 대표언어가 영어라 해서 ..”
“ 한국말로 해주세요. 영매는 어떻게 통하나요?”
“ 의지의 전달 장치가 이 지역에 설치되어 있거든 이것은 지구에서 말하는 상대성 이론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전달매체라네.”
“ 그럼 빛보다 빨리 정보가 전달된다는 말씀?”
“ 빛보다 빠른 게 아니라 속도자체가 없다네. 의식의 흐름을 의지로 동시에 접하는 방식이지.”
“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구도 언제 그런 연락방식이 발명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딸이 지구에서 오고 있는지도 알 수 있을 텐데요.”
“지구의 시간으로 아롱별은 56억년전에 생성 되었다네 지구보다 무려 11억년이나 빠르지 별의 역사부터 다르다네. 지구도 11억년 후에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볼 수 있나?”
“ 넘볼 것을 넘보라 이것이군요. 그런데 저를 부르신 이유는?”
“ 가브리엘라 당신은 이 세상에 전쟁의 신으로 기록될 것이야.”
“ 녜?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게 전쟁인데요? 전생에서 숫하게 전투를 했습니다. 왜 지구에서나 여기서나 영혼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평화를 입에 달면서 전쟁으로 내몰까요?”
“ 하하하! 세상에 평화와 행복만이 있다면 누가 기도를 할까요? 여기신전의 대사제도 실업자가 될 것이다. 앞으로 13년후 대륙은 대전쟁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당신이 이 전쟁을 빨리 끝내는 것만이 이들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 예언도 하시나요?”
“ 지구에 바둑이라는 것이 있지요? 고수도 몇 십 수 앞을 내다보는데 인공지능은 끝을 내다보지 않습니까? 우리에게는 더 발달된 것이 있지 않겠습니까?”
“ 저는 군인은 싫고 상인을 하겠습니다.”
“ 그건 의지대로 하십시오. 지구에서 온 동료와 딸이 궁금하지 않습니까?”
“ 그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 탈출캡슐이 떨어진 지역으로 가보세요.”
“ 그게 어디에 있는데요?”
그러나 다음 말은 없다.
새르빌 여사제가 눈을 뜨고 일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나는 욕지거리가 나오는 것을 참고 있다.
“ 샤르빌 사제님! 이번 언어는 전혀 새로운 언어입니다.” 대사제가 여사제에게 말한다.
“ 녜 이번 천계의 언어는 저도 전혀 뜻을 모르는 말입니다.”
대사제는 놀란 듯 나를 바라본다.
“ 그런데 사도님은 대화를 하시던데?”
“ 그게 저도 어떻게 대화를 하였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모든 말이 마음을 통하여 들려오던데요.”
대사제와 여사제는 물론 시녀도 큰 인물을 보듯이 나를 우러러 바라본다.
“오! 신은 우리에게 놀라운 방법으로 다가오십니다.”
대사제가 진중한 목소리로 말하며 합장을 한다.
여사제, 시녀도 따라서 합장을 한다.
여사제가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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