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라인알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시한부는 죽어갑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외로운해
작품등록일 :
2021.02.12 20:36
최근연재일 :
2021.04.09 17:56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39,062
추천수 :
1,702
글자수 :
268,502

작성
21.02.17 08:05
조회
1,171
추천
52
글자
16쪽

006. 너 잠시만 나와 봐

DUMMY

"몸 좀 살살 굴려. 이게 뭐니? 이게."

"아!"

"아! 는 무슨, 그보다 더한 것도 견디는 놈이···. 이제 됐어."


에로아스의 치료를 받은 케이몬은 붕대가 감긴 몸 부분을 어색하게 만졌다.


"이 정도까지는···."

"그래야 빨리 낫지."


그래도 너무 과한 조치라고 생각했지만,

본인에게는 쓸 수 없는 치료 능력의 특성 탓에 스스로 치료도 불가능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이대로 내버려 두는 수밖에.


"치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오늘 대인 전투 수업을 하다가 그렇게 다쳤다고?"

"네."

"흠··· 그 수업을 맡으시는 교수님이 바시스 파랑크스 교수님이었나?"

"맞습니다."

"파랑크스 교수님은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아무 말도 안 하셨어?"

"상대에게 꾸중을 조금 하시고는 마셨습니다."

"와··· 너 그 교수님에게 제대로 찍혔구나?"

"네······."


케이몬은 씁쓸하게 웃었다.


"제 탓입니다. 예전 대인 전투 시간에는 항상 수업에 진지하게 임하지도 않았거든요."

"그 여자애 때문에?"

"···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밉다고 해도 능력을 배제하고 진행하는 시간에 능력을 사용한 걸 그냥 넘기다니. 어휴, 너도 고생길이 훤하구나?"

"어쩌겠습니까. 결국 제 잘못인 것을."

"그나저나 너······."


케이몬의 얼굴을 유심히 관찰하던 그녀가 말했다.


"되게 무리했나 보네? 얼굴에 홍조가 아직도 안 가신 걸 보면."

"요즘 그렇게 힘들어 본 적이 없긴 하죠."

"그럼 잠시만···."


그녀는 책상 아래에 있던 정체 모를 봉투를 꺼냈다.


"이건 뭐죠?"


얼떨결에 봉투를 받아 든 케이몬이 의아해하자, 그녀는 직접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보여줬다.

안에 들어 있던 것은 '약통'이었다.


"이건 신성국에서 만든 심장 박동을 안정시키는 약이야. 원래는 다른 용도로 만들어졌지만··· 너한테 필요할 것 같아서."

"이걸 어디서?"


그의 물음에 에로아스는 슬며시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별거 아니야. 이번에 다른 약을 들여오다가 같이 주문한 것뿐이니까."

"저를 위해서였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래···. 그건 그렇다 치고."


그녀도 딱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부끄러운 듯 돌렸던 시선을 다시 케이몬 쪽으로 옮긴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그걸 막 사용하면 안 돼. 정말, 정말 심장이 터져서 죽을 것 같을 때만 사용해야 해. 약도 얼마 없을뿐더러, 부작용도 있다고 하니까."

"부작용이요?

"응. 식욕도 저하도 그렇고, 면역력도 떨어져서 다른 병에도 쉽게 걸릴 수 있어. 이거··· 어쩌면 내가 네게 약이 아니라 독을 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만큼 효과는 좋겠죠?"

"그렇다고는 하던데···."

"그렇다면 부작용은 상관없습니다."


약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것도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했을 때나 의미 있는 것이지.

그런 게 없는 케이몬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상관없기는···. 아무튼 네가 알아서 잘 사용해. 이 약 그리고 비싼 거다?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알겠습니다. 에로아스 선생님."


이제 볼일이 끝난 케이몬은 인사를 마치고 양호실을 나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그때, 밖에서 문을 밀고 들어오는 느낌에 뒤로 물러서니.


"음? 당신은···."


얼굴 곳곳에 멍이 들어 눈은 제대로 떠질지도 의문인 남학생. 호스가 문고리를 잡고 서 있었다.


'이런··· 젠장. 이 녀석은 왜 아직도 안 간 거야?'


케이몬이 이미 갔을 줄 알고 양호실로 온 호스는 똥 씹은 표정을 지었다.


"비켜."


툭.


호스가 어깨를 치고 지나가자 케이몬이 뒤로 밀려 나갔다.

그 모습을 본 에로아스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야. 신성한 양호실에서 지금 뭐 하는 짓이냐? 어? 당장 사과 안 해?"

"제가 왜요? 길을 막고 있던 건 이 녀석인데."

"잘 생각해라. 양호 교사는 여기에 나밖에 없어."


만약 제대로 안 하면 쫓아낼 줄 알아라.

이런 무언의 협박에 호스는 마지못해 사과했다.


"미안. 됐지? 저 빨리 가야 하니까 얼른 치료해 주세요."


정말 성의 없는 사과에 에로아스는 다시 머리에 열이 오름을 느꼈지만.


'선생님. 진정하세요.'


케이몬이 입 모양으로 하는 말에 간신히 화를 가라앉혔다.


'이걸 그냥 쫓아내? ···잠깐.'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른 그녀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래서 어디가 다쳤는데?"

"오른쪽 팔이 안 움직여지고 어깨가 너무 아픈··· 선생님. 지금 뭐 하시려고요?"

"내가 보니까 어깨가 빠진 것 같은데? 그렇다면 다시 끼워야지?"


환히 웃으며 자신에게 손을 뻗어 오는 그녀를 호스는 두려움에 질린 눈으로 바라봤다.


"으아아악-!!!"


*


"팔 끊어지는 줄 알았네···."


호스는 간단하게 부목으로 후처리까지 마치고 나서야 양호실을 빠져나왔다.


"양호 선생. 그거 완전 미친년이었잖아?"


어깨를 다시 끼워 맞출 때, 그는 정말 눈알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좀 살살할 것이지···. 이 년이나 저년이나."


호스는 자신의 팔을 이렇게 만든 셀레네를 떠올렸다.


'평소에는 호구 같던 애가 무슨···.'


다시 그때를 떠올리자니 전신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 기분이었다.


'정말 개 패듯 맞았었지···.'


격차가 심한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호스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며 그래도 위안 삼을 거리는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그 머저리보다는 낫잖아?'


하는 거라고는 여자애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밖에 모르는 놈.


사실 어디 가서 자랑할 거리는 못 되지만, 언제나 케이몬을 벼리고 있던 그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치료 능력도 그저 그렇고. 풉, 이러다가 공작가에서도 파문되는 거 아니야?'


어차피 계승 구도도 밀렸겠다.

아무리 치료 능력자라고 해도 살인범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놈을 버린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치료 능력은 또 높나? 아니지. 그저 그런 완벽한 3위계.'


자기 혼자 비소하며 걷던 호스는 1층이 시끌벅적하자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갔다.


"와··· 저건 뭐냐?"

"잘못 측정한 거 아니야?"

"야, 마탑이 잘못 측정하겠냐? 근데 나도 저게 안 믿기긴 한다."

'이게 웬 소란이지?'


호스는 소란의 발원지인 게시판을 쳐다봤다.


'젠장. 이번에도 나는 3위계인데 셀레네 걔는 5위계로 올라갔다고?'


가장 먼저 보이는 경쟁자의 성적에 호스는 낭패 어린 감정을 내비쳤다.


'그래. 무예 5위계라면 다른 애들도 놀랄 만···'

"7위계라니··· 저게 가능한 거냐?"

"뭐? 7위계?!"


5위계도 평생 올라갈 수 있을까 말까 한 정도인데.

7위계를 달성한 녀석이 있다고?!


"어? 호스? 언제 왔어?"

"방금, 아니. 그보다 누가 7위계인데? 어? 빨리 말해 봐!"

"저기 있잖아. 저기."


한 학생이 손으로 가리키는 곳을 쳐다본 호스의 얼굴에 점점 경악이 번졌다.


'케이몬 앙겔로스. 재생, 치료 모두 7위계?!'


방금까지 그를 속으로 조롱하던 호스는 입을 떡 벌린 상태 그대로 굳어버렸다.


*


"케이몬! 어떻게 한 겁니까?"

"그걸 저한테 물어봐도··· 별로 해 줄 말이 없습니다."


게시판에 검사 결과 발표가 난 상황에서 가장 당황스러운 건 케이몬이었다.


'위계가 올라갈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올라갈 줄은 몰랐는데···.'


덕분에 그를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생겼다.


'그래 봤자 능력 좋은 스토커로밖에 여기지 않겠지···.'


그래도 아까 발표가 나고 그를 향해 접근해 오는 학생들도 있었다.

하나같이 마음에 흑심을 품은 것들밖에 없었지만.


"오늘은 혼자 식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가 봐야 할 곳이 있어서."

"가 봐야 할 곳이요?"

"네. 아까 철학 시간이 끝나고 특별 활동 교수님께서 잠시 보자고 하셔서."

"그러고 보니 케이몬은 어떤 특별 활동을 신청했습니까? 역시 셀레네와 같은 빈민 구제?"

"아니요. 원래는 그거였지만 바꿨습니다."


그 말이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아르콘은 흥분해서는 조금은 격양된 목소리로 물었다.


"왜 바꿨습니까?!"

"일부러 셀레네를 피하려고 바꿨죠."

"아아··· 답답해 죽을 것 같습니다···."


가슴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답답함을 호소하던 아르콘은 조금 진정이 되자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셀레네를 버리고 어떤 활동을 신청했습니까?"

"버리다니요. 가진 적도 없는데, 큰일 날 소리를···."

"네, 네. 그렇다 치고요."

"마수 토벌 활동을 신청했습니다."


잘 걷고 있던 아르콘이 갑자기 멈추자 케이몬도 따라 멈췄다.


"왜 멈췄습니까?"

"지금··· 마수 토벌이라 하셨습니까?"

"네. 마수 토벌이요."

"그 위험한 활동을 뭣 하러 신청했습니까!"


우레와도 같은 외침에 케이몬은 급히 귀를 막았다.


"뭘 먹었는지 소리한 번 우렁차군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아르콘은 그 활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길래 그러는 겁니까?"


아직 가 본 적은 없지만, 아르콘은 무슨 마수 토벌을 사형장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야···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도 대부분이 이렇게 말할 겁니다."


마수 토벌은 유서를 써 놓고 가는 곳이다.


그 말을 들은 케이몬은 딱히 반박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도 인정하는 말이었으니까.


"틀린 말은 아니죠."

"케이몬이 죽으면 제가 보는 이야기는 누가 끝을 냅니까?!"

"와, 제 걱정은 하나도 안 되나 보군요. 친구를 잘못 둔 것 같습니다. 정말."


장난식으로 한 말이었는데, 아르콘은 그걸 또 진심으로 받아 들였는지 급히 말을 바꿨다.


"물론 친구로서도 걱정됩니다."

"늦었습니다."

"···어쨌든."


아르콘은 머쓱한 표정으로 헛기침했다.


"크흠.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주워 담을 수도 없고···. 모쪼록 조심하십시오."

"네. 어차피 치료만 하느라 웬만하면 죽어도 가장 나중에 죽을 테니까요."

"습, 불길한 소리 하지 마십시오."

"네, 네. 그럼 전 이만."


케이몬은 교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이고··· 부디 별일이 없어야 할 텐데."


그의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아르콘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그렇게 아르콘 까지 떠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숨어서 듣고 있던 셀레네와 아로마는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내가 방금 뭘 들은 거지?"

"······."


두 남학생의 대화를 통해 그녀들은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케이몬이 셀레네, 너를 피하려고 마수 토벌로 활동을 옮겼다는 거 맞지?"

"나도 그렇게 들었는데···."


전혀 생각도 못 한 상황에 아로마는 그만 할 말을 잃었다.


"아니, 왜? 처음에는 그 녀석이 관심 끌려고 그 난리 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정말로 셀레네에게서 멀어지기 위한 거였다니···.


셀레네는 자신의 로브 자락을 손에 쥐었다.


'정말이었네···.'


그녀도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직접 듣고 나니 확신으로 굳어졌다.


'이제는 정말 나를 포기하려고···.'


무엇이 그가 나를 포기하게 만들었을까?

어째서, 마수 토벌로 활동을 바꿀 만큼 나에게서 떨어지고자 했을까?


···그녀는 도무지 예측조차 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그때처럼··· 마음이 불편해···.'


전에도 느꼈던 감정이 다시금 느껴졌다.


*


"교수님."

"아, 자네 왔구먼."


마수학 교수는 하던 일을 멈추고 휴게실로 따라오라 손짓했다.


"여기 앉게나. 차라도 주고 싶지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게 점심시간이라 말이야. 자네도 식사를 해야 하지 않나? 최대한 간결하게 끝내도록 하겠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그러면 일단 부모님에게 간다고 했던 확인장에는 이렇게 적혀 왔었네. 자네 마음대로 하라고."

"제 마음대로··· 그렇군요."

"음? 무슨 일 있나? 갑자기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케이몬의 안색이 급격히 안 좋아지자 교수는 걱정스런 기색이었지만,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 할 말이 없었다.


"그러면··· 다음은 이번 주 수요일부터 특별 활동 시작인 건 알고 있겠지?"

"네."

"마수가 꽤나 영리해서 무리를 지어 다니면 잘 안 나타나네."


작년 마수학 수업 시간에도 배운 내용이었다.


"그래서 조를 나눠서 행동해야 할듯싶은데··· 마침 인원이 하나 비는 조가 있어서 거기로 가게 될 거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거."


그는 서류 한 장을 케이몬 앞으로 내밀었다.


"이건···."

"위험 감수 서약서네. 만약 마수 토벌에서 무슨 일이 생긴다면 본인 잘못이라는 거지."


교수는 그리 말하며 뒷말을 덧붙였다.


"이제 와서라도 포기하겠다 싶으면 내가 도와주겠네. 어떡할 텐가?"

"여기다 사인하면 될까요?"

"···하겠다는 소리구먼. 맞네. 거기다가 사인하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사인을 휘갈긴 케이몬은 다 쓴 서약서를 교수에게 건넸다.


"그러고 보니 축하하네. 7위계가 됐다면서?"

"감사합니다. 네. 어쩌다 보니···."

"치료 능력이 위계 상승을 했다는 건 정말 보통 의미가 아닌데···. 거기다 성녀님이 서거하신 이후로 첫 7위계라니. 정말 놀랍기 그지없는 일일세."


성녀의 위명은 케이몬도 알 만큼 대단했기 때문에.

그녀가 7위계의 치료 능력자였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런 인재가 우리 활동에 들어왔으니, 위험 부담이 덜 하겠구먼. 허허."

"어깨가 무겁군요."

"마수 토벌에서 치료사는 중요한 존재라네. 그러니 응당 어깨가 무거워야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교수는 너무 긴장하지 말라면서 케이몬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제 가 봐도 좋네. 내가 너무 오래 끌었구먼."

"아닙니다."

"아, 그러고 보니 마수 토벌은 먼 곳으로 가야 해서 게이트를 이용할 텐데. 혹시 멀미 있나?"

"···잘 모르겠습니다."


케이몬은 장담할 수 없었다.

멀미를 느낄 만큼 장거리 이동을 한 적이 손에 꼽을 만큼 적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길게 이동했던 때가··· 여기 입학할 때였지.'


입학을 하고는 한 번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마차를 타도 근처 도시인 힐라로테스에 간 것이 전부였다.


"흠··· 혹시 모르니 멀미약을 먹어야겠구먼."

'다시 양호실에 가야 하나.'


갔다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요즘 들어 부쩍 자주 양호실에 방문하는 것 같았다.

전에는 일 년에 한 번이나 갈까 싶은 정도였는데 말이다.


"약은 마침 내가 구해 둔 게 있으니 그날 출발하기 전에 주겠네."

"아, 감사합니다."


다행히 양호실에 다시 갈 일은 없어졌다.


"이제 진짜로 가 보게. 정말 너무 오래 끌고 있어서 미안하네."

"아닙니다. 그런 이만 가 보겠습니다."


케이몬은 교무실을 빠져나와 식당이 아닌 도서관으로 향했다.


'아까 교무실에서 나오기 전에 보니까 식사를 하면 시간이 촉박할 것 같던데···'


시간에 쫓기면서까지 식사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게 낫지.'


그런 심정으로 도서관에 도착하니 늘 자주 보는 사서 선생님 대신 다른 교수님이 자리에 앉아 계셨다.


'식사하러 가셨나 보네.'


케이몬은 익숙한 듯 사서석에 계신 교수님께 인사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 조금 전 고른 책을 펼치려던 그때였다.


툭툭.


어깨를 건드린 누군가가 귓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야, 너 잠시만 나와 봐."


케이몬은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의 정체를 확인했다.

금발의 뾰족한 귀, 그리고 전에도 여기서 만난 적이 있던 그녀.

아로마 프시에는 그에게 나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카데미에서 시한부는 죽어갑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016. 죽음이 기다려지기는 처음이라서 +7 21.02.25 1,016 52 15쪽
15 015. 모든 게 나 때문인 것 같아서 +4 21.02.25 1,045 47 16쪽
14 014. 당신 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는 걸요...? +8 21.02.24 1,111 48 15쪽
13 013. 지독하리만치 사실적인 꿈 +9 21.02.24 1,119 49 15쪽
12 012. 제발....... +6 21.02.23 1,126 50 15쪽
11 011. 이제는 모두 끝이구나 +11 21.02.22 1,130 50 14쪽
10 010.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8 21.02.21 1,127 48 17쪽
9 009. 부디 별일 없어야 할텐데.... +4 21.02.20 1,134 49 16쪽
8 008. 어떡하시겠습니까? +4 21.02.19 1,129 50 14쪽
7 007. 뿌린 대로 거둔 것뿐입니다 +7 21.02.18 1,158 50 16쪽
» 006. 너 잠시만 나와 봐 +3 21.02.17 1,172 52 16쪽
5 005. 착각일 거야 +7 21.02.16 1,196 53 16쪽
4 004. 저는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3 21.02.15 1,197 49 16쪽
3 003. 새로 사귄 친구가 말썽입니다 +5 21.02.14 1,268 53 20쪽
2 002. 저랑 친구 해 주시겠습니까? +6 21.02.13 1,430 51 18쪽
1 001. 나의 사랑하는 셀레네 +11 21.02.12 2,052 54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