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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알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시한부는 죽어갑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외로운해
작품등록일 :
2021.02.12 20:36
최근연재일 :
2021.04.09 17:56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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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55
추천수 :
1,702
글자수 :
268,502

작성
21.02.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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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009. 부디 별일 없어야 할텐데....

DUMMY

목술 줄을 쥔 적과의 숨 막히는 동행은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 상태로 목적지까지 다다르자 낯선 여인이 입술을 뗐다.


"저기네. 야. 얼른 꺼져."

"······."


세 학생은 낯선 여인과 케이몬의 눈치를 번갈아 보았다.

일단 케이몬의 제안을 통해 가까스로 결계를 나오긴 했지만, 그를 적의 손에 이대로 넘기는 것은 안 될 일이었다.


"얼른 가세요. 저는 괜찮으니."


케이몬은 조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태연하게 말하며 고갯짓으로 교수님이 계신 곳을 가리켰다.


그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였다.


"가겠다."


오르니오가 판과 디케의 팔을 하나씩 잡고 이끌었다.


"오르니오 플라스마! 지금 뭐···"

"조용히 해."


낯선 여인은 디케의 소리가 커지자 눈을 무섭게 뜨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 기세에 눌린 디케는 저도 모르게 입이 다물어졌다.


"생각이 있으니까 빨리."


그들을 재촉하듯 오르니오가 판과 디케에게만 들릴 정도로 소곤거렸다.

잠시 후, 교수가 있는 곳으로 무사히 도착한 세 사람을 보며 그녀가 입을 열었다.


"하··· 됐지? 넌 이제 도망 못 가."

"알고 있습니다."


케이몬은 목에 가져다 댔던 칼을 내렸다.

낯선 여인은 그걸 뺏어서 멀리 던져 버렸다.


'그냥 저질러 버릴걸···.'


어쩌면 잡혀가서 무슨 짓을 당하는 것보다 자결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막상 찌르려니까 엄두가 나지 않은 탓에 마음처럼 되지는 않았겠지만.


케이몬도 더는 미련을 가지지 않았다.

아까 오르니오의 앞에서는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 것 마냥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 그도 딱히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었다.


'허무하게 다 죽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지. 그나저나···.'


이 사람이 나를 납치해 가려는 이유는 뭘까?


대충 예상되는 이유가 몇 개 있었다.


하나는 앙겔로스 공작가의 장남을 포로로 잡아 이득을 보기 위해서.


'어차피 아버지는 내가 잡히든 말든 신경쓰지 않으시겠지만···.'


뭐가 됐든. 일단 공작가를 압박하기 위해 자신을 납치한 것 같지는 않았다.


'나를 찾을 때 치료사가 누구냐고 먼저 물었어.'


그렇다면 며칠 전에 나왔던 검사 결과 때문일까?

검사 결과는 마탑에서 조건이 된다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컸다.


'내 얼굴도 몰랐으면서 나라고 확신하다니···. 누가 우리 조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려준 건가?'

"손 내놔 봐."


낯선 여인은 그의 양 손목을 밧줄로 꽁꽁 묶었다.


"이제 시간이 없으니 빨리 간다. 더이상 네 협박을 받아 들여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여차하면 임무고 뭐고 진짜 죽여버리는 수가 있으니까."


낯선 여인은 케이몬을 거칠게 잡아끌며 겁을 줬다.


'그래···. 이런 상황에서 왜 잡혔는지를 생각해 봤자 의미 없는 짓이겠지?'


누군가 구하러 와 줄 거란 기대도 하지 않았다.

안전 요원과 교수님이 있긴 하지만···.


'이 여자에 비하면 그분들도 무리겠지···.'


더구나 교수님은 그가 알기로 실질적인 무력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안전 요원도 덩치 큰 흑랑을 한 번에 죽일 수는 없을 텐데···.'


단순한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겨우 자신을 구하자고 모두가 죽을 수도 있는.

그런 도박을 하는 건 서로에게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마침 머리도 어지럽네···.'


담대한 척 하느라 버티던 정신이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

원래도 안 좋았던 상태가 악화한 탓에,

고통을 넘어서 정신이 흐릿해졌다.


'약이 주머니에 있는데···.'


손이 묶인 탓에 꺼내 먹을 수도 없었다.


'가다가 쓰러지면 어찌 되려나···.'


억지로라도 자신을 깨울까?


'쉽게 일어나 주나 봐라.'


소소한 반항심이었다.

어차피 모든 것은 자신을 끌고 가는 여인의 승리로 끝난 탓에.

나중에는 반항할 기회조차 없을 테니까.


쿠웅-!


"이게 무슨···"


그는 체념했었다.

땅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거기 멈추게나."

"교수님···?"


흐릿했던 정신이 또렷해졌다.

전에 봤던 부드러운 인상은 어디 가고.

잔뜩 화 난 얼굴의 교수님이 자리에 서 계셨다.


"···당신이 얘 교수인가?"


그녀도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는지 몸에 긴장이 서렸다.


"그렇다네. 그러는 그쪽은 누구인가?"

"나는 말해 줄 생각 없는데?"


진심 반, 도발 반.

그런 생각으로 내뱉은 말이었지만,

모르페 교수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기색이었다.


"자네가 누구든 상관없네. 하지만 우리 학생을 납치하다니···."


교수님의 검이 빠져나오면서 내는 살 떨리는 검명을 마지막으로.

케이몬은 간신히 잡고 있던 정신의 끈을 놓아 버렸다.


*


특별 활동이 있던 수요일 이후.

학교는 다시 한번 떠들썩해졌다.


"야, 그 소리 들었어?"

"뭘?"

"마수 토벌에서 케이몬이 납치될 뻔했대!"

"뭐? 그놈이 왜?"

"나도 잘은 모르는데···. 아마 치료 능력 때문 아닐까?"

"아, 하긴··· 7위계면 납치할 만하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모르페 교수님께서 케이몬을 구해냈다나 봐."

"모르페 교수님이면··· 마수학 교수님 아니야? 그 정도로 납치하러 온 인간이 약했다고?"

"잘 모르겠어. 그런데 소문으로는···"


학교 어디서나 케이몬이 납치당할 뻔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때문에 지나가던 셀레네의 귀에도 이 소식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케이몬이 납치라니··· 이거 나름 큰일 아니야? 걔 그래도 아버지가 공작님이잖아."

"그러게···."


나란히 걷던 아로마의 말에 그녀는 짧게 대답했다.


도대체 어떤 인간들이 케이몬을 납치하려 한 걸까.

공작가의 자제에게 그런 짓을 하려 했던 것도 어이가 없지만.

지금은 그보다도 케이몬의 상태가 궁금했다.


'옛정이라도 남아 있는 건가···.'


그래도 알던 사이라서 그런 일을 당했다는 소식에 안부가 궁금한 것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다른 이유는 없어···.'


그저 자신이 원수에게도 정을 줄 만큼 나약한 것뿐이다.


셀레네는 스스로의 궁금증을 그렇게 납득시켰다.

그녀는 이어 들리는 두 남학생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케이몬 녀석은 지금 어디 있대?"

"게이트를 타고 바로 양호실로 갔대. 아마 지금도 양호실에 있겠지."


그의 위치를 알아낸 셀레네의 표정은 심란하게 가라앉았다.


*


옅은 온기가 감도는 양호실.


"정말··· 큰일 난 줄 알았잖아요."

"그리 걱정해 주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요."


케이몬의 너스레에 디케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몸은 괜찮은 거야?"

"네. 멀쩡합니다."


세 사람이 보기에도 혈색만 조금 나쁘다뿐이지 멀쩡해 보였다.


"애초에 어디 다친 건 아니었으니 당연한 결과겠지."

"그럼요. 그런데··· 여러분은 다친 곳은 없습니까?"


케이몬은 그들의 몸을 훑으며 물었다.


"왜요? 있으면 케이몬이 치료해 주기라도 하려고요?"


같이 생사의 경계를 겪은 탓인지.

그들은 어느정도 친해져서 서로를 편하게 부르는 사이가 됐다.


디케의 말에 케이몬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어차피 치료가 그리 큰일도 아니니까 상처가 있다면···"

"있다면 뭐?"


문 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케이몬이 어색하게 웃었다.


"···에로아스 선생님."

"그래. 계속 말해 봐. 있다면 뭐, 어떻게 하겠다고?"

"치료를···"


딱!


"책을 머리를 치시면 아픕니다······."

"아프라고 때린 거야. 네 상태나 걱정하렴. 지금 가장 심각한 게 누군데?"

"······."


케이몬이 보기에도 다른 조원들은 멀쩡했다.

오히려 목에 붕대를 묶고 있는 건 자신이었다.


"지난번에도 목에 상처가 나서 묶었는데··· 상처를 하나 더 내서 오니? 그것도 이번에는 자해로?"

"어쩔 수 없는 선택···"

"습. 뭘 잘했다고 대꾸를."

"······."


케이몬이 멋쩍게 목을 긁적이려 했지만 이마저도 붕대 때문에 잘되지 않았다.


둘의 모습을 신기하게 보던 판이 말했다.


"양호 선생님이랑 꽤 친해 꽤 친해 보이네?"

"네. 어쩌다 보니."

"신기하다. 양호 선생님은 되게 차가워 보이는데."

"호호. 내가 차가운 미녀 상이긴 하지."

"와! 그런 말을 본인에게 들으니까 확 깨네요."

"너도 붕대로 감아 줄까? 관도 준비해 줄게."


그녀의 섬뜩한 미소에 판은 슬쩍 시선을 피했다.

에로아스는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희 계속 여기 있을 거니? 나는 잠시 가 봐야 하는 곳이 있어서."

"저희도 곧 갈 거예요."

"그래? 그러면 나 먼저 가볼게. 너도 괜히 이상한 짓 해서 일 늘리지 말고. 알겠니?"

"네."


에로아스가 나가고.


네 사람은 잡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문득, 케이몬의 손을 본 판이 물었다.


"케이몬. 그런데 그 반지는 뭐야?"


케이몬의 왼손 중지에 끼워진 두 개의 반지.

그의 화려한 외모와 비하면 매우 투박해 보이는 반지였다.


"이거는 그냥 제가 산 반지입니다."

"많이 낡고 볼품없어 보이는···"

"판! 그게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관심 있게 듣고 있던 디케는 판의 입을 황급히 막았다.


'이 인간은 무슨 말을 뇌도 안 거치고 하는 건가?'


그녀는 걱정스레 케이몬의 얼굴을 힐끔거렸다.

저런 반지를 항상 끼고 있다면 분명 무슨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볼품없다고 폄하 하다니!


"저는 괜찮습니다."


케이몬은 자신의 반지를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


"이건 제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부적 같은 겁니다. 그 때문인지 이렇게 낡아도 버리기 힘들더군요."

"어······ 미안. 내가 말을 너무 함부로 했어."


반지에 얽힌 사연을 듣자 판이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사과했다.


잠시 무거운 분위기가 내려앉았다.


"···미안하다."

"네?"


묵묵히 대화를 듣기만 하던 오르니오가 난데없이 사과했다.

무슨 일인가 싶은 케이몬을 향해 그는 자신의 진심을 입 밖으로 꺼냈다.


"처음에는 소문만 듣고 너를 안 좋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본 너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내가 편견에 둘러싸여 있던 거였지."

"···너무 포장해 주는군요. 저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요. 옛날의 케이몬은 어떨지 몰라도 제가 본 케이몬도 좋은 사람이 맞아요."

"그럼. 내가 본 케이몬도 그래."


디케와 판까지 합세하자 케이몬은 벙어리가 되었다.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은데··· 저들의 뜻은 강경했다.

뭐라 말해도 자기 생각을 굽히지 않을 것처럼.


"···그리 생각해 줘서 고맙습니다."


케이몬은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어찌 됐든 자신을 좋게 봐준다는 거니까.


*


어느덧, 다음 수업 때문에 그들이 떠나야 할 시간이 찾아오고.


"케이몬. 그리고 다들 앞으로 만나면 인사하기예요? 다들 알겠죠?"

"그러자. 그리고 가끔 시간 맞으면 식사도 같이하고."

"······나쁘지 않지."

"저도 좋습니다."


활기 넘치는 조원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해졌다.

그들이 양호실을 빠져나가자 여운이 남았다.


'정말 모든 게 한순간의 꿈같네.'


언젠가는 깨어버릴 꿈처럼 아련했다.


케이몬은 침대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감정의 잔향을 음미했다.

하지만 역시 주인공이 빠진 꿈은 달아도 달지가 않았다.


그때, 양호실의 문이 열리고.


케이몬은 양호 선생님이 돌아왔겠거니 해서 고개를 돌렸다.


"어?"


감추지 못한 당황이 목소리로 흘러나왔다.


전혀 의외의 존재가 서 있었다.

조금 전까지도 자신이 머릿속에서 그리던 여인.


그녀의 새하얀 눈동자가 청명했고 긴 생머리는 구름처럼 부드럽고 하얬다.


'셀레네···.'


*


"······."


가슴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발치에서 보기만 하고 다가간 적은 없었다.

갈팡질팡하는 자신의 마음에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서.


'그런데···.'


왜 하필 지금 다시 만나게 된 걸까.

일부러 피하고 다녔던 얼굴이 그립고 그녀가 풍기던 꽃향기가 그립던 지금.


케이몬은 운명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기분이었다.


"······."


셀레네는 아무 말 없이 양호실로 들어와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양호 선생님을 찾는 건가?'


무슨 일이길래···.


안 되는 걸 알지만 그녀를 훑던 케이몬의 눈이 커졌다.


"셀레네."

"······케이몬 공자."


셀레네의 거리감이 느껴지는 호칭에도 불구하고,

케이몬은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죠?"

"손은··· 손은 어쩌다가 그렇게 됐습니까?"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셀레네는 고저 없는 무감정한 목소리로 응대했다.


"제가 그걸 왜 알려드려야 하죠?"

"······."


맞는 말이다. 셀레네는 상처를 치료하러 양호 선생님을 찾아온 것이지.

자신을 찾아온 것이 아니니까.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하지만 케이몬은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아무리 그녀를 피하겠다고 마음먹고 혹독하게 행동해도.

그녀의 아픔을 보면 한없이 나약해진다.


"어쩌다가······."


셀레네의 오른손을 감싸고 있는 붕대.

피가 제법 흘러나왔는지 붕대가 한없이 붉고 축축했다.


케이몬은 불안한 마음을 다잡으며 붕대를 풀었다.

예상외로 큰 저항은 없어서 수월했다.


붕대가 풀리고 날카로운 것에 깊숙이 베인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검을 수련하다가 베인 건가요?"


"···케이몬 공자가 알 필요 없잖아요? 그러니 손도 이제 그만···"


셀레네가 그의 손을 걷어냈다.

그러나 케이몬은 굳은 의지를 내비치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이거 놓으세···"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미움을 받더라도 그녀를 놓을 수 없었다.


그는 상처를 살피며 생각했다.


'상처가 깊다.'


얼마나 혹독하게 수련하다 다쳤으면 이런 상처가 났을까···.


케이몬은 상처 위에 살포시 손을 얹었다.

셀레네가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소독은 정화의 기운으로 대신하고··· 안에 딱히 박힌 건 없어 보이니까 재생의 기운만 불어넣어 주면 되겠네.'


얼마의 기운이 들든 상관없었다.

최대한 그녀의 손을 원래 상태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음습해 보이지만 따뜻한 검은색이 그녀의 손을 감쌌다.


상처 부위를 정화하고, 피가 점차 멎기 시작했다.

베였던 부위가 다시 원상태로 아물 때 즈음 치료는 끝났다.


케이몬은 그녀의 손을 살며시 놓고 한 걸음 물러섰다.


"이제 됐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멋대로 상처를 치료해서."

'······."


과하게 신경 써서 치료한 탓인가.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다.


'그래도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아물었어.'


케이몬은 그녀의 상처를 만족스럽게 바라봤다.

그는 이제 무슨 소리를 들어도 여한이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어째서. 어째서 나를 치료한 거죠?"

"기분 나빴다면 죄송합니다."


케이몬은 멋대로 치료한 행위가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 아니에요."


셀레네는 고맙다는 인사 하나 없이 양호실을 나갔다.

케이몬도 그녀에게 감사를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니었으니 상관은 없었다.


'오히려 욕을 안 들은 게 다행이지···. 그보다도···.'

"약·········."


케이몬은 그녀가 나가자 급히 침대에 놓았던 약통을 찾았다.


약통을 열자 같은 약이 여러 개 들어 있었다.

탙탈 털어내 하나의 약을 허겁지겁 입에 집어넣고 그대로 삼켰다.


잠시 후. 가슴 부근이 편해짐을 느끼고 나서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 정말 에로아스 선생님 말대로 효과가 좋네."


정작 써야 할 때 안 썼던 걸 지금 쓰니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당장 먹지 않으면 심장이 버티질 못하겠는데.


진정이 된 케이몬은 셀레네가 조금 전까지 있던 자리를 물끄러미 보며 중얼거렸다.


"부디 별일이 없어야 할 텐데···."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입을 위해 제목을 변경하려고 합니다.


변경 제목 -> 아카데미물의 시한부 스토커


추후에 혹시나 작품이 사라졌나 하고 오해가 생길까 싶어 미리 공지를 올립니다.

변경 신청은 내일이 일요일이니 아마 월요일쯤 받아들여질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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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10.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8 21.02.21 1,126 48 17쪽
» 009. 부디 별일 없어야 할텐데.... +4 21.02.20 1,133 4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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