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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알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시한부는 죽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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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해
작품등록일 :
2021.02.12 20:36
최근연재일 :
2021.04.09 17:56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39,064
추천수 :
1,702
글자수 :
268,502

작성
21.02.16 09:32
조회
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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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글자
16쪽

005. 착각일 거야

DUMMY

주말이 끝나고 기운 빠지는 월요일이 시작됐다.

케이몬은 언제나처럼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하필 대인 전투 수업이었다.

무학관 연무장에서 진행하는 오늘 수업은 단체전 형식으로 대련이 진행됐다.


"이긴 사람은 질 때까지 대련하며, 한 대련이 끝날 때마다 평가가 진행될 것입니다."


단체전은 종종 교수님이 애용하는 대련 방식이었다.


"오늘도 단체전이라니··· 머리가 작살나게 생겼습니다."


오늘 케이몬은 혼자가 아니었다.

옆에 자칭 독자라고 말하는 아르콘도 함께였다.


"그보다도 나는 아직까지 아르콘이 매번 같은 수업을 들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아르콘이 지나가듯 말하기를,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케이몬과 셀레네, 두 사람을 관찰하기 위해서 매번 같은 수업을 신청했다고.


그걸 들은 케이몬은 이렇게 질문했었다.


"그런데 왜 나는 여태껏 아르콘의 얼굴을 본 기억이 없죠?"


아르콘은 정말 대수롭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원래 독자는 관찰만 할 뿐, 이야기에 일절 개입하지 않는 법이죠. 아, 지금은 예외. 워낙 주인공이 고구마를 먹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게 무슨 헛소리인지?"


그답게 이상한 대답이었다.


그런 아르콘의 실체를 더 알고 난 이후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사람들은 내가 스토커라는 건 아는데 아르콘인 건 모르는 걸까.'


진정한 스토커의 표본이 바로 아르콘이건만.

요즘 같이 다니면 자신만 스토커라 하는 사람들에게 아르콘의 실체를 밝히고픈 충동을 종종 느낀다.

어차피 워낙 아르콘이 잘 숨겨서 믿는 사람도 없겠지만.


"왜 그러십니까?"

"얼굴이 튼튼해 보여서요."


철판이라도 깔았는지 궁금할 정도군요.


잠시 노닥거리다 보니 단체전의 팀이 정해졌다.

케이몬은 정해진 팀 구성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식겁했네···.'


생각해 보니 셀레네와 다른 팀이었으면 맞붙을 확률이 높았다.

셀레네는 어릴 적부터 무예에 관해서는 천재라고 불릴 만큼 뛰어났고.

여기에 모인 사람 중 그녀를 이길 만한 사람은 없었다.


'단체전의 규칙상··· 만약 셀레네가 빠른 주자로 나서게 된다면.'


연승을 거듭할 것이고 언젠가는 나와도 싸우게 되겠지.

기권하면 편할 일이지만, 그래도 그런 상황이 형성되는 것 자체가 거부감이 느껴졌다.


'다행히도 이번은 같은 팀이지만.'


덕분에 걱정을 놓을 수 있었다.


*


대련은 빠르게 빠르게 진행됐다.

이능력을 사용하면 수업의 취지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순수한 육체 능력만 사용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무예 전공인 애들이 연승하네.'


방금 막 상대를 쓰러뜨리고 4연승을 달성한 이도 능력이 무예에 관련됐는지 몸이 튼튼해 보였다.


"다음. 케이몬 앙골레스. 앞으로 나오도록 하세요."


어느새 케이몬의 차례가 다가왔다.

관중석에 앉은 학생들은 앞으로 나가는 케이몬을 은근히 깔보는 기색이었다.


"야, 이번에는 얼마나 갈까? 나는 한 5분 건다."

"에이, 상대를 봐봐. 상대 팀 중에서도 가장 강한 호스잖아? 이제 쟤가 나온 이상 셀레네가 아니면 연승이 깨지긴 글렀어. 그런 상황에서 케이몬이 5분씩이나 버틴다고?"

"음··· 그런가. 그러면 너는 얼마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 1분?"


비아냥대는 소리가 잘 들렸지만 이런 게 하루 이틀인가.

케이몬은 익숙한 듯 무시로 일관하며 자리에 섰다.


"야, 이게 누구야? 우리 케이몬 공자님이 아니신가?"


그는 케이몬의 얼굴을 보자마자 조소를 깔고 들어갔다.

저기서 말하는 공자라는 호칭이 자신을 놀리기 위해 하는 말이라는 걸.

케이몬도 잘 알았다.


"오랜만입니다. 호스."


하지만 그런 같잖은 도발에 걸려들 정도로 케이몬이 쉬운 인간은 아니었기에.

오히려 미소로 응답했다.


"···이번에도 꼬리를 말고 도망갈 거냐?"


오히려 케이몬의 미소가 호스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굳이 안 될 싸움을 억지로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죠."


네. 도망갈 겁니다. 그래서?


케이몬은 있는 그대로를 말한 것뿐이지만.

호스는 그 말을 저렇게 해석했다.


'얼굴만 믿고 유세나 떠는 놈이!'


몸은 정말 튼튼하고 건강했지만, 그의 유일한 콤플렉스가 얼굴이었다.

그래서 언제는 한번. 좋아하는 동급생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적이 있었는데.

며칠 뒤, 호스는 우연히 그녀가 친구랑 몰래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야, 호스 정도면 정말 괜찮은 거 아니야?"

"괜찮지. 몸만은···. 하지만 나는 얼굴만 따지자면 솔직히 케이몬이 더···."


그때의 아픔을 상기한 호스의 눈매가 더욱 사나워졌다.


"······이번만큼은 절대 도망가지 못하게 만들어주지."


호스는 두 손을 비스듬히 올리며 자세를 취했다.

케이몬도 그간 배운 게 있긴 했기에 맨손 싸움에서 어떤 준비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준비··· 시작!"


교수님의 말이 신호탄이 되어 호스가 바닥을 박차고 달렸다.

셀레네 다음으로 실력이 뛰어나다는 말대로.

케이몬은 이대로 가다가는 손도 못 써보고 날아오는 주먹에 당하게 생겼다.


"오, 뭐야. 갑자기 왜 저렇게 잘 피해?"

"평소에는 개미 기어가듯 움직이는 놈이···."

"야, 저 정도면 내기는 내가 이기겠는데?"


'뭐지? 케이몬 이 녀석.'


호스는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부으면서도 당황을 금치 못했다.

단지 한 주먹에 나가떨어질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도 그걸 위해 처음부터 반 진심으로 대련에 임했으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잘 피하는 거지?'


길어야 3번.

그 이후로는 케이몬을 조롱하며 가지고 놀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녀석은 각성이라도 한 것처럼 너무 잘 피했다.


"오오오!!"

"저 녀석이 웬일이래?"

"호스의 공격을 저렇게 잘 피하디니!"


아슬아슬하게 닿을 듯 안 닿을듯한 움직임이었다.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진지한 모습 때문일까.

관전하던 학생들은 케이몬을 싫어하지마는 감탄을 터뜨렸다.


"케이몬! 이기십시오!"


아르콘의 응원 소리를 들려왔다.

하지만 케이몬은 웃을 만큼의 여유가 없었다.


'처음에는 성의만 보이려고 했는데···.'


교수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어질까 싶어서 약간의 성의로 진지한 모습을 보이려 했다.

하지만 막상 대련이 시작되니 항복할 타이밍을 잡기 힘들었다.


"하아, 하아··· 흐읍."


가쁜 숨을 토해내며 이리저리 움직였다.

멀리 떨어져서 보는 이들에게는 어찌 보일지 몰라도, 케이몬은 죽을 맛이었다.


'얼른, 얼른 외쳐야 해.'


"항복-!"


쉬익-!


호스의 주먹이 케이몬의 목 옆을 지나며 멈췄다.


"···승자 호스."

"에이, 그러면 그렇지."

"그래도 저 녀석치고는 잘한 셈이지. 그나저나 돈이나 얼른 내놔."


교수는 케이몬과 호스를 번갈아 보다가 입을 열었다.


"호스.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자신이 잘 알겠지요?"

"···그만 능력을 사용해 버렸습니다."


호스는 순순히 시인했다.

그가 내질렀던 주먹을 회수하자, 케이몬의 목에 약간의 피가 맺혀 있었다.


"앞으로는 조심하도록 하십시오."

"죄송합니다. 교수님."


원래 대련에서 능력을 사용하면 안 된다.

하지만 호스는 그런 규칙을 어겼음에도 한 번의 주의 외에는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갔다.


'상대가 나라서 그런 건가···.'


케이몬은 그 이유가 자신에게 있을 거라 짐작했다.

평소에 좋지 않게 보던 학생이 피해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묘한 만족마저 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교수님. 양호실 좀 갔다 와도 될까요?"


케이몬은 자신의 목에 난 상처를 매만지며 물었다.


"······갔다 오세요."


교수는 마음 같아서는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이 방금 호스에게 짧게 주의만 줬던 것이 생각나 허락했다.


"감사합니다."


케이몬은 대련을 지켜보고 있던 학생 인파를 지나 연무장을 나갔다.


"···대련은 계속 진행합니다. 다음, 셀레네 스칸달론."


우연히도 셀레네는 케이몬 다음 주자였다.


'연승은 여기서 끝나겠어.'


셀레네가 나오는 모습을 본 그는 진즉에 연승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자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진짜 천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최대한 멋있게 져야지.'


천사처럼 아름다운 그녀 앞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

이런 생각을 품고 호스는 대련이 시작하기에 앞서 말을 걸었다.


"좋은 대련 부탁드립니다."

"······."


하지만 셀레네는 그의 말에 별다른 반응도 없이.

그저 가라앉은 표정을 고수할 뿐이었다.


'왜 저러지?'


그녀에게 잘못한 기억이 없는 호스는 당황했지만, 이어 교수님의 시작!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먼저 갑니다!"


선공을 날리는 호스.

케이몬을 상대할 때 보다 더 빠른 움직임을 보여 뒤에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역시 호스다."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었다.


"······."


그러나 셀레네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에도 가만히 있었다.


'왜 안 움직이는 거지?'


셀레네가 부동자세로 움직이지 않자 호스는 이대로 자신의 주먹이 그녀를 때릴까 봐 도리어 걱정됐다.

이대로 가다가는 셀레네가 속절없이 주먹에 당하겠다고 생각될 때쯤.


"크헉!!"


호스는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자리에서 쓰러졌다.


"뭐지······?"

"호스가 한 방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이를 지켜보던 학생들조차도 그녀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했는지 넋을 잃은 표정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가장 당황스러운 사람은 호스였다.

무엇에 당했는지도 모른 채 순식간에 땅과 하늘이 뒤집히는 느낌을 받았으니까.


"승자 셀레···"


교수는 셀레네의 승리로 판가름하려고 했다.

어차피 호스가 그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건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이다.


"교, 교수님. 저는 아직!"


그러나 호스는 아직 싸울 수 있다며 급히 몸을 움직였다.


'크윽! 오른팔이 잘못된 것 같은데.'


셀레네에게 내쳐지면서 입은 충격 때문인지 오른팔이 시큰거렸다.


그는 일어날 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그것이 자신의 무덤을 파는 행동이 될 줄은.


"커억! 자, 잠시만!"

"쿨럭! 커억!"

"으으···! 항, 항··· 자, 잠시만! 셀레네!"

"끄어어억!! 하, 항복!!!"


셀레네에게 한참을 얻어맞고 간신히 항복을 외친 호스는 그대로 기절했다.

심하게 얻어터진 호스의 몰골을 본 교수는 떨떠름한 기색으로 승자를 외쳤다.


"···승자 셀레네."


셀레네는 이겼음에도 어째선지 한기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다음은 아르콘. 앞으로 나오세요."

"어···."


하필이면 죽도록 터진 호스 다음이 자신이란 사실에 아르콘은 낙담했다.


"당신은 케이몬과···."


셀레네는 그를 보고 눈에 이채를 띠었다.

무슨 말을 하려다 입을 꾹 닫은 셀레네의 분위기는 조금 누그러진 듯했다.


'뭐지?'


눈치가 빠른 아르콘은 갑작스럽게 그녀의 심경이 변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작!"


그러나, 그 진상을 알아보기도 전에 대련이 시작됐고.

순식간에 다가온 그녀에 의해, 아르콘은 땅과 진한 키스를 나눠야 했다.


'이런··· 젠장.'


*


케이몬은 연무장을 빠져나온 뒤,

어느정도 사람이 없다 싶은 곳에서 숨을 몰아쉬었다.

목에서 흐르는 피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하아··· 하아··· 하아···."


손으로 결리듯이 아픈 심장 부근을 부여잡고,

나머지 한 손은 벽에 붙여 몸을 지탱했다.


"후우··· 후우··· 후···."


어느정도 호흡이 골라졌다고 여겨질 때쯤.

케이몬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쓸데없는 무리를 해서···.'


차라리 교수님에 대한 예의를 차릴 필요도 없이.

그냥 기권부터 했다면 이럴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는 호스 같은 애들이 상대면 무조건 기권해야지.'


싸운다고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럴 바에는 몸이라도 편하게 기권하는 게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다.


'너무 무리해서 그런가 심장이···.'


누군가가 손으로 심장을 잡아 쥐는 것처럼, 옥죄는 고통이 느껴졌다.


"후···."


케이몬은 벽을 짚고 천천히 일어섰다.


'여기 계속 있다가는 다른 사람의 눈에 띌 수 있으니까.'


목에 난 작은 상처도 치료할 겸, 어쩔 수 없이 양호실로 가야 했다.


*


"셀레네. 무슨 일 있어? 아까부터 되게 기분이 안 좋아 보이던데."


셀레네의 활약으로 대련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고 주어진 자유 대련 시간.

아로마와 뒤편에서 쉬고 있던 그녀는 눈을 흠칫 떨었다.

그러나 이내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대꾸했다.


"음? 아니. 괜찮은데?"


그녀의 거짓말은 언제나 어색함을 동반했다.

그러나 굳이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눈치였기 때문에 아로마는 말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케이몬 녀석이 아까 나갈 때 봤어? 진짜 숨넘어갈 것처럼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던데."

"······."


셀레네는 케이몬의 이야기가 나오자 안 그래도 없던 말수가 줄어들었다.


'케이몬···.'


이제는 알 것 같았다.

그때, 자신에게 차이고 나서 그가 한 인사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완전히 포기한 거겠지.'


1학년 때 사건 이후, 그가 싫어서 끊임없이 피해 다니려 노력했다.

하지만 케이몬은 언제나 따라붙었고, 그때가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시기였다.


'언제나 당신이 눈앞에서 사라진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어떻게 '아라'를 죽이고도 뻔뻔하게 자신에게 접근하고,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는지···.

너무 가증스럽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거기에 얼마 전, 직접 구애를 했을 때는 그 기분이 한계치를 찍었었다.


'너무 싫었어. 차라리 그때 밝힌 진실이 거짓말이었다고 말해 줬으면 하고 바랐어.'


그 정도로, 한 때 같이 다니고. 자신에게 집착이 좀 있지만, 그래도 친절했던 그가 한 짓이 원망스러웠다.


'그런데 나는 왜···.'


이제는 그가 따라붙지 않아서 후련해야 정상이건만···.

왜 자꾸 그가 신경 쓰이는 거지?


'계속 시선이 가고, 그를 보기만 하면 생각이 복잡해져···. 내가 왜 이러는 걸까?'


자신도 알 수 없는 감정에 셀레네는 고뇌에 빠졌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아르콘이라는 사람과 같이 다닌다고.···.'


케이몬에게는 친구가 전혀 없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기피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본인도 애써 만들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들려 하지 않았던 이유에··· 나를 따라다니던 것도 포함되어 있었겠지.'


그래서일까.

이제는 나를 포기해서 그에게도 친구가 생긴 걸까.


'이걸 무슨 기분이라고 설명해야 할까.'


그를 미워하지만, 그가 자신이 없어도 잘만 살아가는 걸 보자니 미묘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끝내 셀레네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하···."

"셀레네? 왜 그래?"

"···그냥 조금 피곤해서."

"아··· 그럴 만도 하지. 오늘 그렇게 열심히 싸웠으니까."


적당히 둘러댄 셀레네는 속으로 생각했다.


'어차피 케이몬은 아라를 죽인 살인범일 뿐이야. 그러니까, 지금 드는 이상한 기분은 모두 단순한 착각일 거야.'


단지, 그의 집착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이 아직은 실감 나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그렇게 단정 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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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16. 죽음이 기다려지기는 처음이라서 +7 21.02.25 1,016 52 15쪽
15 015. 모든 게 나 때문인 것 같아서 +4 21.02.25 1,045 47 16쪽
14 014. 당신 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는 걸요...? +8 21.02.24 1,111 48 15쪽
13 013. 지독하리만치 사실적인 꿈 +9 21.02.24 1,119 49 15쪽
12 012. 제발....... +6 21.02.23 1,127 50 15쪽
11 011. 이제는 모두 끝이구나 +11 21.02.22 1,130 50 14쪽
10 010.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8 21.02.21 1,127 48 17쪽
9 009. 부디 별일 없어야 할텐데.... +4 21.02.20 1,134 49 16쪽
8 008. 어떡하시겠습니까? +4 21.02.19 1,129 50 14쪽
7 007. 뿌린 대로 거둔 것뿐입니다 +7 21.02.18 1,158 50 16쪽
6 006. 너 잠시만 나와 봐 +3 21.02.17 1,172 52 16쪽
» 005. 착각일 거야 +7 21.02.16 1,197 53 16쪽
4 004. 저는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3 21.02.15 1,197 49 16쪽
3 003. 새로 사귄 친구가 말썽입니다 +5 21.02.14 1,268 53 20쪽
2 002. 저랑 친구 해 주시겠습니까? +6 21.02.13 1,430 51 18쪽
1 001. 나의 사랑하는 셀레네 +11 21.02.12 2,052 5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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